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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5학년 아들땜에 미칠 지경이네요.

조언이 필요해요 조회수 : 1,563
작성일 : 2011-07-05 16:25:45
아이가 학교 갔다오면 집안에서 컴퓨터게임만 하려하거나
못하게 하면 TV 틀고 그 앞에서 뒹굴거려요.
바깥 출입은 태권도장갈때나 할까 도무지 나가려들지를 않네요.
심지어는 토욜같은때 반친구가 학교 끝나고 놀자고 따라와도 기어이 쫓아보내고
생일잔치한다고 데릴러 와도 안나가요...
안가~싫어~하면서 빼다가 계속 조르면 결국 화내고...
남자애들 5학년때면 한창 친구 좋아하고 밖에서 운동하는거 좋아할 나이 아닌가요?

그렇다고 운동을 못하고 소질이 없어서 그러냐면 그것도 아닌게
반에서 줄넘기 지가 젤 잘해서 애들 앞에 나가 시범 보일 정도...
배드민턴이나 축구 등등 기타 다른 운동을 시켜보면 처음인데도 아주 맹탕은 아니고
태권도장에서도 가장 잘 하는 축에 들구요.(관장님이나 다른 학부모들이 인정하는...)

저렴한 비용(바우처)으로 음악교육을 시킬 기회가 생겨서(피아노, 바이올린 등등)
2년 정도  한 주에 하루 토욜에만 2시간 정도 했는데
하는 내내 가기 싫어하고 그만 하고 싶다고 징징거렸어요.
첨엔 얘가 정말 취미나 소질이 없어 그런가 싶어 선생님들께 의논했더니
같이 시작한 애들(100명) 중에 가장 잘하고 열심히 해서
진도도 젤 빠르고 너무 예뻐하는 학생인데
엄마한테 그런 소릴 했느냐며 진짜냐고 깜짝 놀라시는 거에요.
선생님들이 학부모한테 하는 립서비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같이 다닌 4살 위 제 누나가 선생님들도 다 그러시고 자기가 봐도 잘 한다고
인정해준 사실이에요.

2년 후 기간 연장이 안되 할수없이 끝낼 때에도
피아노랑 바이올린 선생님께서 이구동성으로 너무 아깝다고...
1주에 한번 교육으로도 이 정도 할 정도면 제대로 음악교육 받았으면
정말  잘 할 아이라면서 안타까워 하시는데
정작 당사자는 제 앞에서 너무나 후련해하고 좋아죽는다는...ㅠㅠ
진짜 열정을 갖고 가르쳐주신 선생님들께 미안해 죽겠을 정도라니까요.

이렇게 말하면 어떤 분들은 제가 아이를 너무 이것 저것 시켜서 그런거 아니냐 하시겠지만
지금까지 사교육 시킨 거라곤 1학년 때부터 다닌 태권도장이랑
올 3월까지 2년간 토요일에만 한번씩 다닌 음악학원
그리고 학교에서 방과 후 특기적성으로 1주 2회씩 하는 영어랑 컴퓨터  뿐이네요.
(영어랑 컴퓨터는 한지 1년 정도 됐어요.)
뭔가 시키고 싶어도 더 시킬 능력도 안되구요...

설마 이 정도를 가지고 스케쥴이 빠듯하다고는 생각안되는데
밤 10시가 되도록 제가 말하기 전엔 절대로 숙제 안하고...(아주 속이 터집니다.)
TV앞에만 붙어있으려 해서 유선도 끊었드랬는데
두어 달 적응이 좀 되려하니 애보다 남편이 더 성화를 하고
작년 월드컵때 축구도 못보게 하니 어쩌니 난리길래 한시적으로 승인(?)을 해줬는데
은근슬쩍 월드컵 끝나도 TV 틀게된게 지금까지 그냥 오고 있네요.ㅠ.ㅜ

제가 공부해라 어째라 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저도 직장맘이라 참견하고 있을 틈도 없구요.
그렇다고 전화기 붙잡고 날마다 이러쿵저러쿵 잔소리할 시간도 없고...

원래도 불평이 많았지만 5학년되면서는 짜증만 더 늘어서
자기처럼 학원 많이 다니는 애는 없을거라느니 숙제는 왜 맨날 해야 되냐느니
매일 아침마다 학교는 왜 날마다 안빼먹고 가야 되느냐는 둥
오늘만 학교 안가면 안되냐고 저를 슬쩍슬쩍 찔러보는 말로 부아를 돋구네요.

저번부터 영어 특기적성 끊고 싶다고 하도 난리난리길래
영어선생님께 전화해서 의논했더니 선생님께서 그야말로 화들짝...
지금 하는 애들 중에 진도가 젤 빠르고 잘하고 있고
시간 정해서 뭘 하라고 내주면 항상 젤 먼저 끝내서 일찍 가고
단어시험 같은거 봐도 항상 1등이라면서
애가 정말 그런 말 했느냐고...혹시 어머니께서 학원으로 보내실 생각에 그냥 하시는 말씀 아니냐고...

이런 말하면 친구들은 저한테 배부른 소리한다고 뭐라 하는데
(아마도 아들 자랑하는걸로 느껴지나봐요...ㅜㅜ)
아뭏든 문제는 일단 가서 하면 열심히 하고 집중력도 있어서 짧은 시간내에
주어진 몫을 후다닥 해치우면서도
집에 와서는 그 화풀이를 저한테 다 한다는거...

자기가 다른 애들보다 잘 하는 거 있으면 자꾸 더 하고 싶어지는게 정상 아닌가요?
아들을 보면 자기가 잘 해서 칭찬받을 때는 좋아하는데
막상 집에 들어오면 그런거 저런거 다 귀찮고 그냥 집에서 뒹굴거리는게 젤 좋다...
이런 생각인거 같아요.

애아빠가 저녁먹고 바람쐬러가자고 아무리 꼬드겨도 절대 안따라나서고
식구끼리 마트나 휴일에 놀러가자해도 자긴 그냥 집에 있겠다고 하고
억지로 데리고 나가면 차에서 내내 갖은 짜증 다내고
부루퉁해서 언제 집에 갈거냐고 신경질만 내서 다들 기분을 상하게 만드네요.
가족들 모임있어서 데리고 가려 해도 안간다 하니(요즘와서 그런게 아니라 어려서부터)
할아버지 할머니는 애얼굴 보고 싶어하시는데 맨날 안데리고 가기도 참 그렇고...

어쩔 땐 저도 화가 나서 지가 원하는대로 정말 아무 것도 안시키고
그냥 내버려둘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냥 이대로 내버려두면
친구도 하나 없고 바깥에도 아예 안나가서
말 그대로 요즘 뉴스에 많이 나오는 히끼고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될 것 같은
불안감이 무럭무럭 솟아올라서 걱정되 죽겠습니다.

어제 저녁에도 애 한번 데리고 나갈려고 이거 사준다 저거 사준다 꼬시고 있는 남편 보고 있자니
정말 불쌍할 지경이었네요...ㅠ.ㅜ
그러다 끝내 퇴짜맞고 혼자 공원 한바퀴 돌고 오더만요.
IP : 221.156.xxx.6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춘기
    '11.7.5 4:31 PM (211.114.xxx.69)

    사춘기네요... 요즘은 사춘기가 빠르면 초3에도 온답니다.

  • 2. 조언이 필요해요
    '11.7.5 4:33 PM (221.156.xxx.69)

    말씀 감사한데요...저도 사춘기 소리 들을거라 짐작했습니다.
    근데 6~7살때부터 그랬어요.ㅠㅠ

  • 3. ㅇㅇ
    '11.7.5 4:38 PM (122.32.xxx.30)

    저도 남일 같지 않아서 댓글답니다.
    제 아들은 3학년인데 원글님 아들하고 약간 비슷해요.
    집에서 빈둥거리는 거 좋아하고...나서는 건 싫어하지만 막상 하면 어느정도 하는편이면서
    집에 와서는 선생님 넘 무섭다..하기 싫다 등등 그런 말 너무 많이해요.
    그래서 제가 선생님과 상담도 해보고 이래저래 알아보면
    수업시간에는 잘해서 그렇게 스트레스 받아하고 싫어하는지 몰랐다고 하시니
    저도 황당하더라구요. 그렇다고 학교나 학원에서 선생님께 크게 혼난일도 없구요..

    다행히 친구랑 노는 건 좋아하고 나가서 운동하는 건 좀 귀찮아해도 좀 꼬시면
    아빠랑도 나가놀고 할머니 할아버지네 집에 가는 건 좋아하고 그렇긴 해요.

    제가 조언해드릴 처지는 아니고....저도 내아이가 왜 그럴까 곰곰히 생각해보고
    가끔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그런 거 보면서 제 자신을 뒤돌아보고 있는데요.

    아이의 기질자체도 좀 예민하고 정적으로 타고난 것도 있는 것 같고 저는 못 느끼지만 평소에 제 태도가
    아이의 행동 말 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해 주기전에 지시하려고 하고 교육시키려고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이런 집돌이 스타일 애들은 되도록이면 학원 보내는 것보다 집에 선생님 오시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거 같습니다.

  • 4. 그냥
    '11.7.5 5:00 PM (57.73.xxx.180)

    타고난 천성이 게으른 아이인거죠..
    남편분이나 원글님..혹은 시부모님 친정부모님 중에 저런 분 계시지않나요?
    분명히 한분 어딘가 계실거라는 데 한표..ㅎㅎ
    저희남편이 딱 저런데요..
    명문대 나오고 했지만..천성이 게을러서 집밖에 나가는 거 싫어하고..
    딱 집돌이..그렇습니다..

    그렇다고 불성실한건 절대 아니라..
    회사한번 지각안하고..맡은 바 일은 철저히 합니다..
    다만..그냥 천성이 게으른 거죠...

    저희 집 둘째가..아빠 똑 닮아..
    둘이 아주 집돌이 입니다..
    지금 6세인데..
    벌써부터 엄마가 밖에 나가자 해도..귀찬하요..집에서 놀래요..
    빈둥 빈둥...ㅜㅜ

  • 5. -
    '11.7.5 5:08 PM (110.15.xxx.74)

    애기가 밖에서 에너지를 전~부 다 써서 있는대로 소진하고
    집에와서는 많이 쉬고 싶은게 아닐까요?^^
    tv나 게임기는 좀 다른데다 감추던가 해 주시고
    책이나 좋은 음악 같은거 혹은 다른 집에서 할 수 있는 좋은 취미를
    마련해 주시면 좋을것 같아요!
    그런 경우들 종종 있는 것 같더라구요
    밖에서 열심히 그리고 집에와서 열심히 쉬는 타입들이요^^ 너무 걱정 마세요~

  • 6. 조언이 필요해요
    '11.7.5 5:28 PM (221.156.xxx.69)

    제가 오늘따라 더 열받는 이유가요...
    담임샘한테 전화왔는데 3박4일 무료영어캠프 추천건이 들어와서
    제 아들을 추천하려고 물어봤더니 자기가 하는게 많아서...힘들다고 했대요.
    영어도 해야되고 컴퓨터도 다녀야되고 태권도도 있고
    진작 3월에 끝난 음악학원얘기까지 하면서 피아노,바이올린,단소,합창 등등
    다녀야하기 때문에 못갈 것 같다고 했다는거에요.
    선생님이 정말 애가 하루에 이렇게 많은 걸 하느냐면서 놀라시길래
    진짜 제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할 말을 잃었네요.ㅠ.ㅜ
    제가 정말 억장이 막...무너지려 합니다...

  • 7. 같은맘
    '11.7.5 5:49 PM (175.121.xxx.120)

    4학년 딸냄이랑 똑같아요. 우리집아이 이야기인줄 알았어요. 다른점이 있다면 울집딸은 집에서 책만 판다는점요. 혹시 아이가 예민하고 약간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완벽주의는 뭐 모든일에 100% 완벽하게 잘한다가 아니라 본인이 생각하는 특정 패턴으로 완벽하려고 하는거에요.
    이런아이들 엄마가 보기에 사소한일에도 본인은 굉장한 에너지를 소비하고 긴장하기 때문에 집에오면 완전히 녹다운되요. 스스로 이런점을 자각해서 릴랙스 하고 긴장하지 않도록 하는것도 필요하구요 엄마도 아이가 편안하도록 해주심 좋아요. 집에 가자고 하는것도 그 상황이 불편하고 긴장되는거에요. 엄마한테 설명할수 없지만 불편한거죠.
    그리고 혹시 엄마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지나치게 예의바른 행동등을 강요(?)하지 않으셨는지 되돌아보세요. 저희아이 밖에서는 완전 애어른에 다시없는 모범생인데 집에오면 히스테릭해지더군요.
    제가 아이의 흐트러진 모습 그냥 넘기려고 무던 애쓰고 아이에게 바른생활 강요안하려고 눈감고 귀막고 지냈더니 지금 많이 좋아졌어요.
    물론 지켜야할 선은 명확히 하시되 정말 큰 일 아니면 엄마가 눈감고 넘기세요.
    저희 아이랑같은 경우는 아닐수도 있지만 너무 똑같아서...저도 힘들었기에 긴 댓글 답니다.

  • 8. 푸훗.
    '11.7.6 3:10 AM (116.122.xxx.198)

    전형적인 천재증후군?? 같은거 아닐까요? 뭘하든 재능이 있어서 수월하게 해지니까 끈기... 속된 말로 곤조.. 독기가 없는 것이거나... 아님 정반대로 무언가 할 때 너무 긴장감을 갖고 열심히 하다보니까 집에 와서는 끊어진 기타줄처럼 늘어지거나...

    그리고 위인전보면 똑똑한 사람들이 철 없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엄마가 잘 리딩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특히 남자애라 더 철이 없을수도 있구요.
    PD나 감독되려고 TV를 많이 볼 수도 있죠. 저도 어릴 때 티비를 엄청 봤어요. TV 본 얘기로 일기쓰고 모니터링까지 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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