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바탕 난리가 났었네요. 우리 초등학교 1학년 꼬마땜에.
신랑은 몸살을 심하게 앓아 이틀째 집에 누워 있고 저만 일하러 나와 앉아 있었는데, 한 4시가 다되어 전화가 따르릉 ~~
신랑 왈, "아니, 벨소리가 들리고 누가 문두드리는 소리가 나 문을 열어 봤더니 현섭이가 서있쟎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저희 아이는 학교 끝나면 (3시) 같은 After School Care (학교 마치면 가있는 놀이방같은 곳) 다니는 또래 아이들하고 모여 있다가 인원수 확인되면 두 차에 나눠타고 after school care 에 가있거든요. 그러면 제가 일 끝나고 한 5시쯤 데리고 오구요. 아직 나이 어린 아이들이라 전부 부모가 픽업하거나 아님 저희 아이처럼 데이케어 같은데서 데리고 가거나 하지 절대로 아이 혼자 학교 밖을 벗어나는 일이 없죠.
근데 얘가 난데없이 떡 집에 나타난겁니다.
부랴 부랴 after school care 에 전화해 보니, 거기 있는 아줌마 왈, 안그래도 아이들 픽업나간 선생둘이 현섭이를 찾을 수 없다고, 혹시 오늘은 부모가 먼저 픽업했다고 전화받지 않았냐고 몇번이나 전화가 왔었다네요. 저희 집에 전화해도, 신랑 핸폰으로 전화해도 통화가 안되고 (신랑이 너무 아파 비몽사몽간에 전화받을 여력이 없었다네요.), 메세지만 남겨놓고는 사방팔방 학교 이구석 저구석을 찾아 다녔답니다.
일이 안되려니 제가 일하는대로 전화도 했었다는데 통화가 안됐구요.
일단 전화밭은 아줌마한테 아이는 집에 아빠랑 잘 있다고 얘기를 했는데, 이미 찾다찾다 뒤집어진 after school care 쪽에서 경찰에 신고를 했었더라구요. 40여분 이상 아이가 행방이 묘연하니 일단 신고를 한거죠. 학교에다가도 리포트하고.
애들 픽업하러 학교왔던 딴 엄마들도 모두 놀라 다 차로 저희 아이 찾으러 다니고...
저는 신랑 전화 받고, after school care 아줌마랑 통화하고, 조금 있으니 경찰이 너희 아들 학교에서 행방불명됐다 전화 하고, 또 조금 있으니 학교 교장이 너희 아들 못찾고 있다고 또 전화하고.
전 또 일일이 아이가 집에 잘 있다 얘기하고.
다들 아이가 어떻게 집에 가있냐고 경악하며 한마디씩..
경찰이 저랑 통화할때 저희 집주소를 물어보더라니, 아니나 다를까 저희 집에를 찾아갔었다네요. 아빠랑 아이랑 둘이 있는거 확인하고.
나중에 저희 아이 하는 말, 경찰이 자기 이름을 알고 있었대나? 왠지 자랑스러워하면서..
학교랑 집이랑 차로 한 3분거리정도 되거든요. 걷자면 한 20여분?
난데 없이 집까지 걸어가기로 작정한거죠. 어떤 일이 후에 벌어질거라고는 생각못하고.
일 마치고 저희 둘째 아이 있는 daycare(놀이방) 에 가서 픽업하는데 그 놀이방 주인이 또 놀라며 얘기하더라구요. 거기까지 전화가 갔었나봐요. 저희 아이가 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그 놀이방을 다녔었거든요. 혹시 거기서 픽업했나 싶어서.
휴 ~ ~
경찰은 저희 집에 와서 한 20여분 애들 아빠랑 우리 꼬마랑 얘기를 하고 갔다는데, 참, 집앞 봄맞이 정원 관리가 전혀 안돼 이제나 저제나 내가 봐도 동네 사람들 욕좀 하겠다 싶게 잡초가 웃자라 있고 신랑은 신랑대로 한 이틀 침대에서 앓고 보니 머리며 옷이며 몰골도 말이 아니었겠고, 경찰이 아마도 이거 돼게 수상한 집이다 했겠다 싶더라구요. 아마 마약하는 아빠를 둔 콩가루 집안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고. 쩝..
놀이터에 나가 놀아도 어른이 꼭 지켜봐줘야 하고 집에 혼자만 두어도 안되고 차에는 꼭 어린이용 카싵에 앉히고 집앞에서 잠깐 자전거를 타도 헬멧을 씌우고 등등 어린아이가 누구의 보호 없이 절대 혼자 두어지는 법이 없는 이곳에서 ,학교 마치고 혼자 뚜벅뚜벅 집찾아 횡단보도 건너고 찻길도 건너고 해서 집까지 걸어온 1학년짜리 아이를 두고 벌어진 소동이었읍니다.
저만 젤 맘 편했던거죠. 아이가 집에 와 있다는 소식이 이 사건의 첫 소식이었으니깐.
하지만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찾아다닌 after school care 선생님들은 얼마나 애가 탔겠어요. 둘째 아이 데리고 올때 한번 일부러 들려 위로나 해줬죠. 다들 얼마나 상기되 있던지. 애고...
집에 와서 아이에게 뭐가 잘못된건지 단단히 이르긴 했는데. 글쎄요. 얘가 알아는 들은건지.
참고로 저희 아이 취미가 약도 그리기인데, 관련이 있나???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아이의 행방 불명
캔디 조회수 : 877
작성일 : 2003-05-16 05:01:28
IP : 24.69.xxx.14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캔디
'03.5.16 8:07 AM (24.69.xxx.142)오늘은 선생님들 따라 놀이방에 잘 들어 갔다네요.. 휴 ~~
2. 키티
'03.5.16 12:09 PM (220.75.xxx.42)그 애프터스쿨 선생님들은 엄청 놀라셨겠네요.
저도 한번 크게 놀란적이 있어서요 백화점 같은데에서 물건살때 주의력이 떨어지기 쉽잖아요?
우리도 자기아이뿐만아니라 모든아이를 부모같은 마음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그러면 나쁜일은 훨씬 덜 생기겠지요?3. 김혜경
'03.5.16 8:21 PM (211.215.xxx.153)놀래셨겠네요. 아이들 키우면 꼭 잃어버리고 놀래는 일들이 있죠... 주의하세요, 약도 그리기가 취마라면 그런 일 또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 682221 | 자유게시판은... 146 | 82cook.. | 2005/04/11 | 155,849 |
| 682220 |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 82cook.. | 2009/12/09 | 63,043 |
| 682219 |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 82cook.. | 2006/01/05 | 93,356 |
| 682218 |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 ᆢ.. | 2011/08/21 | 20,942 |
| 682217 |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 애니 | 2011/08/21 | 22,739 |
| 682216 |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 사랑이여 | 2011/08/21 | 22,715 |
| 682215 | 꼬꼬면 1 | /// | 2011/08/21 | 28,444 |
| 682214 |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 애셋맘 | 2011/08/21 | 35,921 |
| 682213 |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 명언 | 2011/08/21 | 36,261 |
| 682212 |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 애엄마 | 2011/08/21 | 15,744 |
| 682211 |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 차칸귀염둥이.. | 2011/08/21 | 17,985 |
| 682210 |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 너무 어렵네.. | 2011/08/21 | 24,339 |
| 682209 |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 해남 사는 .. | 2011/08/21 | 37,629 |
| 682208 |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 조이씨 | 2011/08/21 | 28,654 |
| 682207 |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 -_-; | 2011/08/21 | 19,285 |
| 682206 |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 | 2011/08/21 | 27,820 |
| 682205 |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 짜증섞인목소.. | 2011/08/21 | 76,083 |
| 682204 |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 이건뭐 | 2011/08/21 | 15,416 |
| 682203 |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 도어락 얘기.. | 2011/08/21 | 12,368 |
| 682202 |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 참맛 | 2011/08/21 | 15,241 |
| 682201 |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 | 2011/08/21 | 14,229 |
| 682200 |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 수영장 | 2011/08/21 | 14,446 |
| 682199 |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 독수리오남매.. | 2011/08/21 | 27,153 |
| 682198 |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 애플 이야기.. | 2011/08/21 | 24,518 |
| 682197 | 가래떡 3 | 가래떡 | 2011/08/21 | 20,652 |
| 682196 |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 슈슈 | 2011/08/21 | 22,769 |
| 682195 |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 늦은휴가 | 2011/08/21 | 14,608 |
| 682194 |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 도대체 | 2011/08/21 | 12,686 |
| 682193 |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 독수리오남매.. | 2011/08/21 | 19,325 |
| 682192 |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 | 2011/08/21 | 22,77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