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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새있네! 조회수 : 936
작성일 : 2003-03-25 15:17:55
에구구구 저 사는 얘기좀 해도 될까요?  남편은 아들가진 엄마들은 다
보내고 싶어하는 S대를, 전 딸가진 엄마들이 보내고 싶어하느 E여대를
나왔어요.   남들은 부러워하죠.  그거만으로도 인생의 기반이 다 된건줄 알고...
하지만요 허울좋은 껍.데.기.이죠. 남편은 자식들에게 손안벌리는것만으로도
일년에 몇차례는 유세를 하시는, 땡전한푼 도움받을수없는 집의
맏아들같은 막내아들이죠.  친정은 넉넉한 편이지만 결혼하고 좀 지나니
알겠데요.  그건 나랑 상관없는거란걸... 없는집 며느리가 나의 현실이라는걸...

남편은 쬐끄만한 대기업(대기업치곤 규모가 작아요)에 다녀요.  
죽도록 일해야 먹고살죠.  요즘은 정말 죽도록 일하고 있어요.  
한달에 시간외근무를 거의 250시간은 하니까요 ...25시간이 아니라 250시간...
일주일에 서너번 집에 오는데 퇴근이 새벽 세시에서 여섯시사이. 그리곤
네다섯시간자면 또 출근하죠.  토요일과 일요일도... 그런데 이 훌륭한
회사는 시간외수당을 한푼도 지급하지 않는다지요.  담당부장이
감사한 결과 '수당줄수없음'판정이 났다네요.  원인은 모르지요...
회사에 항의하고 소송이라도 걸고싶지만
그래도 전보다 더 열심히 일합니다. 찍힐까봐요,먹고 살아야 하니까...

두돌된 '아빠밝힘증'이 있는 제 아들은 요즘 아빠가 그리워 몸서리칩니다.
어느날보니 자다 옆자리를 더듬었는데 아빠얼굴이 만져지니까
화들짝놀라 '어, 있네!!'그러며 입이 찢어져라 웃다 자더라구요.
오늘은 기침으로 새벽까지 비몽사몽이었는데 다섯시쯤 아빠가 오니
벌떡일어나 펄펄뛰고 난리였지요.

남편과 전 남들과 같은 바램이 있습니다.  열심히 일해 빨리 승진하고
임원되고 최고경영자가 되어... 성공하고 돈도 많이 벌어서
아이는 원하는데로 유학도 보내주고 학교다니며 사회생활하며 든든한 배경도 되어주고
결혼하면 살고싶은곳에 집도 사줄수있교 나이들어서도 아이에게
늘 든든한 백이 되어주고 싶다...  그런데 그러자니 지금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너무 없네요.  아이에게 책읽어 주고,안아주고, 함께 밥먹고,
놀이터가고, 새로운 말을 할때 들어주고....  그럴 시간이 너무 없네요.
그래서 아이가 아빠가 너무 그리운가봐요...

아이를 이미 키워놓으신 선배님들, 아이가 크면 아빠와의 다정한 시간보단
아빠의 성공과 경제력을 아이들이 더 원할까요?  아니면 좀 무능해도
자상한 아빠가 더 필요한가요?  둘다는 해줄수 없단걸 이해할까요?
우리의 선택에 동의할까요?  

저희가 잘못된 생각을 하고있나요?  하지만 한푼어치의 도움이나 요행을
바랄수없이 우리의 땀으로만 먹고살아야하는 우리는, 배울만큼 배웠는데도
부당한 처사에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참고 살아야만 하고
죽도록 고단하지만(요즘은 남편의 과로사가 걱정입니다.) 다른 선택을 할 수가
없는 삶을 살기에 아들만큼은 우리의 능력으로
'선택할 수 있는 삶, 고단하지 않고 평화로운 삶'을 살게  하고 싶어
참고 견디는 중이거든요.  아이도 그렇구요.  
그런데 문득 이것이 아이이 원하는것이 아니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저보다 더 큰 걱정과 고통이 있으신 분들께 혹 배부른 투정처럼 들렸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너무 혼란스러워서 다른분들의 조언이 필요해서요...






IP : 211.204.xxx.25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뿡뿡이엄마
    '03.3.25 4:26 PM (211.41.xxx.254)

    아버지는 누구인가? 라는 시가 있습니다..(혹시 아시려나.)
    거기 한대목이 이런 부분이 있죠..

    아버지가 아침식탁에서 성급하게 일어나서 나가는 장소(그 곳을 직장이라고 한다)는, 즐거운 일만
    기다리고 있는 곳은 아니다. 아버지는 머리가 셋 달린 용과 싸우러 나간다.
    그것은 피로와, 끝없는 일과 ,직장 상사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다. 중략

    아들,딸들은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것이나 아버지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운다.....

    이 시를 보는데 왜 그렇게 서글퍼 지던지요....
    그냥 남편도 그렇고 다 불쌍하게 보이더라구요..참 사는게 뭔지....
    우리 아이들이 이런 부모 마음을 알런지요..
    저도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보니, 이제서야 우리부모님이 날 어떤 마음으로 키웠겠구나 하고
    이해가 가던걸요...

    아~~~~ 어떻게 살아야 하는게 정답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어느 쪽으로 가던지 미련과 후회는 남을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들이 좀더 고생해서 우리의 아이들은 좀더 나은 환경에서 살게 해주고 싶은게 제
    마음이기도 합니다...
    좀더 참아보죠...아빠도 엄마도 아이도.....

    새였네님!!
    전 그래도 남편의 건강이 제일 걱정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일 할수 있는것도 건강할때나 가능한 일이쟎아요..
    좋은음식 많이 해드리세요....오래오래 아이 옆에 있을수 있게요..
    힘내세요..

  • 2. 김혜경
    '03.3.25 5:13 PM (211.212.xxx.173)

    참 한국에서 가장으로 살기 참 고단하죠.
    경제력 있는 아빠, 혹은 자상한 아빠 양자택을 할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 아빠들의 현실이구요.
    그래서 뉴질랜드로 이민떠난 가정은 너무 나른해서 못살겠다고 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운영의 묘를 꾀해보라고 하면 너무 무책임한 조언일까요??

  • 3. 빈수레
    '03.3.25 5:34 PM (211.205.xxx.27)

    그정도 열성으로 일을 하시는 분이라면.....
    다른 직장의 다른 자리를 직장 몰래 조용히 알아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아닌가요??

    근데 부모님이 손 안 벌리는 거, 그거 좀만 더 있어보면 아시겠지만,
    그것만도 정말 다행이야...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 4. 흑진주
    '03.3.25 5:37 PM (203.236.xxx.2)

    제 아버지는 7남매의 맏이세요. 동생 여섯과 자식 넷을 거의 혼자 힘으로 키우다시피 하셨죠. 돈벌러 월남에도 갔다 오셨고, 목수도 하셨고, 건축업에 양돈업을 하셨는데 크게 성공하진 못하셨죠. 그래도 동생들과 자식들을 빚없이 혼자 힘으로 다 건사하셨습니다. 당연히 저희 4남매는 자라면서 경제적 풍요는 거의 모르고 살았지요. 라면땅 하나도 밤에 몰래 얻어먹었으니까요. 그저 밥 굶지 않고 학교에 등록금 밀리지 않는 정도였죠. 지금 생각하면 아버지의 고군분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 때는 가난한 아버지가 원망스러웠지요. 철들고 나서는 아버지를 존경하게 되었답니다. 그 고생을 함께한 엄마도 고맙구요. 제가 돈벌어 보고 자식 키워보니까 울 아버지는 정말 대단한 철인 같이 느껴졌어요. 아버지는 너무나 성실한 분이었다는 걸 깨달았죠. 그리고 제가 풍족하게 잘 자랐다면 그 나름의 좋은 경험을 많이 할 수도 있었겠지만 처지가 어려운 사람을 헤아리는 마음 같은 건 잘 몰랐을 것 같아요. 없으면 굶지 절대 빚지지 말라는 아버지의 생활철학을 저도 은연중 배운 것 같고요. 인간되라고 자식을 주시나 봅니다. 자식 키우면서 더욱 엄마, 아버지께 애틋한 마음을 갖게 되었으니까요. 좀더 일찍 철이 들었다면 장학금이라도 팍팍 받아서 아버지 힘을 덜어 드렸을텐데... 암튼, 자식에게 주어야할 첫번째는 돈이나 풍요로운 생활만은 아니랍니다. 전 돈이 많아도 아이들을 편하게 키우진 않을 거예요. 여행은 많이 보내고 싶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좀 부족한듯 키우렵니다. 이제 환갑이 지나고 당뇨로 몸이 수척해진 아버지를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돕니다. 남편의 과로사가 걱정될 지경이라면 조금은 성실함의 도를 낮추셔야겠네요. 무지하게 성실하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보다는 쪼금 덜 성실하고 오래 사시는 아버지가 되셔야죠.

  • 5. 1004
    '03.3.25 10:12 PM (211.196.xxx.93)

    요새 신랑이 참 안됐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글구 장남이라구 엄마가 결혼 말렸던것두
    이해가 됩니다. 가난한 시골집의 무지 효자인 장남, 철없는 시동생... 열심히 일하지만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
    요새는 정말 주위에 손 벌리는 사람만 없어도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 6. 김은희
    '03.3.26 12:25 AM (211.168.xxx.73)

    어떤 애기 엄마가 그러더군요.
    돈 잘 버는 남편과 시간이 많은 남편 중 어떤 남편이 좋은가는 늘 딜레마이 빠질 수 밖에 없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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