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동안 잘 사용하던 핸드폰이 토요일 사망했다 .
오래 사용하기도 했지만 두 번 정도 배터리 수리 이력이 있다 .
아직도 이렇다 할 흠이 없이 외관은 정말 깨끗하다 .
구매한 기기는 모든 기능을 최대로 활용해서 폐기할 때
아까워하지 않는다 . 즉 본전을 뽑았다는 말이다 .
그런데 ...
활용 면에서 익숙하고 정들고 흠집 하나 없는데
바꾸려니 섭섭한 마음이 앞선다 .
가끔 주변 사람들로부터
핸드폰은 수리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바꾸라는 말에 사치고 낭비라고 일축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없다 .
이제는 수리비가 새것을 구매할 정도에 육박하니
이참에 바꿀 수밖에 없는 것이 못내 마음이 불편해진다 .
새 기기를 구매하려 보니 선택의 폭과 상관이 없이
상당한 고가에도 쉽게 바꾸는 이들의
경제력에 놀라게 된다 .
아직도 우리 세대는 아끼고 절약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어
그만한 값어치의 효용성을 따져보게 된다 .
딸아이 ‘ 왈 ’
아빠는 기계를 80% 이상 활용하는데
아까워하지 말고 새것을 사란다 .
그래도 망설이면서 지갑을 연다 .
오늘은 핸드폰 사망으로 섭섭한 날이지만
새로운 기종의 시작을 준비하는 기쁨의 날이기도 하다 .
그렇게 새로운 행복에 적응할 준비를 한다.
도도의 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