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도 더 된 오래된 아파트라 층간 소음이 완전히 처리되진 않는 곳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지간한 소리(윗층 아이 둘이 82표현을 따르자면 킹콩 소리를 내고),
새벽 1시에 1시간동안 못질을 하거나 (역시나 윗층) 해도
그만큼 우리도 아래층에 생활소음을 보내겠거니 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그럭저럭 지냅니다.
그런데, 어젯밤에 평소의 저 같았으면 하지도 못 했을 행동을 하곤 더럭 겁에 질려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16개월짜리 우리 아가 저녁 챙겨 먹이고, 놀아 주다가 저녁 9시 무렵이 되어서 재우려고 하고 있는데
갑자기 위~잉 하면서 벽이 쿵 쿵 쿵 쿵 울리는 소리가 나더라구요.
짐작컨대 그간 시끄러웠던 윗층은 아니었고 안방, 화장실, 작은 방을 걸쳐 소리가 울리는 것을 보니 옆집인 듯 했습니다.
(저희 아파트가 계단식인데 현관 마주보는 앞집 말고 1층 입구가 다른 옆집이요.)
벽에서 쿵쿵 소리가 나니까 아가가 놀라서 가구 모서리에 머리 찧고, 울고 난리도 아녔지요.
겨우 달래서 젖먹여 재울만 하면 갑자기 위~잉 해서 결국엔 아가가 경기하듯 울어 대더라구요.
그간 별 문제 없던 옆집이었으니 설마 밤새도록 드릴 작업을 하시지는 않을 테지만
당장 아가가 계속 놀라니 안 되겠어서 평소에 하도 않던 특단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1) 일단 옆집인지 확인해야 하니, 우리 라인 내려가, 옆라인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서 그 집 현관에 귀 대고 확인.
---> 현관 안에서 끊임없는 드릴 소리 포착.
(2) 저희 집 인터폰이 고장난 관계로 경비실에 직접 가서 아저씨께 인터폰 넣어 달라고 부탁
(3) 재빨리 집에 들어와 모든 시건장치 확인하고 방에 콕 들어 박혀 덜덜덜 떨기.
---> 혹시나 드릴 들고 쫓아 오실까봐. (영화를 너무 봤나 -_-?)
귀 기울여 보니 조그맣고 소심한 망치질 소리가 멀찌감치 들리긴 하는데, 벽을 울리는 드릴 소리는 멈췄더라구요.
덕분에 아가는 무사히 재울 수 있었구요. 그러나 잠들 무렵 놀라서인지 자면서 몇번 울더군요.
매일 그러시는 것도 아니고, 저희 윗집에 비하면 터무니없게 늦은 시간도 아니었고, 주구장창 몇시간동안 작업 하신 것도 아니었지만,
아가 문제만 아니었어도 그냥 참고 넘어갈 일을 괜히 인터폰 받으시게 해서
옆집 사시는 분들께 쪼끔은 죄송합니다~
그러나 오늘도 집에 돌아갈 길이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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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콩닥콩닥 (간큰 짓 - 밤중 소음 관련)
옆집여자 조회수 : 1,044
작성일 : 2006-08-16 19:02:10
IP : 210.94.xxx.8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정상적인
'06.8.16 7:04 PM (59.13.xxx.172)정상적인 사람이면 오히려 죄송해 할겁니다...
혹시 모르니 뒤돌아 보면 들어가시길...ㅋㅋ2. 잘하신일
'06.8.16 8:16 PM (221.146.xxx.81)덜덜 떨 일 아니고 용감히 잘 하신것 같아요.
이웃에 피해주는 일에 너무 무딥니다 들..
터키, 독일, 캐나다에 살때 뼈에 사무치게 배웠습니다ㅠㅠ
그러면 큰일난다는 것을~
우리나라에 돌아오니 그런 것에 참 관대(?)한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사실 속을 들여다 보면 스트레스는 받을대로 받으면서
모양만 관대한 것 아닌가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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