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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사는 이유 - 엄마의 착각

삼키로 조회수 : 1,413
작성일 : 2004-06-01 03:24:41
요즘 저는 부서에서도 인정하는 가장 바쁜 직원입니다.
지난 주만 해도 하루밤을 세웠구요. 새벽 12시 이전에 귀가한 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문득 문득 내가 왜 이러구 사나, 또는 같은 월급받고 제때 퇴근해도 힘든 직장맘인데..하필이면 나는 왜 이렇게 고생을 하나 싶은 생각과 보람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로 4살짜리 우리 아들은 툭하면 1주일간 친정에서 지냅니다.
주말에 이 녀석이 하는 말이
아들 : 엄마, 엄만 회사에서 뭐해?"
엄마 : (약간 놀라며) 음~~회사에서 열~~심히 일해
아들 : 그렇구나.. 그럼 지우는?
엄마 : 안델센(놀이방)에서 재미있게 놀지?
아들 : 아니 아니 지우는 안델센에서 엄마 기다려..엄마 괜챦아. 지우 기다릴 수 있어.
         열~~심히 일하고 지우 데릴러 와~~
엄마 : (눈물 왈칵, 할말 잃음)

그말은 결국 친정에서 지내니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다는 얘깁니다. 안델센에서 기다려도 저녁에 엄마랑 자는걸 원한다는 얘깁니다. 주말에 만나면 이녀석이 마구 달려와 고개를 파묻고는 한~~참을 그러고 있습니다. 어릴적 맡던 그리워 하던 엄마냄새를 그녀석도 맡는 건가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엄마는 그녀석이 따근한 숨소리를 통해 말하지 않고도 알 수 있더군요. 역시 직장생활하면서 엄마로 사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하지만 오늘도 새벽3시에 책상에 앉아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버틸 수 있는 체력을 주신것도 모자라 손주까지 보살펴 주시는 부모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릴 뿐입니다. 녀석은 감기기운으로 잠을 자고 남편은 지금 출장중입니다. 저녁에 너무나 허기져서 아들 저녁은 뒤로하고 주말에 먹은 비빔밥재료에 밥을 넣고 썩썩 비벼 먹었더랬습니다. 그래야 힘이 나지요 아줌마는 밥심으로 사니까요...시어머님이 아들 주라고 주신 홍삼액을 한 사발마시고 또 힘을 냅니다..저와 같은 직장맘님 우리 힘내자구요!!! 화이팅~~
IP : 61.97.xxx.36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릴라
    '04.6.1 4:04 AM (218.48.xxx.142)

    마음이 짠~ 하네요.
    속깊은 아들 녀석!
    든든하시죠?

  • 2. 김혜경
    '04.6.1 8:24 AM (218.237.xxx.171)

    저도 눈물이....

    힘내세요...파이팅!!

  • 3. 소금별
    '04.6.1 8:33 AM (211.198.xxx.131)

    아이구야.. 정말 남의 이야기가 아닌것 같습니다.
    저는 15개월된 아들이 친정에 있습니다. 친정은 너무 멀어서 주말마다 보기도 어렵구요.
    이번주 금욜에 아들 보러 가는데,
    고녀석 보러가기 며칠전부터 저는 가슴이 뛰어 꼭 사춘기 소녀가 되는듯 합니다.
    설레임부터 시작되는 그감정이 걱정과, 안타까움을 거쳐 미안함으로 바뀌죠..

    육아문제.. 이거 심각합니다..
    아들녀석.. 참 이뿌네요.. 엄마가 얼마나 좋으면..
    저희아들은 아직은 할머니를 더 좋아라 하네요..
    저를 곁에 두고.. 보란듯 할머니품에 안겨서 힐끔거리며 저에게 곁눈질을 합니다..
    엄마가 어떤가 보자.. 하는 맘인것 같기도 하고...

  • 4. 재은맘
    '04.6.1 8:56 AM (203.248.xxx.4)

    저도 직작맘으로서 님의 글을 읽으니..맘이 짠하네요..
    힘내세요...

  • 5. 뽀로로
    '04.6.1 9:24 AM (211.211.xxx.2)

    아드님이 너무 기특하네요. 직장맘 가진 우리 아들도 그렇게 속 깊게 생각해줄까요?

  • 6. 푸른꽃
    '04.6.1 9:40 AM (211.58.xxx.27)

    엄마가 열심히 사는 모습 .. 조금 더 크면 무척 자랑스러워 하겠지요.
    엄마와 아이가 보내는 시간은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고.......
    이론적인 말이지만 실제로 그러리라 위로하며
    힘내시고 더 멋진 직장맘 되세요....

  • 7. 강아지똥
    '04.6.1 9:43 AM (211.204.xxx.66)

    힘내세여..^^ 장한아들이네여...

  • 8. 남양
    '04.6.1 10:09 AM (165.246.xxx.254)

    자기가 낳은 새끼는 자기가 건사해야죠..
    그리고 그집 친구남편도 똑같네요..
    애들 먹은거 돈으로 준다구요..?
    얼마를 줄지 몰라도 님을 도우미 취급하는느낌 확드네요
    친구란 이름으로 자기가 편하면 왜 상대방도 좋을거라고
    스스로의 착각속에 자신을 합리화시키는지..?

  • 9. 소리풍경
    '04.6.1 10:23 AM (220.120.xxx.49)

    이궁... 맘이 짠합니다....
    저두 일을 하는데요... 맘만 바쁘고 늘 혼자 동동거리며 삽니다....
    아이들이 밥안먹으면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서 그러나 싶은 맘이구요....
    완벽하다는거... 정말 힘듭니다... 그래도 그렇게 구멍 안나게 살려고 하는데... 남편마저 뭐라하면.... 눈물납니다.... 내가 왜 이러고 사나... 그런생각...듭니다....

  • 10. 목련
    '04.6.1 10:32 AM (211.114.xxx.9)

    이야기를 읽으니 생각나는 일 , 저도 직장맘. 유치원 생일잔치에 시간을 내어 갔더니 생일 당사자들에게 원장님이 마이크대고 커서 뭐가 될래요 하고 물으니 우리 아들 "엄마가 될네요" 엄마를 너무 자주 못보니 엄마가 그렇게 좋고 ....속으로 울었답니다. 지금 자알 커서 대학갔습니다.엄마가 자신있게 일하면 아이들도 나중에 다 아는 것 같습니다.아이 핑게 대고 숨으려 하지 마시고 씩씩하게 일하세요

  • 11. 쵸콜릿
    '04.6.1 10:59 AM (211.35.xxx.1)

    ㅠ.ㅠ...저도 같은 처지라

  • 12. 뽕*맘
    '04.6.1 12:54 PM (203.241.xxx.4)

    크으~
    콧잔등이 시큰하네요.
    울 뽕*도 외가에 데려다 주고 하루건너 한번씩 보는데, 해 떨어지면
    베란다 창가나 현관문에 대고 엄마~ 엄마~ 부르다가 불러도 대답없으면,
    우유를 찾는다고 하데요....
    두돌도 안된것이 엄마가 가면 좋은거 내색 못하고 혼자 제자리에서 뱅글뱅들
    돌면서 어찌나 좋아하든지....
    언릉언릉 휴가철이 오기만 손꼽아 기다리면서 오늘은 뽕*를 보러 갈낍니다....
    삼키로님~
    부끄럽지 않은 엄마로 열심히 열심히 살자구요....
    홧띵~

  • 13. 이숙형
    '04.6.1 1:15 PM (61.74.xxx.129)

    오늘아침 눈물방울 흘렸습니다
    5살 난 우리아들 일찍일어나 엄마회사가지말라구
    꼬옥 껴안더군요.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납니다
    다행이 저는 시어머니와 동거중이라 퇴근하면 애들하고
    놀아줄수 있습니다.
    님에 비하면 전 행복하네요

  • 14. 하늘별이
    '04.6.1 2:33 PM (219.240.xxx.253)

    저도 아직 아가는 없지만 앞일이 걱정입니다.
    여러 직장맘들이 아가와의 행복도 포기하지 않으면서 직장생활도 소신껏 해볼 수 있는... 정말... 그런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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