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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엄마의 비애

직딩엄마 조회수 : 2,630
작성일 : 2005-03-14 16:12:04

우리 회사는 중소기업치고는 드물게 한달에 두번의 토요 휴무가 있고
그걸 평일날 반일 두번으로 대신할 수도 있다.
(이것때문에 이전에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이쪽으로 옮겼다.)

둘째 아이 초등학교 입학식날,
2월에 유치원 졸업식가고, 예비 소집일 가고, 아이 병원(축농증-비염이던 아이를
병원에 자주 못데려가 축농증이 되었음)데려가느라 휴무를 다썼고 (그 이상 자리를 비워서)
회사에 눈치도 보이고 해서 이날은 대기업 다니는 아이 아빠가 참석하기로 했었는데
이날 아침 일어나더니 나한테 와서 한다는 소리가 "어제 정리해고 당하는 꿈을꿨어..."
하는 거다. 출근하기까지 30분 정도 고민하고 오늘 입학식에 내가 간다고 했다.

입학식이 11시, 우리 둘은 9시까지 출근하려면 8시 전에 나가야하고 6학년인 큰애는
9시까지 등교해야해서 입학하는 둘째는 갈곳이 없다. 걸어서 3분거리에 사는 친정
엄마한테는 미혼인 여동생한테 어려울때만 친정엄마 찾는다는 소리 듣기싫어 큰일이
아니면 맡기지 않는다.

둘째에게 엄마나 아빠가 데리리 올때까지 혼자서 집에 있어보라고 했다.
혼자 있을 아이가 걱정되어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일단 회사에 출근해서 윗분께 아이 입학식(11시 시작) 간다고 했더니
좋은 기색은 아니지만 다녀오라고 했다.  

집은 잠실이고 남편 회사는 강남역이지만 무교동인 내 직장에서 집까지는 40-50분이
걸린다. 10시에 나와 집으로 가서 아이를 데리고 학교로 가니 11시 5분, 담임 선생님께
눈인사를 하고 애를 줄에 밀어넣고 입학식을 마치니 11시 50분, 교실에서 오리엔테이션을
했다. 이번 주는 9시 40분 등교, 11시 30분 하교란다. 또 아이를 아침에 혼자 두어야 하나...
걱정이 앞선다.(저녁에 우연히 전화한 친정엄마가 큰애한테 사정 얘기를 듣고 이번 주는
아침에 애를 데려가 주시기로 했다. 친정 동생한테 욕은 먹겠지만, 그건 미래의 일이다.
어쨋든 현재는 다행이다. )

11시 30분이면 방과후 학원이 문열기전이다. (나중에 학원 원장님이 이번 달엔 문을
일찍 열것이라고 했다.그래도 둘째는 친구들과 손을 잡고 자기들끼리 학교에서 학원까지
가야한다.)

방과후 학원 원장님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보니 1시가 되어야 문을 연단다. 사무실에
전화해서 좀 늦는다고 알리고 둘째와 근처 상가의 식당으로 향하는데 둘째가 상가에
내걸린 수학학원 현수막을 가리킨다. 큰애와 같은 반, 전업주부인 엄마를 가진 애가
수학 경시대회 입상했다는 플랭카드를 보면서 지난번 44점 맞은 큰애의 경시대회
성적을 떠올린다. 사다놓은 문제집을 주말엔 다시 시작해야지...하고 맘을 먹는다....

점심을 먹고 학원에 들여보낸게 1시, 회사에 도착하니 2시 5분전...
(애만 아니면 점심 굶고 1시에는 들어갔을텐데...사무실에 들어가기가 무섭다.)

네 시간을 외출한 셈이다.

오후에 이사님께 이메일을 받았다. 토요 휴무 이상의 휴가는 삼가해달라는...
직원들 형평성에도 어긋나므로....

직장에 눈치가 보여 자주 병원을 데려가지 못해, 비염이 방치되어 첫째에 이어 둘째도
축농증에 걸리게된 엄마는 화장실로 나가서 한없이 울었다. 또 직장을 옮겨야 하는지...

하도 옮겨다녀서 나이 40에 아직도 연봉은 겨우 2천만 정도다...
저 나이까지 직장에서 버티고 싶을까...하는 여직원들 얘기를 화장실에서
들을때마다 땅에 구멍을 파고 들어가버리고 싶다...
대졸 초임이 3천만원이 넘는다는 회사 얘기를 들으면 남의 나라 얘기같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은 나라라는 말을 들으면 당연하지...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내가 흘린 눈물이, 발을 동동 구르며 길에서 보낸 시간이, 회사에서
눈치를 보고 등뒤로 비난을 받은(주로 처녀들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우리 딸이 낳을 애기 100퍼센트 아침부터 밤까지 봐주고 출장이나 월말 야근때 데리고
자려면 내가 튼튼하고 건강해서 할텐데...그때까지 버틸 수가 있을까...싶을 때였다....

그날 저녁인가, 다음날 텔레비젼에서 여성의 날 특집으로, 옆집 언니들을 따라 예비소집일에
가는 여자애의 얘기가 나왔다.

3천만원 빚을 남기고 아빠가 증발해버려 그 아이의 엄마는 혼자서 애 둘을 키우고,
여덟살인 큰딸, 네살인 아들은 24시간 어린이집에서 잔다. 그 엄마는 마트에서 월90만원에
하루 13시간 일하며 하루 20건이 넘는 배달까지 다니고 푸대자루도 메고 다닌다.
밤 늦게 잠든 아이들을 보러 어린이집에 잠깐 들려 힘을 얻는다는 그 엄마는 일주일에 한번
아이들을 데리고 잔다.

1년을 일해서 사채 천만원은 갚았는데 이자가 늘어 은행빚은 늘어가고 아이들 어린이집
원비도 못내서 밀린 원비만 천만원 가까이 된다고 한다.

어린이집 원장이 더이상은 못봐준다고 해서 보육원에 아이들을 보내려던 엄마, 죽어도
엄마랑 죽는다고 아이들이 울고 이 예쁜 애들을 어디다 맡길까...하며 엄마가 흐느끼는
화면에선 눈앞이 흐려져 더이상 화면이 보이질 않았다....
엄마는 원장이 1년만 더 봐준다고해서 다시 마음을 고쳐먹었다.

나도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번 달에 돈 아껴써서 그 엄마한테 다소라도 도움을 주고싶다...
우리도 오르는 전세를 감당못해 무리해서 집 사느라 빚이 있지만....
한달에 삼만원 정도는 불우이웃 돕기에 보낸다.

그 엄마가 부디 오래오래 버티기를...아이들이 오랫동안 엄마와 같이 지내기를....



생계형 맞벌이 직딩 엄마 화이팅!!!







IP : 211.54.xxx.73
4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톰맘
    '05.3.14 4:20 PM (203.255.xxx.214)

    애를 낳고나서부터 눈물이 많아지는 건지... 아니면 아이에 대한 강한 모성본능때문이지... 아이가 아프다거나 아이가 굶주린다거나... 부모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글을 보면 눈물이 나온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낮아진다고 걱정하기 이전에 마음놓고 아이를 키울수 있는 환경을 갖춰주는게. 그리고 정말 최소한의 기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말 선진국인 것 같다.

  • 2. midal
    '05.3.14 4:25 PM (211.118.xxx.149)

    남일같지않아 마음이 아프네요.
    저도 직장다니는 예비맘입니다.
    우리나라...일하는 엄마들...너무 힘들어요. 정말 대기업아니고서야 어디 한번 제대로 생리휴가를 써보겠어요, 출산휴가 3개월을 쉬어보겠어요. 출산휴가3개월도 사장 눈치보여 다 못쉬고 2개월이나되면 회사 다시나와야하고....이런상황이니 육아휴직이니 이런건 그저 꿈이죠.

    저도요즘 회사에서...남자직원들이 묻습니다. "**씨 애낳으러가면 여직원은 어떻게해? 새로뽑나?"
    그만두고 이쁜 아가씨랑 일했음 좋겠단 소리처럼 들립니다. --;

    직딩엄마들...힘내세요. 그래도 이쁜 아이들보면...힘나잖아요. *^^*

  • 3. 민경선
    '05.3.14 4:26 PM (147.46.xxx.18)

    지금처럼 직딩맘이 아이를 마음놓고 맡길 수 있는 곳이 없는 한 출산율 저하 문제는 계속 될 것 같아요.
    미국 같은 선진국은 적어도 아이들 맡길 곳을 걱정하지는 않거든요.
    원글 쓰신 분,직장에서 화이팅 하시기 바라고,
    아이들도 씩씩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네요.

  • 4. toosweet
    '05.3.14 4:29 PM (61.72.xxx.161)

    절대 동감합니다.. 출산율낮다고 애낳으면 병원비 준다는 생각이나 하는 우리나라....
    휴.........

  • 5. ㅁㄴㅇㄹ
    '05.3.14 4:33 PM (61.32.xxx.33)

    눈물이 찔끔 납니다. 슬픔이 아니라 공감, 감동의 눈물.
    우리모두 화이팅해요~!

  • 6. teresah
    '05.3.14 4:41 PM (218.52.xxx.38)

    저두 가슴이 아프네여
    전 아이 가지고 직장 그만뒀지만 아기낳은 선배들도 똑같이 야근하고 밤샘하고 그런거 볼때마다 진짜 대단하단 생각했어요
    정말 사회가 이래서는 누가 애낳고 싶겠어요. 사회에서 아이들을 소중히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요즘 여자들이 애 않낳는다고 한탄하는거 앞뒤가 않 맞아요 정말

  • 7. 오이마사지
    '05.3.14 4:45 PM (203.244.xxx.254)

    직딩엄마님의 글을 지나칠수가 없네요,,
    저두 이제 6개월 들어선 딸래미 놀이방에 보내놓고 출근하는데,,
    놀이방4일만에 콧물이 그르렁그르렁 끊는 소리가 나고,,
    4일째먹지도 않고,,계속 울어대는 바람에 목소리는 쉬어서 찢어지는 소리가 나는데,,
    오늘도 놀이방 데려다 주면서,,
    이게 뭐하는짓이고,,몇번이나 생각하고,,
    꿈과같은 육아휴직,, 본사에 짤릴각오로 얘기했는데,,
    진짜,, 짤리는건 아닌지,,,
    원래도 눈물 많았는데,, 아가낳고 더 많아 진거 같아요 ㅠㅠ

  • 8. 직딩맘홧팅
    '05.3.14 4:46 PM (203.238.xxx.222)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내가 흘린 눈물이, 발을 동동 구르며 길에서 보낸 시간이, 회사에서
    눈치를 보고 등뒤로 비난을 받은(주로 처녀들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이 구절은 아이 키우는 직딩은 누구라도 공감할거예요..
    생계형 아닌 배부른(?)직딩도 아이땜에 발동동 구르고 직장에서 눈치 보는거는 마찬가지네요...에효~~
    초등 입학한 울 아들도 아침에 빈집에 혼자 있다가 제가 전화해서 학교갈 시간~~해서 보냅니다.
    엄마들 ..손잡고 교실 복도까지 따라와서 끝날때까지 기다린다네요..
    그나마 직장이 학교가까이라 점심시간에 짬내서 마중은 하는데..
    속모르는 넘들..점심시간에 왠 약속이 그리 많냐고 타박이죠..
    뭔 약속인지는 그넘들한텐 절대 비밀입니다.뒷담마왕들인지라...

  • 9. 환이맘
    '05.3.14 4:49 PM (210.105.xxx.2)

    마음이 아프네여..
    저도 맞벌인지라..그나마 짐은 애기라서 괜찬은데
    학교 다니기 시작함..벌써 걱정이 되네여
    근데 요즘 엄마들이 맞벌이집 아이들하고는 과외도..
    어울려 노는것도 하지말라..
    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철렁 하네여
    힘 내세여..저도 남일 같지 않네여

  • 10. 전업주부
    '05.3.14 4:51 PM (61.109.xxx.73)

    저는 전업주부이지만 그 프로도 보았고 또 님의 글이 마음이 아프네요.
    지금 제 둘째가 초등학교 입학했거든요. 아직 아기인데...
    또 마음 아픈 것은, 사정은 잘 모르지만 누구보다 언니를 이해해 주어야 할 여동생... 제 동생도 미혼이지만 급할 때 저를 참 많이 도와주는데. 가족에게도 눈치를 보셔야 하니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누구나 그 사람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주고 배려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힘 내시구요, 씩씩하게 사세요.

  • 11. 김민지
    '05.3.14 4:57 PM (203.249.xxx.13)

    절절히 동감해요.
    저도 제때에 봐주지 못해 늘 비염을 달고 사는 아들이 있답니다.
    너무 가슴아파 하지 마시고 강하게 키운다 생각하세요.
    저도 큰애, 작은애 하루만 학교 따라가주고 저희들 알아서 다녔어요.
    저희 아이들이 다니는초등학교는 과밀학교라 2학년까지 급식도 안해요.
    그래서 학교마치면 차려놓은 점심먹고 알아서 학원가죠
    근처에 외할머니 사시지만 아주 급한일 아니면 안 돌봐주셔요.
    늘 마음에 걸리고 가슴이 사무치지만 어쩌겠어요.
    하나하나 다 생각하시면 회사일 못 하세요.
    맘 강하게 먹고 화이팅!!!

  • 12. hampy
    '05.3.14 4:59 PM (61.77.xxx.183)

    정말 남일같지 않네요..
    저도 맞벌이에 아이 어린이집에 보내는데 아침마다 어린이집 가자고 깨우면
    가기 싫다고 합니다. 더 자고싶다고.....
    정말 형편이 되면 학교들어갈때는 직장을 그만둘려고 하는데 그게 될련지....
    힘내세요..

  • 13. .,..
    '05.3.14 5:08 PM (221.165.xxx.24)

    정말 정말 공감합니다..그래서 눈물이 나네요.
    힘내세요. 그리고 님 존경합니다.
    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도울줄 안다는 말이 실감나네요.
    저도 더욱 어려운이들을 도울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것 같아요.
    화이팅!입니다..

  • 14. 같은맘
    '05.3.14 5:09 PM (210.119.xxx.137)

    저랑 똑같은 상황.... 하루에도 수십번씩 관둬야하나 다녀야 하나로 고민하면서 다니고 있답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지금은 먹고 살만해도 아이가 자라면서 유학갑네, 대학원 갑네, 모 하고 싶네 했을때 돈없어 암것도 못해주면 안될거 같아 다닙니다.
    출산율 저하 말로만 떠들지 말고 얼릉얼릉 대책좀 세워주면 좋겠어요!!!

  • 15. 경민맘
    '05.3.14 5:30 PM (220.95.xxx.28)

    가끔 뉴스에서 출산율 저하때문에 병원비보조니 어쩌구 떠드는거 보면서
    비웃습니다....
    도대체 생각이라는게 있는 사람들인지
    현실이 어떤지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

  • 16. 연주
    '05.3.14 5:42 PM (211.194.xxx.60)

    휴...
    공감합니다.
    아이 맡기고 회사가며 길에서 흘린 눈물이 얼만지.. 둘째 낳을 생각 아예 못하고 있는데... 출산율 저하가 어쩌고 저쩌고..답답합니다.
    올 여름부턴 어린이집 보내야 할거 같은데..그 어린것을 보낼 생각을 하니...

  • 17. 우우맘
    '05.3.14 5:52 PM (161.122.xxx.75)

    맘이 아푸고 또 안쓰럽고 동감...
    화이팅!
    그래도 마지막에 힘내시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 18. 홍이
    '05.3.14 6:01 PM (211.227.xxx.119)

    저는 자영업이라서 비교적 자유롭고 누구 눈치볼일이 없지만 ,,,시간을 잘 지켜야하는 일이라서...
    아이가 놀이방에서 와서 사람들 있을때 말걸구 떼쓰고 그럴때면....괴롭습니다.
    눈 비오는날 등에 업구(등에서 줄줄 내려올때 눈물납니다) 집에 갈때...소리쳐요
    엄마는 할수있다.엄마는 괜찮다..그럼 등뒤에 있는 딸아이가 따라합니다.
    기운냅시다.

  • 19. 영양돌이
    '05.3.14 6:02 PM (211.221.xxx.219)

    에휴...절절히 마음에 와닿네요...
    정말 출산비 몇푼이 아니라 정말 제대로 된 육아대책이 나왔음 좋겠어요...

  • 20. 블루하와이
    '05.3.14 6:02 PM (210.105.xxx.253)

    애써 화를 참다가도 말도 안되는 "출산장려정책" 뉴스가 나오면 쌍욕이 절로 나옵니다.
    덜 먹고, 덜 쓰고 살자..이러면서 괜히 "downshifting"이라는 멋있는 말을 갖다 붙이면서
    저 자신에게 암시도 하지요.

    원글님 같은 엄마를 도울 수 있는 당장 할 수 있는 일!

    일하는 엄마가 급식당번 청소당번 못나온다고 하면

    "그러세요. 힘드시죠" 하면서 뒷소리 안하기.

  • 21. 아이러니
    '05.3.14 6:26 PM (218.145.xxx.106)

    1,2학년 급식은 사실 일하는 엄마의 자녀들을 위한 건데
    급식 당번 못나오는 엄마가 많으면
    1학년 급식은 폐지해야 되는 경우도 생길수 있어요.
    일하는 어머니들은 친구의 엄마, 엄마의 친구, 친척의 도움을 많이 받더군요.

    학교마다 식당이 설치되어 선생님도, 급식 도우미 어머니도 밥통, 국통에서 멀어졌으면 합니다.

  • 22. 아이사랑
    '05.3.14 6:27 PM (195.132.xxx.250)

    죄송합니다만, 전 여동생분을 이해하지 못하겠군요.
    저도 제 언니가 공부를 오랫동안해서 조카를 봐줬었는데, 제가 워낙 아이를 이뻐해서 하나도 싫지않았거든요. 정말 기꺼이, 좋아서 돌봐줬었는데... 문제는 오히려 공부 다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는데 별로 고맙다는 인사나 조그만 선물 같은거 조차도 받아보질 못해서 좀 섭섭했던 기억이 납니다.
    전 정말 전혀 무슨 선물따위를 기대하고 조카를 돌봐준건 아니지만, 막상 다른사람들 선물은 사왔으면서
    조카를 주로 돌봐줬던 제겐 아무것도 없으니 섭섭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들을 너무 좋아해서 너무 기꺼이(?) 돌봐준게 오히려 언니쪽에선 당연하게 여겨지게 했던건 아닌가 생각했었답니다. 물론 지금은 그조카가 다커서 이모를 아주 좋아하니 그걸로 큰 기쁨을 느끼지만요..

  • 23. 직딩엄마
    '05.3.14 6:47 PM (211.54.xxx.73)

    원글이에요, 너무많은 위로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큰힘이 되었어요...
    방금 박종예씨(PD수첩에 나왔던 엄마) 송금했어요, 홈피갔더니 계좌번호가 있더군요...

    글구, 동생이 뭐라는건 친정엄마 생각해서에요...조카들은 끔찍이 위하는 애예요...
    저희 큰애는 엄마보다 이모를 더 좋아할 정도에요...재수하면서도 조카 기저귀 갈아주던 애구요...
    동생이 안그랬음 제가 몸도 안좋으신 친정엄마께 더 매달렸고 자립심 더 모자란 사람이 되었을거에요...
    물론 동생두 결혼하면 더 이해를 해주겠지만...

    이제 퇴근해야죠...우리 토끼들한테로...82님들, 정말 고맙습니다...

  • 24. 깜동동
    '05.3.14 6:54 PM (203.239.xxx.135)

    아이가 낳고 싶지만, 키울 방법이 묘연하여 아이를 못갖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원글님 말씀 너무도 사무치게 공감하고 슬픕니다.
    오늘아침, 조선일보에 올라온 "엄마는 울지 않는다?" 와 비슷한 제목의 24시간 할인마트에서 일하시는 어머니들 글을 보고서 많이 가슴으로 울었는데... 82에서 원글님의 글을 또 뵙네요.

    제가 다니는 회사는 일년에 3~4번씩 신상품 런칭이라는 것을 해대고..
    전 마케팅부서 소속인지라 매일밤 매일새벽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낳아서 어찌 기르나... 싶어요.
    여윳돈이라도 있음 아가 봐주시는 분이라도 구해볼텐데..
    정말 그것도 여의치 않구요.. 24시 봐주는 어린이집은.. 차마 마음으론 못하겠구요.

    그러다보니.. 아이를 낳을 생각조차 못하고.. 애꿏은 피임만 열심히 합니다.
    아이만 봐주는 곳이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12번은 합니다.

  • 25. 첨밀밀
    '05.3.14 7:12 PM (81.71.xxx.198)

    직장맘이자 초등교사였던 사람입니다.
    지금은 비록 남편 유학때문에 외국 나와서 아이랑 24시간 붙어있지만...

    1학년들 4월 급식 할때까진 11시 정도에 끝나서
    항상 직장맘이신 학부모님들이 불안해하셨던거 기억납니다.
    학교 특기적성활동이 곧 시작할테니
    그쪽 선생님들한테 부탁하셔서
    아이를 학교 끝나는 시간에 보내겠다고 부탁하심 어떨까요?
    아이 점심은 빵같은거 싸주시구요...

    님 글 읽으니 정말 눈물이 나네요..
    힘내세요.. 나중에 아이들이 엄마를 자랑스러워할겁니다.

  • 26. 걱정
    '05.3.14 7:12 PM (141.223.xxx.122)

    참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맞벌이 부부가 아기를 키우는것이 너무나 힘듭니다.
    근데 왜 맞벌이 부부의 육아 문제는 엄마들만 걱정해야 하는 건지요
    외벌이라면 집에 있는 사람이 육아를 거의 전담하겠지만 맞벌이인 이상 육아는 엄마만의 책임이 아니고
    아빠도 역시 육아의 반을 책임져야 하는거 아닐런지요

    보통 맞벌이 하는 여성분들 회사에서 눈치 많이 보이죠? 여자라서 애때문에 일찍 퇴근하고 자주 빠진다고... 맞벌이 하는 남편들도 자기 아내가 하는 만큼 똑같이 학교가서 급식도 하고 애가 아프다 그러면 조퇴하고 병원데려가고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 27. 프림커피
    '05.3.14 7:34 PM (220.73.xxx.109)

    에휴... 눈물이 납니다..
    남의 일이 아니라서,,,

  • 28. 키세스
    '05.3.14 8:37 PM (211.177.xxx.141)

    저는 전업주부지만 속이 상하네요.
    진짜 맞벌이하려면 엄마는 너무 많은 희생을 해야되더라구요.
    그러고도 항상 아이한테 미안해 하고... ㅠ,ㅠ
    직장에도 눈치보고...
    정말 대책이 있어야 합니다.
    맞벌이 하는 분들, 하나 낳고 질려서 둘째는 생각도 못하는 분들 많잖아요.

  • 29. 참비
    '05.3.14 9:48 PM (220.93.xxx.144)

    에고 읽으면서 마음이 여러가지로 복잡해집니다.
    아직 아이가 없지만 곧 닥치게 될일이라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네요.
    원글님! 그래도 다른분 도와주시려는 그 마음이 참 고와보여요.
    힘내시고 아이들, 엄마 이해하며 잘 클거라 믿습니다.
    이땅의 모든 엄마들, 다 힘내세요, 화이팅!

  • 30. onion
    '05.3.14 9:57 PM (220.64.xxx.97)

    직장을 다니는 입장에서 (주6일 근무)
    유치원, 초등학교 쉬는 날이 너무 많습니다.
    일정시간 이외에는 거의 방치.. 그래도 원비는 더 비싸고..
    초등학교 들어가면 아무래도 그만 두어야지 생각합니다만
    답답하고 한숨만 납니다.

  • 31. ...
    '05.3.14 10:28 PM (210.183.xxx.202)

    집안에 있는 남자(남편)를 움직이지 못하면
    집밖에 있는 남자(정부당국자)는 더 움직이기 힘듭니다.
    정부의 대책도 대책이지만
    먼저 남편에게 희생분담을 시켜야 하는 게 아닐지..
    자기 남편 직장에서 손해보게 하기 싫어
    집밖에 있는 여자들에게 은근히 기대하는게 아닐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 32. 징검다리
    '05.3.14 10:31 PM (218.152.xxx.98)

    저도 옛날 아이 어릴때 직장 생활 하던 게 생각 나서 마음이 아려 오네요.
    저희 아이도 비염이 심해서 이비인후과에 계속 다녀야 했는데 같이 갈
    사람은 없고 병원이 버스로 2 정거장 정도 거리인데 여섯살때 두세번 데리고 다니고
    의사에게 직장 다닌다고 사정 얘기하고
    부탁 드렸더니 친절하게 해주셔서 혼자 보냈어요.
    초등 1학년 정도면 혼자 병원 다니게 하셔요.
    엄마 마음은 안쓰러워도 저절로 억지로라도 아이 자립심이 생긴답니다.
    쉬시는 날 가끔씩 한번씩 음료수라도 사가지고 같이 병원에 가시구요.
    혼자서 6개월 정도 비염 치료 매일 갔었어요.
    힘 내세요. 의사 선생님 말씀이 어릴때 축농증은 치료 만 열심히 하면
    좋아 진다고 가성 축농증(?) 이라고 하시던게 생각 나네요.
    지금이라도 병원 다시 다녀 보세요.

  • 33. ....
    '05.3.14 10:54 PM (221.154.xxx.15)

    주위에 혹 같은 학년이나 반 학부형 중에 부탁하심 어떨까요?
    그냥이 아니라 아르바이트비를 좀 드리구요.
    제 주위에 딸아이 한명의 전업주부 언니가 있는데 같은 학년의 직장다니는 분의 아이를 같이 봐 주거든요.
    작년 1학년 때 같이 학교에서 데리고 와서 간식 챙겨먹이고, 학원 데려다 주고, 학습지도 같이 집에서 하고, 저녁까지 먹이던데...
    홈스쿨도 그 집에서 하고 학습지 일일 분량도 그 아이랑 같이 하고, 병원 갈 일도 다 해주고...
    물론 수고비 받구요. 서로 서로 잘 지내니깐 좋더라구요.
    어차피 그 언니도 해야할 일을 하는 것 중에 두 아이를 하고, 학원비 정도는 버니깐 괜찮아 하더라구요.
    저희 아파트에 직장다니는 엄마 아이가 거의 매일을 우리 집에 오는데 오지 말라 소리도 못하고,
    사실 좀 귀찮더라구요. 그 엄마한테서는 전화 연락 한번 없고.
    아이가 심지어는 저녁에 엄마보고 울 집에 데리러 오라고 해도 매번 빈손으로 그냥 오는데 전 솔직히 좀 싫더라구요.
    간식도 매번 먹고, 일주일에 한두번은 저녁도 먹고 가는데... 그 아이 때문에 우리 아이 리듬도 깨지고...
    차라리 봐 달라고 부탁하면 책임지고 봐 주고 싶은데 이건 이것도 저것도 아니구요.
    물론 원글님 맘도 충분히 이해하겠는데 상가나 아파트 이집 저집을 직장다니는 엄마 아이들이 다니는게 좀 안 되보이더라구요.
    우리 나라도 빨리 직장다니는 엄마들 편하게 좀 되어야 할테디...

  • 34. 블루하와이
    '05.3.15 9:01 AM (210.105.xxx.253)

    제 동생네 반 일입니다.

    생계형 맞벌이 엄마(공장 다니신다고)가 아이 급식 빠지면 안되겠냐고 같은 반 엄마들께
    얘기했더니 누군 시간이 남아돌아서 하냐고 그러더랍니다.

    그래서, 제 동생이 "아무래도 집에 있는 우리(전업주부)들은 시간내기 쉽잖아요" 했다가
    얘까지 욕 바가지로 먹고, 결국 그 엄마한테 벌금받더랍니다.

    공장 다니시는 분은 하루 빠지면 일당보다 더 많이 공제되니까, 울며 겨자먹기로 2만원인지
    3만원인지 냈다네요.

    제 동생은 지가 대신 한 번 더 할까 했는데, 다른 엄마들이 X랄을 해서 못했는데
    맘이 안 편하다고...

  • 35. ..........
    '05.3.15 9:37 AM (210.115.xxx.169)

    위님
    그러게요.
    다른 말씀들 할때는 권리와 경우와 아량이 많으시지만
    실제 행동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은 것이 요즘 어머니들이라고 생각되어요.
    이익에 민감하고..
    남의 사정 봐주는 것 없고.. 다들 나름의 사정은 있겠지만요.
    참 씁쓸할때 많아요.

  • 36. 하우디
    '05.3.15 9:48 AM (61.42.xxx.103)

    눈시울 붉히며 읽다가 블루하와이님 글읽고 허걱 했습니다. 같은 엄마라도.. 그런경우는 또 용납이 안되나 보군요. -.-
    저두 28개월짜리 딸아이 하나 키우면서 직장다닙니다. 시댁이 서울이 아닌데..(경기도) 시어머님이 키워주십니다. 주말에만 아이를 보죠.
    처음 아이 떼어놓고 왔을땐 참.. 많이 울었죠. 매일 볼 수 없으니.. 그러다 돌이 지나니.. 우리아이도 옆에 끼고 머라도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 싶어 서울에 데리고 있으면서 어린이집 보낼까 하다.. 시어머님 아직 어린아이라 "안된다" 하셔서.. 지금까지 오게 됬답니다. 올해 둘째를 가지려는 계획이 있어서.. 임신하면 회사 그만 두려구요. 시어머님도 나이가 점점 드셔 힘드시겠고.. 둘째까지 떨어뜨리고 살 고 싶지 않아서요. 어떻게든 먹구야 살아지겠죠.. 흑..
    원글님도.. 잠실에 사실 정도면.. 또 신랑분이 대기업 다니신다면.. 저보다는 나은듯 싶은데.. ^^ 계속 직장생활 하셨다니.. 정말 대단하시네요..

  • 37. 아자
    '05.3.15 10:47 AM (218.238.xxx.44)

    저도 어쩔 수 없는 맞벌이때문에 딸 하나만 낳고 더 이상 아이도 낳지 않고 있는 직장맘입니다. 가슴에 너무나 와닿는 글입니다. 힘내시구요. 저도 어제 야근해서 피곤한 몸이지만 힘내고 오늘 하루도 잘 버텨볼랍니다. 아짜~~

  • 38. 포핀즈
    '05.3.15 10:53 AM (203.251.xxx.10)

    힘내세요...답글까지 읽으면서 눈물이 저도 모르게 글썽합니다..직장다니는 엄마들 힘내세요!

  • 39. ...
    '05.3.15 11:29 AM (221.142.xxx.42)

    저도 눈물이...
    전업주부지만 한 아이의 엄마로서 가슴 아프네요...
    앞으로 정말 좀 더 나은 사회가 되어주길 바래봅니다.

    제 친구가 중학교 교사인데
    학교가 멀어서 아침 7시 반에 나갑니다. 남편도 일찍 나가구요.
    그래서 초등 1학년 아이를 7시 반에 학교 운동장 앞에 내려놓고 간다는데
    어찌나 맘이 안좋던지요....
    가까우면 제가 봐주고 싶었지요....

    님도 힘내세요... 화이팅!!!

  • 40. 직딩맘
    '05.3.16 4:48 PM (222.101.xxx.244)

    저도 직딩맘으로써 눈물이 맺힙니다.
    전 다행히 시부모님들이 넘 사랑스럽게 키워주시니까 다행이지만
    유치원 친구들 한번 초대하는게 소원인 울 아들...
    글들을 읽고 나니 눈물이 납니다..ㅠㅠ
    저도 매일 아침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하며 현관문을 나서지요..

    윗글 어딘가를 보고 MBC PD 수첩에 나온 '박종예'씨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사는데 그렇게 예쁜 아이들을 보육원에 맡기게 된다면 ....
    그레서 저도 적은 돈이나마 송금했읍니다.
    지금도 다른 사연들 보고 있는데 남의 얘기지만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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