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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행복하세요?

아기엄마 조회수 : 976
작성일 : 2011-05-23 15:08:18

전.. 아니요..
남편이 많이 벌진 않지만 돈을 안벌어 오는 것도, 바람을 피우는 것도, 술 좋아하지만 술먹고 살림을 때려부수는 놈팽이도 아닌데
정말 아니요..... 행복하지 않아요
남들은 남편이랑 맘도 잘 맞는 것 같고, 알콩달콩 잘사는데..
서로서로 힘이 되어주며 사랑하며 행복해야하는데
우린 서로 못잡아먹을 듯 으르렁대는 날이 허구헌 날이네요...
남편이 이유없이 아주 꼴보기 싫은 건 아니고
배려없는 생각, 배려없는 행동들, 배려없는 말들이
저를 지치게 하고, 짜증나게 하고, 화도 나게 만드네요

얼마전 웅X에서 검사하는 부모성향검사에서
제가 육아에 너무 지쳐있는 상태라 까딱하면 우울증이 올 수 있다고
남편에게 꼭 얘기해야한다고 하던데 그런 얘기를 해봐도
청소 좀 도와줬다고
"자기는 살림하기위해 결혼한게 아니다"라며 씩씩대기나 하지요

제 남편은 애 태어나서 잠깐 아기기저귀 갈아보고 목욕은 같이 세번정도? 시켜보고
그리고나선 모든건 다 제가 당연히 해야할 일이 되어버렸어요
아기가 똥싸면 자기는 비위약해서 못한다고 하면서 저한테 빨리 씻기라고 막 들이밀고
자기는 거의 티비만 보고 난 아기 먹이면서 나도 대충 때우고..
그리고 아기한테 먹여서는 안될 기본적인 것도 몰라요
개념없이 라면을 먹이질 않나.... 애가 먹고 싶어한다고 다 주는게 부모인가요
아마 아무거나 먹이고 억센 시댁환경에서 자라온 영향이 크겠지만..
육아에 대한 공부라던가, 관심이 도통 없어서 제가 얼마전부터 좋은 얘기로도 해봤고,
한두번 말해서 먹히질 않아 막 뭐라뭐라고도 해보고 해서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요..
내 눈치 봐가며 어쩌다 똥도 좀 치우고 씻기고.. 목욕도 몇 번은 해주긴 하나

그런데 어제 또.. 싸웠어요
제가 빨래 마른걸 걷어서 티비보는 남편한테 주면서 "이것좀 개어주세요~"라며 존댓말까지 썼는데
제가 놀고 있는 것도 아닌데.. 티비보면서 빨래한거 접으면 어디가 어때서
황당하다는 듯이 째려보듯 한참을 저를 쳐다보며 다시 티비로 시선을 고정시키는 거예요
저도 황당해서 왜그러냐고 되물어도 절대 대답도 안하고 몇번을 제 말을 씹어서 저도 열받아서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 하면서 성질을 냈더니 그제야 끄적끄적 개더라구요

그렇게 이기주의적으로 살거면 혼자 살라고 했더니 나도 결혼해서 이럴줄 몰랐다면서 자기도 씩씩 거리는거예요
또 이런 말을 하는데 어찌나 황당한지..... 자기가 살림할려고 결혼했냐고
지는 할거 다하는데 게임하지, 공부하지, 책보지, 인터넷하지, 똑같은 뉴스는 계속 보고 있고
도와준다고 생색이나 내고, 음식쓰레기 많이 만든다고 나보고 아껴쓰라고 잔소리나 해대고

나도 내 시간을 갖고 싶다 시간을 쪼개지만 정작 나를 위해 하는 시간은 없다
티비도 잘 못본다 시간있음 집안일하지 나를 위한 시간이 없다
집꼴이 이런게 일부러 그러는게 아니다
내가 아기태어나기 이전에 청소도 안해놓고 그런적 있었냐
청소등 도와준다는 말도 우낀데 어디가서 청소할려고 결혼했냐고 해봐라 다들 웃을꺼라고
아무리 입아프게 얘기해도 말도 안통하고 그 마인드는 안바뀔거 같아요
그래서 아예 하지 말던가, 당신꺼만 하라고 당신이 먹을거 먹은거 입은거 다 자기것만 하라고
했더니 이제껏 그래왔다나......?
정말 이럴땐 내가 왜 결혼했나 싶고.
비참하고..
사랑 많이 주는 배려있는 남자를 잘 골라서 갔어야 했다는 후회막심이 들어요
안정적 직업, 성격이 좋고 착하고 계산적이지 않은 남자라 결혼했더니
나랑 이렇게 생각이 안맞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너무 강한 사람이라는걸 애 태어나고 알았네요
정말 혼자 살아야할 사람이예요
운동화도 지껏만 빨고, 그것도 왜 더러운 변기솔로 빠는지 깨끗한 솔을 쓰라고 해도 귀를 막고 살고
아 나 미칠 거 같아요
뱃속에 둘째도 있는데 태교도 절대 안되고 있네요
첫째때도 뱃속 있을때 동화책 한번 안읽어주었던 사람이예요
읽어달라고 징징대도 알아서 읽으래요
지금 아기 뽀로로 틀어주고 저는 이 긴 글을 겨우 쓰고 있네요
이제 그만 써야겠네요 할말은 진짜 많은데.
IP : 59.27.xxx.6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1.5.23 3:13 PM (203.241.xxx.14)

    시댁 어머님이 하나에서 열까지 다 해주셨나보네요....
    이기적인 것도 모잘라서 너무 당당하다...

  • 2. 마마보이
    '11.5.23 3:18 PM (182.209.xxx.125)

    마마보이 남편을 두셨군요.. 에구에구..

    울 남편도 마마보이 .. 결국은 해답은 자기가 직접 경험하게 하고 깨우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게 정답인 거 같은데요..

    울 남편 요새 깨달음이 있어서 가사일 도와주네요..

    마마보이들이 보통 사춘기를 안 겪은 사람들이 많아요..
    자기 자신도 없기에(그러니까 자아가 확실치 않은) 남도 배려할 줄 모르는 거 같아요.

    얼핏 보면 이기적일 수 있으나.. 사실은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모르고 ...

    사실은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자입니다..

    진지한 대화를 많이 해보고 남편 많이 부려먹고 남편과 많이 싸우면서 서로 맞춰가는 거죠..

  • 3. 남편분
    '11.5.23 3:19 PM (115.137.xxx.132)

    못되셨네요;;; 그래도 자기 운동화는 빤다니 그건 다행이다 싶고...그런데 왜 변기솔로ㅎㅎ
    아무튼 성격좋고 착하고 계산적이지 않은 사람 아닌 것 같아요. 개인주의적인 것이 아니고 너무 지독하게 이기적이네요.
    옆사람이 동동거리고 바쁘면 뭐라도 도와주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요. 하물며 남이라도 그럴 텐데요.
    아내랑 결혼을 왜 하셨는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하기 싫은 살림 해줄 사람이 필요했던 건지.

  • 4. ...
    '11.5.23 3:25 PM (113.190.xxx.188)

    원글읽어보니 그집 광경이 눈에 보듯 훤하네요.ㅠ

    시간이 지나도 별로 나아질것도 없습디다. 울집 남자.
    내 자식들 친아버지고... 생활비벌어오고..어디나가서 돈벌어오란 소리 절대 안하고 집이 아무리 구질해도 암소리 않하고 애들 성적관심많고..
    마트 같이 가주고 외식하러가자하면 얼굴은 죽상이어도 따라가주니...
    참고 삽니다.
    지금은 그저.. 지붕, 울타리라고 ,,,,
    다른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살려구요.
    내 복에 소울메이트남편은 없나부다.. 문화적코드 이런거 읍따..
    지적이고 우아하고 고상하고 현명하고 너그럽고.. 지혜로운 부지런하고 자상한 남편... 읍따...
    라고.....
    가끔씩 답답한 가슴 맥주 한두캔으로 달래며 삽니다..

  • 5. 죄송하네요
    '11.5.23 3:37 PM (175.215.xxx.73)

    왠지 행복한 제가 죄송해지네요.
    지적이고 우아하고 고상하고 현명하고 지혜롭진 않고요.
    말잘듣고 착하고 다정다감하고 집안일 잘 도와주고 저랑 대화도 많이하고,, 항상 저에게 앵겨요.
    맞벌이 하는데 저는 하루종일 탱자탱자 노는 직업이고 남편은 완전 육체노동하는데도, 저피곤하다고 뻗어있으면 설겆이, 청소에, 음식물쓰레기 버리기, 분리수거까지..

    저나 남편이나 돈은 크게 많이 벌진 못하고요. 시댁은 똥꼬 찢어지게 가난한데,,
    행복은 물질에 있지 않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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