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님, 며칠전 남편모임을 그렇게 걱정하시더니 급기야 남편이
은주님을 아프게 했군요. 저도 결혼하고서 거의 6년반쯤을 그러고
살았어요. 특히 아이가 두살이던 작년엔 거의 피터지게 싸웠구요.
한겨울에 문안열어주고 대문앞에 두세시간 세워놓기도 해보고
집에서 1주일동안 내쫗기도 하고 손가락깨물어서 각서도 쓰게해보고
술마신 다음날 술잔뜩 사다놓고 집에서 더먹이기도 하고...
정말 이가 갈리게 싫더라구요. 그리고 그보다 더 화나는건
제가 화내면 안그런다 어쩐다 온갖 감언이설로 위기를 넘기고
또 그런 기회가 오면 똑같은 되풀이... 여러 방법들이 강도에
따라 효과지속기간이 틀릴뿐 사람이 변하지 않는한 건강상의
치명적 이유없인 바뀌지 않는것 같아요. 그럴수록 아내는
더 강력하게(?) 대처하고... 이게 바로 악순환이죠.
싸워봤자 나아지는 것은 없고 남편은 아내의
잔소리를 자기가 전날밤 신나게 논 댓가정도로 생각하고 귓등으로도
듣지 않더라구요. 자꾸 싸우면 아이도 정서적으로 불안해하고
눈치만 살피고요. 남편을 빼놓고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내가 왜이리 화를 내나, 뭐가 더 득이 되나? 저는 따져봤더니
과음하고 일찍온다 약속못지키는 남편과 따지고 싸우고 속았다 후회하고
날이해못하는 남편을 원망하고 이혼할까 고민하고 그러다 맘이
괴로워 애도 귀챦아하고 그러는것보단 적당히 남편을 이해하고 이해되지
않는부분은 포기하고 차라리 나를 다독거리는게 더 이득인거 같더라구요.
아이에게도요.
그래서 전 바꿀수 없는 남편을 포기하고 똑똑하고 유능한(?)
제가 바뀌어 주기로 했어요. 어차피 사회생활을 하는한
술자리를 피할순 없는것이고 아이도 아닌 성인에게 밤새 술마시자고
꼬시는 ㅇㅇㅇ은 요주의 인물이니 어울리지 말랄수 없쟎아요?
그것도 남편의 일부로 받아들이기로 한것이죠. 남편도 피할수
없는 모임인데 번번히 와이프가 싫은 기색으로 잔소리하면
스트레스나 반항심리, 혹은 맑은 정신으로 들어가 욕먹기
싫어 더 과음하는것 같기도 하구요. 그래서 전 이제 싫은소리
안한답니다. 단 절대로 파장분위기에 자기가 남들 잡지 말고
정신잃도록 마시지 말고 기분좋게 마시라고 심지어는
너무 늦으면 적당한 곳에서 자고서 해장하고 출근하라고 하죠.
(너무 풀어주나요?) 그랬더니 오히려 일찍오라 닥달할때보다
술도 덜마시더라구요. 물론 여관비에 택시비(기본 3만원)에
돈이 깨지지만요 가정의 평화가 깨지는것보단 나으니까...
남편에 대한 믿음과 적당한 포기로 얻은 저의
해법이예요. 밤에 걱정하며 들어올때까지 기다리지 마시고
기분되면 해장국도 끓여 주지만 힘들면 그것도 사먹고 오라고 하세요.
대신 아이와 남편이 없는 나만의 시간이라 생각하고 그 시간을
음미하세요. 대신 은주님도 쌓인 스트레스를 풀수있게
아이와 남편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시간을 달라고
협상하세요. 혼자 책도 읽고(집밖에서) 극장도 가고 친구도 만나고
하다못해 사우나를 가더라도... 은주님 남편은 매달 정기모임이라면서요?
어렵겠지만 매달 한번 남편은 친구들과 회포를 거하게(?) 푸는 시간을,
은주님은 자신을 돌보고 가꾸는 귀한 시간을 갖는다고 생각하세요.
작년까지의 제모습이 생각나 장황히 적었습니다. 아무쪼록 빨리 기운차리시고
현명한 해법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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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제가 무지 아파요..
새있네! 조회수 : 897
작성일 : 2003-03-21 15:52:35
IP : 211.201.xxx.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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