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펌)위험 예견, 역동성 창조…새 저항 연대 형성

울리히 벡 조회수 : 263
작성일 : 2008-06-25 13:06:36
세계적인 사회학자 울리히 벡(64)이 <한겨레>에 최근 한국사회의 촛불시위에 대한 특별기고를 보내 왔다. 위르겐 하버마스, 앤서니 기든스 등과 함께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회학자인 그는 <위험사회>에서 서구 근대화의 진전과 함께 사회의 일상적 위험이 급증하고, 그 속에서 사회변혁의 동력도 있다고 주장했다. 촛불시위를 비상한 관심 속에 주시해 온 벡은 이 글에서 촛불시위가 한국사회에 내재된 위험과 사회변혁의 동력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위험을 평가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부정적인 측면, 즉 파괴적 에너지를 강조하는 게 첫째다. 둘째는 그 위험이 수반하는 공공성에 주목한다. 위험은 정치적 지형을 급진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사회적·정치적 권력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최근 한국 동료들과 친구들, 독일 신문 등을 통해 한국에서 정치적으로 의미 깊은 위기갈등이 불붙듯 일어났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국의 현 갈등 상황은 내가 쓴 책 <글로벌 위험사회>(Weltrisikogesellschaft)에서 묘사한 체계의 모든 특징을 빼닮았다.

재난이 아니라 재난에 대한 예견이 문제다. 바로 이 예견이 거대한 정치적 역동성을 창조해 내고 있다. 시민사회의 각종 조직과 운동 진영, 일부 대중매체 사이에 새로운 연대가 형성된 것이다. 위기 갈등의 기폭제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불만과 관련 있다. 이 모든 것은 초국가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 대부분은 이 현상을 집단 편집증의 발병이라고 여기며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대통령은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았다. 이는 그가 아직 유예기간이라는 유리한 입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정책을 관철시키려고 물대포와 몽둥이를 동원했다. 1700여 운동가들이 저항운동을 호소했다. 서울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다른 지방도시에서도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다.

시위대의 권력은 그들이 가진 우려의 정당성에서 나온다. 시위대는 소비자와 연대해, 국가기관에 맞서 소비자의 이해를 관철시킨다. 국가기관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는 것이지만, 실상 국가기관은 시장우선주의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한 충성 때문에 가장 절대적 우선순위가 되어야 할 국민의 건강권을 내버렸다.

이에 걸맞게 시위자들도 쇠고기만이 문제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대통령이 국민의 건강기본권, 식품안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많은 팻말에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문구들이 나타났다. 산발적인 위기갈등은 마침내 정치적·사회적 개혁의 전반적 방향을 놓고 고민하는 국면으로 발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공공부문을 절반으로 줄이고, 수도와 의료를 민영화하려고 한다. 다른 한편으로 그는 재벌과 대기업을 비호한다. 그는 또한 자신의 위신을 세워줄 사업이라 여기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관철시키려고도 했다.

그런데 이런 갈등 안에는 중요한 물음들이 숨어 있다. 신자유주의적 국가는 글로벌 위험사회 문제에 직면해 실패의 위협을 받고 있는가? 국가는 이런 갈등을 통해 국민이 점점 거세게 요구하는 안전에 대한 기본권을 보장하는 국가적 책임을 떠맡는 방향으로 되돌아갈 것인가? 이로써 전통적 좌우 대립이 새로운 양상을 띨 것인가?

시민들이 국가의 간섭과 통제라면 무엇이든 반대하던 미국에서도 문명적 위기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요구하는 세력들이 정치적 힘을 얻어가고 있다. 한편 또다른 유력한 세력들은 이와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이들은 개별적으로든 연대를 통해서든 큰 국가적인 지원 없이 위기와의 싸움에 대비하고자 한다.

마침내 한국은 이 대안들 앞에서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즉 “시장이 알아서 조정할 것”이라는 이론과 “국가들은 지구적인 위기에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이 변해야 한다”는 이론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언젠가 이명박 대통령이 실패한다면 그 원인은 글로벌 위험사회에서 꼭 필요한 능력, 곧 환경을 염두에 두고 생각하고 행동함으로써 신뢰를 얻어내는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울리히 벡/독일 뮌헨대 교수(사회학)
IP : 210.113.xxx.141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079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6,141
    682078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3,211
    682077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3,522
    682076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21,130
    682075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2,994
    682074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2,989
    682073 꼬꼬면 1 /// 2011/08/21 28,689
    682072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6,222
    682071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6,620
    682070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5,914
    682069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8,218
    682068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4,621
    682067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7,978
    682066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8,957
    682065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9,485
    682064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8,096
    682063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6,647
    682062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5,628
    682061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2,520
    682060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5,424
    682059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4,428
    682058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4,609
    682057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7,426
    682056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4,748
    682055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20,853
    682054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2,981
    682053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4,777
    682052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2,836
    682051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9,594
    682050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2,987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