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잠금장치가 또 말썽입니다. 지난 해 한번 수리했던 잠금장치가 얼마 전부터
헐겁고 애를 먹이더니 드디어 일을 내었습니다.
문을 여는데 문은 안 열리고 황당하게도 손잡이만 뭉치채로 쑤욱 빠져버렸습니다.
아파트에서 살 때는 집안의 사소한 잔고장이 있으면 관리실에 전화 한통화로
간단히 해결했는데 산골에 살다보니 이런 일이 생기면 정말 난감합니다.
나는 원래 기계치라 할 정도로 손재주가 없는 터이라 앓다가 빠진 썩은니 보듯 한동안
쳐다보고만 있었지요. 그러다가 직접 고쳐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에 남아있는 부품까지 분해하여 바닥에 하나씩 펼쳐보니 부품이 모두
스무 개는 넘는 것 같습니다. 현관 문 잠금장치 하나가 이렇게 복잡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 그 까이꺼~ 수리라는게 뭐 별거겠어? 제자리 잊어버린 것들을
하나씩 집어서 여기가 네 자리야~ 알았지~ 이제 움직이지마...하고
타일러 주면 되는거지...)
나는 낯선 부품들을 이렇게 맞춰보고 저렇게 짝지어보고 이제 되었다 싶으면
현관문에 조립하기를 열 번은 넘어 한 것 같습니다. 나 같은 사람은 잠금장치
전문점을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내일 모레가 사월인데 아침부터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감나무 비료 주러 간다고 나섰다가 눈이 내리는 바람에 포기하고 돌아오면서
오전 내내 현관문을 붙들고 있습니다. 눈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어대는지
눈물이 날 지경인데 부품들은 고집 불통입니다. 나는 전화번호부를 뒤져
읍에 있는 전문점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새 잠금장치로 바꾸고 출장비까지 십오만원을 달라합니다.
나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해달라고 억지를 부리다가 다시 한번 현관문을
잡고 매달려봅니다.
십오만원짜리 뭉치를 안쪽 뭉치랑 바깥 쪽 뭉치로 칠만오천원 어치씩 나누어
안쪽은 안쪽끼리 바깥쪽은 바깥쪽끼리 차근차근 조립하기를 또 수차례...
마침내 성공적으로 결합하였습니다.
(그래 그 까이꺼~ㅎㅎ 오늘 돈 벌었다~) 하며 점심 먹을 생각에 흐믓한
마음으로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열려는데 입에서 바로 아이쿠 소리가
튀어 나옵니다. 닫힌 문이 아예 열리지가 않습니다.
나는 다시 전문점으로 전화를 해야겠다고 갈등하다가 오기가 나서
다시 매달렸습니다. 안팍으로 나눈 두 뭉치를 하나씩 작동해보며
잠긴 문이 왜 열리지 않았는지 연구해보니... 해답이 보입니다.
조그만 스프링 하나가 엉뚱한 곳에 끼워져 있었습니다.
오늘은 종일 눈발이 날려 하려던 일도 못하고 집안에서 빈둥거렸지만
오후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문득 (내 마음의 문도 스프링 같은 것이 엉뚱한 곳에 끼워져 있어
누군가 문이 잘 안 열린다고 불편해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보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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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까이꺼~ ㅎㅎ 오늘 돈 벌었다.
쉐어그린 조회수 : 1,140
작성일 : 2006-04-02 17:55:04
IP : 61.83.xxx.4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잠오나 공주
'06.4.2 7:04 PM (59.5.xxx.85)결과는 고치신거고 또 다시 고장 안났죠??
ㅋㅋ 나름대로 재미있는 하루셨겠어요..
저희집 문도 좀 이상한데..
저도 한 번 해볼까요??2. 상구맘
'06.4.3 12:01 AM (219.254.xxx.13)정말 오늘 십오만원 나갈뻔 했네요.
잘 하셨습니다.
이제는 언제 다시 고장나도 끄덕 없겠습니다.
그나마 시골에 바쁜 날이 아니라 다행이었네요. ㅎㅎㅎ3. 돌또루
'06.4.7 6:32 AM (219.248.xxx.49)그러게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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