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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암이야기가 나와서 한마디...

메론 조회수 : 2,880
작성일 : 2008-03-01 17:01:10
저도 지난해 암수술했는데...
예후가 좋다던 갑상선이였고... 하도 그런 이야기 많이 들은지라 제 스스로가 많이 신경쓰지 않았어요.
아니..어쩌면... 그걸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르죠.
진단받고 수술 받기까지 4개월여 동안 주위에 별로 알리지도 않았었어요.

제 경우는 수술후 한달후에 바로 항암치료 들어가고.. 하느라 수술 직후부터 호르몬 없이 지내는데.. 일상으로 돌아오기까지 거의 3개월 동안 생각했던것 보다 무척 힘들었어요.
머리 푸석해지고 너무 힘빠지고.. 속 울렁거리고.. 미각 잃고..식단 보니 영 먹을것 없고...
게다가 살림이랑 일 모두 하느라고요.
이게 막상 닥치니 아무것도 아닌게 아니구나... 그간 너무 쉽게 알았구나...

그리고 수술 직전 주위에 살짝 이야기 하면서 나는 그러지 말아야겠다... 깨달은 에티켓이...
상대가 아프다고 할때...
위로를 하긴 하는데...
그냥 입발린 소리로 어떻하니... 한마디 하고... 바로 본인 진단 들어가두만요.
어떻하니? 그런데 어떻게 알게 된거야?(여기까진 괜챦죠... 저도 잘 설명해주고 미리미리 검진 받아봐라.. 권하고요).. 그리고는 바로 나도 가봐야하는데.. 어떻고 저떻고...
그러다 보면.. 내가 이 사람이랑 왜 이야기를 하고 있나.. 싶을때가 있었어요.
생각보다 가까운 사람들이 그런 식이여서 좀 놀라웠던 기억이 있네요...
내가 나름 성의껏 대한 사람들이였는데.. 내가 부족했던건가 싶기도 했구요.
위에 썼다시피 스스로 병같지 않게 여기고 가볍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였는데도 불구하고.. 참.. 아니다.. 싶더군요.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저랑 친하고 안친하고를 떠나서 사람 교양수준도 살짝 보이던...
별로 친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제대로 위로하는 법을 알던 사람은 그 사람 베이스를 다시 보게 되더군요.

그리고는 나름.. 혹시라도 내가 누구 아픈 사람을 대하게 되면...입발린 위로로 오버할 필요는 없지만 저런 모습은 좀 안보여야지.. 에티켓으로 입력해 두었답니다.
IP : 122.35.xxx.81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3.1 5:05 PM (123.213.xxx.101)

    맞습니다.

    말씀에 백 번 공감합니다.

  • 2. 원글
    '08.3.1 5:46 PM (122.35.xxx.81)

    쓰고 나니 좀 맘이 걸리긴 하네요...
    혹시라도 암이 자랑도 아닌데 뭘 그리 한마디 하나... 하실까봐서리...
    하지만.. 그냥 그야말로 에티켓 생각에 드라이한 마인드로 쓴것이니 그리 읽어주세요..^^

  • 3. ....
    '08.3.1 6:00 PM (121.149.xxx.142)

    암은 아니지만 죽을만큼 아파서 위로를 받을때가 많았는데.. 말보다 나의 손을 꽉잡고
    기도할께... 힘내라는 말 한마다가 얼마나 힘이 되었던지..남의 깊은 아픔 앞에서 보이는 태도
    그사람이 보일때도 있었어요. 원글님 함께 건강하시죠? 이제는..제발 건강하시길...

  • 4. 세상사
    '08.3.1 6:21 PM (61.38.xxx.69)

    내손의 가시가 남의 암보다 더 아프답니다.
    저도 지금 몇번째 댓글 다는 원글님과 같은 입장인데요.

    제가 안 당했을때
    남에게 나도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자식 안 키워본 사람
    남의 자식 이해 안 되고,
    모범생 자식만 키우면
    못난 남의 아이 더 이해 안되고...

    만사 똑 같다 싶어요.

  • 5. 어려운 일
    '08.3.1 6:35 PM (211.183.xxx.163)

    같이 일하던 동료가 원글 쓰신 분과 똑같은 병으로 한동안 일을 쉰 적이 있었어요. 단 둘이서 하던 일이라 참 난감했지만, 그것보다 어쨌거나 큰 병이라 참 걱정이 돼었는데, 뭐라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건강 관리 잘하고 일 걱정은 하지마라.라고만 얘기했는데 참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어렵더라구요. 당해보지 않아 모르는 일이고, 너무 걱정을 하면 너무 큰 병같아 보일까봐 걱정이고, 괜찮다고 위로하자니 괜찮을리가 없구요. 그 때 왜 남들이 병 걸린 것을 쉬쉬하는지 알것 같더라구요. 병은 소문을 내야 한다지만, 사람들이 내가 아픈 것 같고 뭐라 한 마디 하는게 얼마나 큰 스트레스일까 싶더라구요.

  • 6. ^^
    '08.3.1 8:20 PM (222.117.xxx.91)

    지금은 다 괜찮아지신건가요?
    저도 작년에 친정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셨어요..
    너무 건강하셧는데 그리고 너무 갑자기 돌아가셧죠..
    장례식장에 오신 시어머니 첫마디가 손님이 별없네
    하시며 울지마라 어쩌겟니..하곤 밥 국에 말아서 잘드시고
    제앞에서 신랑에게 우리도 내시경 다 해봐야겟다고
    예약해달라고 하더군요..
    순간 머리가 멍하면서 넘보다 못한것들이란 생각도 들구요
    그 이후론 본심을 다알게되었고 사람같이 대하지않아요..

  • 7. 궁금
    '08.3.1 8:30 PM (125.177.xxx.5)

    저도 갑상선 수술한 사람인데 항암치료를 하셨나요?
    보통 갑상선암 환자들은 동위원소 치료 하는데...
    그 저요오드식..그리고 방사성 치료...
    수술 받는것 보다 그 치료받는게 더 힘들었던 기억에 잠기 우울해 지네요...^^

  • 8. 원글
    '08.3.1 8:59 PM (122.35.xxx.81)

    궁금님..
    동위원소 치료가 항암치료지요. 보험회사에서는 그렇게 분류를 하더라구요.
    저는 저용량으로 두번하느라 기간이 길어져서 힘들었던 기억이..ㅠㅠ
    그리고 ^^님..
    지금은 글쎄.. 아직 완전히 제몸으로 돌아온거 같진 않고... 필요이상으로 살찌고.. 혹시 임파선쪽으로 재발이 오진 않을까... 걱정이죠...
    병은 병이더라구요.

  • 9. 오렌지
    '08.3.1 11:26 PM (222.234.xxx.92)

    저도 몇년전에 암에 걸려 수술하고 항암치료 받았어요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엄청 부어 멀겅멀겅 살이 쪄대는 제게
    살좀빼야되지않어? 먹는걸줄여봐라.. 운동좀해라..등등..
    내가 아는사람 누구도 암에 걸렸는데 잘 견디나 싶더니
    결국 죽어라..
    담담하게 듣긴 하지만 저 가슴이 엄청 뛰고 불안 합니다.
    결국.. 죽었다구???
    죽었구나.. 죽는구나.. 그럼 나도??

    살려고..
    어린 자식들 두고 이대로 죽을수 없어..
    모진고통 참고 참으며 항암치료 받고 있는사람한테
    아무생각없이 누구 죽었네.. 하는말좀 안했으면 좋겠어요

  • 10. 맞아요
    '08.3.2 9:58 AM (211.211.xxx.76)

    울 남편 투병중인데 행여 누가 문병와서 위로한다는 말이 병이 될때가 가끔 있어요.
    격려의 얘기인지 모르겠지만 오시는 분의 입이 겁이 납니다.
    그런데도 전화 한통없으면 또 맘속이 꿈틀거리니 참 인간은 간사한가 스스로도 느껴봅니다.
    움트는 새싹과 같이 3월을 희망차게 맞고 힘냅시다 모든 님들~~~

  • 11. 저두암
    '08.3.2 11:02 AM (211.110.xxx.235)

    시엄니 병간호 오신건지..신랑만 챙기고..
    음식쓰레기도 저보고 버리레서 신랑시켰더니..내가 버린다고..벌떡일어나는 모습이ㅏ..ㅠ.ㅠ
    음식도 신랑위주로...아파도..전혀 변함없으신...자식사랑..
    며느리 공짜로 쓰는 파출부...
    날거피하라했다고..누누히 얘기해도..게무침..멍게무침..반찬을..거의 날걸로..
    젓가락갈곳없어..제가 미역씻어 초장찍어..그것만 가지구 밥먹었네요...
    가족중에 아픈사람있으면..다른가족들이 고생이다..귀에 딱지앉도록 들었구여..
    가족중에 누가 아프면 가족들 웃음이 사라진다...내가 아푸고 싶어서 아픕니까??
    병실이 계속안나와..보름만에 입원하는건데..1인실이 나왔어여..하루 47만원..
    비싸다..누가 일주일있었더니..6백만원이 나왔다는둥...ㅠ.ㅠ
    저 보험들어논거있고...며칠만있다가..2인실가면...병실값은 보험에서 다 나오니까..
    걱정안해도 되여...십원한장안도와주시면서...며느리 속만 긁고 있네요..
    감기는 심하게 걸려오셔서...
    자꾸 저 시키고..전 신랑시키고...신경전이에요...

  • 12. 아이구
    '08.3.2 4:16 PM (124.53.xxx.128)

    저두암님^^ 이제는 괜찮아 지신거죠.... 님 입장 이해 백배갑니다....
    모든지 당해보지않은사람은 모릅니다... 사람맘 다 똑같은것같습니다...
    그저 씁쓸하네요....

  • 13. 증후군
    '08.3.2 10:54 PM (218.156.xxx.241)

    작년 4얼 희귀병 진단 받고 답답한마음에 서울대 연대 아는사람있는 친구 둘에게 털어놧습니다 병명을 듣고 그래도 더많이 접한 의사를 찿을 마음에 급했던거죠 서울대에서도 그병명이 맞다고 하더라구요 친구둘과 만났는데 헤어지는 인사에 **씨 (남편) 불안 하겠다 시한폭탄처럼..... 가끔씩 생각나면 내가왜 그때 그소리를 듣고 가만히 있었나 후회 됩니다 친한 친구들이 였는데 가슴아픈말을 그네들은 어떤 마음으로 그랬을까
    한번 얘기 해서 그 말로 인해 내가 다시보게 되었노라고 말할려고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어요 원글님 저도 이해 할수 있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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