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인우둥이 뜸했던 사연....ㅠ.ㅠ

인우둥 조회수 : 1,316
작성일 : 2004-04-27 15:18:21
정신없이 바쁘기는 했어요.
그래도 그와중에 미혼자 모임에도 나갔죠.
그때 너무 너무 즐거웠어요.
봄바람 프로젝트에 설레어 며칠간 얼마나 즐겁게 지냈는지요...

그러다가 지난주,
제 십년지기 친구가 큰 사고를 당했습니다.
모두들 언론을 통해 들으셨을 '예비군 수송차량 전복사고'였어요.
녀석은 다친 사람 중에서도 가장 부상이 심해
급히 헬기에 태워져 분당에 있는 국군통합수도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살아남은 사람 중 가장 심한 중상이었죠. ㅠ.ㅠ

당일 군의관은 오늘을 넘기기 힘들 거라고 말하더군요.
저와 친구들은 그것이 그저 꿈이기만을 바랬습니다.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았어요.
모임에서도 가장 활발하고 친구들 잘 챙기는 녀석이었는데
늦게 다녀온 군대 때문에 아직 동원훈련이 안 끝났던 거지요.

뇌가 많이 상해 저산소로 인한 뇌경색이 진행되었고
장기가 많이 파열되었습니다.
MRI를 찍으러 가는 도중에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조용히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죠.
도저히 살 수 없을 거라고 말하는 군의관의 말을 들으며
'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없어.'하며
밤을 새어 중환자실 앞을 지켰습니다.
매일매일 30여 명 되는 친구들이 7-8씩 짝을 지어 중환자 가족 대기실에서 밤을 새웠죠.
어떤 날은 열 댓 명이 밤을 새우고 각자 아침에 회사로 출근하기도 했습니다.

딱딱하고 위엄만 내세우며 '병원'이 아닌 '군대'임을 강조하던 군의관과 간호장교들이
저희 모습에 감동을 받았나봐요.
급히 전화도 놓아주고 냉장고도 마련해주면서
저녁엔 숙소도 따로 내주더군요.
(군대가 얼마나 민간인에게 엄격하고 인색한지 다 아시죠? 그 병원 전체에 민간인이라곤 친구 가족과 저희 밖에 없습니다)

친구가 사고 당한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하룻밤을 못 넘길 것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제 친구는 여직껏 잘 버티고 있습니다.
심장은 이제 약 없이도 뛸 수 있다고 해요.

친구들이 머리를 맞대어 친구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우선 시설이 열악하고 수준이 낮은 군병원에서 나와
더 좋은 병원으로 옮기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어요.

장기가 많이 손상되었고 뇌를 다쳤기 때문에
일반외과와 신경외과로 유명한 큰 병원을 추천해주세요.
특히 신경외과쪽으로 잘하는 병원이면 좋겠어요.
영동세브란스를 이야기하던데 거기 어떤가요?
삼성의료원이나 서울대병원은요?
알고 계시는 의사 선생님 있으시면 좀 알려주세요....ㅠ.ㅠ

지난주 내내 밤이면 차를 끌고 녀석의 병원에 갔다가
새벽에 돌아와 출근을 하곤 했습니다.
오늘도 서울에 올라가서 녀석의 병원을 찾아가볼 생각입니다.
벌써 며칠째 집에 못 들어가고 녀석 곁을 지키는 다른 친구들과 교대해야지요.

그 녀석,
잠겨있던 핸드폰 비밀번호가 '9414'였습니다.
94학번끼리 만든 모임인데 여동생조차 그 비밀번호를 모르고 있더라구요.
그 비밀번호 이야기를 들으며 저와 제 친구들은 또 한 번 오열을 하고 말았습니다.
녀석의 부모님이 계신지라
병원 건물에서 나와 산중턱에 올라 미친듯이 울었어요.
정말 저와 제친구들에겐 너무나도 소중한,
그냥 이렇게 뒷짐지고 보낼 수 없는 친구니까요.

저희는 지금 조를 짜서 병실을 지키고 있어요.
녀석의 부모님은 저희의 부모님이시기에
식사도 챙겨드리고 잠자리도 보살펴 드리며 아들, 며느리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를 넘겨도 기적이라는 군의관의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제 친구는 벌써 일주일을 잘 넘기고 있습니다.
평소에 삶이 힘들어 죽고싶다는 친구가 있으면
죽긴 왜 죽냐고, 자기는 지옥에서라도 살아남을 거라고 말하던 친구인데
어쩌면 지금 지옥에서보다 더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제 친구를 도와주세요.
인우둥을 도와주세요.

신경외과쪽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한다는,
제일 실력있고 제일 시설좋은....
우리 **를 살려줄 수 있는 분을
꼭 추천해주세요. ㅠ.ㅠ


(인우둥이 너무 정신이 없어서 앞뒤 안 재고 이렇게 이모, 언니들에게 부탁하네요.
결례가 되었다면 용서해주세요)
IP : 210.99.xxx.193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꾸득꾸득
    '04.4.27 3:26 PM (220.94.xxx.23)

    도움되는 답글이 아니라 죄송하지만 친구분들의 우애에 눈물이 납니다..
    친구분이 꼭 잘 되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 2. 승연맘
    '04.4.27 3:29 PM (211.204.xxx.25)

    신경외과라면 영동세브란스도 좋고 서울아산병원도 좋습니다.
    풍납동에 위치해 있는데 의료진의 수준이 높고 최신설비가 되어 있습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찾아서 알려드리겠습니다.

  • 3. 재은맘
    '04.4.27 3:39 PM (203.248.xxx.4)

    저희 조카도 뇌에 물혹이 생겨서 아산병원을 추천받아 수술했는데...
    회복도 빠르고..잘 지내고 있습니다
    친구분이 빨리..쾌유 했으면 좋겠네요...

  • 4. ms. song
    '04.4.27 3:49 PM (203.234.xxx.253)

    너무나 힘드실 친구분과 인우둥님 외 친구분들의 우정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네여^^;;;
    도움이 되는 글이 아니라 죄송할 따름입니다.......^^ 뉴스보면서...군대간 동생 생각에 남일 안같아서 어쩌면 좋니..어쩌면 좋아...참 안타깝게 봤었는데....
    꼭!!!!!! 친구분이 하루빨리 쾌차 하시기를 빕니다...

  • 5. 코코샤넬
    '04.4.27 4:28 PM (220.118.xxx.246)

    세상에.......이를 어쩐답니까...
    예비군 동원훈련버스 사고 난 거, 보구서 무척 속상했었습니다....
    근데,이게 왠일이래요?
    병원 쪽은 아는 사람은 없지만,
    신경외과라면....
    저희 어머님이 뇌 신경쪽을 다치셔서 연대세브란스 신경외과에서 치료받으시고,
    낫기는 하셨는데...지금 상황이 그때완 달라서 ....
    저도 빨리 알아봐 드릴께요....
    하루빨리 친구분이 낫기를 빌겠습니다.

  • 6.
    '04.4.27 4:54 PM (61.42.xxx.61)

    마음이 아프시겠어요....
    서울아산 병원은 가지마세요.
    외과 시스템이.... 모든것을 전적으로 인턴에게만 맡깁니다.
    신경외과로 가게 되는게 아니고 교통사고 환자 이기 때문에
    일반외과로 들어가실거에요...... 아마도.
    암튼 서울아산병원은 비 추천.
    다른곳 알아보세요....

  • 7. bijou
    '04.4.27 5:13 PM (211.218.xxx.52)

    신촌 세브란스에 계시던 이 규창 선생님이 우리나라 최고의 권위자로 알고 있어요 올 봄에 일산병원 신경외과로 옮기셨는데 좀 더 확실한 것은 일산병원이나 신촌 세브란스로 문의해 보세요

  • 8. 김혜경
    '04.4.27 6:16 PM (211.178.xxx.51)

    친구분 쾌유를 빕니다...
    이규창 선생님은 이제 신환 안받으세요...저희 친정아버지 집도의셨는데, 새로 환자는 안 받으신다구 하더라구요.

  • 9. 델리아
    '04.4.27 7:38 PM (222.99.xxx.25)

    친구분의 쾌유를 빕니다.눈물나네요.인우둥님 힘내세요.
    간절히 원하면 정말 기적이 이루어진다더군요.

  • 10. 레아맘
    '04.4.27 7:58 PM (82.224.xxx.49)

    친구분위 쾌유를 빕니다...저도 그분을 위해 기도할께요...인우둥님도 힘내세요..

  • 11. 도전자
    '04.4.27 8:07 PM (211.109.xxx.46)

    인우둥님!!! 그간 왜 뜸하신가 했더니 이런 일이 있었군요.
    마음 많이 상하셨겠어요.
    제가 모 아는 거라도 있어야 도움이 되어드릴텐데.........
    그저 친구분의 빠른 쾌유를 빌겠어요.
    기운내셔요.

  • 12. 아테나
    '04.4.27 8:17 PM (210.91.xxx.91)

    친구분의 쾌유를 빕니다
    아직까지는 신촌세브란스가 제일 이라고 하네요
    참고로 이규창 선생님은 분야가 다른것 이라고 하네요
    신경외과도 분야가 많다고 하네요

  • 13. bijou
    '04.4.27 9:02 PM (211.218.xxx.52)

    참고로 이규창 선생님은 뇌혈관 외과 이십니다

  • 14. 나나
    '04.4.27 11:32 PM (211.49.xxx.188)

    눈물 나네요..힘내세요..
    이 말 밖에는 도움이 안 되서 죄송하네요..
    긍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인 결과를 만든데요,..
    꼭 친구분은 쾌유 할 거예요!!!

  • 15. 이론의 여왕
    '04.4.28 12:35 AM (203.246.xxx.253)

    그렇잖아도 인우둥 님이 왜 뜸하신가 했는데, 그런 큰일이 있었군요...
    병원 쪽으로는 도와드릴 게 전혀 없어서 죄송하구요, 친구분 나으시라고 진심으로 빌께요.

  • 16. 빨강머리앤
    '04.4.28 5:40 PM (211.171.xxx.3)

    날씨는 좋은데 눈물날 일만 생기는 군요..

  • 17. 엘리~♡
    '04.5.1 1:29 AM (219.250.xxx.180)

    어모나 글을 이제야 봤어요..~~어쩜.......힘내세요...~~인우둥님..
    친구분...꼬옥...나으실꺼에요...꼬옥..기도할께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734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282
682733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111
682732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423
682731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816
682730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419
682729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097
682728 꼬꼬면 1 /// 2011/08/21 27,152
682727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290
682726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381
682725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716
682724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835
682723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2,996
682722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5,819
682721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146
682720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129
682719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336
682718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3,347
682717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433
682716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544
682715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172
682714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285
682713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544
682712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5,809
682711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343
682710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624
682709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649
682708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714
682707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867
682706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7,600
682705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676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