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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앞두고 시어머니와 한판........

효우 조회수 : 2,981
작성일 : 2005-09-16 02:49:29
추석 다음날이 시어머니 생신입니다.
추석 전날은 제 생일입니다.(음력)
그래서 원래 제 생일은 양력으로 지내는데,
올해는 양력과 음력날짜가 동일해서
빼도 박도 못하고, 추석전날.... 내 생일날... 쪼그리고 앉아서 전 부쳐야 할 상황입니다.

하는거야 할 수 있지만 서글픈 마음도 어쩔 수가 없네요.

전 외며느리라
시어머니 없으면 오로지 혼자해야 합니다.

제가 직장생활을 하니
평소에는 시어머니가 낮에 대충 준비를 해놓으십니다.

그러나 제 입장에선 퇴근하면
동동거리고 12시 제사까지 일해야 하고,
마치고 뒷설겆이는 제 담당이니,
보통 3시쯤 되어야 마치고,
다음날 허겁지겁 출근합니다.

여러 제사일 중에서 추석 5일전에 제사가 있습니다.
화요일날이었죠.
수요일날 하필이면 출장이 있었습니다.
마음 초조하고 답답하고,
대구에서 대전까지 가야하는데,
밤 12시에 지내는 제사가 왜 그리 부담스럽던지...
게다가 곧 닥칠 추석, 생신, 그리고 내 생일까지...

친정은 바로 옆이지만,
친정부모님은 딸들 모두 시댁에 가는데다, 딸들이 서울에 사니,
명절엔 우리 식구라도 안가면 친정부모님은 오붓? 아니... 쓸쓸하게 명절보냅니다.
작년까진 동생네라도 무리해서 왔다가더니, 올해는 못온답니다.

그런데 추석 담날이 시어머니 생신이니,
세명의 시누가족들이 와서 자고 가죠.

시누들도 발벗고 일을 도와주니,
그것자체는 괜챦지만,
친정부모 생각에.... 이래저래 울적하네요.

화요일날 제사때 저도 하고 싶은 말 했습니다.
제사 시간도 당기고, 제사를 어떻게 개혁을 해야지...
시어머니도 연로하신데, 출근하는 내가 ... 그것도 외며느리가 제사 감당 못한다.
남편이 설겆이라도 해야 하는데, 밤깎는 것 조차 안한다...

다음날 우리집 뒤집어 졌습니다.
시어머니와 제가 단 둘이 있게 되었는데,
어떻게 이야기가 시작되었는지... 아무튼...
처음에는 어제의 연장선에서 개혁을 하자고 하면서,
시어머니도 그렇게 해라.
시어머니한테 자꾸 미루지 말고,
시집온지 10년이 넘었으면 니가 알아서 개혁해라.
왜 자꾸 늙은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미루느냐?
저는 그렇다면 제가 알아서 해도 되겠냐고 그랬죠.
그러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갑자기...

시어머니는 어떻게 신랑 설겆이를 시킬 수 있느냐?
평소에 돈버는 며느리때문에 자기가 제사 준비 다 해주는데,
그까짓 설겆이를 못해서 남편을 부려 먹을려고 하느냐?

왜 제사장을 보면 과일을 여러가지 이것저것 사느냐?
하나를 사도 옳은 것, 큰 것을 사라.
큰 과일을 써야 큰 자식이 나온다.

그리고 왜 감은 안 샀느냐?
예전부터, 대추, 밤, 감은 꼭 써야 한다는 것 모르냐?

어떻게 명태를 제사상에 안 올릴 수가 있느냐?
(이건 장보면서 핸드폰으로 명태사오라길래 오징어랑 대구포가 있으니 안사도 되느냐고 물었다고..나온소리)

그리고 예전부터 문어는 꼭 써야 한다.

저는 반박했죠.
알아서 하라 해놓고, 이렇게 제한을 두니 어떻게 알아서 하느냐...
제사장에 대해서도 일부러 비싼 씨없는 청포도랑 사서
조상들에게 안 잡순 과일도 맛보게 하는게 더 낫지 않느냐?
그랬더니, 저보고 말마다 토달지 말랍니다.

시장에서 물건안사고, 대형할인마트에서 물건사서,,,
콩나물 썩은 거나 사오고, 그게 뭐하는 짓이냐?

저 정말 눈물나올 뻔 했습니다.

일요일날 코스트코가서 큰 장은 다 봐두었습니다.
거기 콩나물이 아마도 무농약, 무방부제라서 일욜날 사둔게 화욜날 상했나봐요.
처음 가져왔을 땐 싱싱했었죠.

월요일날에도
아무래도 장본것에 빠진 것이 생기니깐 다시 장을 보러 가야했습니다.
저 일욜날도 제사에 추석이라 새벽 2시까지 집안 구석구석 다 청소하고 일하다 잤습니다.
월욜날도 출근해서... 그날따라 제가 당번이라 밤 10시까지 일하다가 퇴근했습니다.

퇴근길에 엄마 늦게 온다고 칭얼대는 둘째를
아파트 현관입구에 나오라고 전화해서,
저는 내리지도 않고 둘째 태워서 그 시간에 홈플러스에 장보고 왔습니다.

저보고 홈플러스 좋아하다가 썩은 물건이나 사온다고 하길래...
저... 시어머니에게 그랬습니다.
그 홈플러스가 너무너무 고맙다고..
24시간 영업해줘서
그 시간에 장볼 수 있게 해주니 나같은 사람은
홈플러스 아니면 제사도 못 지낸다고 그랬습니다.
그럼 어머님은 왜 낮에 몇 가지 빠진 것만 보면 되는데,
좋은 시장에서 장 봤으면 되지 않느냐 했더니,
늙어서 못하겠다고 그러더군요.
그러면 제가 장 본 결과에 대하여 심하게 말하지 마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말하면 못되게 말합니다.
솔직히 제사라는 것, 차례라는 것이 누구 조상이냐?
남편조상이지, 나랑 어머님은 무슨 상관이 있냐?
그런데 왜 우리 여자만 고생해야 하냐?
그렇다면 남자도 처가에 그만큼 하냐?

시어머니가 기가 막혀 어쩔 줄 모르더니,
그러면 너 시집은 왜 왔냐?
시집왔으면 당연히 해야하는 것 아니냐?
혼자 살지 시집은 왜 왔냐?
당신은 시집와서 시부모,시댁이 물려준 재산으로 남편이 벌어다준 돈으로 밥먹고 살았다.
자기집은 최씨(남편)문중이라 하더군요.

그러나 저는 요즘 돈도 남녀가 같이 벌고,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한다.
저는 그래서 고칠 수 있는 것은 개혁하자고 하지 않느냐?
그러는 어머님은 왜 시누 선자리 들어오면 맏이냐 아니냐를 따지냐?
왜 며느리는 이런 곳에 몰아넣고, 딸은 이런 자리 갈까봐 전전긍긍하냐?

시어머니 막 울더군요.
전 안울었습니다.

나는 시집을 온 것이 아니라,
결혼을 한 것이다.
어느 집안에 내가 흡수된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새로운 가정을 이룬 것이다.

무조건 따라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렇다고 내가 일을 회피한 적도 없으며,
고칠만한 것을 고치자고 한 것이다.

앞으로 남편은 제사일에 동참시키겠다.
어머님은 어른이라하면서 왜 중요한 결정은 며느리한테 미루느냐?

휴...........
그러고 나서 시어머니 한참을 다독거렸습니다.
어머님 덕분에 내가 직장생활할 수 있다.
모든 인간이 불완전하다.
나 역시 부족한 것 투성이라 어머님 마음에 안들 것이다.
평소에 제가 어머님 마음 상하게 한 것이 있다면 앞으로 노력해서 고치겠다.
어머님은 소중한 존재다.
(참고로 시아버님은 남편이 어렸을적 돌아가셨습니다.)

아직도 전 섭섭한 것 많습니다만...
나 스스로 잠재웠습니다.
그러다 불쑥불쑥 튀어 오르면,
82에 올려서 스트레스 풀렵니다.
시어머니도 어딘가에서 스트레스 풀겠죠.

21세기에
변해가는 여성의 지위에
18세기의 제사, 명절 풍습은 도무지 맞지가 않습니다.

알고 있나요?
원래 제사는 조선 중기까지만 해도 사대부 집안에서만 했습니다.
조선 중기이후 사림파가 권력을 잡게 되면서부터,
향약과 서원을 통해 성리학 이념을 민초들에게까지 주입시켰죠.
그리고 양반들만의 문화였던 제사는 평민들에까지 파급되고,
이젠 전국민이 제사를 지내게 된 것입니다.

제사가 우리의 고유 풍습이라구요?
고유의 풍습은 항상 변하고 있습니다.
전 얼굴도 모르는 증조 시조부님 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살갑게 지내던 외할머니 제사를 더 가고 싶습니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시댁 제사였습니다.
저는 외할아버지 장례식에 가겠다고 하고,
시어머니는 안가게 하고 싶어서 신경전을 벌이던 일이 다시 생각나네요.

남편은 제 말에 거의 동의하지만 우유부단하고,
시어머니는 생각이 정지해 있습니다.
그러나 저도 이 상태를 그대로 끌고 갈 수가 없어요.
더 연로하시면 혼자서 1년에 7차례의 제사를 직장생활하며 저혼자 어찌 하나요?
IP : 58.102.xxx.12
4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앙.
    '05.9.16 3:05 AM (211.32.xxx.106)

    어찌 추석을 앞뒤로 일들이 빡빡하게 잇는지..많이 힘드시겟어요.
    사대부집안에서만 제사를 지낸다는 원글님의 말씀 모두맞지만
    그게 과연 이시대 시어머님들에게 통하는 이야기 인지 모르겟네요.
    왜 이래야 하냐...막 한탄하고 들면 울 친정엄마는 그럼 결혼왜 했냐고 그러시네요.
    아무래도 다음다음 세대에야 조금 바뀔듯...
    그많은 제사 명절 혼자지내시느라 넘 고생이셔요..휴.

  • 2. 시대에맞게
    '05.9.16 3:46 AM (61.249.xxx.221)

    요즘 절에다 위페모시고 제사비용 조금 들여서 간편히들 하거든요 (참석안해도됨) 그런쪽으로 알아보셔요 직장 생활하시면서 1년에 7차례 제사 모셨다면 원글님도 그동안 하실만큼 하셨네요

  • 3. ^^
    '05.9.16 5:36 AM (221.148.xxx.64)

    이미 상속등기는 하신거죠?
    상속은 배우자가 반이 아니라 1.5예요. 나머지 자식들이 1씩이구요
    그럼 어머님 몫이 6900만원 정도 되고 원글님 형제들 지분이 일인당 4600만원 정도 됩니다.

    상속재산은 원래 일처리 잘못하면 골치아파지기 때문에 부동산에서도 각자 통장으로
    넣어줄테니 미리 얘기하세요..

  • 4. plumtea
    '05.9.16 6:31 AM (211.117.xxx.66)

    저도 외며느리...랍니다.
    직장 다니시면서 늦은 시간에 그렇게 장보고 다 준비하시니 전 존경스럽기까지 하네요. 그 정도 하시면 정말 다 하시는 것 아닌가요?
    하다못해 친정 엄마와도 의견 충돌은 있고 견해차가 있는데 시어머니는 오죽하겠어요. 그래도 슬기롭게 잘 하셨네요. 저는 생각만 많을 뿐 말은 잘 못 꺼낸답니다. 그냥 뒤에서 궁시렁 앞에서는 네...
    대신 저는 제사가 없어요. 저희 시댁도 둘째시고 시댁 본가가 너무 멀어 시어머니도 결혼하시고 10번 미만으로 내려갔다 오셨데요. 그러니 저더러 제사 시집살이 시키시는 일은 없지요. 그런데도 명절이 다가오고 하면 스트레스인데 님은 생일에 생신에...마음이 많이 쓰이시겠어요. 이럴땐 외며느리 별로지요?
    시어머님 잘 다독여서(ㅋㅋㅋ) 슬기롭게 대처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 5. ....
    '05.9.16 6:30 AM (220.93.xxx.230)

    대단하시네요.. 저는 바보같이 당하고만 사는데..
    제속이 시원합니다. 존경합니다.

  • 6. 일일일
    '05.9.16 6:44 AM (211.220.xxx.21)

    눈비비고 팔이쿡 눈도장 할까하고 열어본 자게판
    로긴하게 만드시는군요^^
    음.. 토닥토닥^^
    여기도 왕팬합니다.
    아자아자!!!!!

  • 7. 효우님..
    '05.9.16 8:04 AM (211.204.xxx.53)

    저번부터 느낀건데 넘 멋지세요. 저 팬할래요~ ^^

  • 8. 멋지다.
    '05.9.16 8:16 AM (210.94.xxx.89)

    잘하셨어요.

    한번은 해주셔야 합니다. 멋져요.

  • 9. ..
    '05.9.16 8:40 AM (218.157.xxx.67)

    정말 잘하셧네요
    조금씩 힘들어도 바꾸고 살아야죠
    자기딸은 맏이 안보낼려고 하고 며느리는 맏이노릇잘하라고 닥달하고.
    정말 잘하셨어요 !!

  • 10. 와...
    '05.9.16 8:45 AM (203.247.xxx.11)

    잘하셨어요.. 시집온게 아니라... 결혼을 해서 한 가정을 이룬거다.......... 멋지십니다!! 우리 며느리들.. 목소리 좀 냅시다!

  • 11. 외며느리
    '05.9.16 8:47 AM (86.128.xxx.141)

    박수 쳐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외며느리라 글 읽고 나니, 제 속이 다 후련하네요.
    전 언제쯤 제 속의 말을 어머님께 할 수 있을지...

  • 12. 베네치아
    '05.9.16 8:56 AM (218.232.xxx.246)

    우와~~
    정말 속이 다 후련합니다.
    저도 생판 얼굴도 모르는 증조부 제사라고 애안고 지하철타고 새마을호타고(것도 애가 찡찡거려 3시간을 서서.. ㅠ ㅠ) 비적비적갔던게 기억납니다.
    그래도 님에비하면 새발의 피지만..
    여튼 화이팅~!!입니다. ^^

  • 13. ....
    '05.9.16 9:05 AM (211.104.xxx.106)

    일단 잘 하셨습니다....백번 잘하신 일입니다....
    님 말씀에 백번 공감하지만....저두 직장생활하지만....친정제사 일년에 20번 보고 자랐지만....
    남편 먼저 보내고 오랜 세월 며느리로 살아오셨을 님 시어머님 생각하면 안되셨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고 시어머니 뜻을 따르자니 님의 삶을 희생해야할 것이고...
    님의 뜻을 관철하시며....
    완전히는 어렵겠지만 시어머니의 지나온 세월을 다독여주시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편한 시어머니는 아니시지만 글을 읽어보니 남편 있는 우리 시어머니보다도 합리적인 분 같습니다.

  • 14. 유언
    '05.9.16 9:03 AM (220.86.xxx.248)

    들을 합시다.
    나 죽거든 ...
    제사같은거 지내지 말라고. 추억만 하라고.

  • 15. 멋지심!
    '05.9.16 9:11 AM (61.37.xxx.2)

    멋지세요...꼭 간략하게 바꾸시고..필요없는거 빼고 하시길!
    이제 정말 바뀌어야 합니다..
    저희는.. 시할아버지께서..바꾸셨습니다..정통유교집안이었는데.. 제사 금지령을 내리시고..지금은 돌아가셨지만요.. 저는 얼굴도 못본 시할아버지가..정말 고맙고..앞서가신 합리적인 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후손에게 기억되는게 좋은거 아니겠습니까?
    꼭 바꾸시고.. 대신..더 잘해드리세요! 평생 살아온 것을 바꿔야할 시어머니께...

  • 16. ㅎㅎ
    '05.9.16 9:10 AM (222.238.xxx.42)

    짝짝.. 잘하셨네요. 님말 틀린거 하나 없네요.
    조상 제사지내는것이 복받기 위한거라면 저는 그런 복 않받고 않지내겠습니다.
    더구나 나완 아무상관없는 남편 조상? 켁..입니다.
    죽으면 흔적없이 사라질 육신..끝.. 내세 그런거 없습니다. 현세에서 살면서 행복한게 최고.
    제발 살아있을때..다들..편하게들 살자구요.. 왜 죽어서까지 후손 골탕먹입니까?

  • 17. 효우님,
    '05.9.16 9:15 AM (222.235.xxx.145)

    대리만족으로 속이 화악~풀렸습니다....
    방금전, 부석땜에 싸우셨다는 분께 댓글 달고 이리루 왔는데,
    제가 어리버리 답글 다는 거보다,
    그분이 이글 보고 고.대,루 하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네요....

  • 18. 공감200%
    '05.9.16 9:16 AM (211.114.xxx.129)

    저도 맏며느리인데 8월말부터 추석전까지 제사가 3번이었어요.
    제사는 명절포함하여 총9번 지내지요. 저도 직장 다니고요.
    우리 아들 세대에선 분명 달라져야 하는데 가능할까요?
    저도 우리외할머니 제사에 가고 싶답니다. 멀기도하고 직장 다니랴 살림하랴 바빠서 못가지요

  • 19. 잘 하셨어요
    '05.9.16 9:23 AM (211.109.xxx.29)

    님 글이 절절이 와닿네요. 저도 시누많은 집 외며느리거든요. 큰집이 아니라 제사는 없지만, 제사빼곤 님네하고 별반 다를게 없을거에요.
    시어머니들..정말 님 말마따나 완전 정지되어 있어요.
    그리고 억하심정이랄까...나도 겪었으니 너도 겪어봐라란 심뽀...
    읽는데 제 속이 다 후련하네요.

  • 20. 와우
    '05.9.16 9:31 AM (220.126.xxx.129)

    정말 훌륭하세요.
    저희 친정 할머니와 시할머니가 정말 대비 되시거든요.
    저희 친정 할머니는 제사지내는 문제때문에 며느리인 저희 친정 어머니를 들들 볶아 대시다
    돌아가시면서 후회하시고, 저희 시할머니는 아직 살아 계신데, 당신 며느리(즉, 저의 시어머니)
    직장생활 하시고 바쁘고, 모든게 허례허식이라고 돌아가신 시할아버님 제사도 아주 간단하게
    추억하는 시간으로 만들자고 계혁하셨습니다. 지금 연세 80넘으셨는데, 굉장히 깨인 분이시죠.
    그렇게 해 주시니 오히려 얼굴 뵙지도 못했지만 돌아가신 시할아버님 추억하면서
    저도 옛날 시할아버님을 뵌 것 마냥 알아가는 모습이 정말 저희 친정의 모습과 대비되더군요.
    저도 제사는 챙기진 않지만 저희 시할머니가 오히려 더 훌륭해 보여서 존경스럽구요.

  • 21. 추석이생일..
    '05.9.16 9:35 AM (61.81.xxx.189)

    저는 추석날이 생일입니다 음력 8월15일날이죠 생일날 파출부 노릇만 죽도록합니다

  • 22. 합가
    '05.9.16 9:43 AM (218.154.xxx.170)

    효우님..
    합가를 조심스럽게 남편분께 말씀 드려 보면 어떨까요?

  • 23. 얼어죽을놈의제사
    '05.9.16 9:44 AM (203.229.xxx.1)

    제사라는게 다 불효자들의 한풀이 같습니다.
    살아계실때 진작 잘하지 죽고 나서 제사가 뭔 소용이랍니까?
    조상인지 먼지 얼굴 보도 듣도 못한 며느리들에게 짐을 지우냐고요..
    일년에 여러번 제사지내는 분들.. 정말 안쓰럽네요.. 에효

  • 24. 한 수 위
    '05.9.16 9:50 AM (211.112.xxx.49)

    맘에 와 닿는 말이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나는 시집을 온 것이 아니라,
    결혼을 한 것이다.
    어느 집안에 내가 흡수된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새로운 가정을 이룬 것이다."

    "그러는 어머님은 왜 시누 선자리 들어오면 맏이냐 아니냐를 따지냐?
    왜 며느리는 이런 곳에 몰아넣고, 딸은 이런 자리 갈까봐 전전긍긍하냐?"

    현명하시고.. 이런 말들 끝에 시어머니를 다독거리셨다니.. 사려도 깊으시구요.. 존경합니다..

  • 25. 윗분
    '05.9.16 9:57 AM (220.90.xxx.182)

    제사라는게 다 불효자들의 한풀이 같습니다.--이말 맞는거 같아요..제 남편을 보면 ㅜㅜ
    효우님
    잘하셨어요..멋집니다.
    조심스럽게 저도 시아버님제사만 따로 지내고 나머진 합제하셔도 될 듯싶어요

  • 26. 이수미
    '05.9.16 9:57 AM (211.114.xxx.50)

    저야 8남매 맏며느리지만 님을 보고 무늬만 인것 같아 죄송합니다.
    저두 28년을 직장에 다니고 함께 모시고 살지도 않고 더군다나 시집오고 5년정도 지나서 어머님이
    기독교신자로 되셔셔 제사하구는 무관하지만 1년에 몇번 명절때 차밀려 혼자서 스틱으로된 자동차로
    20시간을 몰고 졸면서 가기를 여러해 반복하였지요
    저의 친정엄마 명절만 되면 울 신랑에게 막 뭐라 합니다, 자네는 운전도 안하고 무엇하냐고 직장에서
    힘든 우리 딸만 운전시킨다고 평생 명절날 친정간날 없답니다.
    우리 시부모 무슨 복에 명절날 바로 딸 3, 모두 사위와 함께 옵니다.
    저희 며늘들 친정 보낼 생각 안합니다. 친정은 서울 저는 서울 아주 가깝게 살지만 직장다니는 고명달이면서 맏딸 엄마가 얼굴 보기힘들다 하네요
    그래도 함깨 사는 님보다야 낫지만
    그런데 한가지 또 걱장입니다. 제 딸이 외며눌 홀시어머니인 아들과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벌써부터 걱정되네요
    님 너무 잘하셨어요 또 어머님 덕분에 아이들 잘키우고 직장도 충실히 다닐수 있다고 어머님을 토탁하여주셔셔 나이들면 아이된다고 그저 어머님이 최고라 하시고 지금처럼 여자로서 느끼는 부분은
    어머님의 감성적인 면에 호소하는 수 밖에요 당신의 딸이야기는 참 잘하셨내요
    센스와 인간으로서 정체성이 있는분 박수 보냅니다 짝짝짝 ~~~^^*
    당신은 아주 소중한 분입니다. 숨쉴때마다 행복하세요

  • 27. 아..
    '05.9.16 10:04 AM (219.250.xxx.227)

    부러워요..
    저희는 시아버님이 막내시라서 지금은 저희까지 큰댁 제사에 참석하지는 않거든요..
    저희 시어머님도 명절에도 같은 서울에 있는 큰댁에 안가세요..

    근데 넘 웃기게 며느리 들이고나서는..
    본이들이 안하고 사신걸 다 받으시려는거예요..

    꼭 묘자리봐서 화장도 싫고 납골당도 싫고 묘를 만들어달래고..
    제사도 지내달래고..ㅠ.ㅠ;;
    저희 친정은 종갓집인데도 다 개혁해서
    돌아가신날 모여서 그냥 간단하게 저녁먹으면서 서로 얼굴보고
    할아버지할머니묘까지 다 납골당에 새로 모셔서
    언제든 맘편히 뵙고올수 있게 바꿨거든요..

    근데 그거보고 그 좁은데 들어가서 어찌사냐고..난 싫다고..저한테 그러시데요..ㅎㅎ;;

    울 형님이랑 아주버님은..사실 본가에 별 정도 없어서 친정쪽으로만 나도시는데..
    아마 두분 돌아가시고나면..옴팡 제가다 뒤집어쓸것 같은 분위기예요..무서워요..

  • 28. 우와
    '05.9.16 10:10 AM (202.156.xxx.138)

    마무리까지 훌륭하십니다.
    어머님 지금은 섭섭하셔도
    속으로는 옳은말이다 하고 계실 꺼에요.
    박수 짝짝짝!!!

  • 29. 오..
    '05.9.16 10:22 AM (221.154.xxx.31)

    good job.. 정말 훌륭하십니다.

    "시어머니 막 울더군요.
    전 안울었습니다."
    -> 전 이 부분이 젤로 좋은데요.
    울면 지는 거에요.

  • 30. 동감
    '05.9.16 10:22 AM (222.116.xxx.200)

    저희 집안 양가 다 간단하게 합니다. 우리 친정 부모님께서는 10시면 파제하고 가서 쉬고
    내일 일하라고 하십니다. 시댁도 저의 집에서 하는 제사는 11시면 파제하고 편안하게 합니다.
    산 사람도 살아야지 안 그렇습니까? 저도 유언을 해서 제사 모시지 말라고 할 겁니다.
    제사는 돌아가신 분 기억하고 식구들이 모여서 서로 행복하게 식사 한끼하는 수준이면
    되지 않을까요. 저 정말 우리 세대 쿨한 세대가 되었음해요.
    어차피 자식대까지 이 분위기 이어지지 않을 거면. 참 저의 친정 제사도 양력으로 모신다는^^

  • 31. 완전 기립 박수!
    '05.9.16 10:28 AM (168.154.xxx.127)

    요즘 아이들이 하는 말로.. "지대 멋지3"
    번역 → 진짜 제대로 멋지십니다!!!
    이제 며느리들도 할말 하고 살아야 합니다.
    효우님 팬 될 것 같아요!!!!

  • 32. 맞아요
    '05.9.16 11:01 AM (211.216.xxx.184)

    저희도 지난 화욜에 제사였거든요.
    그날 남편이랑 얘기했는데..
    '제사'만 없어도 훨씬 우리가 살기편할거라고.. 여자들이 맘고생 안할거라고.. 돌아오는 명절이 끔찍히 싫지만은 않을거라고.. 얘기했었네요.

  • 33. 적극동감
    '05.9.16 11:03 AM (221.146.xxx.249)

    님 말씀이 백번 옳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증조할아버지.. 알게 몹니까?

  • 34. 효우님...
    '05.9.16 1:02 PM (211.47.xxx.223)

    전 복사해서 컴에 저장해놨어요. 되풀이 읽고 울 시모에게 써먹을라구요.
    종종 뵙는 닉네임인데, 오늘을 기해 님의 닉네임이 아주 반가워질것 같아요.
    행복하세요!^^

  • 35. 개혁하시는김에
    '05.9.16 1:20 PM (220.83.xxx.227)

    좀 더 하세요~ (정말 속시원한 글에 제 맘도 후련해지는...대단하세요~!)
    추석 5일전에 있는 제사... 추석날 같이 해버리세요~
    그리고 효우님 생일과 시어머님 생신 합쳐서 추석 전날이나 추석날로 해버리시고...
    저희는 시할아버지 제사가 설 3일훈데 저희를 안부르셔서 너무 다행이였다는...-_-;;
    그러더니 사할머니 제사땐 저 혼자라도 오라고 해서 갔다오고...ㅜ.ㅜ
    얼굴도 모르는 분들 제사... 자기네들 핏줄은 나몰라라 하고 애꿎은 사람들만 잡아요!

  • 36. .....
    '05.9.16 1:26 PM (220.75.xxx.236)

    정말 존경스럽네요
    머지 않아 시어머님도 님께 기대고 의지하실겁니다

  • 37. 효우님...
    '05.9.16 2:08 PM (211.217.xxx.83)

    같으신분이 계신거 알고나니 우리나라 며느리들의 앞날이 그래도 밝다는 생각을 합니다.
    현명하고 지혜로우신 분이시네요.
    거기에 정도 많으신듯... 시어머니 몇년 후에는 님을 딸보다 편하게 생각하시면서
    정 주실 거에요.
    어떻게 보면 시어머니도 며느리로 살아온 이땅의 여자들중에 자신도 모르는 피해자이시거든요.
    두고 두고 행복하시고
    그 기개 오래도록 .... 응원을 보냅니다.

  • 38. 파란마음
    '05.9.16 2:58 PM (211.204.xxx.64)

    효우님...잘하셨어요.
    저도 시누 둘 외며느리지만,시가가 기독교라 제사를 안지내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제가 힘들다 한게 진짜 새발의 피였네요...부끄러워요.

    직장 다니시면서 진짜 최선을 다하셨네요.
    최선을 다 한 사람의 말이라 시어머님께도 분명히 각인이 되었을거예요.
    힘들겠지만 개혁 멈추지 마시고,멋진 며느리,딸 엄마,아내가 되시길 바랍니다.
    내일이 생일이시네요? 생일 많이 많이 축하축하..축하 드립니다!!!

  • 39. 쌍둥이맘
    '05.9.16 3:06 PM (210.218.xxx.183)

    조기 해동을 충분히 시키셔야 해요...생선은 얼어있고 무쇠팬은 뜨겁고 온도 차이땜에 붙어요...
    해동시키기 시간이 좀 그러면 지퍼락같은곳에 생선넣고 물 받아 담아두면 해동 되요 아님 전자렌지에 돌리던지 암튼 해동시키는거 중요해요//온도 차이 많이 안 나게...

  • 40. 그떄
    '05.9.16 3:31 PM (221.149.xxx.136)

    그거 있는데 법은 모르겠고,
    주민의 야간숙면권?은 방해하는것 같아요

  • 41. ㅜㅜ
    '05.9.16 4:02 PM (211.255.xxx.114)

    아침에도 읽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또 감동의 물결이군요

    저희집은 제사도 2번 밖에 없어요 저희가 가는건

    근데도 시부모님, 저희 부부, 도련님 생일 5번,
    명절 2번,
    제사 2번

    다 합쳐 10번도 안된다해도 1년은 12번 밖에 안되는걸요

    정말 짜증납니다.

    차례보다도 멀리계신 친정부모님 손이라도 한번 더 잡아보고 싶은게 못난 딸의 마음입니다. ㅜㅜ

  • 42. 캔디
    '05.9.17 3:43 AM (220.121.xxx.117)

    추도예배 드립니다. 작은 댁이 불교신자라 눈치보며 음식 장만 다하시던 어머니 돌아가시고 제 차지가 되어서 싸아악 무시하고 모인 친지 식사준비만 합니다. 형식의 차이일뿐 제사나 예배가 다를리 없고 음식 장만에 그리 돈 쏟아부을 일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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