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옛날 추억 따라가기.

..... 조회수 : 418
작성일 : 2006-12-03 02:07:40
지방 소도시에서 20여년을 살다가
대학에 입학하면서 서울에 오게 되었지요.

신촌에 있는 학교를 다녔는데 기숙사에 살아서 1년 가까이는
서울 = 신촌..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았어요.
아주 가끔 명동 가면서도 되게 멀다고 생각하고.. ^^

그러다가 1학년이 끝날 즈음,
어찌하다 알게된 남학생과 어느 주말 오후,
강남역에서 만나기로 했었지요.

2호선을 타고 장장 40여분을 가서 도착한 강남역 7번 출구.

7번 출구 지하에 있는 전광판 앞에서 만난 그 아이.

어색하게 웃으면서 나란히 강남역 길을 걸었습니다.
시티극장에 가서 영화표를 끊어놓고
'아소산'이라는 일식집(?)에 가서 해물볶음우동과 알밥을 먹었어요.

이완 맥그리거가 나오는 영화를 보고 나서,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어떤 스튜디오식 카페 2층에서 같이 코코아를 마셨습니다.
(1층은 스튜디오, 2층은 카페, 3층은 바였던 것 같네요)

그 이후로 가슴앓이를 많이 했어요.
머리 커진 이후로 하는 '첫사랑'이었던 것 같네요..

그 친구와는 아직까지,
저는 아줌마가 된 지금까지도 '친구'로 지내고 있어요.
혼자만 가슴앓이를 하다가 마음 정리를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

오늘 남편이 회사에 나갈 일이 있어서 출근했는데
점심 같이 먹자고 강남역으로 나오라고 하더군요.
남편과 점심을 간단히 먹고 추운 날씨에 혼자 옛날을 떠올리며 그 길을 걸어봤어요.

7번 출구로 걸어나와 시티극장 앞에 들러보고,
아소산이 있는 곳까지 (지금은 확장까지 했더군요, 시티극장도 바뀌긴 마찬가지) 걸었다가
다시 시티극장 뒷편을 통해 예전 그 카페 자리를 가봤습니다.

혼자 집에 오는 버스를 타고 앉아,
그 이후에 아팠던 가슴을 떠올리고 미친 여자처럼 히죽히죽 웃었어요.


그땐 참 많이 아파서,
일 주일 동안 아무 것도 못먹고 울기만 했었는데...
삶의 의미가 없어진 것 같아서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쌍한 것 같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이렇게..
추운 겨울날 가슴 한 켠이 훈훈해지는 추억이 되어주네요.
IP : 218.39.xxx.18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나가다.
    '06.12.3 3:40 AM (211.109.xxx.185)

    그런게 인생이랍니다.

  • 2. 가끔은
    '06.12.3 9:38 AM (210.91.xxx.97)

    차라리 그때 더 아파할 걸 싶더라구요
    그럼 지금 더 훈훈한 추억이 되었겠지요
    영화에선(그해 여름) 그 아주 짧은 추억을 평생 간직하는 사랑도 있더라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800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236
682799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099
682798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406
682797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800
682796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384
682795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059
682794 꼬꼬면 1 /// 2011/08/21 27,118
682793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234
682792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314
682791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704
682790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818
682789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2,969
682788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5,731
682787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096
682786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102
682785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308
682784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3,238
682783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418
682782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538
682781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148
682780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273
682779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528
682778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5,779
682777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320
682776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602
682775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623
682774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702
682773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856
682772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7,556
682771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648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