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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 네 시어머니가 '문자'를 안 받아 !-

| 조회수 : 2,826 | 추천수 : 12
작성일 : 2006-09-23 08:40:35
어제 아침, 신문에서 이글보고 혼자 울었어요.
친정부모님 생각나서.. 내동생마누라가 울아빠에게. 내가 울 시아버지께 저리 할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
오늘보니 인터넷에 떴기에 한번 올려봅니다.




2006년 9월 22일(금) 5:28 [중앙일보]

하늘나라 네 시어머니가 '문자'를 안 받아 !


[중앙일보] 내게는 핸드폰 두 대가 있다. 한 대는 내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늘나라에 계신 시어머님 것이다. 내가 시부모님께 핸드폰을 사드린 건 2년 전. 두 분의 결혼기념일에 커플 핸드폰을 사드렸다. 문자기능을 알려 드리자 두 분은 며칠 동안 끙끙대시더니 서로 문자도 나누시게 되었다.

그러던 올 3월 시어머님이 갑자기 암으로 돌아가셔서 유품 가운데 핸드폰을 내가 보관하게 되었다.

그러고 한 달 정도 지날 무렵. 아버님이 아파트 경비일을 보시러 나간 후 '띵동'하고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다. 어머님 것이었다.

"여보, 오늘 야간조니까 저녁 어멈이랑 맛있게 드시구려." 순간 난 너무 놀랐다.

혹시 어머니가 돌아가신 충격으로 치매증상이 오신 게 아닌가 하는 불길함이 몰려왔다.

그날 밤 또 문자가 날아왔다. "여보, 날 추운데 이불 덮고 잘 자구려. 사랑하오."남편과 나는 그 문자를 보며 눈물을 흘렸고 남편은 좀 더 지켜보자고 했다.

아버님은 그 후 "김 여사 비 오는데 우산 가지고 마중가려는데 몇 시에 갈까요? 아니지. 내가 미친 것 같소. 보고 싶네"라는 문자를 끝으로 한동안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셨다.

그 얼마 후 내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다. "어미야, 오늘 월급날인데 필요한 거 있니? 있으면 문자 보내거라."난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네. 아버님. 동태 2마리만 사오세요" 하고 답장을 보냈다.

그날 저녁 우리 식구는 아버님이 사오신 동태로 매운탕을 끊인 후 소주 한 잔과 함께 아버님이 하시는 이야기를 묵묵히 들었다.

"아직도 네 시어미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다. 그냥 네 어머니랑 했던 대로 문자를 보낸거란다. 답장이 안 오더라. 그제야 네 어머니가 돌아가신 걸 알았다. 모두들 내가 이상해진 것 같아 내 눈치를 보며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던 것도 안다. 미안하다."그날 이후 아버님은 다시 어머님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지 않으신다. 하지만 요즘은 내게 문자를 보내신다.

지금 나도 아버님께 문자를 보낸다. "아버님. 빨래하려고 하는데 아버님 속옷은 어디다 숨겨 두셨어요?"


손현숙*조인스닷컴과 SK텔레콤.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올 12월까지 진행하는 '올바른 휴대전화 사용문화 만들기 캠페인'(goodmobile.joins.com) 수기 공모전 '모바일의 추억'에서 1등으로 당선된 손현숙씨의 글이다. 이번 수기 공모전에는 총 230여 편의 수기가 접수됐으며, 손씨를 비롯해 입상자 8명에 대한 시상식은 21일 전경련대회실에서 열렸다.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줌마
    '06.9.23 8:58 AM

    어제 인터넷 뉴스 보고 가슴이 절 절 하더군요
    가슴이 찡 하면서도 참 아름다운 이야기예요

  • 2. 레드문
    '06.9.23 9:52 AM

    눈물이 나네요.
    작년에 후두암수술로 성대를 잃으신 우리아버님 생각이 나네요.
    말씀도 못하시고 전화도 못하셔서 문자확인방법을 알려드렸더니 어느날 문자보내는방법을 알려달라시더라구요. 한참을 연습하시고 이젠 문자를 너무 잘보내세요.. 경로당에서도 문자보내시는분은 아버님뿐이신가봐요..
    집에 전화안받아도 아버님께 바로 문자보내죠..
    "아버님, 어머니 어디가셨어요?? 전화안받으시네요."
    " 둘째와서 시장갔다"
    우리아버님 연세가 75세이시죠..
    휴대폰없었으면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네요..
    우리애가 또 문자보냅니다.
    "할아버지, 저 **인데요. 저녁은 드셧어요?"
    "응, **야. 보고 싶구나"
    그럼 저녁먹고 바로 달려갑니다..
    요즘은 특수문자도 잘보내셔서 하트같은것도 잘보내셔요...

  • 3. 우향
    '06.9.23 10:16 AM

    참 슬프네요.
    척추수술 하시고는 못걷던 우리 엄마
    집안에서 유일한 낙이 전화 받는 거였는데.
    엄마집 전화번호 누르면 예~하던 목소리 참 듣고 싶은데...
    하늘 산책을 가신 후로 들을 수 없어요.
    그 후로 나의 모든 비밀번호는 엄마와 통했던 전화번호입니다.
    그 번호만 있으면 세상 모든걸 다 해결할 수 있었거든요.
    엄마! 너무 보고싶어요. 잘못한게 너무 많아요.
    우리 딸에게 하는거 절반만 엄마에게 했더라도
    이렇게 후회 하지 않을걸....

  • 4. 거품
    '06.9.23 12:04 PM

    가슴저립니다..
    눈물 한웅큼 쏟고 읽었네요..

  • 5. 고은한결맘
    '06.9.23 1:59 PM

    나도 돌아가신 아빠 생각나서 눈물 나네요...집근처에서 방앗간을 하셧기에 언제라고 집에 가면 뵐수 있었거든요...어떤때는 친정집에 들어서면서도 꼭 아빠가 "왔니"하고 내다보실것 같아서 두리번 거리다가
    안방에 있는 아빠 영정사진보면서 맘 찡한저도 많았는데....
    암튼 아빠 생각 많이 나게 만드네요...

  • 6. 봉처~
    '06.9.23 3:55 PM

    저도 어제 신문에서 보고... 펑펑 울었더니...
    울 딸... 이상한지 한참 저를 보더라구요...

  • 7. 민트조아
    '06.9.24 12:52 PM

    어쩌자고 이 글을 읽게 됬는지..
    식구들 모두 나가고 없는 편한 일요일에 편하게 왔다가 실컷 울고 갑니다.
    이젠 눈물이 모두 말랐는줄 알았는데.. 남은게 더 있나봐요.
    오랫만에 편하게 울었더니 시원하네요.

  • 8. 산꼬마
    '06.9.24 2:23 PM

    며칠전 친정엄마께 못난소리하고 계속후회하고 있는데...
    이글을 읽으니 눈물이 나네요.
    정말 고생이라면 남부럽지 않게 하며 살아오신 분인데...
    추석에 가면 가까운곳이라도 모시고 다녀와야겠어요.

  • 9. 선물상자
    '06.9.25 2:37 PM

    에고.. 원글도 뭉클하지만.. 우향님 글에.. 눈물이 나네요..
    살아계실 때 더 열심히 사랑해드려야겠어요..

  • 10. 수맘
    '06.9.26 10:43 AM

    인생은 참 짧은데 우리가 참 많은것을 잊고 사는거 같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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