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엄마가 이혼하신대요. 50대중반이 할수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아빠고민 조회수 : 1,805
작성일 : 2008-09-03 08:27:51
전 34살이고 엄마는 56세.. 아빠랑은 한살차이에요.
(34살이나 먹었네요 제가 벌써.. 그런데 엄마 아빠...라고 쓰니 좀 우습기도하군요 -_-)

여튼 어제 엄마가 이혼하시겠다고 하셔서 퇴근해서 한 세시간은 얘기해서 달래고 왔는데,
앞이 참 암담해서... 82님들에게라도 얘기를 해야겠어서 글남겨요.

아빠는 중고차 관련된 일을 하시는데 제가 대학4년 때부터 사업을 벌이시더니
10년 넘어가는 지금까지 사업이 잘안되고 사기당하고 망하고해서 제대로 생활비를 주신적이 거의 없어요.
10년간 생활비로 준게 아마 2천만원 정도 될라나.
그간은 제 월급으로 살고, 제가 결혼한 이후로는 여동생 월급으로 살고... 엄마도 식당일 하시고..
남동생 대학등록금이며 용돈은 저랑 여동생이 대가며 졸업시켜서 지금 직당다니고 있구요.
엄마는 지금 제 아이 봐주시고, 아이 유치원간 동안 식당일도 하시고...
물론 아빠는 일한다는 핑계로 무지 바쁘지만 집에 거의 일조하지 않고있습니다.
지금 친정집은 여동생이 힘들게 모은 1500에 월세 40만원 내면서 살고있네요.
지금도 사실 여동생이랑 엄마가 생활비 대면서 사는 셈이죠.

아빠는 이제 안되는 장사는 그만하실 때가 됐는데 이나이 되서 어디가서 무슨 일을 하겠느냐고
계속 되지도 않는 그 일에만 매달려서 대출까지 받아서 사업(사업은 무슨)을 확장하겠다고 아직도 허황된 꿈만 꾸시고...
그간 소소하게 대출받고 한 돈은 다 엄마가 메꾸고 제가 메꾸고 해왔어요.

이젠 엄마가 더 못참겠다고 너무나 무책임한 가장과 더이상 살 수 없다고 하시네요.
아빠는 사업 안되는것도 다 엄마탓으로 하고
앞으로 살날이 한참인데 저렇게 대책없이 사는 것도 너무 싫고...
대출이라도 덜컥 또 받아버리면 그건 또 어떻게 갚아주냐고 이제 그만 살고 싶다네요.

일단 이혼은 안했으면 해서 엄마를 잘 달래서
나랑 같이 아빠를 설득해서 사업 그만하시고 소소한 일거리라도 찾아보시게 하자고 하긴 했는데,
60이 다 되어가는 남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요?
시골에 외숙모가 근처 공장에 일자리는 마련해 줄 수 있다고 하시는데
아빠가 그잘난 자존심에 거긴 죽어도 안가겠다고 버티실거같고,
다른 뭔가 있을거같은데 전 내내 십년간 직장만 다녀왔고 주변도 거의 회사원이라
나이드신 분이 할만한 다른 직업을잘 모르겠어요.
지금 이나이에 취직할데가 없다고 내내 저러셔서 할일 많다는걸 알려주고싶은데
내내 생각나는건 아파트 경비, 주차관리... 뭐 이런거 말고는 생각나는게 없어요...
다른 일자리가 또 뭐가 있을까요???

굳이 아빠가 아니더라도, 얼마전 저의 앞날을 생각해보니 앞으로 회사를 길어야 10년 다닌다치면
그 후남은 몇십년은 뭘하며 살수 있을까 고민스럽더라구요.
환갑 가까운 나이에 할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아빠가 더 늦게전에 자리를 좀 잡게 해드리고 싶어요.
일단 지금 하는 일부터 정리하시라고 설득하는게 더 큰일이긴 하겠지만...

아 그리고 이런 경우...
엄마가 이혼하시게 도와드리는게 나을까... 그것도 참 고민이에요.
내내 식충이(심하게 표현하자면)처럼 밥만 축내고 엄마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같은 존재라고 엄마가 계속 느끼시는것같아요.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참아왔는데 앞으로 20-30년을 그리 살아야 한다 생각하니 미칠거같대요.
아빠가 아무리 설득해봐도 지금 하는거 정리 안하신다면 그냥 이혼하는게 나을것도 같고...
그런데.. 엄마는 이혼하면 끝이라 하지만,
자식인 저는 그런 무책임하고 대책없는 아빠를 내내 책임져야할건데..
그렇다고 엄마처럼 나몰라라 버려버릴수도 없고 ...

글이 좀 길고 두서가 없네요.
82님들에게 여쭤보고싶은건 아래 두가지입니다.

1) 57세 남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런지
2) 무책임한 가장인 남편과는 헤어지는게 나을런지

아침에 통근버스 타고 오는 내내 머리가 복잡스러웠어요.
시댁도 문제고 친정도 저렇고... 막막하네요. -_-
IP : 203.244.xxx.254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헤어지는 쪽에
    '08.9.3 8:56 AM (59.27.xxx.133)

    한표 드립니다.
    저희 시아버님이랑 똑같은 분 또 계시네요...
    저는 결혼 초부터 시부모님 생활비에 집도 해드렸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니깐 그때 시아버님 연세가 56세 이셨더군요^^ 허걱이죠...
    지금은 74세 이시구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아버님의 허세때문에 시어머님이 오래 살지도 못하고 작년에 암으로 돌아가셨어요... 신랑이 넘 가슴아파하죠...
    돌아가시기 세달 전까지 일하셧더랬구요... 끝까지 정말 거머리처럼 괴롭히셧더랬어요...
    시아버님은 그렇게 형편이 안좋아도 70까지도 자식들에게 돈해달라며 사업자금 필요하단 양반이세요... 평생 남 밑에서 월급 받아가면서 생활해본적은 당근 한 번도 없으시고요.. 맨날 사업한답시고 가족들이 돈 벌어놓은거 없애기 일쑤지요... 젊어서 어머님이 꽤 재산을 일구셨는데요.. 다 말아드시고 제가 결혼할 무렵엔... 집 한 칸도 없었어요...
    일 하려고만 든다면 57세 남자가 못할 일이 뭐있나요? 남의 이목이나 체면때문에 가족들 고생하는거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깨끗이 헤어지시는게 어머님을 위한 길이에요.
    고생끝에 건강이 정말 급속도로 악화되시더라구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희망이란게 있어야하는데...
    희생을 하는것도 한도 끝도 없고... 게다가 남자가 그걸 오랜세월 당연하게 여기는게 더 문제더라구요... 너무 얄미워요... 본인은 평생 고생이라곤 하나 없고...
    어머님이 헤어지고 싶으시다면 헤어지시는게 낫다 싶은데요... 잘 상의해 보세요...
    맘 아프시겠어요...

  • 2. 헤어지셔야죠
    '08.9.3 9:14 AM (122.34.xxx.54)

    어쨌든 헤어지지않고 그 모양새(?)는 유지하고 있었으면 하는건 자식들의 마음인거 같아요
    나이들어서 홀로 사시는 분들 보고있자면 자식들 얼마나 애처롭겠어요

    그건 어디까지나 제 삼자가 보는 눈이고 어머니한테는 불행의 연속일뿐이에요
    남은 여생이나마 맘이라도 편하게 보내다 가시도록 이혼하시는게 나을것 같아요

    건방지지만 버님 연세에 비해 아직 정신못차리신것 같습니다.
    일을 가리실처지가 아니시지요.그 연세에 아버지 입맛에 맞는 일자리는 없을듯합니다.
    어머님이랑 이혼하시고 혼자 사시면 전과 같지 않다는거 느끼시고
    변하시지 않을까도 생각해봅니다.

  • 3. 검질
    '08.9.3 9:22 AM (121.188.xxx.77)

    하실려고 만 하면 할 수 있는 일 널렸어요.무책임은 가장의 역활을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는 하지만 부모님 이혼은 부모님 손에 맡기시는 것이 낫지 않아요.

  • 4. ...
    '08.9.3 9:26 AM (116.39.xxx.70)

    아버님께서 자존심을 버리시는 그날 헤어지지 않는 날이 되겠군요.
    밑도 끝도 없이 이건못하겠다.저건못하겠다 라고 말하는 사람
    아무것도 못하고 절대로 제대로 하는일 없습니다.

  • 5. ..
    '08.9.3 9:34 AM (220.86.xxx.185)

    어쩔수 없네요. 어머님이 무슨 죄인가요.
    그리고 혼자 사셔야 제대로 정신차리실 거같아요.
    자식, 마누라 모두 떨어져서 혼자 힘들게 사셔봐야 다른 식구탓 안하시고
    잘못하신거 깨달으시겠죠.
    건방지게 말씀드려 죄송하지만 어머님께 그냥 달래고 살아보자하시는 건
    정말 같은 여자로서 너무한 거라고봅니다.
    반대입장이면 아마 너무 괴로우실거에요.

  • 6. mm
    '08.9.3 9:45 AM (210.94.xxx.1)

    자식된 입장에서 저리 이혼하시면 혼자사시는 아버지인들 맘에 안걸리겠습니까. 어머니 생각하면 헤어지는것이 맞으시겠지만 그래도 두분이 같이 지내시면 어떨까요. 저희 아버지도 죽어도 남밑에 일못하시겠다하셨지만 아파트 경비 3달 하시고는 그대로 편하다 하셨어요. 하지만 위에 댓글다신 님 의견처럼 이혼은 두분의 몫인거 같아요.

  • 7. mimi
    '08.9.3 1:04 PM (61.253.xxx.173)

    일단 따로 살게하세요....일단은 별거식으로 시간이 그렇게 지나도록....어떤게 서로에게 더 좋은지는 그때 판단해도 늦지않을꺼에요....연세들이 있어서...뭐 경비나..어머니는 식당보조주방일 같은거 힘드실라나...

  • 8. 아빠고민
    '08.9.3 1:39 PM (203.244.xxx.254)

    함께 고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이혼 쪽 의견이 많으시네요.
    전 애엄마가 되고나서 아빠가 너무 측은하게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왠만하면 잘해드리고싶은데,
    아빠랑 내내 함께 사는 여동생은 질려버려서 무조건 이혼시키고 아빠를 내보내야한다라고 하고있어요.
    엄마는 중간에서 갈팡질팡 하시구요.
    이혼하고 싹 잊고 신경안써도 되면 고민안하겠지만 그렇지도 않을거구.

    mimi님.. 엄마는 지금도 구내식당에서 일하고 계신답니다.
    아침에 제 아이 유치원 데려다주시고, 9시~15시까지 식당 일하시고 좀 쉬시다가
    6시경에 아이 데려와서 봐주시다가
    제가 퇴근하면 집으로 가시거든요.. 많이 힘드시죠. 물론 육아비로 돈은 제가 드리구요.
    일단 아빠 혼자 살아보고 세상 힘든걸 아시면 허황된 꿈 버리게 되실라나요...
    제발 좀 그랬으면 좋겠네요.
    이러저러 설득해도 안되면... 이혼하시는게 나을것도 같고...

  • 9. 다른 생각
    '08.9.3 2:31 PM (211.40.xxx.42)

    아버지가 돈을 못 벌었어도
    원래 의도가 잘 벌어서 가족들과 함께 할 생각이셧는데
    사업이 (좀 허황된것 이였다 해도 이건 관점 차이니 만큼)잘 안되어서 못 버신거잖아요.
    이혼은 좀....
    아버지 쪽에서 보면 가혹하지 않나 싶습니다.

    원글로만 보면 아주 나쁜 사람 (외도나 폭력)은 아닌것 같아서요.
    그리고 이혼 하더라도 부모 자식 간에는 별 차이가 없지 않나요.

    원글님 과 어머님이 속상하신거는 안타깝습니다 만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은게
    저희 친정 부모님과 비슷한데요
    젊어서는 정말 원수 같이 지내셨는데
    지금 70대인데 그래도 둘이 있는게 낫다 하시데요
    자식입장에서도 그렇고
    저희는 자식들이 생활비를 60대 부터 전적으로 부담했으니 가능했을지도 모르지요

    제가 제 집안과 비슷한 상황이라 횡설수설 했는데
    외도와 폭력이 없이 무능만으로 이혼 사유라 하기엔 좀 ............그래서요

  • 10. 비빌언덕
    '08.9.3 10:44 PM (118.221.xxx.32)

    비빌 언덕이 있으니깐 대출하고 체면구겨져서 못한다는둥 그런거지요.

    저희 친정아버지 젊을때부터 남밑에서 난 일못한다 내가 대장이라야 된다는둥 그러면서 부모(저한텐

    친할아버지죠)한테 손벌려 집2채 날리고 그다음 울엄마 일시켜먹고(?) 백수처럼 놀면서 바람도 피워

    가며 철없이 굴더니 울엄마 40세에 돌아가시고 갑자기 자식 3명(그 당시 초, 중, 고) 부양해야할 상황

    되니깐 겁이 났던지 저희 앉혀놓고 울고불고...참 가관이두만요.

    그러면서 철이 들고 정신이 드는지 아무일 닥치는대로 하더이다.

    원글님 친정어머님도 그만큼 하셨으면 됐고요. 넓은 세상에 그냥 버려두세요.

    아무도 도움주지않고 연락두절하면 혼자 살 궁리할겁니다.

    자존심상한다면 아무도 아는사람없는곳으로 가서 일하면 되지요.

    그렇게해서 정신차리면 그때가서 다시 합쳐도 되고요.

    원글님 친정어머님도 남은 생 편안히 살고싶지않을까요?

  • 11. 저랑같네요
    '09.2.28 7:36 PM (125.188.xxx.69)

    그정도는 아니지만, 저희 아버지도 그러셨어요....
    이혼을 하시고 나서야 헛된굼 포기 하시고, 큰 돈은 아니지만 일하고 계십니다..
    근데 이혼은 부모님 두분이서 대화를 나누신후에 하시는것이 나을것 같네요
    아마 이혼 아버지가 반대 하실 겁니다....
    별거 생활도 하셨지만 별 도움이 안되었습니다
    이혼 후에야 아버지가 좀 변화 셨습니다.....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안타깝습니다.....
    좋은 해결을 보셨으면 합니다
    힘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801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221
682800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098
682799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405
682798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796
682797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376
682796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045
682795 꼬꼬면 1 /// 2011/08/21 27,110
682794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227
682793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301
682792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700
682791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810
682790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2,964
682789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5,718
682788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088
682787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099
682786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302
682785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3,204
682784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415
682783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537
682782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144
682781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268
682780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526
682779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5,770
682778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311
682777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599
682776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616
682775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698
682774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855
682773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7,535
682772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643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