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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좀 속상해서요.

상목엄마 조회수 : 944
작성일 : 2003-02-05 18:21:40
아이가 오늘 개학을 했어요.   선생님께 꾸중을 들었다고 하네요.  "여름방학때도 숙제를 안해오더니, 이번에도 또 숙제를 안해왔구나!"   엄마로서 얼굴이 화끈했습니다.  1학년, 2학년 계속 같은 담임 선생님이신데, 아이를 야단치시면서 속으론 엄마인 저를 얼마나 못마땅하게 여기실까 싶은 생각이 함께 드네요.  사실 이번 방학이 시작되면서 필수과제물(일기쓰기), 선택과제물(이건 학교에서 제시한 여러가지 중 아이 스스로 2가지를 선택하는 것인데, 제 아들은 검도하기와 전통놀이 익히기를 골랐거든요.)을 방학 전날 선생님께 확인 받았기 때문에 일기장 말고는 제출할 과제물이 따로 없다는 판단에, "오늘 일기장 꼭 챙겨서 가져가라!"고만 아이한테 확인시켜서 학교를 보냈지요.  근데, 선생님께선 과제물을 안해왔다고 꾸중을 하셨다니...다른 애들은 만들기, 그리기 뭐 그런 것들을 해왔다나요.   막상 개학일이 다가오니까, '방학중에 선생님께 안부편지라도 쓰라고 아이에게 코치할 걸 잘못했다.' 그런 아쉬움, 부족함은 느꼈지만, 과제물때문에 불성실한 모자가 될 줄은 몰랐네요.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또 공부나 다른 일로 볶아대기 싫어서 방학도 그냥 너 편한대로 지내라 식으로 지내온 끝에 선생님 핀잔을 들으니 정말 몸둘 바를 모르겠고 엄청 속이 상하네요.    제가 직장다니는 핑계로 다른 엄마들처럼 애들한테 세심하지 못한 것은 인정하지만, 시집일, 친정일, 회사일, 애들일, 살림살이 등등 정말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이 이리저리 치이는 기분만 들고.    저희 부부는 어린 아이들에게 이것 저것 시키고 경쟁하게 하는 것은 질색이고요, 어른들께 인사 잘하기, 검소하게 살기 뭐 그런 것들은 끊임없이 읊어 대지요.  물론 기본 수준의 공부하기, 경쟁심갖기 같은 것은 말해 주지요.  아이가 검도, 피아노를 하는데 순전히 본인의 뜻이었지요.  녀석이 뭘 잘못하면, "너, 피아노랑 검도 끊어 버린다!"가 경고거든요. 거의 하루를 직장에서 지내는 탓에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아이들에게 소홀하긴 하지만 딱히 뭘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드는데 왜 이리 고달픈 것인지..    누가 뭐라고 해도 크게 흔들리지 말고 내 소신대로 살자고 해도 오늘 같은 날은 정말이지 힘이 쭉 빠지네요.  선생님께 전화를 드려볼까 어쩔까 싶네요..오해가 있다면 풀고, 제가 학무모로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한번 더 사과드리고 반성하고 그래야겠지요.  어쨌든 아이가 학교 생활을 바르고 즐겁게 하는 것이 엄마로서의 큰 바램이니까요.
IP : 203.236.xxx.2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04
    '03.2.5 6:58 PM (211.196.xxx.93)

    속상해하지 마세요. 저는 집에서 애만 끼고 있는데도 허구헌날 준비물 안챙겨가고 숙제하고
    안 갖고 가고... 말도 못해요. 직장 다니시니까 시간이 없긴 하겠지만 집에 있는 엄마들도
    나름대로 무지 바뻐서(?) 아이들 잘 못 챙기긴 마찬가지 랍니다.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시고
    다음 방학부터는 개학에 가져갈수 있는 숙제를 하게끔만 해주세요. 다 아픔(?)을 겪으면서
    아이나 엄마나 배우는거 같아요.

  • 2. 빈수레
    '03.2.5 7:57 PM (211.204.xxx.34)

    간단하게 눈에 보이는 숙제로 만드는 법을 가르쳐 드릴께요.

    검도의 경우, 도복을 입혀서 집에서도 폼 잡게하고 사진 몇 장 찍어서, 종합장에 붙여서 내면 되구요.
    피아노 경우에는, 본인이 자신있는 곡으로 녹음을 해서 녹음테이프를 보내기도 한답니다.
    선택과제로 전통놀이 배우기를 했다면, 어느 것을 배웠는지 사진과 함꼐 간략하게 놀이방법을 기록하면 되는 것이구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엄마로써 화끈거리고 창피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지요.
    이제 일학년도 아니고 이학년, 즉, 3학년 올라가는 아이를 언제까지 숙제를 엄마가 해 준답니까!
    그저, 위의 방법처럼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는 것이지, 정작 할 일을 안 한 것은 아이 자신입니다.

    아이를 안 챙겨 줬다고는 하시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압니다.
    더더군다나 직장다니는 엄마라면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많이 어울려 놀텐데,
    다른 애들은 모모하는지 정확히는 몰라도 대충들은 알더라구요.

    아마도 상목어머니께서 직장을 다니느라 아이에게 못 해준다고 스스로 아이에게 많이 미안해하고 그러시는 것 같아요.
    직장다니는 것이, 뭐, 죕니까...

    저는 전업주부이지만, 초등 일학년 겨울방학을 끝으로 숙제를 도와 주지 않았습니다.
    일학년 때도 '꺼리"나 마련해주고, 정리할 때 백과사전이나 찾아서 읽어주고, 사진이나 찍어서 현상해 주는 정도였을 뿐이지요.
    아, 큰 도화지에 줄을 쳐 주기는 했습니다. 그 줄에 맞춰서 글씨 쓰라고.

    이번 일을 기회삼아, 아이가 스스로 하게끔 대화를 잘 나눠 보세요.
    아이가, 엄마가 해 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면 왜 아이 스스로 해야하는지 스스로 깨닫게 잘 이야기 해 주시구요, 또 엄마가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 줘서는 안 되고 도와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 등등에 대해 아이에게 잘 설명해 주세요.

    중요한 것은, 엄마 스스로 당연하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아이 숙제는 아이 스스로 하는 것이라는 것을.

  • 3. 1004
    '03.2.5 9:44 PM (211.196.xxx.93)

    빈수레님, 눈으로 확인 가능한 숙제, 한 수 배웠습니다. ㅎㅎㅎ

  • 4. 김혜경
    '03.2.5 9:55 PM (211.212.xxx.224)

    형식적인 숙제, 그거 이제는 좀 안해도 됐으면 좋으련만...
    상목어머니 너무 속상해 하지마세요.지금의 교육방침, 예절 교육, 인성 교육 그런것들이 눈에 보이는 방학숙제보다 훨씬 더 가치있는 일입니다.

  • 5. 꽃게
    '03.2.5 11:06 PM (211.168.xxx.13)

    아이구...
    상목어머님 걱정도 마시고 신경도 쓰지 마십시요.
    숙제를 안한것도 아니고 검도와 전통놀이로 정해서 하기로 했고 그걸 했으면 된거죠.
    그 결과를 어떻게 제출하라고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채 숙제를 낸 학교가 문제이지요.
    그리고 숙제한 결과가 구체적으로 제출되지 않았으면 아이한테 방학동안에 한 검도와 전통놀이를 한번 해봐라 하는 식으로도 얼마든지 확인 할 수 있잖아요. 그렇게 평가하지 않은 교사에게 문제가 있는거라고 봐요. 매일 실적에 얽매이고 일을 했으면 근거를 남겨야 한다는 우리네 관료주의가 언제나 개선이 될런지 ....
    아닌말로 검도를 실제 하지 않고도, 복장 갖추어서 사진 찍어 내면 인정하는 식의 숙제나 평가를 해서는 안되는 거죠.

  • 6. 상목엄마
    '03.2.5 11:38 PM (210.223.xxx.116)

    역시~ 많은 위로와 지혜가 되었습니다. 퇴근길에 떡라면 먹었어요, 그릇 바닥까지 다 먹었죠. (전 열받을 땐 먹어야 하거든요. 비만의 한 원인이죠. 열받을 때 입맛 떨어지는 사람 너무 부러워요.) 떡라면 배불리 먹고 버스를 기다리면서, '그래, 대범하게 생각하자. 세상 살면서 요까짓 일쯤이야. 암튼, 집에 가서 상목이랑 이야기 해보고 담 부터 잘하면 되지 뭐.' 요렇게 마음을 정리했죠.(떡라면의 위대한 효능!!) 상목이는 친구들 앞에서 야단맞고 울적해 있을 줄 알았더니 의외로 담담하더라고요. "저 말고도 두명 더 있었어요."라면서 히죽 웃더군요. 역시 애는 애인가 봅니다. 앞으로 잘 하자고 상목이도 그리고 저 자신도 다짐했습니다. 가방 챙겨놓고 자는 녀석이 너무 귀엽네요. 근데 시간만 나면 너무 컴퓨터게임에만 열중이어서 걱정입니다. 조언과 지혜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 7. LaCucina
    '03.2.6 12:40 AM (172.137.xxx.16)

    아이 참 밝게 이쁘게 키우셨네요.
    저도 나중에..아주 나중에 아기 낳으면 아기가 자라고...누구한테 혼나도 자기 감정을 스스로 풀줄 아는 건강한 정신의 아이로 키워야겠어요. 정말 이곳 82쿡에서는 배우는 것들이 너무 많은 거 같아서 너무 좋아요 ^^...............그리고 아드님 또 이쁜점이 자기 스스로 배우고 싶은걸 알고 또 그것을 표현할 줄 알고...한다는 점이요... ^^
    그런데 그눔의 컴터 겜은 고만한 애들은 다 좋아하는거 같아요. 제가 과외 할 때도 꼬마애들 가르쳤는데 그 아이도 공부만 끝났다하면 컴터로 잽싸게~ ^^

  • 8. 김효정
    '03.2.6 10:25 AM (61.251.xxx.16)

    근데 그 선생님 이상하네요.
    검도와 전통놀이를 어떤 결과로 내라는거지요?
    확인할거면 최소한 어떻게 어떻게 했냐고 학생에게 물어보고나서 야단을 쳐야하는거 아닌가요?

  • 9. 이규정
    '03.2.6 4:51 PM (61.84.xxx.205)

    동감이 가내요 모든 분들 이야기들이 ^^
    저도 초등학교 1학년 딸이 있답니다. 너무너무 동감이 가서 이렇게 몇자적어봅니다.
    저도 직장을 다니고있고요 .. 만들기는 같이 했지만 어제 가족신문을 만드는데,
    아이 붙잡고 11시까지 하느라고 아이도 피곤하고 나도 피곤하고 개학날이
    토요일이건드요 같이 하면서도 이건 아닌데 싶지만 어쩔수가 없더라고요..
    상목어머니 속상해 하지 말아도 아참 먹는걸로 풀러버리셨나? 참 호탕한
    성격을 가지셨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모든 엄마들이 참 힘든거 같아요 저 만 그런것이 아니군요^^
    힘들내자고요 !!!!!!

  • 10. 권성현
    '03.2.6 11:40 PM (211.105.xxx.63)

    선생님들의 실적,다른 선생님들과의 경쟁 때문.
    과제물 많지 않은 반은 교감,교장 선생님들의 질책과 눈치 때문.
    요사이는 교원 노조 때문에 교장 선생님 말씀에 평교사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으시던데...
    아마 그 선생님은 학교의 세 부류(노조,무관심,진급을 위한 아부형)
    그 중의 하나겠죠.
    아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선생님이 문제입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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