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막달이예요.
비교적 쉽게 보낸 편이지만, 막달이 되니 가진통에 다리도 붓고, 허리도 아프고.. 나름 힘들어요.
직장에 다니는데, 아이 낳고도 계속 다닐 생각입니다.
제가 하는 일이 납기일이 촉박해서, 출산 전에 마무리를 깨끗하게 지어야 했어요.
회사와 이야기해서 38주 지나기 전에 일을 마무리짓고 휴가 내는 걸로 이야기했어요.
지난 주는 감기도 심하고 너무 몸이 안좋아, 남편에게 저녁 좀 차려달라 하고 퇴근해서 누워 쉬었어요. 그렇게 해서 회사 일은 마무리했어요.
그날 낮에 회사 간 사이 시어머니가 집에 들렀다 가셨다는 말은 들었는데 (남편이 이야기해줘서 알았죠. 어머님이 집 열쇠를 갖고 계시거든요) 제가 너무 힘들어 연락할 기운도 없었어요.
게다가 주말에 시댁에 방문할 예정이고, 어머님과 남편과 거의 매일 통화하니 굳이 전화해야겠다는 생각도 안들었고요.
다음 날 어머님이 전화해서 혼내시더군요.
어른이 왔다 갔는데 예의없게 전화도 안한다, 너는 애가 왜 그러냐..부터 시작해서.
초산은 아이도 늦게 낳는데 진통 있으면 병원가면 되지 왜 벌써 휴가를 내냐.
집 청소도 제대로 안하고 뭐하냐. 산후 도우미 오기 전에 집청소는 해야 할 거 아니냐.
너무 당황해서 제대로 이야기도 못하는 사이에 전화를 끊으시더라구요.
주말에 찾아가니 보자마자 하시는 말씀이, '배를 보니 애 낳으려면 한참 멀었는데, 휴가는 왜 벌써 냈냐' 그러시고.
여우와는 살아도 곰과는 못산다, 너는 애가 인사성도 없고 왜 그러냐... 뭐라 하시고.
알고 보니 어머님이 집에 오셨다 밑반찬도 만들어놓고, 주방도 치우셨더라구요.
며느리가 고맙다는 인사라도 할 줄 알았는데, 인사도 없어서 화가 나셨던 거예요.
그런데 전 진짜 그날 아파서 부엌에 뭐가 있는지, 바뀐 게 있는지 보지도 못했네요.
남편도 어머님이 밑반찬 만들고 치워놓으신 거 몰랐다 하고요. 그냥 집에 들린 김에 식사하고 가려 하셨는데
집에 밥이 없더라는 말씀만 하셨다 했거든요.
어머님 입장에서 보면 집도 치우고 반찬도 했는데 인사도 없었으니 서운하셨을 거고요.
잘 먹고 다닌다 하더니(남편이 늘 하는 말이 "우리집에 먹을 거 많아"거든요) 밑반찬도 별로 없으니 실망하셨겠지만요. (그 전날 반찬이 조금씩 남아서, 다 먹고 새로 만들려던 참이였어요. 하필 밑반찬이 진짜 똑 떨어졌을 때 오신 거죠. 그래도 냉동실에 고기나 생선도 있고, 냉장고에 다른 재료들도 있었어요.)
제 입장에선 임신 막달이고 몸도 힘든데, 갑자기 꾸지람을 들은 거죠.
전화받았을 때 어머님이 '몸은 어떠냐?' 한 마디 물어보시긴 했지만, 그런 질문 들으면 보통 '괜찮다' 이야기하지 않나요? 걱정끼치기 싫어서라도요..
지금껏 잘해주셔서, 서로 오해가 있었다 생각하려 하지만. 주말이 지나고 오늘도 맘이 싹 풀리진 않네요.
지금껏 별로 개의치 않았던 것들까지 다 서운하게 생각되고요.
아이 예정일 뒤로 한 달 동안 제사가 연달아 있는데, 올해 제사는 참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했더니 뭐라 하셨던 것도 그렇고. (낳고 한 달은 당연히 쉴 줄 알았거든요..)
아이 가졌을 때 친정에서 봐주시지 않겠냐 하셨던 것도 그렇고요. (엄마가 몸이 많이 안좋으세요. 베이비시터 알아보는데 친정어머니가 아이 안봐주시냐고... ㅜ_ㅜ )
막상 어머님은 주말에 기분 푸신 거 같은데, 제 기분은 계속 내리막이예요.
시누이가 결혼해도, 출산휴가 빨리 낸다고, 청소도 안한다고 뭐라 하셨을까요?
욕실 청소 안했다 뭐라 하시는데.. 청소도 집에서 쉬는 날이 있어야 하지 않나요. 맞벌이에 주말이면 시댁에 가는 게 한 달에 두 세번은 되는데..
어차피 제가 어머님이 원하는 싹싹하고 여우같은 예쁘장한 며느리는 못되는 거 저도 잘 알거든요. (결혼 전에도 그걸로 뭐라 하신 적이 있어서 알지요.) 학력이니 벌이니 남편보다 못할 거 없으니 결혼하라 하셨겠지.. 그런 삐딱한 생각도 들어요.
제가 한 번 오해로 너무 삐딱해진 건가요? 그런데 맘 풀려 해도 점점 꼬여만 가네요.
왜 그렇게 삐딱하게 보냐고, 타일러주실 분이라도 있으면 좋겠어요.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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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마음이 뭔가 꼬였어요. ㅜ_ㅜ
며느리 조회수 : 1,281
작성일 : 2007-11-12 22:32:05
IP : 125.141.xxx.16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아휴,,
'07.11.12 10:48 PM (59.19.xxx.104)아휴,,내몸도 귀찮은데 시어머니왓다갔다 하는것도 스트레스! 아무리 잘해줘도 싫어요 ㅠㅠㅠ
시어머니는 잘해줘도 싫어요(절대 맘 편한것만 아니거든요)2. ..
'07.11.12 11:39 PM (61.100.xxx.67)여자가 임신했을때 서운했던거, 먹고싶었는데 먹지못햇던거등등은 몇년이 지나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데 왜 그러실까요?
그리고 친정엄마만 할머니되고 아이 봐줘야합니까? 베이비시터 쓰는거 싫으면 당신이 봐주시면 되겠네요.. 님이 꼬이신게 아니라 님의 시어머님이 꼬이게 하시네요.
그리고 출산휴가 빨리 낸걸로 왜 시어머님이 이러쿵 저러쿵 하실까요? 만약 님이 나중에 직장을 그만두고 귀한 아드님께서 벌어오는 돈만 가지고 생활하면 난리 날것같으네요.
휴.. 쓰고 보니 저도 좀 꼬인거 같죠 ㅎㅎㅎ3. 꼬인 며눌2
'07.11.12 11:58 PM (61.79.xxx.164)그렇게 인사 받고 싶으시면 안해주시면 더 좋을 듯..
임신 했을때 섭섭했던거 평생 가더이다..4. .
'07.11.13 12:20 AM (122.32.xxx.149)원글님 기분 상하신건 이해 되는데요~
시누라면 어땠을까.. 뭐 이런 생각은 정신건강상 하지 않으시는게 좋아요.
며느리가 딸이 될수는 없는거잖아요. 저부터도 시어머니하고 친정어머니는 다른걸요.
그냥 시어머니는 어쩔수 없나보다..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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