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친정어머니의 경험담.
지금은 대학교 2학년이 된 친정조카, 유치원 때 이야기 입니다.
당시 우리 큰 올케 전임이 되기 전이라 박사과정 밟으랴 시간강사나가랴 정신이 없을 때라 친정어머니가 큰 조카의 유치원 소풍을 따라가게 됐대요.
은평구 갈현동에서 새벽부터 길을 나서서 부천에 있는 오빠네 집에 가서 조카를 데리고 유치원에 모여 버스를 타고 소풍지에 도착해보니 집에서 너무 가까운, 일영의 한 유원지더래요.
그곳에서 점심도 먹고 놀기도 하고 그러는데...
저희 친정어머니가 가만히 보니 조카아이가 물에서 발을 담그고 놀고 있는데 웬 녀석이 자꾸 조카를 건드리더래요. 한번 밀어 물에 빠질 뻔 조카녀석, 그 아이를 한번 째려보고는 놀고 있는데 또 그아이가 조카를 좀더 세게 밀더래요. 조카는 더 험한 눈으로 다시 한번 째려보고 또 노는데 그 아이가 다시 건드리니까 조카녀석 그 아이를 확 떼다밀어 상대아이가 물에 빠져버렸대요.
물에 빠진 할머니가 큰소리로 "얘 엄마 누구에요? 뉘 집 애가 남의 애를 밀어?"하는데 저희 친정어머니 아무 말 않고 구경만 했대요. 왜? 일단 내 아이가 잘못한게 아니고, 또 자칫하다가는 아이싸움이 어른 싸움이 될 수 있고... 씩씩거리며 돌아온 조카에게 조그만 소리로 "잘했어, 형민아"했다는 거예요.
아이들 물건가지고 다툴 수 있고 얼굴에 상채기 내올 수 있습니다. 물론 속상하지요. 내 금쪽 같은 자식 얼굴에 상처가 났는데...
그렇지만 좀 내려버려 둬보세요. 그럼 민이도 상대아이에 대해 대응하는 방법을 배울 겁니다. 환경에 적응하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일부터 상대아이 얼굴에 상처내라고 가르칠 필요는 없구요.
선생님께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부탁할 필요는 있지만 너무 강력하게 항의하지는 마세요.
또 하나, 그아이와 민이가 늘 그렇게 부딪힌다면 두아이 다 무슨 그럴만한 사정이 있을 거예요. 관심사가 같다거나 아님 서로 경쟁자로 생각한다거나.
꼭 상대아이만 잘못하고 민이는 잘못이 없는... 그런 상황은 아닐 지도 모르구요.민이가 먼저 상대아이를 자극하는 건 아닌지, 민이를 점검해볼 필요도 있구요.
보통 어머니는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문제가 벌어지면 내 아이는 결백한데 상대아이가 이상해서, 이렇게 생각하는데 세상 모든일이 그렇듯 원인 없이는 결과도 없습니다. 아이 얼굴의 상처 중 본인과실이 30% 이상(마치 무슨 교통사고 처리반같네요)이라고 봐도 될 것 같네요.
또 한 아이하고만 자꾸 부딪히면 민이어머니가 나서서 그아이랑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도 좋겠네요. 내 아이 얼굴에 상처낸 녀석을 뭘...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구요, 언제 두아이들을 데리고 롯데리아라도 데리고 가서 기분을 풀어주면 그 상대녀석, 댁의 아이 함부로 건드리지는 못할 겁니다.'미운 놈 떡하나 더주기' 제가 권하는 작전이랍니다.
>안녕하세여??
>넘 속상해서 선배맘분들 얘기좀 들어보구 싶어서..
>
>울 아들이 3월부터 어린이집을 다니는데요.. 오늘까지 딱 10일을 다녔는데..
>5일은 상처가 나서 오네요..
>그 상처두 지 혼자 어찌어찌하다 다친 상처가 아니라 같은 반 남자아이랑 한가지 놓고 서로 다투다가
>그 애는 멀쩡한데 울 아들만 손톱자국이 나서 오는지라.. 것두 꼭 얼굴에..
>첫번째 그랬을땐.. 선생님이 먼저 전화해서 죄송하다구 해서 애들이 놀다보면 그럴수도 있죠.. 하고..
>두번째는 그냥 넘어가고.. 서로 스트레스 일거 같아서 전화를 안하려고 노력했죠
>세번째.. 네번째두 수첩에다만 속상하다는 메세지를 보내고 전화는 안했죠..
>그런데 두번 세번짼 약하게 상처가 났는데.. 바로 어제.. 네번째 상처는 보는 순간 이성을 잃어버렸죠..
>집으로 냅다 달려와서... 전화기를 들었다.. 놨다를 수차례.. 눈 바로 앞부분이 조금 깊게.. 하지만 짧게 또 긁혀서 온겁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아는 언니( 울아들과 한달차이 나지만 어린이집 다닌지는 오래된 ) 에게 전화를 걸었죠..
>다른 애들도 처음에 그러는건지..
>처음엔 많이 그렇다네요..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약하지만 길~~게 얼굴에 또다시 손톱자국이...
>정말 열받았습니다..
>마음같아선 그 자식의 손톱을 그냥.. 화~~악 그냥..
>으... 지금도 울 아들 얼굴만 보면 정말 열받아서 죽겠어요
>오늘은 안되겠기에 어린이집에 전화를 했죠
>신경좀 써주십쇼.. 애들을 엄하게 다뤄주십쇼 하구요
>
>오늘 울아들 가방에 선생님 사탕 잘 싸서 보냈는데..
>하긴 선생님이 먼 죄가 있나요..
>죄가 있다면 두놈다 양보심이라고는 없다는데 있겠죠..
>
>근데.. 오늘은 그 남자아이도 얼굴에 상처가 낫다고 하던데.. 그러면 내가 좀 덜 열받을까 하는 접대용 멘트인지 건 알수 없지만... 조금 위로가 되더라구요.. (너무 했나요??.. 당연한거죠??)
>
>다음주에도 또 손톱자국이 나서 오면 어떡할까요??
>선배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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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미운 놈 떡 하나 더주기'
김혜경 조회수 : 898
작성일 : 2003-03-14 23:47:14
IP : 211.178.xxx.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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