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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 어린날의 기억 2

김혜경 조회수 : 938
작성일 : 2002-12-03 23:07:39
같은 오뎅이라도 사람마다 참 다른 걸 기억하고 있네요.

전 어렸을 때 용산구 갈월동에서 자랐어요. 수도여고 근처에서요.
제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겨울의 유일한 오락은 스케이트 타는 거였어요. 효창운동장에 물을 받아놓고 얼려서 하루 종일 스케이트를 탔어요. 연년생인 오빠는 검은색 롱(요샌 이걸 뭐라고 부르나요?), 전 빨간색 피규어 스케이트를 타고 놀았죠. 얼음을 씽씽 지치는 것도 재밌었지만 엄마가 뭐 사먹으라고 준 돈으로 주전부리로 군입을 다시는 것이 큰 즐거움이자 보람이었어요.
그중 대표적인 메뉴가 오뎅, 오뎅 건더기도 건더기지만 입술까지 빠지는 콧물을 들이삼기면서 입천장이 데일 정도로 뜨거운 오뎅국물을 훅훅 들이키는 그 재미란...
지금도 추운 겨울 길에서 파는 오뎅은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죠.

초등학교 5학년 때였나, 아버지께서 대구로 전근가셨어요. 엄마는 남동생만 데리고 아버지 곁에서 사시고, 오빠와 저랑은 외갓집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방학이면 커다란 가방에 보따리를 싸서 둘이서 통일호를 타고 대구로 가곤했어요.

대구에선 제가 말한마디만 하면 가게집 주인이고 동네 아이 할 것 없이 "서울내기 아이가?"하면서 동물원 원숭이 구경하듯 구경하고...그 무렵 엄마를 따라서 어느 시장엘 갔는데 전 그 때 어묵공장 처음봤어요. 바로 튀긴 어묵을 엄마가 사주시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전 어묵하면 그게 불량어묵이든 고급어묵이든 추억에 빠져들게 해서 참 좋아해요.
물론 지금도 남대문시장엘 가면 새로나백화점 뒤에서 길다란 꼬챙이에 꿰어서 파는 오뎅을 하나 집어들죠, 효창운동장에서 스케이트 타던 생각을 하면서....
IP : 211.212.xxx.11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미라
    '02.12.4 1:36 AM (61.81.xxx.93)

    저와 같은 추억을 갖고 계시네요. ^^
    저도 겨울이면 오빠와 스케이트타면서 먹던 오뎅이 생각나요.
    추위에 떨면서 먹던 그 뜨거운 오뎅국...
    그때 같이 스케이트타던...날 유난히 괴롭히던 3살위의 오빠는 지금 없어요.
    그래서 더 그리운 추억의 음식으로 남아있답니다.....

  • 2. 여진맘
    '02.12.4 8:57 AM (211.251.xxx.129)

    맞아요. 제가 어렸을때만해도 동네 공터 어디나 겨울이면 몇몇아저씨들이 밑에 비닐깔고 새끼줄 치고 만국기 몇장 걸고 물부어 얼리면 스케이트장이었죠. 겨울방학이면 매일같이 오전내내 빨간색 피겨스케이트를 타던 기억이 새롭네요. 물론 그때도 전 오뎅을 절대 안사먹었어요.
    동네를 좀 벗어난 연신내, 구파발만 가도 논이나 밭이 그대로 스케이트장이고......
    그땐 스케이트타기가 정말 단순한 놀이 수준이었죠. 스케이트도 누구는 비싼거 누군 싼거 이런것도 없었던것 같아요. 지금처럼 뭐 간단한 운동하나 시작하려해도 온갖 장비를 다 갖추고 시작하는 것과 비교하면 참..........근데 옜날이야기 하면 젊은 처자들은 재미없죠?

  • 3. 윤희연
    '02.12.4 11:24 AM (211.196.xxx.212)

    전 제가 꽤 젊다구 생각했는데....어째 비슷한 추억을 갖고 있어서...
    새삼 내가 나이가 들긴 들었구나 싶네요....
    어제도 사이트 답사? 끝내고 남편이랑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오뎅 사먹으러 나갔다는 거 아닙니까...
    야식은 다이어트의 적인데....이러다가 굴러다니게 생겼습니다...

  • 4. 김수연
    '02.12.5 1:11 PM (219.241.xxx.53)

    예전엔 인왕시장 안에 어묵공장이 있어서 오전 10시쯤이면 따끈따끈한 갖가지 어묵들이 좌악 먹음직스럽게 진열되곤했죠. 아빠랑 시장 다 보고 제일 마지막에 그 가게에 들러서 몇가지 사서는 집에 오는 길에 다 먹곤 했답니다. 아직도 그 집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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