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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만큼 우울해요.

고민녀 조회수 : 895
작성일 : 2003-08-18 13:07:12
아이가 있는 엄마예요. 이혼은 안할려고 맘을 먹는데, 오늘은 신랑 쪽에서 설치네요. 큰소리 빵빵치고.
아파트 분양금 내기도 빠듯한데,  한달에 한번 여자들 월중행사 처럼 우리 신랑 돈백 가까이 술을 먹지요.
그리고 직장도 관두고 시험 공부 하고 있어요.
저 직장 다니며 이리 저리 분양금 내랴 생활하랴 허덕이다 지쳐, 될대로 되라 막 살았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쇼핑에 중독 된것도 아니고, 명품에 빠진 것도 아니고, 시댁에 얹혀 사는데 주말이면 모든거 팽개치고 돌아다녔어요. 물론 살림도 엉망이구요. 아이방도 치우질 않고, 그냥 저냥 멍하니 아무 생각도, 계획도 없이 살았어요. 그것도 최근에만.
그리고 어제 시어머님 편찮으신데, 죽 끓여 드리고, 약 챙겨 드리고 또 집을 나왔지요. 도서관에서 아이랑 책 읽고, 아이랑 도시락 먹구, 별로 한것도 없는데 신랑이 이야기좀 하자고 해서, 나랑 살기 싫으면 싫다 해라, 아픈 노인네 혼자 두고 나오고 싶냐..... 왜이리 그런 소리는 듣기 싫은지, 신랑이 이것 저것 말하는데, 말허리 뚝 잘라서 알았어, 내가 알아서 잘 할께, 했더니 신랑을 애 취급 한다고, 저랑 끝내고 싶다는군요.
미안타 했어요. 제가 먼저. 그런데 무얼 제가 미안해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으면서, 마음좀 풀어라, 미안타 했죠. 그런데 아침까지 안풀려서 내일 휴가 내고 서류 준비해 오라네요.
아파트 팔아서 반씩 가르자네요.
저도 제 맘을 모르겠네요. 아이를 핑계로 이 삶을 붙잡아야 할 필요가 있는지, 아님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하는지, 말도 안통하는 신랑에게 벗어나고 싶은건지....
IP : 211.45.xxx.13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해합니다
    '03.8.18 1:40 PM (143.248.xxx.243)

    슬럼프시군요.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운동선수나, 가수, 이런 사람한테만, 일에 대해서만 슬럼프가 있는 건 아니더군요.
    혼인 생활, 주부 역할, 부인이나 며느리 역할........ 등등에서도 올 수 있더군요.
    정신적으로 방황하고, 멍하고, 황폐해지고, 만사가 귀찮기만 하고, 늘 울기 직전 같고.
    놀라운 건, 그런 와중에도 아이한테만은 다른 부분에서 보다는 덜 멍해지고, 덜 황폐해지니..... 모성이라는 건 우리의 상상 이상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 생활이 영원이 지속될 것 같아 허우적 거렸습니다.
    저도 그 때 이혼이 가장 빠르고 쉽게 그 늪 같은 생활을 털어버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그냥 슬럼프 였습니다.
    우연히 보게 된 어느 주례사처럼 인생엔 쓴 맛도 있기 마련인데, 그 즈음이 쓴 맛나는 시기인 줄 모르고 너무 오래 허우적 거렸었습니다.
    한발짝 슬쩍 자신의 인생에서 발을 빼고 떨어져 나와서 남일처럼 바라보세요. 사람 다 그럴 때 있기 마련이지라고 생각될 겁니다.
    어떤 프로게이머가 쓴 글귀처럼 자신이 처한 상황을 게임으로 보고, 자신을 게임에 들어있는 캐릭터로 여겼다고요.
    남편한테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남일처럼 고민녀님의 생활과 마음을 이갸기 해 보세요. 신세한탄 말고요.
    듣고나면 남편도 그렇기도 하겠구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 2. 동의합니다
    '03.8.18 2:13 PM (203.249.xxx.153)

    이해합니다 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저도 결혼10년차인데 그 슬럼프라는것이 그렇게 빨리 오는
    것인줄 모르고 (결혼6년쯤 됬을때) 너무나 힘들어 하면서 이혼이 답인줄만 알았죠.
    어렵게 그 고비를 넘기고 나니 언제 그런일이 있어나 싶네요. 두분이 서로 성급하게 해결할려고
    하시지 말고 그냥 물 흐르는대로 놔둬보세요. 어느정도 마음이 안정이 되면 그때가서 서로의
    마음을 나눠보시는게 어떨찌........

  • 3. ....
    '03.8.18 3:34 PM (61.48.xxx.41)

    남편분이 진짜로 이혼을 원한다기 보다는, 님한테 화가나서..
    남자들말로 '버릇 고치려고' 그러시는것 같네요. 아이까지 있는데 어디 이혼이 그리 쉽나요.
    저도 님심정 이해갑니다. 시부모랑 같이 살면서 남편까지 속썩이면 얼마나 속상하겠어요.
    그럴때 아이데리고 도서관가고 했다면 아주 건전하신건데..
    솔직히 아픈 시모만 하루종일 돌봐드릴수도 없는 노릇이죠, 우선 내맘이 심란한데 말이죠.

  • 4. 나두...
    '03.8.18 7:11 PM (211.201.xxx.182)

    그런데 듣고 보니 제가 쩜 슬그머니 화가나네요.
    고민녀님의 글 만으로 놓고 볼때, 현재 수입도 없으면서 월백씩이나 술로 없애면서
    (이것만으로도 거의 "아작"내고싶은 남편인데), 게다가 시댁서 살며, 직장생활하는 아내에게
    그러다니요? 그것도 아내가 미안하다, 맘풀어라 이렇게 숙이고 나가는데도, 직장까지
    휴가내고 서류해오라고요? 왠지 제 속에서 뭔가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려고하는군요.

  • 5. 부글부글
    '03.8.19 12:36 AM (211.204.xxx.113)

    아니 본인은 아직 직장도 안나가면서 휴가내고 서류를 해오라니요.
    지금 부인이 안계시면 그나마의 간병이나마 자기 어머니가 받을수 있답니까?
    왜 우리나라 남자들은 효도도 직접 안하고 꼭 자기 마누라를 시켜서 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보기엔 완전히 마누라 길들이겠다는 작전인거 같은데 진짜 서류한번 가져다 던져 줘보세요.
    그렇게 애틋하면 스스로 어머니 간병을 하던가...
    같이 맞장뜨라는 말씀은 아니지만 최대한 정중하게 입장을 설명하시되 정 본인이 원한다면
    애도 기르고 어머니 간병도 하겠다면 그렇게 해주겠다고 해보세요.
    진짜 열받아서 원.

  • 6. 저도 화남
    '03.8.19 9:54 AM (61.254.xxx.140)

    백만원이면 왠만한 생활비인데 술을 그렇게 드시는 것만으로도 이혼 사유가 되겠는데요.
    정말 고민녀님 많이 참고 참으시면서 사시는 것 같은데
    같은 여자 입장에서 정말 화나네요.
    부글부글님 말씀처럼 왜 효도도 부인보고 하라는지 모르겠네요.
    직장 그만두셨으면 시어머니 편찮으실때 남편분이 집에 있으셔도 되지 않나요.
    죽 끓여드리고 약 챙겨 드리고 나왔으면 할 도리는 다 한건데.
    아이는 어떻게 할 작정으로 이혼하자고 하는 건지..
    정말 이판에는 세게 나가는것도 한 방법인 것 같아요.
    휴, 힘드시긴 하겠지만 남편분 자존심만 세신 것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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