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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식어서 이혼한다면 미친 짓일까요?

... 조회수 : 2,339
작성일 : 2007-03-06 03:48:02
아랫글 읽다가 저도 덩달아 푸념 늘어놓네요.

싱글로 누릴수 있는 것들이 그다지 부럽다는 생각은 안드는데
저도 남편과의 정이 다 사그러져 버리고 없다는 생각은 자주 합니다.
밉고 고운 문제가 아니고 정말 아무 관심도 없달까요.. 단지 의무감만 남아있네요.
저도 참 개인적인 성격이라 어릴때부터 혼자만의 자유로움을 좋아하고
그에 수반되는 외로움도 힘들어하지 않았거든요.
알콩달콩 연애하는 친구도 부러운 적 없었구요.
그런데 정말 왜 당연히 결혼은 해야하는걸로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네요.

결혼후 내가 선택한 일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려고 늘 노력하고 살았어요. 5년 정도는.
그런데 그 이후는 조금씩 걍 되는대로 맘가는대로 살았죠.
지금도 겉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고. 시댁도 친정도 다들 우리 잘 산다고 합니다.
함께 외식도 하고 주말에 자주 놀러도 가고 부부동반모임도 몇개나 있고.
그런데 평일에 퇴근 후 집에서 거의 대화를 나누지 않죠. 거의 전무합니다.
남들 앞에서도 우리는 꼭 필요한 말 말고는 대화를 안하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몰라요.
남편도 원래가 과묵한 편에 저도 수다 타입은 아니지만
친정집은 가족간 문제가 있으면 쉬쉬안하고 드러내고 가족회의하는 분위기라서
눈치채고도 모른 척 할리는 절대 없거든요. 다녀올때마다 내가 얼마나 가식적인가 생각합니다.

희한한 게. 아이가 없을때는 싸우고 난 후 침묵의 시간들이 너무 괴롭더니만
아이가 있으니 부부간 대화는 없어도 가족간 대화는 이어지데요.
화나도 아이앞이라 언성 안높이고 서로 무시하고 말구요.
아이가 없을때는 화해해야 생활이 편하니까 어떻게는 풀고 지나갔는데
아이가 말이 통하는 나이가 되고나니까 저녁식사후 거실에서 과일 먹으면서도
각자 아이하고만 대화합니다.
그게 1년쯤 되고보니 이젠 정말 데면데면 남같아요. 물론 섹스리스입니다.
사랑하는 아이에게 좋은 환경이 절대 아니라고 늘 자책하지만
이기적인 내 마음이.. 더 이상 남편과 친해지기를 거부합니다.
솔직히 지금이 무지 편하기도 하거든요.
각자 생활 구속안하고 잔소리도 전혀 안하고- 그렇다고 별다른 일을 벌이는 것은 아닙니다.
다행히 둘 다 비교적 상식적인 사람이라 이상 행동은 안해요.
오히려 딱히 바가지 긁을 일도 서로 별로 없다보니 더 대화의 폭이 좁아지는 것 같아요.
사소한 말다툼도 거의 없거든요.
이렇게 싸울 일조차 없다는 것이 서로에게 얼마나 정이 없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거겠지요.

일말의 정도 없이 이리 살 바엔 헤어져 서로에게 맞는 다른 사람을 찾는게 낫지않을까 생각했다가도
아이를 생각하면 도저히 그럴 수 없을 뿐더러
별다른 이혼사유 없이 그저 사랑이 식어 이혼한다는 것이 나 스스로에게도 설득력이 없어서
늘 생각 한번 해보는 것으로 끝나구요.
다시 노력해봐야지 몇 번 시도해봤지만 도저히 남편은 결혼전의 그 사람이 아니어서 쉽지 않네요.
남편에게도 물론 제가 그럴 것이고.
안나가는 주말에 함께 있어도 나한테 말 안걸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 듭니다.

이런 문제를 자각했을 무렵 남편에게 함께 상담가기를 권했었는데
남편이 절대 싫다고 자기는 문제가 없다고 딱 잘랐습니다.
과연 남편은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 즈음만 해도 개선의 여지가 있었는데 이젠 제가 상담을 거부할 지경에 이르렀으니.
슬프고 안타깝지만 이렇게 사는것도 나쁘지는 않아.
라고 말하는것은 자기기만이자 아이에게 못할 짓 하는 것이겠지요?

IP : 59.28.xxx.6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위로
    '07.3.6 6:14 AM (218.39.xxx.234)

    우선 님이라도 우선 상담을 시작하세요..무기력하게 있는 것 보다는 그것이 훨씬 낫고요.
    이혼은 아무때 하더라도 늦지 않습니다...결정적으로 어떤 사건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 노력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정말 쉽게 하는 말로 들리겠지만 둘째 아기를 시도해보심은....##리스라고 하셨지만 한번 이야기를 하셔서.....쉽지 않으시겠지만.....에효~사는게 어렵네요.

  • 2. ..
    '07.3.6 8:15 AM (211.59.xxx.38)

    결혼 몇년차 되어 아이도 생기고 볼꼴 못볼꼴 다 겪고나면 부부간에는 사랑이 아닌 情으로 산다잖아요.
    사랑하는 연인이 아니고 의형제와 산다 하더이다.
    애틋한 사랑이 느껴지지 않아 그렇지 공기같이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해 그런건 아닐까요?

  • 3. ..
    '07.3.6 9:41 AM (203.233.xxx.196)

    저와 너무나 같은 상황이네요..
    남들이 보기엔 정말 행복한 듯 보이지만, 저희도 섹스리스 지만 둘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그렇다고 싫어하지도 않습니다. 애한테는 좋은 엄마이고 아빠이고
    사회에서도 둘다 어느정도 위치에 있고.. 음.. 어떻게 해야 할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4. 어쩜..
    '07.3.6 10:21 AM (220.117.xxx.22)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다 쓰셨네요..
    요즘은 남보다도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남편과 저에게 모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둘 다 이기적이라기 보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지요..
    대화를 시도해도 서로 공감대가 형성되지를 않아요..
    차라리 언성높여 싸우기라도 하면 속이라도 시원할텐데
    이젠 그마저도 의미없는 소모전같아서 그냥 입을 닫아버리지요..
    그래..넌 그냥 그렇게 살아라.. 하면서..
    아이랑 둘이 있으면 평범한 일상인데 주말이나 휴일에 남편이
    함께 있으면 분위기 썰렁하고 숨막히듯이 답답합니다..
    가족이 이래도 되는건지.. 아이에게 미안할 따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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