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후의 소닉스크루 드라이버와 타디스에 홀딱 반한 코난군은 용돈을 모아서 소닉스크루 드라이버를 하나 장만했고, 제게는 타디스 모양의 필로우를 만들어내라고 조르기 시작했죠.
마침 여행을 갔다가 발가락을 다쳐서 꼼짝도 못하고 소파에 앉아 하루종일 지내는 모습이 안되어보여서 저도 옆에 앉아서 바느질을 시작한지가 어언 한 달 전이네요.
그리고 마침내 오늘 완성한 침구셋트입니다.

수줍은 나의 왼발은 깜짝 출연 :-)
삐뚤빼뚤한 손바느질이지만 아이들 눈에는 제법 근사해보이나봐요.

중고등학교 가사시간에 배웠던 블랭킷 스티치는 자칫 딴생각을 하면 버튼홀 스티치가 되곤 해서 풀러서 다시 바느질을 해야하는 아픔이 있었죠.

아들과 딸을, 또는 첫째와 둘째 아이를 차별하는 엄마가 되어서는 안되니 둘리양이 좋아하는 공주그림으로 둘리양의 침구셋트도 만들어주었어요.

(치마아래 보이는 기저귀는 그냥 눈 질끈 감아주셔요 :-)
이제 다다음주 부터 어린이집 개학하고 종일반에 다닐 예정이라 낮잠 시간에 쓰라고 만들어 준거죠 사실은...

그래서 이름도 잘 새겨주었구요.

침구 두 셋트를 여름 내내 만들었네요.

베개와 이불에서 엄마의 손길과 사랑이 묻어나겠죠?

이불을 펄럭이며 사진을 찍고 있자니...

아이들이 그동안 제가 만들었던 봉제인형을 다 가지고 와서 늘어놓고 사진을 함께 찍어달라는군요. 이보다 더 많은데 몇 개는 아마도 집안 어느 구석에 숨어있을 거예요.

어릴때 부터 보들보들한 인형은 어찌 그리도 좋아하는지...

이 해골바가지 인형은 가게에서 파는 걸 사달라고 조르길래 사진을 찍어와서 집에서 비슷하게 따라 만들어준 건데, 돈은 한 만원 절약했지만 제 눈알과 손꾸락이 무지하게 혹사를 당했죠. 그냥 사주는 게 싸게 먹혀요... ㅠ.ㅠ

여기는 학제가 달라서 벌써 여름 방학이 거의 끝나가고 있어요.
방학동안 해야지 했던 일들을 이젠 슬슬 마무리 작업을 짓고, 또 새로운 학년을 준비해야겠어요.
더운 여름에 모두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