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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세대는 왕자표크레파스 알지요?.........펌

jasmine 조회수 : 1,061
작성일 : 2003-07-18 09:10:45
..  


소중한 삶의 비밀

내 짝꿍 크레파스는 36색이었습니다.
크레파스 통도 아주 멋졌습니다.
손잡이가 달려 있는 가방을 펼치면 양쪽으로 나뉜 플라스틱 집에
36개의 가지각색의 크레파스들이 서로 빛깔을 뽐내며 들어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금색, 은색도 있었습니다.

내 크레파스는 8색이었습니다. 조그마한 직사각형의 종이 상자에
골판지 이불을 덮고 옹기종기 누워 있는 내 왕자표 크레파스....

짝꿍이 36가지의 색 중 어떤 색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난 8가지 색을 골고루 색칠하고도 비어 있는 도화지를 놓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습니다.

내 그림에도 빛나는 황금색을 칠한다면,
정말이지 금빛 은빛 세상이 될것만 같았습니다.

그날은 엄마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난 짝꿍처럼 엄마 손에 금반지를 그려드리지는 못할지라도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보라빛의 블라우스를 입혀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할 수 없이 파란색으로 엄마의 블라우스를 칠했습니다.
엄마는 너무 추워 보였습니다.
다시 따뜻해 보이는 빨간색으로 그 위를 덮었습니다.
그순간... 블라우스는 보라빛으로 변해 있었고
엄마는 눈부시게 웃고 있었습니다.
너무 신기 했습니다.
빨간색과 노란색을 섞어 할머니가 좋아하는 주황색 감도 그릴수 있었고
초록색과 노란색으로는 파릇파릇 연두빛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로는 짝꿍의 크레파스가.. 금색, 은색이 부럽지 않았습니다.
나에게는 요술쟁이 크레파스가 있었으니까요.

그날 난 못나게만 보였던 내 8색 크레파스를 통해서
소중한 삶의 비밀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지금 내 삶에도 화려한 빛깔의 많은 크레파스는 없습니다.
물론 금색, 은색 도 없습니다.
하지만 내게 있는 자그마한 빛깔로 소박하지만
따사로운 색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오늘도 난,
내가 가지고 있는 나의 빛깔로 삶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습니다.


****

너무도 잘 부러졌던 왕자표 크레파스,....3학년땐가 미술 전공하신 이모가 주신
48색 크레파스가 너무 좋아 끌어안고 잠자리에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 애들은 이런것 모르겠죠?

옛날 생각나서 퍼왔습니다.....^^


IP : 211.204.xxx.91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냠냠주부
    '03.7.18 9:16 AM (210.127.xxx.34)

    좀 긴머리에 왕관 쓴 왕자 얼굴 찍힌 거요. 흐흐

  • 2. 체리
    '03.7.18 9:23 AM (211.110.xxx.104)

    저도 옛날 생각이 납니다.
    12색 가지고 대회에서 상을 탄 기억이 있어요.
    그 때는 페난트(? 천으로 된 건데,벽에 걸도록 된 것)라는 것도 상장과 같이 줬어요.

    어린 마음에 자석 필통을 무척 갖고 싶어 했던 기억이 나네요.

  • 3. ky26
    '03.7.18 9:52 AM (211.219.xxx.33)

    져두 은색이랑 금색있는
    크레파스 넘 부러웠던 기억나네요

  • 4. 이성화
    '03.7.18 9:58 AM (218.54.xxx.216)

    아 ~~~~갑자기 초등학교시절 짝궁이 막보고싶네요^^ 지금쯤 뭘하고 있을까

  • 5. 김새봄
    '03.7.18 10:13 AM (218.237.xxx.81)

    36색은 아마 손잡이가 이어서 가방안에 넣지 않고
    들고 다닐수 있게 되어있던거 아닌가요?
    그거 꼭 따로 들고 다니던 애들 있었습니다.

    자스민님~ 한동은 안보이셔서 궁금했었습니다.

  • 6. 푸우
    '03.7.18 11:12 AM (218.52.xxx.43)

    전 체육시간 다음으로 미술시간을 싫어했어요..
    그림을 못그렸거든요.
    근데,,,,제가 초등학교때 좀 깍쟁이 였던 같아요.. 맨날,,다른 아이들꺼 내것처럼 막 쓰고 정작 내껀 손도 못대게 하고...지금 생각하니 진짜 얌체....

    글구, 짝궁 하니까 생각나는 일화가 있네요.
    제가 부산에서 여기로 첫발령 받아서 와서 실수한 일...
    여기와서 6학년을 맡았는데,,수업시간에 "짝지를 어떻게 정하면 좋을까?" 했더니 아이들이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그래서.."그냥 이야기해봐 손들지 말고." 그래도 자기들끼리 수근수근...
    알고 보니 부산에서는 짝궁이라고 하지 않고 짝지라고 하거든요.. 근데, 아이들은 짝지가 무슨뜻인지 짝궁을 왜저렇게 말하나...아니다..짝궁이 아닌 다른 뜻일 수도 있다..자기들끼리 그래서 웅성웅성 거렸나 보더라구요..

  • 7. 다린엄마
    '03.7.18 11:15 AM (210.107.xxx.88)

    저희반 아이가 갖고 있던 48색 왕자 파스. 전 48색 모두가 부러웠던건 아니었습니다. 그중의 한 색! 그때 그색을 뭐라 불렀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말하는 마젠타(Magenta), 혹은 진달래색(?) 크레파스! 제가 쓰던,몽당 크레파스를 모아 놓은 박스엔 절대 없는 그 색! 너무 부러워 그 친구에게 몇번 빌려 쓰기도 했었던 기억이... 사실 제 크레파스도 48색 이상이었긴 해요. 50개도 넘었을껄요. 문제는 그게 전부 몽당 크레파스를 네모난 박스에 모두 모아, 같은 색이 세개 이상 들어 있는, 저만의 크레파스 통이었다는거죠.
    그 다음, "피노키오" 파스가 등장 하면서 왕자 파스에서 피노키오 파스 쪽으로 유행이 바뀌었던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요즘은 무슨 크레파스, 몇가지 색이 유행인지...아님, 초등학교에서 크레파스라는 걸, 아직도 쓰긴 쓰는건지...혹시, 외제 크레파스가 더 유행하고 있는건 아닌지...궁금해지네요. 비오는날 어린 시절 추억을 잠시 해보았습니다, jasmine님 글 덕분에.

  • 8. 김새봄
    '03.7.18 11:58 AM (218.237.xxx.81)

    푸우님~ 그 반대 경우 얘기해 드릴께요.

    경상도가 고향이신 선생님이 서울로 발령을 받아 서울서 아이들을 가르치시는데
    어느날 하루..여러분 부산에는 배가 억수로 많고 갈매기도 억수로 많아요
    아이들...멀뚱멀뚱하다 한학생이 선생님 억수로가 뭐에요?
    선생님...천지빼까리라 그러면 알겠지요?
    아이들...계속 멀뚱멀뚱...
    선생님 당황하셔서 다른말이 절대 떠오르지 않았다는 그런 얘기도 있습니다.

    저 부산에서 1년 살았었는데 그때 가게에서 생긴일입니다.
    뽑기가 있어서 너무 반가워 "아줌마 뽑기 하나 주세요"
    아줌마 아무 말이 없으셔서 다시 말을 했건만 저만 보고 계십니다.
    답답한 나는 뽑기 국자를 들고 이거 하나 만들어 주세요 하자
    아줌마.."아하~ 쪽자..알았어요"

  • 9. 냠냠주부
    '03.7.18 12:40 PM (210.127.xxx.34)

    푸우님 새봄님..정말 재미있네요..ㅋㅋ

    전 옛날에..부산 출신 유치원 교사랑 얘기를 하는데..
    "***가 땅에 널짰어요. 그래 내가.." 이러는 겁니다.
    널을 짜다니? 무슨 소린가 했는데
    떨어졌다는 뜻이라면서요...? -_-

  • 10. ky26
    '03.7.18 1:24 PM (211.219.xxx.226)

    사실 요즘은 그런 사투린 잘 안써요
    대신 억양이나 뉘앙스땜에 부산사람인줄알지만
    TV나 영화에서 너무 억지스럽게 사투리를 왜곡?시켜서
    좀 슬프답니다....

  • 11. 로샤스
    '03.7.18 2:33 PM (203.238.xxx.253)

    학교를 7살에 들어가는 바람에 2살 터울 오빠와는 연년생처럼
    한 학교를 다녔지요. 무척 가난했던 우리 부모님은 오빠와
    내게 각각 다른 크레파스를 사주실 수 없었답니다.
    미술 시간이 같은 날에 있을 때면 먼저 시간에
    든 사람이 크레파스를 가져가고 끝나는 대로
    서로에게 가져다 주곤 했었지요. 오빠 반 교실
    뒷문에서 크레파스 상자를 들고 숫기없는 모습으로
    서성대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나마 그 크레파스도 총천연색을 자랑하던 36색,
    48색은 어림도 없고, 여기저기 이웃집에서 얻어와
    겨우 구색을 갖춘, 그래서 크레파스 몸통에 거뭇거뭇
    다른 색의 티가 잔뜩 묻어있는 아주 못생긴
    것들이었답니다. 그시절 유난히 숫기없고, 자신감 까지
    없었던 난 제대로된 크레파스 하나 사주지 못하는
    부모님을 원망하고 때때로 미워하기도 했답니다.
    그 어린 나이에도 가난이 싫고 몹시 부끄웠던 기억이
    어슴프레 떠오름니다.
    지나고 나니 모든 것이 추억으로 떠오르네요.
    오빠와 늘 함께 다녀오던 등교길과
    엄마가 싸주시던 김치냄새 가득했던
    도시락....
    비도 오고 조금 울적해 집니다....

  • 12. 김새봄
    '03.7.18 3:06 PM (218.237.xxx.81)

    ky26님~ 기분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그 얘기 들은게 85년인가 였거든요.
    그떄도 선배들한테 들은 얘기였으니까 그보다 더 전 얘기겠지요.
    첨에 부산에서 살때는 적응이 안되서 고생도 했으나
    지금은 부산진한 사투리 들으면 왠지 반갑던걸요..

  • 13. 이종진
    '03.7.18 3:29 PM (211.209.xxx.228)

    386 세대는 아니지만 저두 어릴때 생각이 나네요. 부모님이 사주신 이쁜 연필 한다스가 어찌나 좋았는지..
    어린맘에도 안사줄게 뻔해서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참 많았어요.

  • 14. 그런데..
    '03.7.18 7:21 PM (12.248.xxx.151)

    크레파스가 8색이라면 보라색이 들어 있지 않나요?
    저도 8색 크레파스 써 봤단 말이죠.
    빨강, 파랑, 노랑, 검정, 흰색, 보라, 주황, 초록
    보통 이렇던데..

  • 15. 김현경
    '03.7.18 7:28 PM (211.116.xxx.123)

    '왕자표 크레파스'한 단어에 마구마구 옛날 추억속으로 빠져드네요.
    말표 운동화,, 빨간내복,,교실난로위에 올려놓던 생철도시락..(젤 맛있죠. ^^)
    "내사랑 자두" 란 만화책이 있는데,, 이 시대가 저 어렸을떄랑 비슷한 시기인거 같아요.
    그 만화책 보면서,,딸애들한테 엄마 어렸을떄 진짜 이랬어,,하면서 설명해주곤하죠.
    도서대여점에서 함 빌려 보세요.. 어릴떄 생각 참 많이 난답니다.

  • 16. jasmine
    '03.7.18 8:00 PM (211.204.xxx.71)

    우리 세대만 해도 참 가난했습니다. 불과 10년 뒤인 70년대생과도 하늘과 땅 차이더라구요.
    요즘 크레파스 모아둔 깡통 있는 집, 검댕이 뭍은 크레파스 있는 집 얼마나 될까요?
    우린 어려서도 너무 철이 들어서였던지 사달라는 소리도 못하고 포기한게 참 많았죠....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스트레스란 갖고 싶은 것을 참게 하는거라고 합니다.
    우리가 지금 잘 못 키우고 있는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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