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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물건들

애기엄마 조회수 : 963
작성일 : 2006-08-28 14:32:06
제가 어릴때 정말 부러운 친구가 있었어요

초등학교때 한친구는 학교에서 독서시간이 있으면
책장이 바래고 손때묻은 엄마가 예전에 보던책을
들고와서 보는 친구가 있었거든요 ..
그게 어찌나 부럽던지 ..

그리고 또 다른 정말 부러웠던 친구는
친구의 집에 놀러가서 피아노 뚜껑을 열었더니
하얀 건반의색이 모두 누렇게 변해버린
엄마의 피아노를 가지고 있던 친구였답니다..

저역시 어릴때 엄마가 책도 넘쳐나게 많이 사주고
피아노도 사주셨지만 ..
어린마음인데도 내가가진 새책,새피아노보다  
그친구들이 가진것들은 정말 부러웠었거든요  ..

그런데 지금 결혼을 하고 친정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데...
친정 엄마가 이번에 집수리를 하신다고
집에 있는 옛날 물건들중 내가 쓰던걸 버리시겠다고 하시네요 ..

이미 피아노는 버려지다시피 팔려나갔구요 ..
업자가 와서 원래 10만원만 주려고 했는데
아줌마가 피아노 너무 반짝 반짝하게 관리해서
20만원 주는거라면서 후딱 가져 가셨대요 ..

그런데 여기 종종 올라오는글중에
피아노는 85년도에서 90년도 사이에 만들어진게
정말 좋은거란 이야기 보면 참 마음 아파요 ..
제 피아노도 86년도에 외할머니가 사주신거였거든요 ..

엄마가 가져가라고 할때 그냥 앞뒤생각하지 말고
그냥 가져올껄 ..하고 후회해봤자 이미 늦었죠 ..
집이 좁다고 , 거리가 너무 멀다고 안가져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짊어지고서라도 어떻게든 살아보는건데,,하는 후회

그리고 중학교때 미친듯이 보던 문학전집..
중고등학교 필독서이기도 하지만
전 그책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400페이지 완역본을
하루밤을 꼬박새워가면서 푹빠져서 읽었는데
지금은 다시 읽으라고 하면 못읽을꺼 같아요 ㅎㅎ

암무튼 .. 정말 가지고 오고싶은데 신랑이 타박하네요
그런걸 뭐하러 가지고 오느냐고 ..
(이부분은 설명하자면 긴데 남편이 워낙 책을 싫어해요 ^^ ;; )

택배로 엄마한테 부치라고 하면
택배비도 많이 나오겠지만 그래도 가지고 와서
책꽃이에 딱 꽃아 놓으면 나중에 나중에 내딸이 보고
나와같은 마음을 가질수 있을까해서 꼭 가져와야 겠어요 ^^

요즘도 아이둘키우느라 책 많이는 못보지만
간간히 책 주문해서 받으면 설레기도 하고 막 좋아라 ~ 하면
남편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그런 쓸데없는건 왜사냐고 또 한마디 .

고등학교때 쓰던 열살먹은 석고상도 가지고 오고싶은데
그건 남편이 정말 못가지고 오게하네요
사실 놓을데가 정말 없기도 하지만 ^^ ;
석고상 자리가 피아노 위였는데
엄마도 피아노가 없어지니 석고상들이 처치곤란이신가 봐요

참 ,, 그리고 요즘은 종종 여기 게시판에서 보이는 글중에서
엄마가 쓰던 그릇을 물려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또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네요 ...

지금 예쁜그릇들을 모았다가 내딸에게 나중에 주면
지금 3살인 우리딸 20년후에 구닥다리 물건 준다고 싫어하려나 ????

-------------------------------------

마지막으로 질문하나만 할께요 ~
혹시 책받침 중에서 홈이 있는 눈금이 그어져서
직선을 쉽게 그을수 있게 도와주는 책받침 ,, 그거 혹시 어디서 구할수 없을까요 ??
그게 지금 절실히 필요한데 어디가서 사야할지를 모르겠어요
혹시 가지고 계신분 있으면 중고라도 제가 돈을 드리고라도 살 의향이 있을정돕니다...;;;  
IP : 211.204.xxx.22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8.28 2:45 PM (165.246.xxx.42)

    인사동 쌈지길에 가보시면 있을듯 합니다 ,<토토의 오래된물건>. 이라는가게나
    인사동쪽에 종이인형부터,어렸을때 쓰던 책받침,달고나 이런것들 추억의 물건이라고 파는것 봤어요
    인사동길 함 가시는게..? 근데 서울경기사시는분 아니라면 인터넷을 뒤져보셔야 겠네여
    vj특공대에서 그런곳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배달해주고 그런곳본것같은데...ㅠㅠ

  • 2. *^^*
    '06.8.28 2:45 PM (165.246.xxx.42)

    근데 정말 피아노 팔면 2,3십만원밖에 안주나요? 중고도 살려면 장난아니던데...ㅠㅠ

  • 3. 애기엄마
    '06.8.28 2:50 PM (211.204.xxx.225)

    아.. 인사동에 가면 있겠군요 .. 그생각은 못했네요 ^^
    그런데 어쩌나 ,, 제가 대전에 살아서 ^^ ;; 애기도 둘이나 있꼬 ..
    인터넷을 다시 한번 뒤져봐야 겠네요 ㅋㅋ
    그리고 20년된 피아노는 10만원밖에 안준다고 한걸
    아저씨가 집에 와서 보시고 10만원 더 주셨대요 ;;;
    삼익꺼였는데 교회용으로 나온거라 가정용보다
    사이즈가 조금더 큰것이였는데 ...

  • 4. 내 피아노
    '06.8.28 3:11 PM (220.75.xxx.75)

    제가 8살때 산것이니 딱 28년 됐습니다.
    친정아빠가 78년도에 사주셨어요. 까만색 영창피아노.
    솔직히 오래된 물건 간직한다는거 쉽지 않아요 특히 피아노는 자리를 많이 차지해서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사연이 있는 피아노라 제가 죽을때까지 소장하게 될거 같네요.
    지금이라도 추억의 물건 잘 간직해보세요~~~

  • 5. .
    '06.8.28 3:35 PM (203.229.xxx.225)

    제 생각이지만 책은 물려주기엔 좀 그런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엄마 읽던 책 볼 수 있지만 자녀들은 달라진 맞춤법도 있고... 역효과 날까봐 내심 걱정이....
    저는 엄마 고등학교때 쓰던 가사책이 기억에 나네요. 시집 오시면서 그건 가져 오셨더라구요. 그 사이에 단풍잎도 끼워있고... 제가 고등학교때 책꽂이에서 발견했지요. 요즘도 집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발견했을 때 그 교과서 읽어보니까 재밌더라구요. 제가 영화속에서나 보던 갈래머리 검정교복의 고등학생이 된 거 같은 그런 기분...

  • 6. 어머..
    '06.8.28 5:24 PM (59.10.xxx.131)

    아까워라.
    87년에 산 피아노 5년전에 싸게 팔아버렸는데....
    도대체 집에 둘 곳이 없어서요.
    서양사람들 처럼 주택에 살면 지하실도 있고 차고도 있어서 오래된 물건들 보관도 하고 그러겠는데
    워낙 숨은 공간이 없다 보니 제때에 처분하지 않으면 물건들 속에 파 묻히잖아요..

  • 7. 아델라이다.2
    '06.8.28 5:36 PM (124.254.xxx.127)

    저는 중학교때 읽던 삼중당 문고 지금도 갖고있어요. 햇수로 30년이 넘으니 책장이 넘길려면 부스러져요. 하지만 책을 읽는게 아니라 지난시절 제 꿈을 읽는 것 같아 못버림니다.
    아버지가 고등학교시절 공부하셨다는 삼위일체 영어책 친정가면 가져오려 해요.
    과거가 그리운건 나이탓일까요??^^

  • 8. 아주 멋진..
    '06.8.29 2:31 AM (222.98.xxx.214)

    친구가 보석함을 보여주었지요. 거기엔 할머니께서 할아버지께 받은 반지며 팔찌들이 들어 있었어요.
    얼마나 고풍스럽고 멋스럽던지....
    젊은 시절의 할머니는 젊은 할아버지께 그런 우아한 물건을 받고 기뻐하는 새댁이었겠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실제로 그 할머니는 정말 우아한 노부인이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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