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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의 가을(한계령~귀때기청봉~12선녀탕계곡)

| 조회수 : 367 | 추천수 : 0
작성일 : 2025-10-21 21:37:52


대한민국의 단풍은 설악 대청봉 부터 시작됩니다.

대청,소청에 첫눈 오던 그 날 19(일) 새벽 3시.

한계령 휴게소는 안개비가 내리고.





2시간 후 한계령 삼거리 지나 귀때기청봉 초입

악명 높은 귀때기청봉 너덜 지대

여전히 안개비는 내리고



산을 취미 삼은지 어언 15년.

이래 가장 큰 사고가 일어났으니..

 

무박의 새벽이라 좀 몽롱한 상태인 나.

바로 이곳, 돌의 강을 건너다 순간 무게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지며 구르는 추락 사고가 발생.잠시 정신을 잃었고.

정신 차리고 보니 스틱은 찢어져 끊어졌고 왼쪽 머리는 바위와 해딩.천운인게 모서리가 아닌 평평한 바위면에.몸이 순간 뒤로 넘어가자 본능적으로 스틱을 찍었고(다행이 바위돌 사이가 아니였음).스틱은 몸의 하중을 못견디며 찌그러지면서 완충에 성공했던 모양.네 손가락 동일한 부위에 상처가 났으니 스틱이 끊어지면서 그대로 배낭과 손이 바위에 부딛친 것(베냥을 반드시 메야 하는 절대적 이유).이어 마지막으로 머리를 꽝! 직후 본능적으로 왼손으로 부딛친 머리 부위를 만졌고 손에 피가 안보였을 때 그 안도감이란.평탄면이 아니였으면 깨지기 아니면 함몰.

사고는 정말이지 순간 오네요.

 


나를 구한 끊어진 스틱



정신을 가다듬고 나니 일군의 산객들이 올라오고.

떡 본짐에 제사지낸다고 30분간 쉬며 아침도 해결.

 



등산로란 게 따로 없어요.

주야간 형광 안내봉이 유일한 길잡이



정상은 20분은 더 올라야








 





최초의 성간(星間) 행성 오무아무아





이슬비는 그치고 순간 운무가 걷히더니 대청봉 쪽으로 해가 떠오르고.아주 잠시.

 




6시 지나 귀때기청봉 도착

 

발 아래로는 비현실적인 세계가 펼쳐지고~~~ 






한계령 길 서쪽 뷰.





 



가야할 서북쪽 안산 방면





귀때기청봉의 특산종 털진달래가 가을이 되면 이리~~




귀때기청봉 서북 사면



멀리 서북능선의 시작인 안산이 보이고



귀때기청봉의 아우 가리봉(좌 구름 속)과 밥주걱 형상의 주걱봉(중)이 보이고.



감투봉~대승령~안산으로 이어지는 서북주능선.



















백담사~수령동 계곡은 운무에 갇히고


 





가을 단풍의 한 축을 담당하는 황갈색 신갈나무.

백두대간 가장 많은 수종이기도.



영롱한 보리수 열매





가야할 길.

내내 돌산을 걷고 돌부리를 해쳐간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도 이런 부엽토 흙길은 있어요





북서 사면 귀때기청봉의 위용.

식수 부족으로 고행이였던 이길을 두달 만에 다시 온 

이유.다들 가을 설악엔 대청봉 쪽으로 향하죠.



스틱 한쪽이 없으니 확실히 속도가 느려지고

왼쪽 갈비뼈가 욱신거리네요.진통제,소염제 각각 두 알을 먹습니다.





맨 끝이 안산.우는 운무에 쌓인 내설악



저 운무 아래 백담사,영시암,수렴동 계곡,오세암은 잠들어 있고.



멀리 주걱봉 너머가 인제,원통.









보고 또 보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






K-채색 산수화





으윽~~

지난 여름 저 그루터기 아래로 스틱 보다 굵은 살모사가 똬리를 틀고 나를 응시하던..

산행의 리얼리티를 위해 당시 사진 한장 올릴까?..하다 정신건강을 생각해 단념.

 



정상서 흐르는 돌강 보이시죠?

귀때기청봉 바로 우측으로 남설악의 본좌 점봉산이

빼꼼히 드러내고.





아래로 한계령 길

















아래 한계령길을 차로 지날 때 위는 이럴줄 뉘 알겠어요? 세상은 부감해야 보입니다.

부감하려면 헬기를 타든 발품을 팔든.





근육질의 가리봉

늘 의문인게, 왜 가리봉이 100대 명산 리스트에 못끼는 걸까??...하는 것.



뒤돌아 보니 동쪽으로 공룡능선이 보이고



가다 다시 뒤돌아 보고



능선길 따라 5시간이지만 이상하게도 가리봉은 얼굴만큼은 보여주지 않네요.









가리봉,멋지죠?




 



 





 









 

저 아래 보이시나요?



계절 감각을 잃어버린 털진달래요.




왔던 길




 




눈향나무

누은 향나무라는 뜻.고산 양지바른 바위틈에서 잘 자라고.줄기는 땅으로 기고 가지는 위로 향합니다.

 





동쪽으로 시선을~~

아래가 백담사~영시암~수렴동계곡의 내설악.



설악은 3구역으로 나뉘여요.내설악,외설악,남설악.

공룡능선~마등령 기준으로,

1.동쪽 즉 천불동,울산바위,신흥사 쪽은 외설악.

2.공룡과 서북능선 사이는 내설악.

3.서북능선 서남쪽 즉 가리봉,점봉산,오색 지역은 남설악 이리.

그러니까 이번 산행의 뷰 포인트는 귀때기청봉~안산~가리봉,나아가 12선녀탕계곡이 만들어낸 가을.



밟고 왔던 능선






수렴동계곡 내설악


K-수묵산수화

저 아래로 백담사서 영시암 이어지는 길이 보이고


1408봉에서 수렴동계곡으로 뻗어내린 감투봉 능선길



아래로 한계령길



1408봉(감투봉)~~







아래가 대승폭포로 이어지는 장수대 &한계사 터





이슬이 만들어낸 수정얼음




비움-1

주목 & 사스레나무(우)

 


비움-2

신갈나무





우측으로 보이네요,백담사!



저 넘어가 대승령인데 장수대에서 백담사로 넘나들던 고갯길.지금은 비탐방 구간이지만 대승령~백담사는 3시간이면 충분.통일신라 시대에 창건된 한계사가  대승령 넘어 백담사로 이사 간 이유이기도.

 








대승령~백담사 이르는 흑선계곡의 가을

산양의 주요 서식지로 이름답지 않게 길은 평범.

빨리 출입금지가 풀리길 기대합니다.

 




가을 설악산의 상징이기도 한 마가목 열매

 


서부능선 단풍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노린재나무. 
노린재나무 특성이 산길에 많다는 것.사람의 손을 타나 봅니다.대승령 일대는 지금 노린재나무로 노래요.

대승령~안산 일대가 화전민 마을이었기에.

 

 


장장 5시간.

안산 초입에서 뒤돌아 보니~~

우가 귀때기청봉.중앙이 소청 중청 대청 삼형제.

좌 칼바위 능선이 공룡능선.

삼형제 한테 귀때기 쳐맞은 이유가 보이시나요?

잘라고 당당하니 질투당한 것,2인자 숙명.



이제 12선녀탕계곡에 들어섭니다.

안산의 동쪽 사면


12선녀탕계곡 초입.


늘 푸릇푸릇...계곡수와 어울리며 공존하고 있는 저건 뮈지? 올 때마다 궁금.

 






계곡 초입은 원시림 분위기가 나요.

음지식물들의 천국.






 









두문폭포~복숭아탕 까지 20분.

12선녀탕계곡의 하일라이트





















많은 소,담,폭을 만들어낸 응봉 협곡의 거대한 암릉.

100미터가 넘은 거의 직각에 가깝고.



복숭아탕 

길은 수직 절벽 아래로 나있어요.

















계곡 가장 아랫 쪽 응봉폭포.

왜 응폭이냐면 12선녀탕계곡이 응봉과 안산이 만들어낸 협곡이거든요.


 


오후 4시 남교리로 하산.

쉬엄쉬엄 13시간 20키로.

어이없는 새벽녁 사고가 머리에 맴돌고...

 

 

&&&....

 

1.10일 간의 추석 연휴~~

거의 매일 비는 오고.마지막 11~12일 서북능선~공룡능선을 타기 위해 일찍이 휘운각 대피소 예약을.

연휴 마지막 날을 택한건 최대한 설악 단풍 시기와 맞추기 위해서.

2.오전 10시 한계령 도착.역시나 가을비는 내리고.10여분 오르는 데 컨디션이 안좋고.바로 하산해 집으로!...했다는.

그 허망함이란..그리고 감동의 오늘.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꿀물여사
    '25.10.23 4:59 AM

    할 일이 없어 산으로만 갔던 내 젊은날이 생각나네요.
    지금은 나이 60에 병이들어 산행은 꿈도 못꾸는 상태인데 이렇게 많은사진과 설명을 보며 내 청춘 한자락을 펼쳐 기억 해 봅니다. 저는 설악산 보다는 지리산을 더 좋아하고 자주 갔었는데 완만한 능선이 주는 편한 산행이어서 그랬던거 같습니다. 그래도 산 하면 젤먼저 떠올리는 설악산 단풍이 절정일 때 추석 연휴에 고향 안가고 갔던 설악산 능선종주.
    눈 내리는 추운 겨울 산장에서 마시던 한잔의 커피나 따뜻한 물 한모금. 모든 순간을 떠올리면 참 행복합니다.
    지금 산에는 못가지만 그 찬란한 젊음을 산에가며 누렸던 추억을 되새기며 살아갑니다.
    추억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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