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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이야기(2편)

| 조회수 : 2,006 | 추천수 : 77
작성일 : 2009-01-21 20:36:24
1편에 이어서 2편으로 이어지겠습니다
벌들이 농약을 먹고와 바닥에 새까맣게 떨어지기에 보다못해 예고도 없이 결심을 하게 되었지요. 이 동네를 뜨자. 어차피 여기서는 과수원이 많기에 벌들을 키울수가 없다. 굳게 마음먹고 눈물을 흘리며 이곳 고향인 파주로 갑자기 오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몇년동안 병원다니랴 아프니까 남의일도 할수없기에 돈도 다까먹고 달랑 차량이동비 십오만원 주고 나니까 백칠십만원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남들은 듣기 좋은말로 돈은 없어도 몸만 건강하면 다 살아 나간다고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너무나 가혹한 말인것같습니다. 돈이 있어야 살수있고 뭐가 되는것이지 돈없으면 남들도 알아주지도 않고 무시를 당해도 한마디에 말도 할수가 없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느 동네건간에 텃새는 분명히 있기에 그곳에 자리잡을 때까지는 남모르게 가슴앓이도 해야되고 암튼 힘든일이 아주많은 법이죠.

부모님들도 일찍 돌아가셨지만 땅한평도 물려받지 못한 몸이라 말그대로 몸으로 때우는 수밖엔 없지만 그나마 몸도많이 상해서 어떻게 말로 표현할수가 없습니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귀농생활과 귀촌이야기가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파주로 갑자기 오게된 경우도 다른곳에 가면 아는사람도 없고 달랑 백칠십만원 가지고 가서 생활할데는 아무곳도 없었고 그래도 형님두분이 살고 있었기에 무작정 계획도 없이 그냥 오고말았죠. 이날이 2004년4월29일 이었지요.

이곳 파주에 와서도 벌들이 농약을 먹고 벌통안으로 들어와서 먹이를 전해주었기에 계속 죽어나왔지요. 우선 급한대로 하우스철재와(그당시에 철재가 무척 비쌌슴) 보온덥개와 여러가지를 구입하니까 백여만원이 들어갔습니다. 2년 땅도지값 20만원 포크레인 사용비20만원을 주고나니까 삼십만원 남더라고요. 하우스는 작은형님이 지워주고 동네형님이 거들어 주었지요. 하우스 지워서 모든걸하는데 한 열흘을 잡더라고요. 형님도 일을해야 되니까요.

잠은 잘때가 없어서 그냥 큰형님네서 집사람과 잠만자고 벌들한테 달려갔죠. 그때는 조카가 둘이 있는데 남매이고 둘다 대학교를 다니고 있었기에 방에서 잘 엄두도 내지 못했답니다. 하지만 여자조카에는 작은아빠와 작은엄마가 방에서 주무셔야 한다고 대신 조카가 주방겸거실에서 잠을자곤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는것도 하루이틀이지 저도 눈치가 보이는데 집사람은 말을 안했지 얼마나 가슴이 아팠겠습니까?

속으로 얼마나 울었는지도 헤아릴수가 없었습니다. 집사람도 아무것도 없는 남편 만난데다가 교통사고도 크게 두번이나 당했으니 업친데 덮친격이 되었지요. 너무 힘들수록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굴뚝 같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은 서서히 식어가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뭐가 있어야 발판이 될텐데 가뜩이나 대출도 몇개은행에서 대출을 받았기에 이자도 내야되는데 진짜 막막했지요. 큰형님과 형수님은 자리잡을 때까지 있으라 했지만 조카들만 나가있었으면 그래도 괜찮은데 이젠 더이상 미안해서 있을수가 없었습니다.

하우스겉에가 완성이되어 하우스안에다 텐트를쳤지만 5월9일인데도 춥기도 추웠지만 물이 잘 빧지않는 곳이라 도저히 안되겠기에 집사람과 삽질을 열흘동안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답니다. 저녁이면 집사람은 몸이 아프고 춥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줄수도 없더라고요. 그냥 말만 어떻게든 되겠지 이 고비만 넘기면 내가 당신 고생한것 다잊게 해주고 맛있는것 많이 사주고 행복하고 따뜻하게 해줄께 하고 입바른 소리만 했지요.

이렇게 해보지 않으신 분들은 제심정 이해 하시기가 많이 힘드실겁니다. 돌아가신 부모님들이 원망스럽기 까지 했으니까요. 아버지는 제가 태어나자 얼마 않있다 돌아가시고 어머님은 고등학교 2학년때 돌아가셨으니 가진것 하나없이 시작을 하니까 밑빠진독에 물받기식 이더라고요. 어느정도 하우스정리가 다되어갈때 아카시아꽃이 피기시작 했습니다. 낮엔 배가고프면 다른 동네에서 이주해온 형님내외분이 빵과 우유에 간식을 노상주셔서 너무나 잘 먹었습니다.
이어서 3편을 올려드리겠습니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조아조아
    '09.1.22 1:33 PM

    정말 많은 고생을 하셨군요. 그래도 이렇게 귀농이야기를 쓰실수있을정도의 상황이 된걸보니 고생후에 점차 좋아지신거 맞죠??

  • 2. 황토꿀벌농장
    '09.1.22 4:01 PM

    안녕하세요. 말씀 넘 고맙습니다. 네~ 지금은 성공을 어느정도 했지만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를 보시면 그곳에 저의 모든얘기가 들어 있답니다.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리며 행복한 오후시간되세요.

  • 3. 딸기둘
    '09.1.23 8:22 AM

    좋은 경험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처한 상황이 안좋게 흘러가서 고민에 몇달을 보내고 있었네요.
    정말 원글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일이지요...
    저를 추스릴수 있는 여유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 4. 산이야기
    '09.1.26 6:59 PM

    저희도 시골아니..산골 생활 6년차랍니다.
    님에 글을 읽으니 공감이 마니가네여~
    구래도 주어진 삶에 열심이다 보면 꼭 성공하실 겁니다.

  • 5. 지란지교
    '09.1.27 11:04 PM

    그래도 고향에서 형제의 품안이 있기에 덜 외로우셨을 것 같습니다.
    또한 부부가 마음만 합치면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낸다고 생각합니다.

  • 6. 준욱맘
    '11.9.2 5:20 AM

    흠 슬프네요.지금 완결편까지 적으셨네요. 다음편도 궁금해요. 저도 도움이 될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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