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2세에 대한 고민

.... 조회수 : 736
작성일 : 2006-06-22 23:56:51

남편과 저는 결혼한지 5년쨉니다.
아이는 합의하에 가지지 않기로 했는데 최근 제게 심경의 변화가 있었어요.
직장생활이 많이 힘들고 또 그 직장마저도 4-5년이면 미래가 불투명해진달까요.
성격상 남에게 실수하는 걸 보이는 걸 정말 싫어해서 직장에서 작은 일이라도 거슬리면 내내 그게 머릴 떠나질 않아요.
덕분에 스트레스가 엄청 나죠. 좀 잊어버리자 싶어도 나도 모르게 생각하고 생각하고.
그렇게 스트레스 받고 집에 오면 남편이랑 같이 있을 때 잊어버리기도 하지만..
남편이 회식이다 뭐다 늦으면 혼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인데 예전엔 그게 좋았거든요.
근데.. 요즘 쓸쓸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전문직으로 사회생활에 대부분을 거는 것도 아닌.. 고만고만한 사무직이니 자의든 타의든 그만두면 기본적으로 주부로서의 비중이 커지겠죠. 근데 그때도 혼자라면.. 그런 생각을 하면 역시나 쓸쓸해요. 사실 직장이 흔들린다는 생각을 첨 했을 땐 경제적으로 어려워진다는 생각에 불안했는데(현재로선 제가 집안의 가장입니다. 남편 수입의 2배 이상이예요..) 어차피 직장 자체가 흔들린다면 내 가족이라는 개념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것도 보람될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아주 친한 직장 동료가 딸 하나를 키우고 있는데 사무실에서 힘들어도 집에 가면 사무실 일은 다 잊어버린데요. 아이 보고 있으면. 그 동료를 보면 부럽기도 하고.. 또 그 친구가 제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거든요. 그래서 남편에게 말을 꺼내봤는데.. 남편은 여전히 우리 둘만 살고 싶다랍니다.

제가 정말 원하면 낳으라고 하지만 육아는 기대하지 말라네요. 전 그건 싫거든요.
물론 낳으면... 아빠 노릇 잘 할 사람이지만..


제 심경의 변화 이유중 하나가 또 남편의..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이랍니다.
가정을 나몰라라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자식을 가진 가장보다는 훨씬 자유롭죠.
그래서 집을 키워가고 저금을 하는 식의 욕심이 없어도 너무 없어요.
아빠가 되면 의식에 변화가 올텐데... 라는 기대도 좀 하게 되고.


헌데 이런 제 생각이.. 괜찮은 건지 잘 모르겠어요.
남편이랑 낳아서 잘 키워보자라고 결론이 나면 이런 고민도 문제가 안 되겠지만 제가 정말 낳고 싶다면 남편을 설득해야하는데... 나중에 낳아놓고 나서 힘들 때 제탓하게 되는 건 아닐까 싶고. 또 정말 남편이 나몰라라한다면 어쩌나도 싶고.. 또 제 나이가 34살이라 지금 가져도 내년이면 35이거든요. 너무 늦은 건 아닌가도 싶고.. 사실.. 생기기나 할까하는 걱정도 있어요.


여기 아일 낳을까 말까 고민하는 글이 올라오면 그런 걸 왜 남한테 물을까.. 갸우뚱했는데... 제가 이제 이런 고민을 올리게 되네요. 혹시 저처럼 아일 낳을 계획이 없다가 생각이 바뀌신 분.. 특히 남편이 저와 같은 상황이었는데 아이 낳고 나서 변화가 있었다거나하시는 경험이 있으시면.. 이야기 좀 해주세요.

IP : 211.208.xxx.11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촌동생 딩크족
    '06.6.23 12:06 AM (203.130.xxx.219)

    결혼할때 합의했다더군요
    둘다 전문직 여행가고 취미생활하고
    그런대로 이해할듯하기도 하고 좀 걱정도되고
    결혼8년차인데 숙모님은 포기하고 이해를 하시는듯해요
    둘은 행복해도 보이네요

  • 2. ....
    '06.6.23 12:10 AM (211.208.xxx.117)

    저희도 행복하지만.. 최근 들어 그 행복 안에서 허전한 뭔가를 자꾸 느끼게 되요.
    예전에 어른들이 말씀하셔도 절대 아니라고 했던, 그 허함이랄까.
    한편으로는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니까 거기서 도피하고자하는 건 아닐까 스스로에게 의구심이 듭니다.
    작년까지만해도 직장생활 적당히 하면서 취미생활도 적당히..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일이 너무 많고 정신적으로 메달리게 되면서 취미생활도 전혀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매일 매일 허덕이다 주말만 기디리는 그런... 남편은 전문직이지만 경력을 더 쌓아야해서 주말을 즐기는 것도 쉽지가 않구요.

  • 3. ..
    '06.6.23 12:18 AM (221.141.xxx.242)

    제 경우에도 제 연봉이 남편보다 꽤 많았어요. 전 육아나 뭐 그런문제로 그만두게 된 건 아니고 월급을 많이 받는만큼 너무 힘들어서 제풀에 지쳐 관둔 케이스인데요. 첨엔 남편도 그만 두지 말라고 하고.. 시댁에서도 제가 계속 회사 생활 하길 바라시더라구요. 근데, 전 그만둘적에 중소도시에 집을 살 수 있다는 계산이 서고.. 그동안 돈 모은다고 미뤄뒀던 차도 계획하고.. 그런 식으로 준비를 하면서 스트레스때문에 병나겠다면서 앓는 소릴 했더니 남편도 집을 산다면 안정적인 생활이 될 것 같으니까 수긍하기도 하고..
    시댁엔 그만두고서 집을 구입하고 차도 사서 댁에 방문해서 스트레스 때문에 애도 안 선다고 그런식으로 말했더만 이해를 해주시더군요..

    사표를 제출하고 인수인계를 한달이나 하게 되었는데 그 한달동안 맘이 편했나봐요. 바로 애가 들어서더라구요. 물론 그 당시엔 몰랐죠. 완전히 그만두고 퇴사처리된지 일주일만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제 경우에는... 임신때도 너무 심심했어요. 그래서 맨날 빨리 낳았으면 좋겠다고 했었는데.. 낳고 나니 좀 많이 힘드네요..^ ^; 순한 아기라고 주변에서 그러긴 하지만.. 그래도 저도 닮고 남편도 닮은 아기가 이젠 엄마를 알아보는지 방긋 웃을 때마다 낳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원글님 나이면.. 완전 노산인데.. 초산이 노산이면 많이 힘들어요. (몸 회복하는 거나 기타등등..)병원에서도 이것저것 검사도 많이 하라고 하구요..

    정말 아길 가질 생각이 있으시면 서두르시는게 낫지 않을까요?

  • 4. ....
    '06.6.23 12:24 AM (211.208.xxx.117)

    초산에 노산. 그렇죠. 그래서 정말 결정해서 올해 가지든지.. 아님 정말 아니던지랍니다.
    저희는 아이 생각이 그동안 없어서 미래 계획을 크게 안 가졌어요.
    지금 사는 집에.. 조금씩 돈 모아서 40대 이후에나 집을 키우든지 아님 시골로 가던지.
    남편이 40세 이후에 시골에서 살고 싶단 말을 계속 해왔거든요.

    4년 후에 회사가 망해서 구조조정이 되든지 제가 못 견디고 나온다는 전제하에
    지금부터 바짝 모으고 남편도 그때쯤이면 경력이 쌓여서 벌이도 좀 나을테고.. 그런 생각이 드네요.

  • 5. ...
    '06.6.23 12:30 AM (59.10.xxx.25)

    헉, 서른다섯이 노산이라뇨~
    요즘 삼십대산모가 대세인것 같던데요... ^^

    아이를 준비하는데 있어 나이도 중요하지만 (이 문제는 임신, 출산보다 육아에 있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부모될 분들의 마음의 준비나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봐요.
    아이는 가정의 부속물이 아닌 하나의 완벽한 인격체입니다.
    가정의 평화와 안정감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아이에게 있어 어떤 부모가 될수있는지 돌아보고 최선을 다할 준비가 되어있으셔야합니다.
    깊게 생각해보시고 좋은 결정 내리세요~ ^^

  • 6.
    '06.6.23 12:31 AM (218.237.xxx.73)

    아직 늦은 나이 아니신것 같은데요.
    요즘 30살 넘어야 결혼도 하는 추세인데.
    친구 조리원갔더니 대다수가 31살 정도더군요. 물론 초산이구요.
    34~35살. 그 이상 된 임산부도 많았어요.
    늦으신편이긴 한데 완전노산정도는 아닌것 같아요.
    만약 생각이 있으시다면 좀더 깊이 고려해 보세요.

  • 7. ....
    '06.6.23 12:39 AM (210.2.xxx.106)

    노산 아니여요^^;
    저희 첫째 언니 딱 10년전에 37살에 첫딸 낳았는데
    초등학교 입학할때 가보니 분명 나만 늙은 학부모 일께야
    하고 가보니 훨씬 나이든 학부모 많았다네요.
    남편분하고 잘 상의하시고 의논해보세요.
    요즘 허전하고 쓸쓸한게 정말 아기 때문인지 아님
    직장생활의 스트레스 때문인지..
    우선은 자세히 내가 원하는것이 무엇인지 잘 아시는것이
    중요한것 같아요.
    남편분하고 이야기 해보세요.

  • 8. ....
    '06.6.23 12:51 AM (211.208.xxx.117)

    친정엄마가 막내동생을 늦게 낳으셨는데 아직도 공부시키고 계세요.
    그거 보면서 저는.. 35살을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살아왔거든요.

    천천히 좀더 깊이 생각해보고 또 남편이랑도 이야기를 많이 해보고 결정하겠습니다.
    이런 고민 올리면 무조건 낳으라하실까봐 솔직히 조금은 겁이 났는데..
    좋은 말씀들 감사해요.

  • 9. 낳으면
    '06.6.23 9:51 AM (222.107.xxx.140)

    낳고나면 힘들죠...
    지금 조용하고 여유로운 삶의 99%이상은 반납입니다.
    저도 아기를 별로 원치 않았는데
    낳지않기로 합의한게 아니라서 낳게 되었어요.
    육아, 직장생활, 가사 모두 때문에
    힘들고 지치고 짜증나는 생활의 반복이지만
    아이를 대하는 순간만큼은 기쁩니다
    물론 후회하지는 않지만
    아이를 낳지 않았더라도
    그 나름대로 행복했을거 같긴 해요.
    낳지 않으면 후회를 했을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 10. 꼭 !!
    '06.6.23 11:27 AM (144.135.xxx.162)

    "아빠가 되면 의식에 변화가 올텐데..." 라는 기대는 하지 마셨음 해요. 남편한테 물어보세요. 남자는 자기 생각 그대로 말 해줍니다. 예스랑 노가 확실한거죠. 당신 바뀔 수 있냐고 꼭 물어보세요. 육아기대도 하지 말라는 것도 좀 가당찮네요. 뻐꾸기 자식 데려오는 것도 아닌데...

    재산 증식에 욕심이 없는 건 애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쪽으로 관심이 없어서겠죠. 대부분의 여자의 모성본능은 상당히 중대한 역할을 합니다. 그걸 남편의 의지로 눌를 필요는 없다고 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719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312
682718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126
682717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436
682716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834
682715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441
682714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116
682713 꼬꼬면 1 /// 2011/08/21 27,195
682712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332
682711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433
682710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726
682709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850
682708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031
682707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5,875
682706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188
682705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151
682704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371
682703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3,433
682702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439
682701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551
682700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192
682699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293
682698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552
682697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5,839
682696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365
682695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638
682694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665
682693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725
682692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872
682691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7,647
682690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69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