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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해피엔딩일까?
아이도 하나, 6살된 아들 녀석도 있구요...
우리가 만난 건 10년 전 쯤 인데 그때는 여러가지로 힘들었던 때 였어요.
죽을 뻔 한 고비도 넘기고 죽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 내가 내 자신을 더이상 받아 들이기 힘들 때
나조차 내가 싫을 때 지금 남편을 만났어요. 전 예쁘지도 않고 능력도 그다지 없고 집안도 평범하고 그래서 제 자신에 대해 자신감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연애도 한 번 못해본 정말 그저그런 애였는데 남편은 그런 절 많이 사랑해 줬어요. 제게 힘이 많이 됬죠.남편때문에 세상이 달라 보이고 내가 가치있어보였어요.안 보면 힘들고 이사람 없이는 못살거 같고 내가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이고 남자로 날 처음 사랑해준 사람. 그래서 반대 무릅쓰고 2년 반만에 결혼했어요. 주위에서는 제가 남편을 더 좋아하는거 같다고 많이 놀렸어요. 특히 친정식구들이요.
신혼 몇 달은 참 행복했는데...연애할 때나 결혼한 후나 절 데리고 다니면서 부끄러워 하지 않고 내가 자길 소중히 여기는 만큼 날 소중히 여겨 주는 거 같고 그래서 항상 어딜 가든지 뿌듯하고, 맘이 충만한 느낌.그런 느낌 아세요? 아무 것도 없어도 작은 집에 미래가 불투명해도 같이 있으니까 날 사랑해주니까 그걸로 내가 다 완성되고 다 얻은 것 같은 느낌요.
근데 처음으로 남편이 날 멀리 한다는 느낌을 받은게 그 사람 선배 결혼식이었어요. 거기서 남편 과 친구, 선후배를 만나 인사했어요. 그전에는 정말 아주 친한 친구들만 만나서 대학친구나 선후배는 별로 많이 안 만났거든요. 근데 거기서 많이 어색해 하고 불편해 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때 여자 동기들이 결혼 너무 빨리 한거 아니냐고 놀려서 그런가 보다고 생각했어요. 남편이 26, 제가 25에 결혼했으니까요. 졸업하자 마자 결혼한 여자 동기들 몇몇이 남편더러 니가 그렇게 일찍 결혼할줄 몰랐다고 하더군요.
그 땐 그런가 보다 좀 부끄럽나 보다 생각 하고 말았죠.
그 후엔 남들처럼 아이낳고 남들처럼 싸우고 남들 처럼 산다고 생각했어요. 남편이 일을 시작하면서 집에 소흘해도 미래를 위한거니까 참고 참고 또 참았어요. 근데 3년쯤 지나니까 남편이 날 조금씩 무시하고 짜증을 많이 내더군요. 귀가 시간도 점점 늦어지구요. 그리고 가을이 되면 계절을 심하게 타는 거예요. 원래 남편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좀 낭만파적인 기질이 있어서 그냥 그런가 보다 했어요. 근데 정말 여자에게는 육감이라는 게 있다는 말을 그 때 쯤 실감햇어요. 어느날 갑자기 머리에 번개를 맞은 듯 어떤 불안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하루종일 이유를 알 수 없이 심장이 뛰다가 밤에 저도 모르게 남편 이메일을 열었어요. 그전엔 정말 한 번도 보고 싶다는 생각 든 적 없엇는데요...
거기 남편이 보낸 메일 함에 있더라구요. 그 여자의 존재가. 여자가 있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그 옛날 선배 결혼식 장면이 떠오르더군요. 어색해 하고 화난 듯한 남편의 태도와 함께 그 여자 모습이 생각낫어요. 그 자리에 있던 남편 동기. 다들 우리에게 농담하며 놀리고 있을 때 무표정하게 비웃듯이 쳐다보다가 일어나서 가버리던 긴 머리의 키 크고 늘씬하던...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예뻤었던 느낌과 차가운 느낌의 그여자가 떠 올랐죠. 그 여자라고 직감했어요.
참 이상하죠. 어떻게 그렇게 확실하게 떠오르는지. 그전엔 잊어버린 기억이었는데.며칠을 고민하다가 남편에게 물었어요. 날 사랑하냐구. 남편은 짜증을 내더라구요. 그런 걸 왜 묻냐고. 그래서 여자있지? 하고 물으니까 가만 있더라구요. 아니라구 무슨 소리냐고 짜증냈다면 전 그 사람 용서 못했을 거예요. 제가 그 메일 다 읽었는데 둘이 뭘했는지 다 아는데 발뺌한다면 용서 못했을거예요. 근데 한참 가만히 있더니 이제 정리했다고 하더군요. 묻지도 않았는데 다 이야기하더라구요. 그여잔 결혼 일찍했는데 그날 결혼식장에서 본 후에 연락이 왔었대요. 남편 첫사랑이었다네요. 둘이 좋아했는데 동성 동본이라 헤어졌다네요. 그 여자는 남편이 군대 있을 때 과 선배랑 결혼했나봐요. 그 후에 그 결혼식장에서 처음 본 거라서 자기도 그날 놀랫다구, 설마 거기 올 줄 몰랐대요.
피할려고 애도 써보고 마음 잡을려고 했는데 그 여자가 매달렸대요. 다시 기회를 달라고 다 버릴 수 있다고. 심지어 아이까지도 두고 나온다고 매달렸는데 자기도 많이 흔들려서 그동안 괴로웠다고 말했어요.근데 자기가 정리했다고 그만 뒀다고 하더라구요. 믿을 수가 없었어요. 정말 정리 했다는 걸 믿을수 없었죠. 배신감, 굴욕감, 허무함, 자괴심, 분노, 그 때 제 가슴과 머리를 온통 지배해 버린 그 아픈 느낌들을 지금도 지울 수가 없어요. 이렇게 찬 바람 불어오는 초가을에는 그 때 기억이 다시 떠 오르고 남편이 조금 힘들어 하는 모습만 봐도 또 흔들리는게 아닐까, 아직 만나는게 아닐까 의심하는 마음에 괴로워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무 일도 없는듯 살아가는게 참 힘들어요...남편한테 그 때 한 말이 있어요. 내가 죽을 때 눈 감는 그 순간에 인생이 영화처럼 눈앞에 지나가게 된다는데 그 때 이걸 다시 봐야 한다는게 너무 잔인하지 않냐구 잊고 살다가 죽는 순간 다시 기억하면 어떻게 하냐구요. 그거 잊지 말라구 했어요. 내가 죽을 때 이 상처 못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요. 살아 있는 동안에라도 잊겠어요?
3년 지난 지금도 문득문득 가슴시린 상처가 떠올라 남편몰래 잠을 이룰 수가 없어요. 남편은 훌훌 털어버리고 나한테 용서받았으니까 지나간 일이니까 잊은듯이 사는 모습을 가끔 이해하기 힘들고 용서가 안돼요. 남자란, 이래서 남자구나 하는 생각을 하죠.
오늘도 가슴이 너무 시려요. 이렇게 늦게까지 안들어오는 날은 정말 힘이 드네요...오늘 정말 나이에 안맞게도 드라마 보면서 가슴이 아팠어요. 더구나 정극도 아니구 트렌디 드라마보면서 감정이입되긴 처음이네요. 그래서 나 자신에게 웃음도 났어요. 자신을 바라보지 않고 사랑하지 않고 다른 사람 사랑하는 사람옆에서 있는거 정말 가슴아파요. 자신을 바라봐 주길 기다리는 마음도 알아서 너무 아팠어요.
드라마는 해피엔딩이겠지만 저는, 제 인생은 그럴 수 있을까요...
1. 시간이 약...
'05.9.14 2:44 AM (61.102.xxx.175)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또한 사랑이고 거기에 충실한것도 그것을 입증하는거라고 생각합니다.
남편을 보시면 이사람이 빈껍데기인지 아닌지 느끼실수 있지 않나요...
인생에 사랑이 단 한번 뿐이라면 모르지만 사람이 그리 만들어지지 않았나 보더군요...
내남편은 절대 바람필 사람 아니야..라는 신뢰는 너무나 얄팍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남편은 흔들린순 있지만 결코 가정을 버리거나 날 끝끝내 배신할 사람이 아니라고 믿으세요...
사람이 그렇게 단단하게 생겨먹질 않았고 우리 모두 그런 시험의 순간이 기다리고 있어요...
하물며 상대방이 그렇게 있다면 혼자서 단속한다는게 더더욱 힘든 일이죠...
저도 남편분이 맘을 다잡고 가정을 지키는 모습 자체를 받아드리세요...
그리고 행복하세요2. 이희숙
'05.9.14 3:43 AM (81.218.xxx.173)애써 잊으려고 하기보다는 나의 하루 하루생활에 열심을 내다보면 신경이 덜 쓰입니다. 나의 자리에서 열심을 내다보면, 후회는 없으리라 믿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자원봉사활동을 하니까, 내가 도움을 받기보다는 줄수있다는면에서 도움이 많이됩니다.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고, 긍정적인것들을 생각하며 살아가려고 하다보면, 절로 많이 잊혀질것입니다. 지난것이 문제가 아니고, 앞으로의 새날들을 바라보며 생활하셨음합니다.... 도움이 많이 되지못해 죄송합니다.
3. 맘 푸셔요...
'05.9.14 8:27 AM (222.99.xxx.234)일단 넘 맘이 아프네요.
제 주변에서도 그 계절, 그 때만 되면, 화병이 도지는 등 맘병 앓는 사람들 몇몇 봤어요. 그게 그렇다면서요...
근데요...
내 마음은 내가 안 풀면 아무도 도와줄 수 없습니다. 잠시 잠깐 다른 곳에 눈 돌릴 순 있어도...금본적인 건 내가 다스릴 수 밖에 없는 것이 마음인 거 같아요.
물론, 저부터도 제 마음을 제 마음대로 못 하고 살지 만서두요...
맘 푸는 길을 찾으셔야 할 것 같아요.
에궁~ 저 역시 도움 못 드려 죄송합니다.4. 묵사랑
'05.9.14 9:48 AM (211.223.xxx.190)마음이 중요한거 같아요...
시간이 약... 내용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사람은 누구라도 흔들리죠. 나만이 아님 내 남편만이 예외라고 생각하는 마음에서 불행의
씨앗이 보인다고나 할까요. 잊으려고 다른일에 몰두함으로써 잊으려고 하지마시구요.
부딪히세요. 그래서 스스로 마음을 변화시켜야 님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움이 되실지...ㅠㅠ 마음이 아프네요5. 님
'05.9.14 1:57 PM (218.144.xxx.146)남편이 정리했다니까..정리한걸로 아세요..
괜히 이생각,저생각으로 본인 괴롭히지 마시구요
그 고민은 나중에 그여지 만난거 들통날때 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그리고 님같이 남편에게 모든거~~의지하는사람..상처 많이 받으면서 삽니다.
옛날에 우리 큰동서'"남편이 인생의 다"였는데 남편바람피우고 거의 정신을 놓더라구요
남편은 인생의 동지죠..그렇지만 마음까지 100%동지인지는 확인할수 없쟎아요..
그렇다고 믿고,맘편히 가지시고,남편한테 여자있나 없나 고민하지 마시고..
그 시간 님을 위해 투자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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