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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나들이-처음 가 본 절 마곡사

| 조회수 : 1,804 | 추천수 : 14
작성일 : 2006-09-16 12:53:54


   일전에 everymonth에 올라온 자전거님의 여행기

마곡사에 간 기록을 보고 마음이 동했습니다.

절이 오래되고 조용한 느낌이 들어서요.

너무 화려한 절은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진짜

향기를 날려버린 절같아서 정이 가지 않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그 곳까지 어떻게 찾아가나 하는 것이었는데

대전에 사는 클레어님과 시간을 맞추어서 그 문제가

단번에 해결된 것까지는 좋았으나

불길하게도 수요일부터 몸이 이상합니다.

몸살기운이 서서히 돌아서 수요일에 바로 약을 먹으면서

몸조절을 했지요.

너무 심하면 약속을 취소해야 할 판이었으나

목요일 밤이 되자 회복의 기미가 보였습니다.

그래서 무리하지 않게 금요일 오전에 약을 먹고

지하철과 고속버스에서 내내 잠을 자고 나니

몸이 많이 개운하네요.

터미널에서 만난 클레어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어떻게 일정을 잡았나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마곡사,그 다음에 공주박물관,그리고 무열왕릉을 보자고요

아니 이런 횡재가

사실 그 곳은 저도 가보고 싶은 코스였으나

운전을 하는 사람이 힘이 들까봐 감히 거기까지는 말을

꺼내볼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운이 펄펄 솟는 기분입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미리 김밥을 준비해 온 클레어님

마곡사로 가는 길에 그동안의 일상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절입구에 닿았습니다.

마곡사라 무슨 뜻일까 했더니

삼이 많이 나서 붙은 이름이라고요.



불상이 천개나 있다고 해서 천불당이라고도 불린다는

영산전에 먼저 들렀습니다.



큰 부처상은 일곱분이지만 석가모니불 이외에는 이름을

알 수 없더군요.

뒤에 나란히 있는 천불상이 신기해서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이 절은 자장율사가 처음 건립하고 고려시대

보조국사가 중건을 한 아주 연륜이 깊은 절이더군요.

그 곳을 지나 극락교를 넘는데 아래쪽에 싱싱하게 뛰노는

잉어들이 있었습니다.

아마 그 곳에서 양식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 자리에 서서 바라보면서 우리가 저것을 잡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하고 걸걸한 목소리로 말을 하는

남자가 있어서 돌아보기도 했지요.




극락교를 지나 절안으로 들어서는데 멀리서

여러명의 외국인 스님들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이 보이네요.

궁금해서 다가가보니 한 스님이 설명을 하면

다른 자원봉사자처럼 보이는 분이 영어로 해설을 하고 있습니다.

누구 이야기인가 했더니 바로 김구선생의 일화입니다.

명성황후 시해후에 일본인을 한 명 붙잡아 일종의 시위로

총이나 칼을 사용하지 않고 맨 몸으로 죽인 다음

자신이 사는 곳과 왜 이런 일을 한 것인지 밝힌 다음

이 곳 마곡사에 있었던 일화를 영어로 이야기하고 있는

중인데 그 내용에 대해서 수긍하기 어려울 수도 있었을

어떤 스님이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웃는 모습이 보이네요.

승병이야기를 읽으면 늘 마음이 무겁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어느 곳이 우선적인 가치인가에 대해서요.



해방후에 귀국한 다음 김구선생은 이 곳에 다시 오신

모양입니다.

기념으로 식수를 한 다음 모든 것이 꿈만 같다는 의미의

구절을 말했다고 하는 설명글이 있었습니다.



사람은 비명에 갔어도 나무는 자라서 이렇게 자태를 보여주고

있네요.

전혀 예상치 않은 공간에서 만난 김구선생

바로 이런 것이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요?

자리를 옮겨 다른 공간으로 가는 스님들을 따라가서

함께 들어도 되냐고 물으니

이것은 교육과정이라 곤란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발걸음을 돌려 오층석탑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탑이 우리가 흔히 보던 탑과 달라서 이상하다 하면서

설명을 읽어보니 원나라때 라마교의 영향을 받은 탑이라고

하네요,마침 안전진단중이라서 그런지 탑에 이상한

장치들이 붙어있어서 마치 환자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대웅전이 어디 있나 물어서 올라가는 중에 곱게 핀 맨드라미가
있는 공간을 만났습니다.






사진을 찍는 중에 맨드라미위에 호랑나비가 날아옵니다

날라가버릴까봐 조심조심 찍어보았지요




대웅보전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니 밖에서 보면

이층양식으로 보이지만 안에서는 일층인

우리나라 대웅전에서는 보기 드문 양식이라고 설명이 되어있네요.



안에 있는 부처상들이 안온한 느낌이 들어서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밖의 건축을 보니 처마끝에 매달린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살며시 부는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과 소리

참 근사하네요.



대웅보전안을 들여다보니 여러 사람이 앉아서

간절히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무슨 내용으로 빌고 있을까

저렇게 간절히 어떤 대상앞에서 빌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문앞에 수능 100일기도 참가비 십만원이라고 쓰여 있어서

순간 당황했습니다.

기도하는데도 돈을 내는구나

차라리 각자가 알아서 헌금하는 형식은 어떤가

공연히 혼란스럽습니다.

마곡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도처에 사람들이

돌로 쌓아놓은 기도탑들입니다.

한 군데도 아니고 가는 곳마다 눈에 띄네요.















저도 마음이 동해서 작은 돌 두 개를 주어

나란히 올려놓았습니다.

올해 입시인 두 아이를 위해서

다 붙게 해달라고 하기엔 쑥쓰러운 마음에

남은 기간동안 최선을 다하길

그래서 결과에 상관없이 후회없는 시간이 되길

그런 마음으로 기도를 했습니다.



절을 어느 정도 둘러보고 다음 목적지로 가기 전에

화장실에 들러서 가자고 들어선 길에 바라본 풍광이 좋아서

찍어보았습니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하늘바람
    '06.9.16 2:16 PM

    intotheself님의 여행후기를 들으면
    항상 함께 다녀온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 2. 참나무
    '06.9.16 10:29 PM

    재작년에 제가 쌓아둔 간절함 마음이 저기 있네요..
    마곡사! 이렇게 그림으로 보니 다른 느낌이 드네요.

  • 3. 수류화개
    '06.9.16 11:17 PM

    십여년전에 가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 4. 김남훈
    '06.9.17 1:57 PM

    와. 맨드라미가 저엉말 이뻐요오.

  • 5. 참참
    '06.9.19 3:04 PM

    마곡사 참 좋은곳이지요.
    그 근처에 연고가 있어 자주 가게 되는 곳이기도 하지만
    대웅전 뒷길을 더 사랑합니다.
    뒷길로 따라 걷다 보면 계곡도 이어져서 맘이 차분해지기도 하지요.

    제가 아는곳이 나와서 로그인하고 한자 적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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