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죄송하지만... 남편 자랑 조금만 할께요.

^^ 조회수 : 1,474
작성일 : 2007-07-17 17:55:07
제 남편, 전형적인 부산 싸나이로 무뚝뚝하고 잔정없고, 때로는 정 떨어질 만큼 쌀쌀맞게 굴어 별로 자랑할만한 거리가 없었는데, 오늘 갑자기 큰 감동을 주네요.

요근래 몇 번 단기로 중국 출장을 다녀왔었어요. 며칠 후에 또 출장이 잡혀있구요.
오늘 갑자기 면세점을 가자고 하더군요. 면세점 가봐야 근사한 브랜드는 넘볼 엄두도 못낼 형편인데 왠 면세점 타령인가 했지만 그냥 군말 않고 따라나섰죠.
그냥 휴일인데 심심하니까 구경이나 하려는 생각인줄 알았는데 면세점 들어가더니 200~300불 사이로 사고 싶은 걸 고르라는 겁니다.
알고 보니 이 남자, 그동안 달러로 출장비 나왔던 걸 모아 뒀다가 그걸로 제가 원하는 걸 사주겠다는 거였어요.
마음 씀씀이만으로도 너무 고마웠기에, 간이 콩알만한 저는 감히 비싼 거는 살 수 없었고...그래도 평소보다는 많이 과용하여 140불 정도의 물품을 샀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감동이었는데...돌아오는 길에 처남-며칠 후에 첫 해외여행을 떠나게 될 제 남동생- 주라며 200불을 떡하니 내놓는 겁니다. (아마도 제가 save한 금액이 좀 더 추가 됐겠죠? ^^ )
평소 명절에도 처남 용돈을 잘 챙기는 사람이어서 혹시...하고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 큰 턱 쓸 줄은 예상 못했네요.

자기와 관련된 것에는-옷, 구두, 이발비 등..-  어찌나 돈을 안 쓰려고 하는지 짜증이 날 지경인데 이렇게 깊은 속이 있는 줄 미처 몰랐던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우리 무뚝뚝, 까칠이 남편...오늘 제게 너무 큰 감동을 주네요.
여보~ 고마워요. 그리고 앞으로 짜증, 잔소리 줄이도록 노력할께용~
IP : 121.254.xxx.12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志祐
    '07.7.17 6:12 PM (59.23.xxx.74)

    역시.. 저도 경상도 남자 호감이요 ^^
    가부장적인 것이 좀 있어서 그렇지 친구들 중에 맘씀씀이 깊은 건 경상도친구들이더라구요 ^^

  • 2. ...
    '07.7.17 6:13 PM (81.250.xxx.159)

    멋지시네요..그걸 알아주시는 부인의 마음 씀씀이도 좋아보이네요..저희 남편은 프로그램 오류상 그런것들은 거부하는 하드를 가지고 있는지라 기대도 안합니다.잘해주세요~~ (근데 140불로 뭘 사셨어요?ㅋ)

  • 3. ..
    '07.7.17 9:16 PM (124.50.xxx.144)

    원글님 부럽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나도 친구들 중에 신랑감을 골라 볼껏을.....(부산이 고향임)
    지금 후회해 봐야 소용도 없는데...에구에구.....

  • 4. ^^
    '07.7.18 6:31 AM (125.187.xxx.61)

    원글님 얘길 읽으니 제 얘기같네요..^^
    저희 남편두 경상돈데(대구) 무뚝뚝하고 재미없는게 흠이라면 흠일까...
    (또 잼있음 바람핀다는 말 로 위안삼으며 삽니다만..^^)
    자기 입을것, 쓸것은 엄청 아까워하고, 항상 제꺼부터 챙겨주는 마음씨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삽니다..
    어디가면 저만한 사람 있을까 싶어...
    잘해야지...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잔소리는 어쩔수가 없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864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200
682863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085
682862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400
682861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780
682860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347
682859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015
682858 꼬꼬면 1 /// 2011/08/21 27,089
682857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194
682856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262
682855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693
682854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787
682853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2,950
682852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5,674
682851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059
682850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085
682849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278
682848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3,135
682847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408
682846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534
682845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127
682844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256
682843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519
682842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5,739
682841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293
682840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582
682839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603
682838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690
682837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851
682836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7,490
682835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626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