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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남편 그다음에 나...

주석엄마 조회수 : 895
작성일 : 2003-09-22 16:59:23

저는 18개월된 아기 엄마예요.. 네, 주석이 엄마죠.
어제 쉬는 날이라 오래간만에 백화점 구경을 갔었어요.
제가 직장에 다니거든요..

사실뭐 썩 이쁜 얼굴도, 큰키도 아닌 주제에 저 하는일이
비서랍니다.
(그렇다고 출중한 영어실력이나 컴실력이 있는것도 아님)
그저 좋은 분들을 상사로 모시게 되어 경력이 조금 쌓이다 보니
이만저만해서 하옇든 아기 낳기 몇일전까지도 남산만한 배로
찻잔을 날랐죠(?)
오늘 하고픈 이야긴 비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구요,
암튼 저도 나름대로는 아줌마지만 억지로라도 '관리'가 필요한
직종이란 전제를 이야기 하는거랍니다.
제 이야기좀 들어보세요..

결혼하고 아이를 좀 늦게 낳아 남편이 지금 LG계열사 과장인데
IT쪽이라 양복을 안입고 사복을 입는답니다.
신혼초엔 사랑에 눈이멀어, 그리고 아직 아기가 없고 맞벌이니까
남편옷만큼은
자전거 그림이나, 말타는 그림, 혹은 악어그림있는 옷으로 사줬어요.
사실 큰 부자는 아니었지만 회사에 입고갈 옷이고, 또 왠지
남자는 좋은 옷을 입혀 내보내야 할것같아서요.
그러다 보니 어영부영 세월지나고 또 과장이 되니까
또 아랫사람눈도 있고, 이제 윗사람 될려면 옷잘입혀 내보내야
할것 같은 근거없고,어이없는 내조가 몸에 배더라구요.

저요?
저는 뭐, 보세옷사입고, 주로 백화점에 누워있는옷 (즉, 매대에 있는것)
또는 할인점, 아울렛을 이용했어요. 그것도 가끔..
그렇지만 위에서 말한것들, 자전거,말, 악어같은건 세일해두 감히
못사입었죠.

그리고 결혼 5년만에 아기가 태어났는데 워낙 유산도 여러번하고
인공수정해서 아일 낳았어요. 한마디로 눈에 넣어도 안아프죠.
물론 절보고 유난 떤다고 할수있지만
그래두 아기 옷도 이를테면 외투라든지, 외출복같은건
괜히 또 좋은걸 사줘야 할것두 같고
아니 솔직히 말하면 좋은거 사주고 싶어서
아울렛이라든지, 세일할때라든지 그래서 좋은옷으로 사줬어요.

그러고 혼자 오래간만에 백화점 나들이를 하는데
갑자기 정장을 한벌 사야 할것같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명색이 비선데, 아무리 아줌마라도 관리를 해야 하쟎아요.
그리곤 제가 늘 제옷을 사러가던, 아울렛이 아닌
그냥 백화점에 한번 가봤죠.

그런데 정장한벌에 -물론 세일기간이 아니지만- 최소 삼십만원은
줘야 겠더라구요. 일년에 한두번 십일이만원대의 정장만 사다가
갑자기 삼사십만원짜리(혹은 오십육십)를 보니 눈이 돌아가데요.

그런데 갑자기 이게 남편이 회사에 입고갈 옷이었거나
내 아기가 학교에 입고갈 옷이었다면 과연 이렇게 못사고 돌아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삼사십만원짜리 옷이 남편의 양복이라거나, 회사에 입고갈 옷이었다면
물론 부담은 느꼈겠지만 아마 샀겠죠. 어떤 필요에 의해 구매 하는거였다면요.

그렇다고 저희가 매달 몇백만원씩 옷사는 정신없는 부부는 절대 아니예요.
그저 일년에 몇번쯤 사는 정도죠.. 오해안하실꺼죠? ^^

암튼 저는 다시 아울렛으로 발걸음을 옮겨 2년정도 지난것같아 보이는
정장을 십일만원에 사왔답니다.
근데 왜이렇게 씁쓸하죠?

낼모레면 직장생활 10년인데 왜이렇게 갈수록 나 자신에겐 인색해 지는건지..
그리고 남편과 아이가 소중하지만
나도 직장인이고, 또 비서로서 낼모레면 십년인데
백화점에서 정장 하나 선뜻 사지 못하는 제 마음.
아울렛에 도착했을때의 그 푸근한(?) 느낌...

여기 여러 형님들하고, 동료들하고 함께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이런경험들 있으시죠?...........................................
IP : 210.102.xxx.13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이마사지
    '03.9.22 5:37 PM (203.244.xxx.254)

    저두 아직 아가는 없지만..생활비 중에 가장 아끼는 부분이 저한테 들어가는 겁니다..
    암만 맘에 드는 물건이 있어도..한번더 생각하고..(한번더 생각하면 거의 안 삽니다..^^;;)
    그리고..일단 가격이 안맞으면..절대 안삽니다..그러다보니..아울렛매장,,백화점매대물건..
    만 보고 다니죠..
    며칠전에도 야구모자가 필요해서 보고있는데..다 맘에 들었는데..가격이 46,000 원 놀래서..
    얼른 내려놓고..다음날 아울렛가서 9,000 주고 사왔습니다..

  • 2. 껍데기
    '03.9.22 6:36 PM (211.178.xxx.80)

    자전거. 말. 악어... ㅋㅋㅋ 재밌네요
    저도 자전거 좋아하는데... ㅠ.ㅠ 비싸긴 비싸죠
    그렇다고 정장도 아닌 캐주얼을 마르고 닳도록 입을수도 없고...
    원래 여자는 결혼하면 남편옷이 먼저보이고
    아기 낳으면 아이옷이 먼저보이고... 그런다네요
    저도 그리 살았지요.
    그럼 지금은 어찌 사냐구요?
    남편옷(저희남편도 IT계열 사복입습니다) 비싼것 싼것 섞어입히고(로데오거리가서~)
    아이옷 쬐끔 좋은것 사서 저랑 같이 입고... (빨리 커준 녀석이 고맙습니다.)
    그래도 모자라는 제 정장은 저 역시 상설할인매장 기웃거리면서 사지요.
    유행 타지 않을 것같은 지극히 평범한 스탈로.
    아.. 그리고 혜경샘 말씀하신 덕운상가 보세옷집...
    지난번에 갔다가 맘에 꼭 드는 것 찍어두고 왔네요.
    치마정장이었는데... 원단도 럭셔리한것이 좋더만 제 몸에 맞아줄러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이러고 삽니다.^^
    언제쯤이면 백화점 명품관앞에 가도 주눅들지 않을런지... ㅠ.ㅠ
    그렇지만 그것때문에 뭐 불행하다거나 그런건 아니지요
    님도 그러시죠?... 남의 옷이 잠자리 날개면 뭐합니까?
    내가 입은 아울렛 옷이 선녀날개옷이거늘... ㅋㅋㅋ

  • 3. 김수영
    '03.9.22 7:04 PM (203.246.xxx.205)

    백화점에서 굳이 사입을 필요가 있나요? 저는 제일 부풀려진 게 옷값 같아요.
    저는 백화점 가도 이월상품이나, 본 매장 앞에서 세일하는 간이매대에서만 사입었는데
    백화점에서 옷 안 산 지도 백만년은 됐네요. 대신 땡처리 매장이나 월마트 같은 데서
    개성있고 값싸고 품질 좋은 걸로 입습니다. 물론 가아끔 가다 비싼 옷 한벌 있으면
    좋긴 좋겠지만, 옷은 워낙 유행을 타는 거니까 굳이 그런 데다 돈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의류회사 관계자들이 보면 싫어하시겠지만 어쩝니까, 소비자 맴이 그런 것을)

  • 4. 예쁜이
    '03.9.23 1:38 AM (218.37.xxx.65)

    예뻐요. 겸손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음씨가 어머니 그리고 현숙한 아내이십니다.어머니가 자기 자신을 먼저 내세우고 가족을 뒷전으로 하는 모습은 정말 아니더라구요.섬기면 섬김을 받습니다.

  • 5. 저는
    '03.9.23 9:46 AM (211.180.xxx.61)

    저는 주석엄마님과 같은 점도 있고 다른점도 있네요.
    저도 비서업무하는 아줌마입니다. 사십고개 바라보는 88싸이즈의 아줌마죠.
    다른점은 저는 제옷 백화점에서 (H모 백화점) 팍팍삽니다. 작년이 피크였죠.
    연말에 보니 그 백화점카드값만 600여만원 넘었으니.....
    저는 무슨 대단히 큰회사의 대단한 중역의 비서도 아닌데, 옷을 그만큼삿다고
    옷을 비까번쩍 잘 입는것도 아니지만, 일단은 어쨌거나 저쨋거나 매일 다른 옷을
    입고 싶고, 최소한 그 옷을 입고 그날 하루 종일 "꾸진"기분은 느끼고 싶지않습니다.
    남편옷은 하나도 안삽니다. 와이셔츠한장, 양말한짝, 팬티한장 안삽니다. 사오지 말래요.
    자기가 왓다갓다하면서 보다가 싸고 좋은거 잇음 산다고...(울남편은 유통업체팀장입니다.)
    자기가 알아서 다 조달하고 코디하고 합니다. 딸 둘옷은 아웃렛에서 주로 삽니다.

  • 6. 황지현
    '03.9.23 9:53 AM (220.117.xxx.237)

    저도 누워나오는 애들을 주로 이용해요. 물론 남편도 누워나오는 애로 사줍니다.
    하지만 주석어머니처럼 남편건 좋은브랜드로 사주죠.
    전 누워나오는 저렴한 애들로 산답니다.
    어쩔땐 갑자기 서글픈맘도 들고 내가 너무 내 관리 않하나 싶을때가 있답니다.
    근데 남편거 사고 남 내꺼 산것보다 기분이 좋은걸 어떻하죠?
    결혼전엔 머라도 하나 삼 기분이 좋아져서 내가 쇼핑중독이 아닌가 할정도 였더든요.
    아마 아기가 생김 더 할것 같지만....
    맘은 행복합니다. 행복은 맘에 있는게 아닐까요.
    행복함되죠. 그런 주석엄마의 맘을 남편분도 알아주실거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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