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전철에서 겪었던 슬프고 억울한 일.

슬픈이 조회수 : 1,618
작성일 : 2005-03-21 17:34:11


친구를 만나러 온수에서 인천행 열차를 탔습니다.
제 뒤로 꼬마아이 셋과 아주머니 한분이 쪼르르 타시더군요.
전철안에 사람이 많았던 관계로 들어가는데 약간의 더딤이 있었습니다.
방향을 트는 순간 문가에 서 있던 희멀건 학생... 많이 먹어야 스물 두세살 정도?
그 놈이 갑자기 소리를 지릅니다.

"아이 씨X, 발을 밟았으면 사과를 해야 할거 아냐?"라고.

누구한테 하는 소리인가 상황을 파악해 보니 뒤따라 타던 꼬마아이에게 하는 소리였습니다.
그 꼬마들 5~7살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은 어린 아이였습니다. 그중 한 아이가 밟았었나봐요.

너무 놀란 아주머니는

"아이가 모르고 밟은 건데 어떻게 그렇게 심한욕을 하세요?" 라고하는데,
저는 피가 거꾸로 솓더군요. 그 아이의 어머니인 그 아주머니의 심리상태가 마치 제것 같았습니다.

그 놈이 또 이러더군요

"아이 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사과를 않해? 요즘 엄마들 하여간에 문제가 많어...
에이 씨x년아 애들 교육 똑바로 시켜"

그 순간 그 광경을 지켜보단 사람들 모두 신음을 했습니다.

"꼬마야, 한번 더 밟아주고와라,
미쳤어. 뭐 저런게 다 있냐?
등등... 모두 공황상태였던 것 같았습니다."

그 옆에서 지켜보는 저는 순간 얼어버렸습니다.

심장이 꽁딱뛰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일이 없다는게 괴롭더군요.

꼬마의 어머니는 "무서워서 애들 키우지도 못하겠네요" 하면서 떨리던 그 음성.

그리고 아이들을 감싸며 훌쩍 거리는 모습이 너무나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숨죽여 맨손으로 눈물을 닦던 아주머니에게 휴지한장 꺼내드리고 목적지에서 저는 내려버렸습니다.

그 놈하고 눈 마주치기도 좀 겁납지만 한번 째려주고요.

마음에 너무 무거운 돌 하나를 담고있는 느낌이었습니다.


큰 상처를 입었을 아주머니와 아이들.

특히나 아주머니는 갸녀려 보이고, 상소리도 못하시는 분 같더라구요. ㅜㅡ....


그놈이 불쌍해 집니다.
어쩌다가 그렇게 화를 품고 사는건지.

그놈뿐만 아니라 전철을 타고 다니다 보면, 혹은 사람이 많은 곳에 있게 되다보면

각박한 사람들의 마음이 피부로 느껴집니다.

저또한 그런 사람들의 한 사람이겠죠.

부디 그 아주머니의 속 아픔이 치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IP : 165.243.xxx.41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스테리
    '05.3.21 5:36 PM (220.118.xxx.41)

    할말을 잃었습니다...끄응...ㅜ.ㅡ

  • 2. 하루나
    '05.3.21 5:46 PM (211.217.xxx.31)

    어흑...너무 무서운 넘이네요...아마 그넘 되게 안좋은일이 있어서 화풀이 한것일꺼에요..에효...그분이랑 아이들이 너무 상처 많이 안받았으면...세상에나...

  • 3. 블루하와이
    '05.3.21 5:51 PM (210.105.xxx.253)

    아이엄마랑 아이가 상처 안 받았음 좋겠구요.
    이럴 때 아쉬운 게 노인의 말 한 마디네요.
    말빨이 먹히든 아니든, 따끔하게 충고하는 노인이 그립습니다.

  • 4. ***
    '05.3.21 5:53 PM (220.126.xxx.246)

    따끔하게 충고하다가 봉변달하게 할 *이네요.
    그 * 앞날엔 언제나 안개만 가득하시길...

  • 5. sun shine
    '05.3.21 6:01 PM (211.222.xxx.141)

    세상에.......
    욕 먹은 분들 잘 되고 아마도 그 이상한 사람 항상 되는 일이 없을꺼예요.

  • 6. 별 일이
    '05.3.21 6:02 PM (211.112.xxx.111)

    저도 언젠가 길가다 비슷한 장면을 봤죠. 뒷 사람이 뭐라 했는지 모르지만 앞서 가던 사람이 휙 돌아서
    난데없이 뺨을 때리더군요.. 순간적으로 드는 생각은..
    저 사람은 참 많이 맞고 자란 사람이구나 하는거예요.
    저 욕하는 사람이 참 싫어요. 화난다고 욕해대는 사람- 얼마나 욕을 먹고 자랐을까 아님 그런 환경에서 생활할까 싶어서 맘 한편 안쓰럽기도 하구요.
    욕하는 거. 결국은 자신에게 다시 돌아오는 일인데 사람들이 왜 욕을 할까요..
    남자들은 욕하는 거 아무 것도 아니라고들 하지만.. 욕 한마디 않고 사는 사람들 얼마나 많게요..
    욕 먹는 거 맘의 상처 오래가던데..
    아이랑, 엄마랑.. 넘 놀라고 분했을 것 같네요..
    에구.. 별 사람 다있다 하더니..

  • 7. 현수
    '05.3.21 6:03 PM (211.179.xxx.202)

    혹시 면접보러 가던 길이 아니였을까요?안그래도 취직이 어려운 시기인지라...
    면접직전에 그런 일이 생기면..욕나올것도 같아요..^^;;

    일단 발을 밟은게 잘못한 쪽이니...이해하셔야,,,,겠네요.

    암튼 삭막한 시대입니다.

  • 8. ...
    '05.3.21 6:06 PM (220.79.xxx.223)

    전에 이거랑 비슷한 상황을 전철서 본적이 있어요.
    교복입은 여자 학생들이었는데 어떤 나이 지긋한 아저씨께서 학생들이 심하다고 나무라셨거든요.
    그 여자애들 왈 "아저씨 나 알아요? 뭔 상관이야!! 시*" 이러구 전철서 우르르 내려버리더라구요.
    요즘애들이 다 저런가 싶고 세상 말센가 싶고 무진장 심란했었답니다.
    오래 지나니 잊었었는데 위에글 보고 다시 생각나네요.

  • 9. 겨란
    '05.3.21 6:14 PM (222.110.xxx.183)

    격투기를 배우세요 뭐 별로 도움은 안 되지만서두.
    저는요 예전에 남자친구한테 배워서 막 쌍욕을 연습했어요. 그게 입에서 안 나오자나요 왜..
    욕을 안하고 살 수만 있다면 참 좋겠지만
    운전하다가 야이 ㅅㅂㄴ아 ㅁㅊㄴ아 ㅅㄴ아 이런 욕을 듣고도 아무 말을 못 하는 제 자신이 너무나 싫었답니다 흥 지금은 탁! 치면 욕이 줄줄줄 -.-

  • 10. 까망이
    '05.3.21 6:18 PM (221.165.xxx.253)

    저도 블루하와이님처럼 어르신들의 따끔한 한마디가 참 그리워지네요.
    맘이 아픕니다.

  • 11. 요즘
    '05.3.21 6:59 PM (211.205.xxx.246)

    요즘애들은 어찌 된게 ㅆㅂ 이나 ㅆㄴ.ㄱㅅㄲ같은건 욕이라 생각하지 않는애들도 잇는거 같아요.
    애들 채팅할때 옆에서 보고 욕이 나와서 싸우는 줄 알고 왜그러냐고 하면 다그런다고 하더라구요.
    우리때는 ㅆ 자만 들어가면 무지 분개했는데 지금은 아닌가봐요.

  • 12. 흐윽
    '05.3.21 8:44 PM (211.218.xxx.33)

    현수님 말마따나
    면접보러 가던 길이었음 좋겠네요.
    면접관이 코앞에서 그걸 같이 봤더라면
    보기좋게 떨어뜨렸을텐데...
    하늘은 공정하다고 믿어요.
    고놈 어디서 똑같이 당할일 있을꺼에요.~!!
    쌤통쌤통~~!!!

    울 남편이 봤더라면 가만 안뒀을텐데..
    불의를 못참는 정의의 사도를 신랑으로 둔 덕에 항상 불안불안 노심초사.....-.-

  • 13. 참나..
    '05.3.21 8:55 PM (59.19.xxx.229)

    애가 그럴수도 있지..
    그것도 지하철에서.휘청거리다 밟고도 남습니다..
    그렇다고 애한테..

    그런 *은 어디 취직도 못할껍니다..결혼도 못하고..돈두 못벌구.
    심뽀를 그런식으로 쓰니까..
    별* 다있습니다..진짜.--

  • 14. 민이맘
    '05.3.21 10:12 PM (211.212.xxx.250)

    넘 기막혀서 눈물이다날려그래요..
    애교육잘시키라니..그넘 지얼굴에 침뱉네요..
    지엄마가 얼마나 교육을 잘시켜서 다큰넘이 애들한테 그런데요..

    정말 면접보러가는길이었으면..가서 확 떨어지라고 하고 싶네요..

    그리고 전철안에서 일부러도 아니고 실수로 발밟았다고 욕하는건..이해할수 없는 거네요..
    저도 불의를 잘 못참는 편이라서..그거봤으면..속에서 열불났을것 같은데..
    그래도 사실 그렇게 욕하는 넘은..무서워서 아마 속으로만 욱했을것 같아요..
    에효..세상이 왜이러나..

  • 15. 쌍둥엄마
    '05.3.21 11:56 PM (218.49.xxx.186)

    전 글을 읽기만 했는데도, 가슴이 콩닥콩닥 거리네요.......
    애 교육 똑바로 시키라구요????
    그건 그 자식 엄마한테 가서 해야 할 소리네요!!!!!
    그런 자식을 따끔하게 혼낼 수 없는 이런 시대를 산다는게 너무 서글픕니다..................

  • 16. 슬픈이
    '05.3.22 12:27 AM (218.37.xxx.234)

    원글 쓴 사람인데요.
    그놈은 양쪽 귀에 금 귀걸이 하고, 머리는 노랗고, 덩치도 좀 작고, 캐주얼 차림에...
    날라리 같았아요. 면접 안됐다고 그럴 사람이었다면 면접 준비도 하지 않았겠죠.
    아! 그놈 얼굴이 자꾸 어른거리네요.

  • 17. 현수
    '05.3.22 12:50 AM (211.179.xxx.202)

    에구구...원글님의 표현에 의하면 그 모습에 그 입험악함에...딱 외계인으로 보이네요.
    지구에서 살아가기 힘들것같아 욕이 마구 나오나봐요.

    욕,,그거 습관인데...

    (강호동 앞에서도 욕을 했을까?만만한게 여자들이네요,가만보면 당하는 이들이 아줌마이고..애들이고 노인이니...)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316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5,517
682315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897
682314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3,184
682313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20,680
682312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2,484
682311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2,305
682310 꼬꼬면 1 /// 2011/08/21 28,182
682309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5,491
682308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5,834
682307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5,525
682306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7,734
682305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4,020
682304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7,183
682303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8,265
682302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9,032
682301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7,514
682300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5,418
682299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5,190
682298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2,225
682297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5,047
682296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4,069
682295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4,290
682294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841
682293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4,279
682292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20,443
682291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2,525
682290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4,443
682289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2,548
682288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9,072
682287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2,536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