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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1교시 불어수업풍경

| 조회수 : 2,333 | 추천수 : 204
작성일 : 2010-04-01 13:58:35

  
목요일 오전 원래는 10시 미술사,11시 역사 이렇게 두 시간의 수업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3주전부터 첫 날은 10분,두 번째 날은 20분 오늘은 30분 이렇게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는

프랑스어 왕초보교실을 열게 되어 목요일 오전은 아주 바쁜 날이 되어버렸지만 이것은 즐거운 비명이겠지요?

지난 목요일 수업을 쉬고 다 함께 신사동 호림박물관 분관의 금과 은 전시를 보러 갔습니다.

그런데 시간을 잘 못 알고 30분 일찍 나온 박진숙씨가 얼떨결에 둘이서 하는 불어시간에 참석을 했고

( 두 사람의 강권에 못이겨서 아마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마침 같은 차에 타고 신사동까지 간 바람에

돌아오는 길에 불어수업을 같이 하자는 권유를 거절하지 못하고 (이것은 제 추측입니다.) 결국 책을 사들고

가게 되는 사태에 봉착을 했는데 ,오늘 아침 집을 나서면서 그녀가 올까? 오지 않을까?

제 안에서 마치 점쟁이처럼 점을 치고 있었습니다.




사실 둘이서 간단히 하다가 인원이 한 명 더 늘게 되자 저도 좀 긴장이 되어서 (말하자면 팔자에 없는 일을

하고 있는 꼴이니까요.팔자라는 말이 조금 이상하지만 제 사전에 누군가에게 불어를 알려준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하던 일인데 엉겹결에 이야기가 되어서 함께 하자고 했지만 아무래도 먼저 시작한

사람으로서의 책임감? 으로 준비를 하게 되더군요.그래서 어제 밤에는 늦은 시간 불어 전공인 동생에게

전화 걸어서 sos를 청하기도 했습니다.그 시간에 전화해서 물어볼 것이 있다고 하면서 다짜고짜

불어에 관한 여러가지 질문을 해대니 동생이 의아해합니다.그래서 사연을 이야기했더니 전화기 너머에서

웃는 소리가 들리더군요.충분히 웃을 수 있는 상황이라서 그것은 그냥 넘어가고 앞으로 수요일 밤마다

부탁한다고 미리 말을 했습니다.든든한 원군이 생긴 기분이라서 목요일 1교시를 어떻게든 끌어갈 수 있을 것 같긴

한데요,이러니 사람의 일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닐까요?




책상에 앉아서 불어책의 내용을 mp3로 듣고 있으니 박진숙씨 (그녀는 82cook의 줌인 줌아웃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인데 아무래도 목요일 수업에서는 서로 이름을 부르는 사이라서요) 가 슬며시 들어옵니다.

아직 오지 않은 한 사람을 기다리면서 우선 지나간 과를 복습부터 시작했는데요,그녀의 발음을 들으니

일단 안심이 됩니다.이 정도라면 함께 수업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복습하던 중 안 영미씨가 도착을 했고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는 바로 수업을 이어갔는데요,어쩐지 강력한

팀웍이 될 것 같은 좋은 예감입니다. 10분으로 시작한 수업이 30분을 해도 원하던 진도까지 다 마무리하지 못했는데

밖에서는 2교시 수업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그림자가 벌써 보이네요.아쉬운 마음으로 책을 덮으면서

어라,그렇다면 앞으로는 언제 모여야 하나? 살짝 긴장이 됩니다.오전중에는 사실 머리가 맑지 않은 상태라서

가능하면 수업을 조금이라도 늦게 시작하고 싶어하는 제가 불어 클래스때문에 아무래도 10분 10분 앞당기다 보면

언젠가 9시에는 시작해야 하는 비상사태?가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즐거운 비명이겠지요?

바로 위의 그림은 마르셀 뒤샹의 계단을 내려오는 나체라는 제목의 그림인데요,뒤샹에 관한 웃지 못할

일화가 있어요.불어을 읽지 못하던 시절,혼자서 두쳄프라고 읽고는 참 이상한 이름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그런데 책에는 뒤샹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었던 말이지요.이상하다,왜 뒤샹이지?

나중에야 의문이 풀렸지만 그 이후로 뒤샹의 이름만 보면 그 때의  에피소드가 떠오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영어도 어려운데 불어까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요?

그런데 의외로 새로운 언어를 통해서 이전에 어렵다고 생각한 언어에 새롭게 접근하는 힘이 생길 수도 있고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불어를 조금만 노력해서 읽을 수 있게 되면 그림속의 타이틀이 그저

글씨가 아니라 의미를 갖고 다가오는 즐거운 경험을 할 수도  있답니다.


오늘 아침 라벨과 드뷔시의 음반을 골라놓고 제목을 읽다가 목신의 오후라는 제목을 소리로 읽고 있는

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인사말에서 본 오후라는 말이 그 제목에 그대로 박혀있어서요.

그런 사소한 일이 주는 즐거움이란 의외로 신선한 충격이기도 하고 즐거움이기도 해서,제겐 그런 소소한

즐거움이 언어를 익히는 어려움을 상쇄하는 힘이 된다고 할까요?


막 시작한 공부이고 처음부터 가능하면 다시 반복하면서 앞으로 천천히 나갈 예정이니 언젠가 불어를 공부하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지만 시작을 못하고 있거나 한 번도 생각한 일은 없지만 어쩐지 이 곳에 가면 함께

묻어서 공부가 가능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드는 사람들이 있다면 언제라도 환영합니다.

스터디의 위력과 스터디의 매력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좋겠지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10.4.2 1:18 AM

    Prelude a l'apres-midi d'un faune, L.86
    드뷔시 /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C. Achille Debussy 1862∼1918

    Prelude a l'apres-midi d'un faune
    Paris Radio Symphony orchestra

  • 2. yellow
    '10.4.2 4:50 AM

    제목에 이끌려 들어와서 음악에 감동.
    저도 같이 하고 싶어요. 그러나 내년 여름에나...
    이곳 튀니지에 온지 일년이 되어가구요. 이곳은 프랑스어를 알아야 택시라도 탈수 있어서 너무 아쉽답니다. 정말 같이 하고 싶어요. 아니면 왕초보프랑스어 발음 낼수 있는 온라인강의라도 알려주시면.... 암튼 너무 아쉽네요.

  • 3. intotheself
    '10.4.2 8:16 AM

    yellow님

    튀니지라,소리내어 발음해 봅니다.제가 좋아하는 화가들이 그 곳이나 모로코에 가서

    색의 변화를 체험하고 ,그리곤 그림이 변하던 이야기가 인상적이어서 언젠가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하고,그곳이 바로 옛 역사속의 카르타고라고 듣고 나서는 역사의 흔적을

    만나러 가고 싶기도 한 곳에 살고 계시는군요.

    그 곳에서라도 ebs홈페이지에 접속해서 강의를 듣거나,한국에 사는 친지에게 씨디가 들어있는

    책을 구해서 보내달라고 하면 혼자서도 할 수 있답니다.

    내년 여름에 들어오시면 아마 우리 클래스보다 잘 하게 되어 오히려 도움을 주시게 될 것 같은데요?

  • 4. 열무김치
    '10.4.4 2:30 AM

    언제나 하루 하루를 꽉차게 보내시는 intotheself 님의 열정이 너무나 부럽습니다.

    아름다운 글과 그림과 음악에 나른해 지고 있는 자신을 추스리지 못하는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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