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면 크기가 24x10cm 이고 옆면은 한변이 10cm인 정삼각형.
무릎 위에 펼쳐놓을 수 있는 작은 사이즈에 수납력도 짱짱하고,
무엇보다 공공장소에서 주변사람들의 시선을 살짝쿵 가려주는 입체적 모양이 가장 큰 자랑거리랍니다. ^0^

이건 기존에 쓰던 반짇고리예요... 반짇고리라 부르기도 부끄럽고 그냥 큰 파우치나 마찬가지였죠.

내부 구성이 하나도 안되있어 열어보면 혼돈 그 자체였어요.
핀쿠션의 핀이 바깥까지 삐져나와서 가끔 찔리기도 했구요, 지퍼는 여닫기 힘들고, 펼쳐놓으면 너무 넓고...

그래서 오랜 구상 끝에 디자인을 결정하고 내부에 들어갈 소품도 구입하고...

미리 달력에 패턴도 그려보았어요.

일단 안감과 솜을 재단해서 퀼팅을 했습니다. 두꺼운 솜은 퀼팅하면 손목이 아파 일부러 제일 얇은 솜을 썼는데
만들다보니 너무 힘이 없어서 퀼팅을 촘촘히 하느라고 오히려 힘과 수고가 더 들었어요. 앞으론 그냥 두꺼운 솜 쓸래요. ㅜㅜ
바닥에는 하드보드지를 넣었다뺐다 할 수 있게 공간을 만들어주고요.

그리고 며칠 후에 내부 구성까지 완성된 모습이예요.

이 똥그란 과녁 속엔 자석이 들어있어요. 핀쿠션 대용으로 들어갈 틴케이스가 놓여질 자리죠~ ^^

틴케이스 안에도 자석 하나를 넣어서 핀들이 딱 붙어있게 해줬어요.
반짇고리 안에서 틴케이스랑 핀이 이리저리 돌아다니지 않도록.

이제 반짇고리 바깥으로 삐져나온 핀에 찔릴 일은 없겠죠. ㅋㅋ
핀이랑 바늘이랑 섞이면 안되니까 바늘쌈지도 하나 만들어서 넣어줘야겠어요.
빨간 페더스티치로 장식한 주머니엔 줄자, 골무 등 소품이 들어가요.
지퍼를 달아주고 싶었는데 마땅한 지퍼가 없어서 벨크로를 달았더니 주머니가 좀 처지는 느낌이 있어요;

다이소에서 산 세탁망의 크기가 아주 맞춤이라 길이만 잘라서 달아줬더니
따로 지퍼 달 필요도 없고 내부도 잘 보이는 필통이 되어서 대만족이예요. ^^
각종 펜, 시접자, 실따개, 쪽가위 등 길쭉한 물건은 다 필통 속으로~

그리고 필통 밑 공간을 그냥 두기 아까워서, 작은 주머니 두 개를 더 붙여봤어요.
똑딱단추 같은 납작하고 작은 물건을 넣을 수 있겠네요.

가위는 린넨리본에 똑딱이를 달아 바닥에 고정하고, 밑면에 공간이 부족해서 퀼팅실은 공중부양 시키기로 했어요.
퀼팅실을 공중부양 시키는 아이디어 짜내느라 머리에 쥐나는 줄 알았네요.
나름 콜럼버스의 달걀에 버금가는 아이디어라 생각하며 자뻑 중이예요. ㅋㅋㅋ

그리고 옆면끼리 붙이고~ 지퍼도 달고~
지퍼는 양옆에 하나씩 붙였는데... 시접 속으로 밀어넣느라 엄~~청 힘들었어요.

근데 그 덕분에 옆의 삼각형 모양이 안 예쁘게 마무리 되어서... 결과적으론 좀 후회했다는...;;



그렇게 심혈을 기울이고 온 정성을 다해 만들었지만... 100% 맘에 드는 완성품을 만들기는 역시 힘드네요.
하지만 어쨌든, 완성하고 나니 속이 다 후련해요. 몇 년 동안 만들어야지 만들어야지 생각만 했었거든요.
애기 낳고나면 한동안은 쓸 일이 없을지 몰라도... 그래도 평생 쓸 물건이라... ㅎㅎ
넘 뿌듯해서 사진도 많이 찍고 글도 길어졌어요. 부끄부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