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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좀 살려줄 방법 없을까요?

풀 죽은 아이... 조회수 : 588
작성일 : 2005-09-15 13:54:05

우리집 둘째딸이 지금 1학년이예요.
주변 부모들보면 대부분이 그렇듯이 저에겐 너무 귀엽고 소중하고 똑똑한 '둘째' 아이죠^^.

전 얘가 학교 들어가면 너무 즐겁게 다닐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동네에서도 우리 애가
할머니 댁에라도 오래 갔다 오면, 너무 조용해서 심심하다고 할 정도로 목소리도 크구요^^.

그런데 얘가 학교에 들어 가서 며칠 지난 후부터 재미없다, 가기 싫다고 말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전 유치원 때보다 한반 친구들 수도 많고, 얘가 좀 처음 맞는 환경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타입인 걸 어느 정도 겪어 봤기 때문에, 좋게좋게 기분도 맞춰 주고 하면서 2학기까지
왔죠. 중간에 몇몇 친구들, 엄마들과 만나 놀고 할 때도 보면 주도적인 역할을 하진 못해도
왠만큼 어울리는 걸 봤구요.

그런데 얼마 전 친구 생일 파티할 때 가만히 보니 예전보다 더 겉도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엄마들도 많이 와 있어서 더 부끄럼을 탔을 수도 있지만, 조잘대며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많이 속상했어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원인을 분석해 봤더니;

1. 얘가 왼손잡이인데, 학년 초부터 선생님이 오른손으로만 글씨를 쓰라고 해서 갈등이 시작된 게
   아닌가 싶어요. 알림장 쓸 때랑 너무 힘들다고 몇번이나 얘기했고, 처음엔 정말 보기 힘들 정도로
   휘날려 썼지요. 선생님도 그리 엄하신 분은 아닌데, 1학년 선생님들 중에는 거의 사명감을 갖고
   왼손글씨를 못쓰게 하시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미리 오른손 연습을 시키지 않은 게 후회스러
   웠지만, 한편으론 장기적으로 볼 때 글씨는 오른손으로 쓰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어  선생님께
   따로 어필하지는 않았어요.

2. 애가 원래 처음 부딪히는 환경에 대해서 수줍음을 타는 성격인데, 선생님이 자꾸 글씨 때문에
   못한다 하고, 또 (이건 저의 잘못인데요ㅠ.ㅠ) 주변 정리도 잘 못한다고 지적을 하시고  하니
   자신감을 잃고, 맥없이 학교생활을 한 게 아닌가 싶어요. 다른 아이들이 볼 때도 '쟨 선생님한테
   지적을 받는 애' 라는 인식이 굳어져 좀 놀기 싫게 됐을 수도(1학년 아이들에겐 가능한 심리일 듯)
   있구요.

   입학후 한달 정도 지났을 때, 자기 반에 친구가 없어 심심하고, 가기 싫다고 하길래(동네의 또래
   친구들하고는 너무 잘 놀죠!) 선생님께 전화 상담도 해보고, 급식 당번 하러 가서도 얘기 나누고
   해 봤는데, 선생님은 글씨는 많이 좋아지고 있고, 1학년 아이들은 사실 혼자 노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좋게만 말씀하시더라구요.

3. 또,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 옆에 사는데 반해, 저희 집은 학교에서 좀 떨어져 있어요. 아이는
   그래서 친구들과 놀 시간이 없다고, 우리도 학교 옆으로 이사가자고 하더라구요. 사실 같은 단지
   내에 살아도, 각자 학원 때문에 많이 놀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거리상 멀리 떨어져 있는 것 보단
   얼굴 보고 놀 시간이 많긴 하겠죠. 하지만 이사 간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

저도 한편으론 그냥 놔 두면, 차츰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지금쯤 개입을 해서 좀 더 빨리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 주고 싶거든요.
그래서 다음과 같은 방안들을 생각해 봤어요.

1. 아이에게 IQ 검사 하러 간다고 데려가서(물론 IQ 검사도 하고), 심리검사를 받고, 상담한다.

2. (저희가 지금 이사할 시기도 됐고 하니) 학교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한다.

3. 아니면 아예 다른 곳으로 이사하여 전학한 후(지금 학교 옆보다 다른 곳에 맘에 드는 집이 있어서요),
   처음 적응 시기에 신경을 많이 써 준다. (사실 제가 아이를 예뻐만 하지, 요것조것 챙겨 주거나,
   엄하게 규율을 잡거나 하지 못하는 성격이거든요. 큰 애는 이런 성격대로만 키워도 별 문제가
   없었는데, 이 아이는 좀 다르니, 저도 변해야 할 것 같아요.)  

-----------------------------------------------------------------------------------

얘기 너무 길게 썼죠?(사실 하고 싶은 얘기는 더 많아요...)

여러분도 한번 내 아이처럼 생각해 보시고,
비슷한 경험, 좋은 방안이 있으면 얘기해 많이 해 주세요.
IP : 211.204.xxx.12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5.9.15 2:12 PM (218.234.xxx.67)

    우리아이도 왼손잡이인데, 초1때 선생님이 사명감을 갖고 하셨어요.
    왼손으로 쓸때는 제법 글씨도 예뻤는데 지금 오른손으로쓰는데 본인 아니면 못알아봐요.
    지금 대학생인데, 그때 선생님 한테 무지 스트레스 받았다며, 그냥두지그랬냐고 하네요..
    수업 중에 큰소리로 '손 바꿔' 하시는 것이 그리 좋치는 않았겠지요.

    제가 지금이라면 선생님께 상담하여 선생님이 기살려주는 방법이 효과가 있을 듯하네요.

    제 소심한 큰아이 초등 3학년 때 전학와서 먼저 학교 만 그리워하는 것 보고 선생님과 상담하고 선생
    님이 도와주워서 다시 대장(?) 노릇 하던 생각이 나네요.



    다른 것은 모르겠고 제가 아는 이야기만 씁니다.

  • 2. 같은 고민
    '05.9.15 3:37 PM (211.203.xxx.74)

    제 이야기 같아서 눈팅만 하다가 첨 글 올려 봅니다
    우리 아이도 둘째가 초등 1학년인데 왼손잡이에요.
    입학후에 선생님 찾아뵙고 학습상담을 했거든요
    사실 한글이 잘 안되서리.... 왼손잡이라고 이야기 하시길래
    먹는거는 왼손으로 해도 글쓰고 하는거는 오른손으로
    시킬려고 한다고 했거든요. 선생님도 오른손으로 글을 써야 나중에 고학년 올라가서
    글쓰고 공부하는데 속도도 있고 좋다고 하시더라구요
    한글도 첨부터 모르는 상태로 두고 가르치신다길래 그러겠지 했는데...

    한달 지나고 부터는 받아쓰기 100급까지 미리 만들어서 주시고 코팅해서 집에서 연습하라더니
    매일 한급(10문제)씩 시험보더라구요. 집에서 5번씩 연습하고 몇점이하는 남아서 몇번쓰게하고..
    솔직히 선생님이 그렇게 아이들 신경쓰시는지 모르겠고 못하는 아이 남겨놓고 쓰라시면서
    옆반에서 같은학년 선생님과 다과하고 수다떨고 하는게 믿음이 안가더라구요.

    1학기 방학즘에 종합학원에 보냈거든요(단과는 없고 학습지는 엄마가 봐줄 시간이 없고-맞벌이라)
    방학중에 일주일 친척집에 보내고 오니 진도 안나간거 한다고 매일같이 아이 잡아두고
    공부시켜서 결국은 적응 못하고 스트레스만 받고 학원도 그만뒀거든요
    (학원도 자기들 한달씩 책 떼잖아요)

    *다른아이들 다 가는데 혼자 남아서 하는게 지가 못해서 그런갑다고 자책에 자신감 상실에
    스트레스 엄청 받았는지 갈떄마다 울고 배아프고 토하고 자다 깨서 방을 돌아다니고....
    엄마 욕심에 아이 망치는줄 알고 엄청 놀랬어요

    2학기 개학후에도 학교서 받아쓰기 맨날 보는데 더 어렵죠
    점수가 맨날 바닥을 기는데... 오죽하면 아이가 100번을 써도 자기는 점수 못받을거라고 자책하데요
    선생님께 이러이러해서 학원도 중도 포기하고 그랬으니 남아서 공부시키는거 하지말고 보내주세요
    했거든요 그래도 조금씩 남아서 했나봐요. 몇일전엔 아들녀석 선생님이 그렇게 공부하기 싫으면
    평생 그러고 살라고 했다고... 좀 야박하고 선생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럽습니다.

    오늘 남편이 선생님 찾아뵙고 아이의 검사결과난 현 상황을 이야기하러 갑니다
    대체로 엄마가 많이 찾아다니는데 엄마는 좀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고 아빠가 가시면 어려워하시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남편 보냈어요(제가 몇번 갔는데 받아쓰기 친구들 많이 틀려서 남으라고 하는데
    반아이 다 있는데 누구는 엄마가 남기지 말고 보내주라 그랬다고 얘기 하더랍니다 . 씁쓸하죠..)

    지금은 심리상담 받고 지능검사하고 학습 클리닉 끊어서 다녀요
    지능은 정상인데 행동과 언어적인게 차이가 많이 벌어진다고
    (공부라는 것보다 놀이로 생각하고 할수있도록 할려고 또 조금은 산만하게 움직이고 해서)
    무엇보다 자신감 상실로 무기력감(아무것도 하기싫어합니다)으로 소아우울증도 올수 있다고 합니다

    *꼭 이상이 있어서 상담 받는다기 보다 검사는 받아도 좋을듯 싶어요
    (방학전에 예약했는데 개학하고 검사했거든요. 그만큼 검사하는 사람이 많더라구요)
    아이 성격이나나 생각이나 가족에 대한 생각등도 같이 나옵니다
    부모로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또 반짝하다 흐지부지 되는게 많은데
    아이들은 부무의 꾸준한 관심과 격려가 큰 힘이 되는거 같습니다.

  • 3. 초1엄마
    '05.9.15 3:35 PM (211.201.xxx.30)

    같은 1학년이어서 반가워서 글 남겨요
    저도 어제 아이때문에 속상해서 글 남겼다가 도움 많이 받았어요
    1.우선 제가 왼손잡이예요
    연필잡고 밥먹는것만 오른손이고 나머지는 왼손인데요
    그 당시는 지금처럼 왼슨잡이에 대한 인식이 좋지는 않았고요
    그래서 가위질도 창피해서 책상밑에서 몰래하곤 했던 기억이있어요
    지금은 당근 왼손잡이를 자랑으로 알지요
    하지만 제 딸도 유전적으로 왼손잡이이지만
    오른손잡이로 만들었어요
    제가 놀림 받던 기억이 싫어서요
    이 부분은 님이 잘 생각해보시길 바래요
    답이 없네요

    2.아이들이 생각보다 영악해요
    제 아이반에도 여자가 남자보다 많은데
    여자가 남자짝궁을 골라서 한달 정도 짝궁한 적이 있어요
    근데 2명만 짝궁을 못 만나서 남자끼리 짝궁을 했대요
    우리 아이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공부못하고 선생님에게 잘 혼나는 아이여서 짝궁이 없다고 하더군요
    일단 선생님 지적을 받지 않도록 준비물 잘 챙겨주시구요
    시간나면 학교에 자주 급식끝나고 가서 님의 아이 사물함도 정리해주고 책상정리도 해주고 오세요
    엄마가 자주 챙겨주는게 도리인 듯해요
    저도 그런 타입이 아니고 믿고 맡기는 타입인데 이제라도 바꿔보려구요
    책가방도 매일 같이 챙기고
    자주 학교에 가서 사물함도 챙겨주고 하려구요

    3.이사도 고려해보시면 좋을 것 같구요
    한가지 더 조언드리면 학교아이들이 많이가는 태권도 학원 같은데 보내보시면 어떨까요
    같은 반 아이는 아니어도 또래를 사귀면 내년이나 그 후에도 같은 학원친구라는 게 인맥으로 작용할 수 도 있지요
    저의 아이도 이사와서 친구가 없었는데 지금은 동네 학원을 보내니
    쟤는 피아노학원친군데 3반이야
    쟤는 이름이 뭐고 태권도 같이 다니는데 5반이야
    이런식으로 지나는 아이마다 다 인사하고 그래서 재가 좀 놀랬어요
    우리아이가 천상 여자라는 말을 들을 만큼 내성적이고 그랬는데
    학원친구들이 아는 체 많이하고 챙겨주고 하니깐 좋은가봐요
    많이 명랑해지고 학교생활도 씩씩하게 잘한답니다

  • 4. 원글맘
    '05.9.15 6:22 PM (211.204.xxx.225)

    다들 진심 어린 글 올려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전문가와의 상담, 선생님께 협조 요청, 학교생활 챙겨주기, 학원 같이 보내기, 또는 이사,
    모두 타당성이 있는 방안들이네요.
    실천에 옮긴 후, 어떤 좋은 변화들이 나타나는지 다시 글 올리고 싶어요.
    비슷한 고민 하시는 더 많은 분들이 계실 거 같아서요.

    그리고...선생님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그 중에서도 1학년 선생님들은 힘드시더라도

    '본인이, 한 아이의 장래에, 그 짧은 기간 동안,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대해 주시면 하는 생각이 또 드네요.

  • 5. 라니
    '05.9.15 7:01 PM (219.241.xxx.105)

    그래요,,, 왼손 잡이와 소심한 성격...
    분통 터지는 것은 획일화로 만드는 우리 학교의 현실 말이죠.
    내 아이는 셋 중에 둘이나 왼손잡이,,, 2째와 3째가 그렇지요.
    열심히 편지를 날리시고 선생님과 상담, 또 전화를 하세요.
    그래도 안 통하시는 선생님이시라면 그 아이의 일년 운세랍니다.

  • 6. 왼손잡이
    '05.9.15 7:36 PM (211.196.xxx.229)

    우리딸도 왼손잡인데요.
    전 그냥 놔두었어요. 스트레스주지 않고요.
    초1선생님이 왼손잡이라 걱정하는 저에게 괜찮아요,
    저도 그래요, 양손잡이가 좋으니까 되면 좋고...
    넘 스트레스주지 마세요.
    결국 양손잡이도 못 만들었지만 그걸로 스트레스주는
    선생님도 안 만나 그런 고민은 안했어요.
    생각해보니 학교에 신경쓰지 못 했어도
    다행히 좋은 선생님들 만났나봐요.

  • 7. 같은 고민
    '05.9.16 3:29 PM (211.203.xxx.74)

    학교에 보내는 이상 학교 선생님과 진심으로 대화를 하고
    어려운 문제를 상담하시는게 젤 좋은거 같아요.
    저희 남편이 선생님 뵙고 검사결과 보여드리고
    최후로 1년 꿀려서 다시보낼 생각까지 했다고 이것저것 이야기하니
    그 정도인줄 몰랐다고 아이의 학교생활이랑 이야기해주시고
    앞으로 잘 챙겨 보신다고 하시더라구요.

    집에서 아무리 잘해도 학교 선생님께서 친구들앞에서 칭찬도 해주시고
    격려도 해주시고 하셔야 아이가 자신감이 생기는거 같더라구요.

    저도 1학기에 한번 찾아뵙고 내내 있었는데
    특별히 뭘 사들고 간다기 보다 아이의 학교생활을
    많이 상담하시면서 안좋은거 고치고 잘한거 칭찬하고
    꾸준히 하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지금 많이 후회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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