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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의 진실로 그를 격려해야 합니다.

너무나동감 조회수 : 1,278
작성일 : 2005-12-20 08:34:38
저는 현직 의사입니다. 비록 생명공학의 선두에 계신 분들에 비하면 보잘것 없는 생물학적 지식이지만 이번 황우석 교수님 논란을 보면서 그 사실과 허구를 가늠할 수 있는 상식은 가졌다 봅니다.

수일전 황우석 교수님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 대학의 한 은사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금은 이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인정받고 있는 분이라 다들 이름만 들어도 아시는 분입니다. 초창기에 이 분이

자신의 논문이 아시아의 보잘 것없는 나라의 논문으로 여겨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때 자신의 술식에 의한 치료 성공률을 80%로 보고하였습니다. 물론 실제 성공률은 60% 정도입니다.

그후 세계 주요 의학잡지와 의학계가 그분의 술식에 주목하였고 그 술식의 유용성을 인정하여 지금은 구미의 외국의사들이 그분 수술을 참관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습니다.

저도 비록 학회지이기는 하나 논문을 게재해 본 경험이 수회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 논문의 데이터에 거짓이 전혀 없냐고 묻는다면 자신있게 "그렇다" 대답할 수 없습니다. 내 성과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내 성과의 허물은 덮고 소소한 오류는 축소하고 의도한 결과를 일부 부풀렸기 때문입니다.

이전에 인터넷에 떠도는 논문의 문장의 속뜻을 해석한 유머를 보면서 정말 동감했습니다. "일련의 결과에 따르면=세번 해봤다", "정설에 의하면=나는 모른다. 그런데 다들 그러더라" 라는 식의 유머였던 것 같습니다.

황교수님의 논문 사진이나 수치가 과장되어 사이언스지로부터 철회를 결정한 사태를 보면서 수회 논문을 제출한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그 윤리성을 나무랄 수 없었습니다. 자신의 결과를 돋보이게 해야 주목받고 인정받는 법, 그리고 논문이라는 것이 자신의 오류나 과실을 보고하는 것이 아니고 성과를 보고하는 형식이므로 언감생심 자연스런 과장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분의 논문에 일부 과장이 있었지만 원천 기술과 줄기세포의 내용에 대해서는 분명히 신뢰합니다. 그 신뢰는 내 막연한 애국심이나 황교수님에 대한 동정심이 아니고 의학도로서 그 논문의 과학성과 논리성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과학잡지에 논문을 게재한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분명 사이언스지의 논문철회를 지켜보면서 "이런식이라면 다른 모든 해외의 논문들도 다 철회되어야 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은 분은 없을 것입니다.

과학잡지의 논문을 읽으면서 90%의 성공율을 수치 그대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중 20-30%의 허구는 내심 고려하고 보기 때문입니다. 과학논문, 특히 실험 논문의 실적을 곧이 곧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오히려 이 분야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 역설적이지만 사실입니다.

사이언스지의 황교수님 논문의 통신저자에서 제 이름을 제명해 줄 것을 요구했다는 미국의 섀튼이 쓴 논문들은 그럼 100% 정직한 데이터만 있을까요? 섀튼이 "전혀 거짓이 없다"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성직자이거나 과학자가 아닙니다.

줄기 세포의 분화 기술은 모르겠으나 줄기 세포(stem cell) 추출 기술은 이미 의생명 공학 분야에서 일반화된 기술입니다. 하지만 황교수님의 실험에서 제시한 기술과 방법에 의한 줄기 세포 추출은 그 분의 독창적인 것이며 상용화 가치가 높은 것입니다. 분명 그 기술의 타당성에 동의하였기 때문에 사이언스지가 그 논문을 게재한 것입니다.

3개뿐인 줄기 세포를 11개로 불렸으니 사기라 논문을 취소하는게 속이 시원한 것인지...황우석 교수님이 과학자가 아닌 사기꾼인지...상황을 이해하는 입장에서 볼 때 참 안타깝습니다. 그 수치와 논리싸움으로 자국인끼리 자국의 과학성과를 깎아 내려 황우석 교수님이 보유한 원천 기술마저 유기될까 두렵습니다. 아니 지금까지 그분이 차곡차곡 쌓아온 과학적 업적이 유기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 우리 아버지께서 건조기로 말린 고추를 태양초로 속여 파신 일을 기억합니다. 분명 사기이지만 태생이 선한 분이시기에 식솔들을 사랑하시는 그 마음을 알기에 저는 아버지를 사기꾼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동네 사람들한테 "저놈 양심적이야"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아버지의 사기를 떠벌리는게 옳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줄기 세포의 유무를 떠나서, 논문의 사기성 여부를 떠나서 작금의 사태를 볼 때
별 것도 아닌 일을 사기로, 비윤리로 몰아세워 한 과학자의 사기를 꺾고 대한민국 과학의 앞날을 가로막고 있지않나 염려스럽습니다.

아버지를 사기꾼으로 떠벌리고 다니는 아들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번 일로 해외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양심적이고 정직한 국민"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집안싸움으로 집안의 치부를 들추는 일이고 앞으로 모든 대한민국의 과학도를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일입니다.

황우석 교수님 같은 석학이 세계 과학계를 상대로 사기를 쳤을 리 만무하고 사이언스지같은 세계 제일의 과학잡지가 그 사기에 넘어갔을 리 만무하고 의생명공학 과학자들이 사기에 좌지우지될 정도로 이 분야가 만만치 않습니다.

"원천 기술만 있다면 줄기 세포가 세 개이든 열한 개이든 상관없다"는 황우석 교수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논문의 확률이나 수치의 과장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집안 싸움으로 아버지가 사기꾼으로 낙인찍히고 아들이 사기꾼의 자식이 되고 집안은 콩가루가 나고...오늘 우리의 모습이 아닌지 법과 윤리를 턱없이 강조하기 이전에 현실을 돌아봐야 합니다.

아직 진실은 멀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우리는 황우석 교수님의 50%의 거짓은 인정하지만 50%의 진실 또한 믿고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50%의 거짓으로 그를 매장하는 것이 아니라 50%의 진실로 그를 격려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진짜 국민성입니다

-사내 게시판에서 퍼온글입니다. 머리속으로만 맴돌던 말이 정리된 글을 보니 너무나 동감되서 퍼왔습니다. 노이사장도 황교수님도 진실만을 말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다들 자기에게 맞는 식으로 fact를 이해하고 해석했을테니까요. 그냥 그나마 진실이 묻혀지지 않길 바랍니다-
IP : 211.114.xxx.146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
    '05.12.20 8:43 AM (211.253.xxx.125)

    모처럼 이번 일에 대해 공감하는 글입니다.

  • 2. 기준.......
    '05.12.20 9:02 AM (222.118.xxx.13)

    50% 라는건 어디에 맞춘 기준인지요?
    황교수에 연구소도 서울대에서 폐쇠 결정을 내렸습니다.
    우리가 황교수에 번지르한 말놀음에 언제까지 휘둘려야하나요?

  • 3. 공감2
    '05.12.20 9:16 AM (211.218.xxx.221)

    그 사람이 왜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나도 생각해 봐야 할 문제 아닌가요.
    번지르한 말 놀음이라고 까지는 생각안하는데요.

  • 4. 할 말 없음
    '05.12.20 9:17 AM (70.162.xxx.192)

    다른 직업도 아니고 현직 의사라면서 참 기가 막히네요.
    의료 사고 내도 할 말이 많겠습니다. 이런 사람에게 진료 받을까봐 겁나요.
    교육과 생명을 다루는 사람에게는 다른 직업보다 더 직업 윤리가 필요하다고 믿고 있는 사람입니다.

  • 5. 휴....
    '05.12.20 9:18 AM (124.5.xxx.76)

    황우석 교수를 비아냥 거리는 글 입니다.
    요즘 황교수를 지지 하는 사람들에게 장난치는 글이 많습니다.
    황교수를 옹호 하는 듯 하지만 잘 읽어 보면 비꼬는 글을 써서 올려 놓고
    독해 능력도 없는 황빠들이 이 글을 읽고 얼마나 황홀해 할까? 며 웃고 즐깁니다.
    정말 여러 형태로 갈라지는군요. 엠바 황빠 황까 등등
    그러나 가장 무서운 사람들이 위에 글 같은 걸 써서 퍼 날르며 웃는 사람들이지요

  • 6. ......
    '05.12.20 9:30 AM (210.102.xxx.9)

    다른 나라는 어떤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왠만한 대학 연구실에서 석박사 시절을 보낸 사람들 중에
    논문에 게재된 데이타의 정확성에 100%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이렇게 머리로는 이해가 되면서도
    여전히 한쪽으로는 명확하지 못함에 안타까움 또한 공존하네요.

  • 7. 글쎄요
    '05.12.20 10:35 AM (61.79.xxx.100)

    세계가 주목하는 논문에 50%의 진실로 끝까지 믿어달라고 한다는게 설득력 있을까요?
    그 의사...인간적이라고 억지로 한다 해도 윤리성은 문제가 되겠네요.의사로서 저런 생각으로 진료에 임하면, 걱정입니다.후유증 50%인 수술을 성공률 50%로 밀고 가시겠다는 말로 들리네요.

  • 8. 하하하
    '05.12.20 10:44 AM (163.152.xxx.46)

    제가 어렸을 적 우리 아버지께서 건조기로 말린 고추를 태양초로 속여 파신 일을 기억합니다. 분명 사기이지만 태생이 선한 분이시기에 식솔들을 사랑하시는 그 마음을 알기에 저는 아버지를 사기꾼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동네 사람들한테 "저놈 양심적이야"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아버지의 사기를 떠벌리는게 옳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식이야 사기꾼이라고 못하겠지만 그걸 태양초로 알고 소비한 소비자에게는 분명히 사기꾼입니다.

  • 9. 그래도
    '05.12.20 10:49 AM (58.120.xxx.70)

    아직까지는 황교수님을 응원하고있습니다
    그 분의 마음 고생이 오죽하겠습니까
    마음이 아플 뿐입니다...

  • 10. 그래도..분
    '05.12.20 11:53 AM (203.130.xxx.236)

    황교수님 마음을 헤아리시기 전에
    희대의 사기꾼을 믿고 진달래꽃을 뿌리던 많은 불치병환자들의 심정을 먼저 헤아리셔야 할듯..

  • 11. 공감공감
    '05.12.20 1:13 PM (61.81.xxx.41)

    백번 공감하는 글이에요.
    뭐가 내마음을 이리 무겁게 누르고 있나...왜이리 미련을 못버릴까 싶었는데...이글을 보니 이해가 되네요.

  • 12. 태양초
    '05.12.20 3:14 PM (220.117.xxx.28)

    이 태양초 글.. 다른 게시판에서 읽었는데요..
    그 게시판 댓글에서는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감히 이런 글을 쓸 수 있다고...
    대체 우리나라는 거짓에 왜 이렇게 관대한 건가요?
    선한 아버지라서 관대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희망을 줬다는 이유로 관대하고...
    마녀사냥은 안되겠지만... 이미 확연한 fact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포장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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