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적인 여유가 많기에 오늘 여기 내가 좋아하는 여류 시인을 소개합니다.
허난설헌, 본명은 허초희이고, 난설헌은 호이다. 그녀의 본관은 대대로 문장을 떨친 집안이다.
아버지 허엽이 (홍길동전의 허균의 부친)이 강릉부사로 재질할 때 그곳에서 태어난 난설헌은
허균의 누이이다. 문장가 집안에서 성장한 난설헌은 어깨 너머로 글을 배워 일찍부터 재능을
인정받았고 용모 또한 아름다워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8세때부터 시를 짓기 시작하여 신동이
라는 말까지 들었다. 15세때 안동 김씨 김성립과 혼인하여. 그러나 다재다능했던 난설헌의
불행은 결혼과 함께 닥쳐왔다. 벼슬이 없던 남편은 똑똑한 부인을 외면하고 집을 멀리했다.
남편과의 갈등과 고부간의 갈등을 속으로 삭이지 못한 난설헌은 노골적으로 남편을 미워했는데,
"원컨대 이승에서 김성립을 이별하고, 죽어서 길이 두목지를 따르리라"
하루빨리 남편과 헤어져 시나 지으며 살고 싶다는데 어느 남편이 좋아하겠는가?
설상가상으로 불행이 안팎으로 닥쳐와, 사랑하던 아들과 딸을 연이어 잃은데다 뱃속에 있던
아이까지 유산되어 그녀의 슬픔은 극에 달했다. 더욱이 친정집 또한 옥사가 끊이지 않았다.
아버지 허엽과 오빠인 허봉(이분도 유명한 글을 많이 남겼음)이 연이거 객사하자, 난설헌은
더이상 살아갈 의욕을 상실하고 오로지 격한 슬픔을 시로 달래며 참았다. 그러던 어느날
동생 허균마저 귀양을 가게 되자, 더 이상 슬픔을 참을 수 없었던 난설헌은 스스로 강물에
몸을 던져 27세의 꽃다운 나이로 세상을 마감했다.
난설헌이 죽은 뒤 허균은 누이가 슬픔과 체념으로 누에가 실을 뽋듯이 절절이 엮은 시들을
중국에서 "난설헌집"으로 간행하여 격찬을 받았다.
허난설헌의 묘는 경기도 광주읍 초월면 지월이에 있는데, 중부고속도로가 앞을 지나는
안동 김씨 묘역의 가장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묘는 동호인들이 시비도 세우고, 문중에서
주변도 정비해 넗게 자리 잡고 있다.
아들. 딸, 자식을 잃은 어미의 슬픔을 노래한 "아들 딸을 여의고"라는 시를 오늘은 소개합니다.
"지난해에는 귀여운 딸을 여의고
올해는 사랑스런 아들을 잃었네
서러워라 서러워라 광릉땅이여
두 무덤 마주보고 나란히 서 있구나
사시나무 가지엔 쓸쓸히 바람 불고
도깨비불 숲속에서 번쩍이는데
지전을 뿌려서 너의 혼을 부르고
너희들 무덤에 술 부어 제사를 지낸다.
아! 너의 남매 가엾고 외로운 혼은
밤마다 정답게 놀고 있으리
이제 또다시 아기를 갖는다 해도
어찌 잘 자라길 바라겠는가.
부질없이 황대사를 옲조리나
애끊는 피눈물에 목이 메인다."
난설헌이 태어나 자랐던 강릉의 생가는
현재 경포대 끝자락의 소나무숲 사이에 위치하였는데,
그 모습 또한 아련하고 화려하지도 않으면서 단아한 형태로
가끔 들리는 나그네을 발길을 머무르게 한다.
굴종만이 강요되던 질곡의 생활에 숨막혀 자취도 없이
왔다가 간 이땅의 여성들 틈에서도 난설헌은 우뚝하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난처럼 청아한 모습에 재예비범하였던
난설헌은 가슴 가득한 한과 곱게 가둔 꿈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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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시인 허난설헌의 묘을 다녀온 후
kimi 조회수 : 933
작성일 : 2004-11-05 09:04:59
IP : 218.51.xxx.5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조수진
'04.11.5 10:15 AM (210.123.xxx.178)가보고 싶네요. 예전에 신문에서 난설헌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도 한번 가고싶다 생각했는데 오늘 더욱 간절해집니다. 자세한 위치 찾으러 네이버에 가보렵니다.
2. 오감자
'04.11.5 10:31 AM (211.203.xxx.88)이런 며칠전에 경포대에 갔다왔는데 아깝당~
3. 행인
'04.11.5 3:33 PM (211.199.xxx.30)난설헌과 같은 재인은 아니지만..
비슷한 인생역정도 그렇고..같은 가문이라는것도 그렇고..
제게도 그분의 피가 흐르는것 같아서 좋아한다는...
남편을 미워한게 아니라..
첨에는 남편과의 사이도 좋았지만..
워낙 난설헌이 뛰어나다 보니..
그 옛날..우리 남정네들이...여자가 자신보다 잘난걸 인정하지 못하던 시절이라..
뭐..마음이 옹졸해서 그랬겠지만..
아무튼 난설헌을 담아내기엔 그 부군이 너무 그릇이 작더라는...
그래서..남편은 밖으로 돌고..
설상가상으로 아이들이 죽고..
그런 아들 며느리를 보는..시어머니가..온화하게 며르리를 대했겠습니까?
안되는건 전부 며느리탓이고..
하긴..김성립도..잘난 아들이였는데..
며느리에 비하면 택도 없었으니..며느리가 미울 수 밖에...
설상가상입니다.
고부갈등..부부갈등.자식도..친정도....
자살하지 않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겠지요.. 그 당시의 상황으로서는...4. 마농
'04.11.5 10:15 PM (61.84.xxx.28)강릉생가는 가봤지만...난설헌 묘는 가보지 못했습니다.
좋은 글 고마워요. 저도 한번 묘에 가서 짧게 인사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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