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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솥이 너무 커서 울었어요...

엄마 조회수 : 1,689
작성일 : 2007-09-05 17:16:51
예...
어제 작은 아들이 입대했거든요.

매일 송별회 비스무리한걸로 바삐 지내더니만
입대 전날은 그래도 엄마아빠한테 시간을 내 주시고..

뭐 먹고 싶으냐고 했더니만 한달 여, 그런 질문 받았었고
먹을만한건 다 먹었다고 해서 정말 간단히 김치찌게 끓이고 삼겹살 불고기 놓고 저녁을 했어요.
맛있다면서 밥 두공기를 거뜬히 해 치우고
군대에서 다른 건 다 줘도 과일은 잘 안준다니까 과일 좀 먹이고...

지금 큰애도 군대에 가 있답니다.
얘는 병장...
12월이면 제대하는 이 녀석은 입대할때 혼자 갔어요.
논산까지 가는데 아빠가 영등포역까지만 배웅해 줬구요.

사실 논산까지 같이 갈 용기가 없었어요.
눈물을 보일거 같아서...

그래서 작은애도 집에서 작별하고 싶었답니다.
쿨하게, 웃는 얼굴로 보내려구요.
사실은 그것도 어려운 일이지요.

이번엔 이녀석이 데려다 달라고 하는 바람에 같이 길을 나섰어요.
전철 타고 가기는 싫다더군요.
전철 안에서 머리 깎은 애들 만나면 정말 기분 안 좋을거 같다구요.

근데 어쨌거나 가지 말 걸 그랬어요.
같이 가면서 긴장하고 초조해 하는 아들녀석 보는것도 맘 아팠구요,
밥이 넘어가지 않아서 반그릇도 못 먹는 것도 아프구요,
들어가기 전에 친구한테 문자 보내는데 손이 살짝 떨리는거 본 것도 아프네요.

그래도 끝까지 울지는 않았는데
집에 와서 남편 얼굴을 보는 순간 그만 눈물이...

어제 처음 군대 밥 먹었을텐데, 입 까다로운 녀석이 얼마나 먹었을지..
잠도 제대로 못 잤을텐데...

오늘 저녁, 밥 하려고 쌀을 씻는데
평소처럼 쌀을 준비하다가,
아.. 이젠 이거 너무 많구나...
밥솥이 크네....

그러다가 또 혼자서 눈물 찔끔 했습니다.

아들 군대 보내실 분들,
그냥 집에서 작별하세요.

제 두번의 경험으로 볼때 집에서 인사하는게 덜 아프네요.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잘 갔다 와...

큰 애가 갈때 이렇게 했거든요......

IP : 221.147.xxx.21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9.5 5:22 PM (121.172.xxx.117)

    제 남자친구도 군대갈때 부모님과 집에서 작별인사 했답니다.
    그땐 그게 이해가 안갔는데 지금 생각하니 또 그런 이유도 있었겠군요..

    저도 눈물이 살짝 나올뻔 했어요.
    넘 애틋하신것 같아요..ㅠㅠ
    잘 지낼테니 걱정마세요.
    그래도 덥거나 추울때 들어가지 않아 다행이네요.
    힘내세요~~

  • 2. ㅡ.ㅡ
    '07.9.5 5:24 PM (221.161.xxx.6)

    7살 아들 있습니다..
    읽으니 저도 눈물이 나올것 같아요..
    분명 저희 아들도 군대갈거고...저도 그때 한참 울것 같아서....저 오버한거 맞죠?ㅎ
    내년에 학교 보내는것도 지금 걱정인네..군대를 어찌 보낼지...

    건강하게 잘 있을테니 걱정마시고,,휴가 나오면 많이 안아주시고,,맛있는거 마니 해드리세요^^

  • 3. ....
    '07.9.5 5:32 PM (58.233.xxx.85)

    갈땐 펑펑울고 일주만인가 옷이며 소지품 돌아오면 또 펑펑 울고
    석달 다섯달
    휴가 한두번은 맨발로 달려나가 손잡고 일년 되어가니 넌 뭔 휴가가 그리 자주냐고
    제친구 지금 구박중입니다 .

    저도 아들이 2학기마치고 입대하려하는데 저역시나 몇달후면 그길을 따라 갈테지요.
    첫스타트로 님글보고 일단 울고 ...진정하고 댓글 올립니다 ^^

  • 4. ...
    '07.9.5 5:33 PM (59.8.xxx.70)

    저도 아들 어린데 남의일 같지 않네요
    잘 적응할겁니다
    엄마도 힘내세요

  • 5. pabi
    '07.9.5 5:39 PM (219.255.xxx.4)

    저두 2년전에 논산에 다녀와서 여기다 글 올린적 있었는데요.
    하지만 세월 금방 갑니다.
    건강해서 군대갈수있는것두 은총이라 생각합니다...

  • 6. ..
    '07.9.5 5:40 PM (222.235.xxx.91)

    제 남동생 훈련 한 달 마치고 가족들 면회오라고 해서 훈련한 것 보여주는데
    저기서 뛰어오는 남동생을 못 알아볼뻔 했어요. 뻘겋게 추위에 익은 얼굴과 넘 어색한 빡빡머리.. 가뜩이나 둥근 얼굴이 더 둘글어 보이고.. 그나마 제 동생은 방위여서 그 이후엔 집에서 출퇴근했었는데 현역보내는 부모님들 심정은 얼마나 짠하겠어요?
    저도 아들만 둘인데 큰일이네요... 도저히 자신없어요..아들 군대보내는거.
    근데 울 형님은 외아들 군대보내놓고 되게 좋아하시던데.. 넘 편하다구.
    가끔 휴가 올 때도 되게 귀찮아하셨던 것 생각나요..
    사람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 7. .....
    '07.9.5 5:59 PM (116.36.xxx.4)

    지금 공부안하고 속썩이고 있는 우리 중딩이 아들 군대 보내고 싶습니다
    빨리 군대 갔으면...
    매일 학교에서 늦게와서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정신 언제 차릴지
    전 지금 심정 같아서는 빨리 보내고 싶어요

  • 8. ~~
    '07.9.5 10:42 PM (211.187.xxx.61)

    저두 아들을 키우고있어여....눈에 눈물이 핑도네여...아직 5살인데...

  • 9. 저도...
    '07.9.5 11:08 PM (210.222.xxx.139)

    이제 열살짜리 아들인데도 너무 눈물이 나요.... 사랑하는 우리 아들, 군대 보내고 어찌 살까요?힘내세요. 아드님 잘 있다가 씩씩한 모습으로 나올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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