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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YTN 기자입니다.

이런... 조회수 : 655
작성일 : 2008-06-16 15:02:06
저는 YTN을 안 봐서 어떤지 잘 몰랐는데 ,  조선일보 비슷한 모양이군요.
KBS 기자에 이어 YTN 기자마저 아고라에 YTN을 구해달라고 글을 올렸네요.
전문입니다.


YTN 보도국 기자입니다
요즘들어 마음이 정말 많이 아팠습니다

얼마전 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집회에 참가하셨던 많은 분들이 서울역 부근 YTN 건물을
지나가면서 "YTN  불꺼라" 라고 외쳤을 때는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라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촛불집회를 취재하러 나갔던 후배들이 인터뷰를 거절당하고 시민들의 야유를 받으면서
힘들어할 때 선배로서 해줄 수 있는 말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부끄러웠습니다

"조심해라, 몸이라도 다치면 큰일이다"
선배들의 걱정어린 당부를 뒤로하고 후배들은 그래도 꿋꿋하게 현장으로 나갑니다
미안하고 고마운 친구들이지요

지금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믿어보지만 여전히 많은 분들이 YTN 보도에 대해 싸늘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YTN 구성원들에게 던져준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철저히 반성하고 열심히 풀고 반드시 해결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YTN은 낙하산 사장 선임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적지않은 분들이 아시고 있지만 아직 모르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은 사안입니다

조금만 설명드리겠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언론특보였던 구본홍 전 문화방송 보도본부장이
YTN의 새 사장 후보로 선임됐습니다
당연히 노조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이어졌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비상대책위원회가
만들어져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사내 일부에서는 구본홍 씨가 사장 후보로 선출된 과정이 법적인 절차상 문제가 없고
사실상 돌이키기 어려운 일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분분의 사원들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의 언론특보로 활동했던 사람이 언론사 사장으로 와서 공정성과 신뢰성을 제대로 지킬 수
있겠느냐는 것이지요

너무나 당연히 보이는 이런 주장에 대해서 구본홍 씨 측이나 청와대에서는 여전히 묵묵부답입니다
"니들은 얘기해라, 우리는 원래 계획대로 간다"는 특유의 불도저식 대응입니다

4월부터 구본홍 씨 사장 내정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노조 측은 즉각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 노조 위원장이 사원대표로 들어가 구본홍 씨 선임의 부당성을 주장했지만 결국 구본홍 씨는 사장후보로 추천됐습니다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사장 후보로 선임되는 것을 막기위해 노조원 60여 명이 이사회장을 점거하자
이번에는 장소를 몰래 옮겨 결국 사장 후보로 내세웠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다음 달 14일 주주총회에서 정식 의결을 거치는 일만 남아있습니다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고 시간도 많이 남아 있지 않지만 YTN 노조를 중심으로 구본홍 씨를
반대하는 대다수 직원들은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1인 시위를 벌이고 시민들을 상대로 진실을 알리기위한 선전활동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내일(화) 부터는 회사 앞에서 작은 규모지만 자체 촛불집회를 매일 열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노조와 비대위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 구본홍 씨를 반대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결과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제 자신에게 그리고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서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분들이 "왜 YTN을 지켜냐 하느냐고?"고 묻습니다
예전부터 공정방송 제대로 못해왔는데 지금 새삼스럽게 무슨 공정방송을 외치느냐고도 합니다
맞습니다. 아픈 지적들입니다.  반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잘해보겠다고 말하고 외치는게 그렇게나 잘못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에 잘하지 못했으니 지금도, 앞으로도 잘하지 못하도록 놔두는게 옳은 일은 아니라는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지금은 YTN보다 KBS, MBC를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훨씬 많은게
현실입니다

맞습니다.  KBS MBC 정말 중요합니다. 언론을 통치 수단의  하나로만 생각하는 현 정부의
상황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KBS MBC를 장악하려는 집요한 노력이 계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언론을 자기편으로 만들려는 현 정부의 전략은 '약한 고리'부터 공격하는
것입니다.  아리랑TV가 넘어갔고 한국방송광고공사가 넘어갔습니다
이제 YTN이 다음 목표가 됐습니다. 그 다음은 어디일까요?

저항이 상대적으로 약한 주변부를 먼저 장악한 뒤 중원을 고립무원 상태로 만든 다음 진검승부를
하겠다는게 현 정부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는 YTN을 지켜내는 일이 YTN 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만족할 만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직하게 매시간 뉴스를 내보내는 제대로 된
24시간 뉴스전문채널 하나 쯤은 있어도 좋지 않을까요?

공중파에서 드라마, 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방송할 때,  새벽 시간에 방송 끊어져 있을 때
매시간 비슷한 뉴스만 내보내는 것 같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업데이트된 소식 전해주려고
불 밝히고 있는 방송사 하나 쯤은 필요하지 않을까요?

YTN 지켜달라는 부탁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해 외롭게 노력하고 있는 YTN 직원들에게 마음으로나마 성원해주시기를
감히 부탁드립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119...
IP : 211.108.xxx.2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6.16 3:11 PM (219.252.xxx.127)

    어휴~~~
    짠하네~~

  • 2. 이게
    '08.6.16 5:45 PM (121.88.xxx.149)

    다 그 쥐박이 땜시...저도 눈물나네요. 우짠다요.
    우리가 할 수 있는게 너무 한정되어 있어서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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