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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나에게 생긴일 (남편 실종사건)- 참고로 국제결혼했습니다

와이프 조회수 : 2,291
작성일 : 2011-05-01 18:32:13

지금도 가슴이 쿵쾅쿵쾅하네요.
넘어가려다가 제가 자주오는 82에 글을 남겨봅니다.

저는 국제결혼을 해서 외국에 살아요. 남편이 취업비자로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이곳에 나와있고 저와 아이는 동반비자이구요.

남편이 지난 금요일 한국으로 출장을 갔는데 자기 고객사가 부산에 있어서 급한일 마치고 운전해서 부산까지 슬슬 내려간다고 했었답니다. 고객사지만 친한 친구들이 몇명있어요. 부산가면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야지 했지만 그러려니 하고 신경을 안썼지요. 그래도 이름이랑 연락처라도 받아둘걸. 오늘이 일요일인데 연락할 곳은 없고해서 너무 걱정했었네요.

어짜피 5월 7일에 이곳으로 오게되니까 그동안 아이랑 저도 바쁘게 놀아야겠다했는데 남편이 어제 오전 고속도로 초입 직전 톨게이트에서 길이 너무 막힌다며 전화를 하고는 내내 전화가 안되는거예요.

아이랑 놀러갔다와서 어디쯤왔나하고 전화를 했는데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말만 들리구요. 같이 가져간 아이폰은 쓸데없는 요금 안나오게 데이터 3G를 다 막아놓고 가서 안되고요.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습니다.
남편이 외국인이고 한국말을 못해요. 부산에 자주 내려간것도 아니구요. 괜히 회사에 전화하면 쓸데없이 분란일으킬까봐 전전긍긍하다가 결국

오늘 해외전화로 이곳에서 119에 신고했었네요. 그래서 위치추적 신고했는데 엉뚱하게 남편의 가장 최근 신호 수신이 경기도 가평에서 잡혔다는거예요. 아니... 어떻게 이런일이... 가평은 가본적이 없고 특히 가평이라는 지명을 전혀 모르는 남편의 핸드폰 수신이 어떻게 거기서 잡혔는지...

그러니 더욱 겁이 나고 그래서 손까지 떨리는거예요.

그렇게 24시간을 넘게 난리치다가 결국 남편 전화를 받았습니다. 자기는 핸드폰 꺼져 있는지도 몰랐고 어제 비가 너무 와서 부산가는 길에 돌려 국도를 헤메다가 겨우 서울로 진입했다고요.

화도 나고 반갑기도 하고... 만일 같은일이 일어났으면 저는 아마 죽었을거예요. 남편손에. 근데 어찌 이남자는 너무 미안해 이말 한마다로 넘어갈수가 있는거죠?

어제 저녁  남편에게 큰일이 생겼다고 짐작하고 아이랑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아니다... 아이가 혼혈인데 한국에서 내가 뒷바라지 못하니까 친구가 있는 캐나다로 가야 하나, 지금 있는 비자가 동반비자인데 어떻게 되는건가... 이러면서 정말 정말 잠을 한숨도 못잤어요.

남편에게 이얘기를 했더니 너는 남편보다 니가 어떻게 살아갈것인가가 더되더냐며 끌끌했네요.

여기서 한가지 더.
남편은 친정 부모님을 너무 어려워합니다. 저희 아버지가 남편이 한국에 잠깐온것을 아시는데 굳이 가보시겠다고 하네요. 남편 기절초풍할텐데요... 한국말도 못하고...뻘쭘하니... 아... 괴롭네요. 우리아버지는 제가 붙잡으면 더 하시는 분이거든요. 기어이 찾아가서 벨 누르실거예요... 남편이 저와 아이에게는 잘하지만 친정부모님에게는 큰 거리를 느껴서요...

사람사는게 이런 모양인가 봅니다.

아빠, 너무 섭섭해 하지 마세요. 제가 여름에 서울 들어가서 정말 잘할께요. XXXX가 나쁜사람은 아니예요. 어쩌겠어요. 아들같은 사위는 아빠 운명에는 없나봅니다. 노력해본다고 했지만 잘 안되고 정말 불편하다네요... 대신 제가 앞으로 해외 살면서도 자주 전화드리고 더 잘할께요.

사실 저도 자식은 물론 나중에 자식의 배우자에게 대우받는것은 애저녁에 포기했답니다. 아빠 손자도 다른 나라 여자와 결혼할꺼고 그럼 더 시댁부모에대한 관계에 대해서는 신경안쓸거 같아요. 나중에 제가 섭섭해도 그냥 다 내가 뿌린거 받는거다... 그렇게 생각할려구요. 아빠 사랑하고 죄송해요.
IP : 218.186.xxx.22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0
    '11.5.1 7:17 PM (121.88.xxx.236)

    어제 날씨가 아주 안 좋았어요. 낮에도 컴컴하니 돌풍불고... 길도 익숙치 않은데
    많이 고생하셨을듯 해요.

  • 2. 1
    '11.5.1 8:00 PM (58.140.xxx.127)

    윗님아 서울에서 출발했다잖아요
    어제 서울은 정말 하루종~~일 비가 너무너무 하늘뚫린듯 내렸어요
    이해해주세요~~ 정신없었을거예요

  • 3. ...
    '11.5.1 8:10 PM (122.34.xxx.17)

    네, 어제 서울 경기지방은 비가 너무 와서 거의 죽음이었죠. 날도 어두운데다, 비가 정말 태풍때나 볼 수 있듯이 무척 쏟아졌어요. 길이 눈에 익은 사람이라도 어디를 가는 것이 두려울 정도였어요. 그러니 모든 게 낯선 남편한테는 많이 힘든 하루였을 겁니다. 이해해 주셔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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