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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뭔지.. 늙는게 뭔지..

무섬증 조회수 : 884
작성일 : 2005-09-20 10:19:06
시골에서 부모님이 농사를 좀 크게 지으시는데(특수작물) 일하시는 아주머니들이 좀 많으십니다..

토요일 아침에 일찍 내려갔더니.. 주방아주머니가 저에게 소근소근 "이과장(저희집은 아줌마들도 다 직원제) 시어머니 어제 돌아가셨어~" 하시길래.. "어머! 왜 그러셨데요.. 어디 편찮으셨나..? 어뜩한데.."했더니..
"자살"이시랩니다..

할머니가.. 연세가 82이신데.. 9월초부터 몸이 좀 불편하셨드랩니다..
그렇다고 큰병은 아니었고.. 연세가 있으시니 그냥 좀 아프셨던거지요..
이과장아줌마가 둘째며늘인데.. 큰아들은 일찍 죽고 큰며느리만 혼자 자식 키우며 살구요..
할머니가 편찮으시니까 큰며늘이 이번 추석 쇠고 저희집(서울)으로 가셔서 저희랑 같이 사시자고 했었다네요..
그러니까 할머니 생각에 이번 추석에 자식들이 다 모이면 모시는 문제를 상의할거다.. 생각해서 내가 정신이 말짱할때.. 내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생각하셔서 물에 빠져 자살하셨어요..

그날 아침부터 할머니가 손녀한테 누구야~ 할머니 읍내 좀 다녀올테니.. 언니랑 싸우지 말고 잘 지내라고 하시고 빨래도 아들며느리 옷이며 걸레며 다 하시고 집안에 티끌하나 없이 말끔히 청소까지 다 하셨다네요..

평소에 며느리한테 아가야, 울애기, 우리며느리라고 부르시고.. 일하러 다닌다고 바쁘다고 할머니가 아줌마 없을때 청소며 빨래며 다 해주시고 아줌마는 아줌마대로 어머니 힘드시다고 늦게 퇴근해서도 집안일하고 할머니 낮에 드실거 다 마련하고 그렇게 사이가 좋았었는데..
할머니가 자신때문에 자식들 힘든거 싫고, 자기가 아파서.. 정신을 놓으면 자식들간에 우애 나빠질까 싶어서.. 본인 스스로 그렇게 하셨는데.. 졸지에 아들며느리는 천하에 없는 불효자들이 되어버리더군요..
게다가.. 워낙 조그만 시골이라서 나쁜말은 얼마나 빨리 도는지..

사는게.. 왜이렇게 허망한지..
나이 드는게 무섭기만 합니다..
IP : 61.105.xxx.12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5.9.20 10:35 AM (221.164.xxx.103)

    그 분 참 강하신분이신가봐요.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결단을..모두 내일을 모르는 삶을 살아가고 ~

  • 2. ...
    '05.9.20 11:11 AM (211.196.xxx.210)

    할머니, 참 찡하네요.
    갑자기 울시아버님 생각이 나네요.
    칠순이 넘으신 나인데 항상 그러셔요.
    나는 건강해서 앞으로 20년은 더 사니까 성심성의껏 모실 생각해라...

  • 3. ㅜㅜ
    '05.9.20 11:56 AM (210.99.xxx.18)

    그 할머니 좋은 곳으로 가셨음 좋겠네요 ㅜㅜ

    정말 인생이란 허망하기 짝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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