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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감동

반성 조회수 : 587
작성일 : 2007-10-16 14:20:53
사실은 많이 감동했지만요.

화장실 수납장이 떨어져서 관리사무소에 연락을 했어요.

조금후에 연장통을 드신 할아버지께서 오셨더군요.

가끔 아파트 이곳저곳에서 뵐수있는분이었는데 항상 연장통을 들고 말없이 다니시는

별 관심이 없던분이었죠.. 왜 가볍게 인사할생각도 못했는지..

수납장을 고쳐주시고 가려고 준비하는데, 제가 머뭇머뭇 말을 꺼냈어요.

화장실 배수구가 물이 잘 안빠져서 머리감고 나면 항상 물이 고여있다 내려가곤했는데,

머리카락을 빼낸다고 빼내도 그모양이라고 어떻게해야되는지...

쭈그려 앉으시더니 판을 열고 머리카락 걸러주는 통이라고해야하나 그걸 빼시더라고요.

세상에 저는 이제껏 그게 분리가 되는지도 몰랐어요.

몇번 빼려고 힘을줬는데 분리가 안되길래 이걸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투덜대면서 나무젓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빼내곤 했거든요.

그런데 자세히보니 연결부위가 홈으로 된게 있긴있더라구요. 제가 잘 못봤었나봐요.

그걸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거기있던 머리카락이며 오물을 그냥 손으로 쓱쓱 빼서 처리하시는거에요.

제가 넘 당황해서 더러운데 제가 하겠다고 만지시지 말라고 얼른얘기했는데도

닦으면 되지요,뭘..이러곤 끝까지 깨끗이 처리를 해주시더라구요.

저는 솔직히 너무 놀랐어요.

웬만한 사람같으면 이렇게 분리가 되니 청소하라고까지만 알려줬을텐데,

남의 집 오물을 그렇게 스스럼없이 치워주시는분이 계시다니..

말도 어찌나 없으시던지, 제가 황송해서 죽는줄 알았네요.

돌아보면 항상 말없이 그자리에서 일하시는 분 같았어요.

생색을 내지도 않고 게으름을 피우지도 않고 자기일에 최선을 다하는분..

우리아파트에 저런분이 계셔서 알게모르게 많은것들을 해결해주신다고 생각하니 가슴한켠이 따뜻해지네요.

집에 마침 아무것도 없어 주스한잔 드리지 못한게 맘에 걸려요.

문득, 나랏일하시는 분들도 이런 겸허한 자세로 임레임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봤어요.

IP : 222.98.xxx.13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잠오나공주
    '07.10.16 4:06 PM (221.145.xxx.19)

    와 멋지신 분이네요~

  • 2. 그런분들보면
    '07.10.16 4:09 PM (59.15.xxx.136)

    영화 아라한 장풍 대작전이 생각나요..
    생활속에 무림고수들이 숨어있다는..^^
    기분 좋으셨겠어요..

  • 3. ..
    '07.10.16 5:34 PM (222.234.xxx.58)

    소소한 일상에서 큰 감동 발견.. 우와~ 글 잼있게 읽었네요.
    아저씨 멋지신 분 맞네요. 든든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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