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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잠못드는밤 조회수 : 755
작성일 : 2011-03-19 02:33:58

아이랑 수학문제 풀다가 시간이 늦어졌는데

오늘은 일기가 자유가 아니라 숙제라서 꼭 써야하는데 쓸 거리가 없다고 하기에

이야기를 꺼내려고 오늘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다가

너무 속상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이의 짝이 새학기 첫 날 부터 저희 아이에게 욕설을 했다고 이건 들었는데

선생님을 통해서 지적이 되었다고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중간에도 몇 번 그랬다고 아이가 말을 하긴 했는데

제가 뭐 그런 애가 다있냐고 나쁘다며 역성은 들어주었지만

계속되는데도 적극적으로 해결해보려는 생각조차 못한겁니다

선생님께 의논해볼 생각도 못했어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어느 학교 간들 그런 애 있으니까

피할수 없으니 버텨야겠지...그러다가 강해질거다...뭐 이렇게 스스로

편하게 제가 신경쓰이는것이 싫어서 그렇게 생각해버린걸까요

귀찮아서 저도 모르게 신경을 꺼버린 걸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오늘 아이와 대화하다가 그 짝이 했다는 욕설이

제 아이 입에서 자연스럽게 발음되는 것을 듣고

정말 이건 아니야..란 생각에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 그 집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먼저 밤늦은 시간이라고 양해를 구하고 죄송하다고 하고

자초지종을 설명을 했더니 그 엄마가 자기 아이는 욕설을 하는 줄 몰랐다고

너무 놀라더군요..제가 학기 초부터 반복되어서 아이가 너무 힘들어한다고

방금 또 듣게 되었다고 하니

무슨 욕인지...알아야 겠다고 해서 ..씨0년 이라고 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 엄마가 하는 말이 자기들은 집에서도 싸울때도 그런 욕을 안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기 애는 자기가 잘 안다고 안건드리면 안때리는 아이라고 하네요

저는 ...

물론 아이들이 서로 같이 어울리는 곳에서 서로 부딪힘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누가 잘못을 먼저하든 나중에 했든, 화가 난다고 욕설을 하는건 안된다고

하셔야 하는거 아니냐고...

아이가 힘들어하고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엄마로서 마음이 너무 안좋다고

했습니다

그 엄마는 또박또박 믿을 수 없다...몰랐다....그러다가 마지막에 잘 알았다며 죄송하다며

서로 끊었습니다

속으론 끓어올랐지만 언성을 높이진 않았고 모난 소리는 안했습니다

00이가 우리 아이에게 욕설을 다시는 안했으면 좋겠고 00어머니께서 잘 이야기 해 주셨으면 한다고

저도 마무리 한 것 같네요

끊고 나니 며칠 전에 그 아이에게 떠밀려 입술안쪽이 찢어진 이야기를 빼먹었네요...이넘의 기억력...

그런데 지금

참 마음이 안좋은 것이

전화 끊고 나서 서둘러 책가방 싸고 잠들어 있는 아이 얼굴을 보니

그 아이는 욕설을 했지만 ...

저는 더한 것으로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나...그런 생각이 듭니다

동생낳고 혼안내고 보낸 날이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어찌 그리 눈치도 없고 아기같이 어리광을 부리는지

바쁠땐 더 달라붙고 중요한 의논을 하는대도 들이대고 자기를 봐달라고

밥도 깨짝거리고 뭘 시키면 두 번 세 번 말해야 하지요

남편과 저는 늘 너는 왜 이러냐....두돌된 동생도 더 잘먹는다...이런 말까지 하고

작은 아이 사랑스러워 어쩔줄 몰라하고 큰 아이가 놀아달라고 하면

왜그리 철이없냐 탓을 했지요


어느 날, 작은 딸이 공룡책을 좋아해서 도서관에서 입체공룡책을 한 권 빌려왔는데

이 책을 반복해서 매일 읽어줘야했지요 하루는 또 이 책을 읽어주고 있는데

큰 아이가 슬며시 옆에 와서 같이 듣더군요  --둘째 태어나기 전엔 매일 책읽고 잠들었는데 그 동안 혼자서

쭉 책읽고 잠들었네요---그때 장면이 공룡들이 티라노 사우르스를 피해서 우르르 달아나는 장면이었는데

큰 아이가 엄마 이 공룡이 이쁘게 생겼어...이러더군요...유심히 보니 목이 길고 머리에 관을 쓴듯하고

초록색 몸뚱이의 사실적인 공룡이 아니라 동화적인? 공룡인데 전 한번도 공룡이 이쁘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어

유심히 들여다 보았지요...그러다 보니 정말 공룡이 다른 공룡에 비해 이쁘다고 해야하나 좀 여자이미지 같은

그런 느낌으로 보였어요. 게다가 큰아이가 하는 말이 게다가 엄마가 좋아하는 초록색깔이야...

이러더군요...그 때 ...이 아이는 이쁘지 않은 것도 이쁘게 보는 눈이 있구나...그렇게 느꼈어요

늘 지쳐있고 힘들게 대하다가 그때 마음이 동요함을 느꼈어요...참 마음이 선한 아이구나 하고...


제가 귀하게 여겨야 남에게도 귀함을 받는 다는 그 말이 맞나봅니다

제가 천덕꾸러기 처럼 대하고 함부러 말하기도 했고

짜증을 내기도 했고

넌 커서 뭐가 될래....이런 말 까지 했는데

밖에서 얘가 어떻게 소중한 사람 취급을 받았겠나요


엄마라는 사람이 너무나 아이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는데 말이죠

지금 후회한다고 한들 그 동안의 행동들이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


전 정말 나빴던것같아요

마음 속으로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었는데

왜 그랬을까요?


ㅜㅜ


IP : 211.44.xxx.9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촌스러운명찰
    '11.3.19 2:46 AM (58.228.xxx.175)

    아이를 키우다보면 자는 모습을 보고 있을때 제일 미안해지는 시간이 되요.너무 마음에 깊이 담지 마시구요. 그런 마음이 아마도 아이 다 클때까지 들겁니다.우리애는 14살인데 제가 유치원때부터 지금까지 애한테 네가 잘하면 되지 왜 맨날 엄마한테 징징대니 그렇게 말하고 키웠는데 그런말 하고 난날은 자고 있는모습보고 있음 짠해져요.원래 밤이 좀 감성적으로 변하는데다가 애들 자는모습은 커도 이쁘거든요.

    반면 애를 혼안내고 오냐오냐 다 들어주고 키웠더라면 지금 얼마나 애가 지맘대로 하겠나요.
    적당한게 좋긴한데 적당하게 잘 키우는게 제일 어려운 일이죠.
    내일 일어나면 잘해주세요.

  • 2. ^^
    '11.3.19 8:33 AM (180.66.xxx.72)

    귀여운 아이네요. 이제 많이 이뻐해 주세요..^^
    아무래도.. 첫째의 숙명 같은 게 있더라구요.....
    글을 참 잘 쓰시네요.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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