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파지줍는 할아버지께..

만원의행복 조회수 : 1,127
작성일 : 2006-12-06 17:35:24
공장 저녁식사 시간.
식당에서 구수한 멸치국물 냄새가 나는걸 보니
아무래도 잔치국수를 삶는 모양이다.
가볼까?
적당히 신김치에 시원한 국수 한사발 먹으러 나선다.

마침, 공장앞을 지나시는 파지줍는 할아버지..
팔순은 되셨을법한. 작년겨울엔 고무신을 신고 다니셔서
참 가슴아프게 하시더니만..
오늘은 다행히도 털신을 신으셨다.
시골장터에서나 볼수있을듯한 검정털신.

만원짜리 하나 꺼내서 주머니속에 넣고는.
쭈볏쭈볏 할아버지께 다가가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인사하기.. 식사는 하셨어요? 묻는체 하고는
할아버지 잠바주머니에 만원짜리를 찔러 넣어 드렸다.

할아버진... 이 회사 경리아가씨지? 작년 겨울에도.. 기억하고 있지.. 암만..

그러고보니 거의 일년만에 건네드린 잘난 만원짜리 한장.
에구.. 가끔 마주치면 작은 성의표시라도 하는건데...

느린 걸음으로 힘들게.. 리어카를 가득채운 파지들.
그것팔면 얼마를 받으시는걸까.

마흔넘은 아줌마를 아가씨라 표현해주신 할아버지.
거의 일년만인데도 기억해주신 할아버지.

국수가락이.. 솔잎처럼 억세게 느껴졌다.

가끔.. 천사가 되어야지.
파지만큼만..
..
IP : 211.33.xxx.147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2.6 5:41 PM (168.126.xxx.185)

    가슴이 찡하네요.

  • 2. ^^^
    '06.12.6 5:42 PM (124.49.xxx.215)

    추운 겨울에 님의 따뜻한 맘이 소중하게 느껴져요. 그렇게 이쁘게 사시면 분명히 님의 삶도 더욱 아름다워 질거에요. 행복의 기준은 자신맘속에 있대요. ^^

  • 3. ^^^^
    '06.12.6 5:48 PM (141.223.xxx.82)

    리어카 끌고 길 건너시는 어르신들 보면
    마음이 항상 조마조마해요.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싶어...
    가끔씩이라도
    저도 님처럼 천사가 되고 싶네요.^^

  • 4. ^^^^^
    '06.12.6 5:58 PM (210.104.xxx.5)

    작은 온기가 소중한.. 그런 계절에 딱 맞는 따끈한 마음을 가지셨네요.

  • 5. 그냥..
    '06.12.6 6:20 PM (125.142.xxx.22)

    눈물이 나네요.

  • 6. ㅠㅠ
    '06.12.6 10:02 PM (211.186.xxx.146)

    이글보고 마음이 너무 후끈거리구 눈물납니다,,
    너무 이쁘십니다^^

  • 7. ~~~^^*
    '06.12.6 11:55 PM (211.193.xxx.14)

    아름다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288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5,587
682287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925
682286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3,222
682285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20,712
682284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2,526
682283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2,375
682282 꼬꼬면 1 /// 2011/08/21 28,217
682281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5,544
682280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5,898
682279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5,566
682278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7,779
682277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4,064
682276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7,236
682275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8,315
682274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9,072
682273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7,554
682272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5,500
682271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5,221
682270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2,254
682269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5,091
682268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4,105
682267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4,322
682266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883
682265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4,320
682264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20,481
682263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2,565
682262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4,475
682261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2,573
682260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9,133
682259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2,57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