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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기다림의 지혜 ----- 교육사례

| 조회수 : 1,931 | 추천수 : 10
작성일 : 2006-12-06 15:14:10
요즘 우리 지니큐 친구들 기말시험기간 입니다.

그래서 저도 정신이 없었다죠?

평소에 목이 터져라 강조하고 같은 문제를 거의 외우다시피 풀고 잊을 만 하면 다시 숙제 내주고...

그래서 이제 잘 한다 싶었다가도 왜 시험볼 때만 되면 테스트에서 틀리는지  ㅠㅠ
정말 울고싶어집니다.
그래서 토요일이고 일요일이고 불러다가 씨름하느라 진이 다 빠졌나봅니다.
아이구 ~ 힘들어...

그래도 시험 끝나고 교실 문열고 들어오는 친구들의 밝은 표정이 저를 힘나게하네요.

지난 달에 수능이 있었죠.

저도 작년 까지는 입시수학 전담이었답니다.

아이들 가르치는 일 시작해서 17년을 해마다 입시생을 가르쳐 왔으니까요.

그래서 수능이 있는 날은 아이들 시험이 시작되는 시간 부터 끝나는 시간 까지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하루 종일 안절부절 보내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몸이 너무 많이 상해버려 올해는 입시생을 맡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수능은 한결 편한 마음으로 지켜 볼 수 있었답니다.
  
몇 년 전에 7년을 가르친 친구가 있었습니다.

초등 5학년 때 부터 가르치기 시작해서 고3 수능 까지 지도했으니까 7년인 셈입니다.

참 오래도 가르쳤죠? ^^

처음에 이 친구를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 공부를 아주 뛰어나게 잘하지는 않았습니다.

머리는 좋은 편이긴 하지만 영재 소리 들을 정도는 아니었고,  책을 참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였습니다.

중학교에서도 수학은 그런데로 꾸준히 따라오고 강북에 있는 보통 학교에서 반에서 5등  정도의 성적이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수학은 항상 95점 이상 나오니까 다른 과목을 집중적으로 과외든 학원이든 시킨다면 좀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그 정도의 성적이 나오는 다른 친구들은 다들 특목고를 준비하느라 종합반에 다니고 있었으니까, 어머님께서도 욕심이 있지 않으실 까 싶기도 했구요.  

그래서 어머님께 제 생각을 말씀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도 다른 학원을 다니는 것 같지는 않고 영어 한과목만 동네 학원에 보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속으로 엄마가 직장에 다니시느라 아이에게 좀 무관심 한 것 아닐까 싶었습니다.

항상 수업하러 방문 할 때마다 컴퓨터게임을 하고 있었거든요.

물론 숙제는 다 해놓지만 .......

가끔 주말에는 새벽까지도 게임을 했다는 그 친구의 말을 듣고,

제가 조금 걱정스럽다는 말씀을 드렸을 때 어머님 대답이

“ 본인이 할 일을 다 하고 게임하는 거니까 괜찮겠죠. 뭐” 였습니다.

저는 솔직히 속으로 아이를 믿는건지 무관심 한건지 ...... 했었습니다.

중3 여름 쯤에 그 친구와 친하고 성적도 비슷한 친구엄마가 둘이 묶어서 특목고 준비를 시키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해서 특목고 전문 학원에서 테스트를 받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친구는 떨어지고 제가 가르치는 학생은 합격을 했습니다.
그 학원은 일단 합격만 해도 자랑을 할 정도의 좋은 학원이었기 때문에 다들 부러워 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님은 그 학원에 보내지 않으셨습니다.
이유가 ‘애가 가기 싫어해서’ 였습니다.

주변 엄마들이 쑤군쑤군 했었죠.

종합 학원에 다니지 않게 된 이 친구는 그나마 다니던 영어 학원도 마음에 맞는 선생님이 그만 두시자 학원도 그만 두고 수학이외의 과목은 전부 교육방송으로 집에서 공부했습니다.

시간이 많은 이 녀석은 (한 번만 녀석이라는 표현을 쓰겠습니다. 왜 그런지 계속 읽어 보세요) 게임에 관한 거의 프로게이머 수준이 되었답니다.

그래도 어머님은 그다지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아 보였습니다.

저는 요즘 엄마같지 않은 이 어머님을 보면서 그 속 마음이 궁금했습니다.

고1이 끝나갈 무렵 갑자기 이 친구가 공부를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를 나중에 알게되었는데 ‘게임도 지겨워서... ㅋㅋ’ ........

고 2 때 학교 전체 수석을 하더니 계속 그 성적을 유지하다가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 이공계를 수석으로 입학해서 주변을 놀라게 했습니다.

대부분 공부 잘하는 친구들은 주변에서 다 아는데 이 친구는 본인도 엄마도 주변사람들에게 이야기 한 적이 없었으니 주변에서 다들 놀랄 수 밖에요.

이렇게 좋은 성적을 냈어도 학원을 다니지 않았으니 현수막 걸 학원 한 군데도 없다며 웃으시던 어머님...

나중에 이 친구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 친구 말이

“엄마는 항상 저를 믿고 기다려 주셨어요. 저는 커가면서 우리 엄마가 다른 친구들의 엄마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다른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들을 믿지 않더군요. 그걸 깨달았을 때 저는 그 믿음을 저버릴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엄마가 저를 믿어주었기 때문에 저도 저 자신을 믿을 수 있었던 것 같구요.”

제가 ‘무관심’ 이라고 생각 했던 것이 ‘믿음과 기다림’ 이었던 것입니다.

물론 이 친구가 좋은 대학을 좋은 성적으로 들어갔다고 해서 교육이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또 성격도 좋아요~

이 친구는 그 이후에 본인이 일해서 번 돈으로 유학을 떠났으며 한 푼의 부모 도움없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아주 예쁜 유학생 여자친구와 찍은 사진을 메일로 보내왔더군요.(요즘은 공부 잘하는 것 들이 얼굴도 예뻐..... 우이 씨~)

벌써부터 국내 제일의 기업에서 프로포즈를 받았고 곧 들어올 예정이라구요...

얼마 전 간암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셨지만 저는 이 친구의 엄마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기다림과 믿음’...............
제 아이 아직 11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이를 키우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인 것 같습니다.

항상 이 두 가지를 명심하면서 아이에게 말 합니다.

“게임 그만하고 숙제하라 말이야아아아아아아아~”

^^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연산동똥바람
    '06.12.6 3:43 PM

    지니큐님 글을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직은 애가 많이 어리지만 부모로서게 담금질하게끔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기다림과 믿음' 이란게 아이을 키우면서 느끼지만 제일 어려운거 같아요...
    좋은 사례와 교육방법 계속 부탁드리구요. 추운 겨울 건강하세요.

  • 2. 진현
    '06.12.6 3:52 PM

    마지막 말에 웃고 말았습니다.^^
    보통의 엄마들은 애가 철들기 전 고등학교 졸업할까봐
    기다리기가 솔직히~ 힘들죠.
    그리고 요즘은 너무 초등 저학년 부터 프로젝트로 아이를 만들어 가니...

  • 3. 꿀단지
    '06.12.6 4:23 PM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자식을 믿지 못하는 부모~~지금의 현실, 그리고 우리들의 모습이네요~
    기다릴줄 아는 지혜를 얼른 터득해야 할텐데,..그또한 고민이군요~~
    나를 내려놓고, 자식을 바라보는 그런 부모의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4. 공감
    '06.12.6 5:06 PM

    너무 깜짝 놀랐어요
    지금 현재 중2인 우리 아이 현재 상태 이네요 똑같아요 수학 학원 이외에 학원의 필요성 못느끼고
    교육방송 으로 시험 때만 공부해요 게임 새벽 까지 합니다
    늘 엄마 너무 많이 기다리게 하지마 합니다
    전교 5%안에 듭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고등학교 위에 말씀 하신것 처럼 그때 되면 할것 같은 예감은 늘있어요
    이내용 저장해서 놓겠습니다 개인 적으로 지니큐님 이메일 주소 부탁 드려도 될까요?

  • 5. 미송
    '06.12.6 8:09 PM

    도움 되는 글, 빠짐없이 잘 읽고 있습니다.
    자식 농사가 제일 어려운것 같아요.^^

  • 6.
    '06.12.7 1:49 PM

    제 동생도 비슷한 과정으로 고1말에서 고3까지 2년 새에 수능성적 100점 가량 올려서 최고의 학부에 합격했답니다. 학원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은 호기심과 지적 욕구, 성취에 대한 욕구 그런 것 같아요.

  • 7. 재현세연맘
    '06.12.11 12:37 AM

    믿음과 기다림... 제 가슴에 담았습니다. 매일 매일 꺼내어 소리내어 읽어보렵니다.
    요즘 아이코리아(구 육영회)에서 부모교육을 받고 있는데요... 참을 인자를 온 몸에 새겨야 한다는 강사님 말씀에 기운이 쭈욱 빠졌습니다. 알면 알수록 어려운게 엄마라는 역할인것 같아요... 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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