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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다보면

| 조회수 : 1,826 | 추천수 : 2
작성일 : 2013-04-20 23:14:36

때로는

자신의 행위와 아무 잘못이 없이

사회적 정치적 사건과 환경이나

천재지변등 자연재해로 인해

하루아침에가정과 경제가 풍지박산나는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 경우 모두 5 번 그런 경우를 겪었습니다.

첫 번째는 I.M.F, 사태입니다.

또종닭을 기르며 한창 잘 나가다가

I.M.F 사태를 만나 불과 두 달 만에

당시 돈으로 6,000만원을 인상된 사료값으로 추가 지불해야 했습니다.

두 번째는 1999년 태풍이었습니다.

축사 지불이 흘렁 날아가고

키우던 닭들이 떼몰살을 하면서 알거지가 되었습니다.

세 번째는

1999년 태풍의 피해를 간신히 이기고 회복하려던 시점인 2001년

1년 건너 다시 찾아온 태풍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당시 달걀 한 개에 500원씩 백화점에 납품하며

남부럽지 않게 살던 생활이 박살나고

경매로 금쪽같은 밭을 날려야 했습니다.

네 번째는

2010년 가을 절임배추 사건이었습니다.

그 때 있던 돈을 다 떨어먹고서

처음으로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열심히 일을 하니 차츰 회복이 되더군요.

마지막은 작년 태풍이었습니다.

살고 있던 집 지붕이 날아가고

폭삭 주저 앉은 창고는 

아직 손도 대지 못한 채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죽어라고 열심히 일을 하니

이제 먹고 사는 문제는 걱정하지 않고 삽니다.

사람이 살다가

뜻하지 않은

전혀 예기지 못한 사건이 터지고 일이 생기면서

당장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일만큼

사람을 고통하게 하고 괴롭게 하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어려울 때

누군가 조그만 도움에도 큰 위로가 되고

한 없이 고마울 때에

누구 한 사람 도움도

고통과 괴로움을 하소연할 사람도 없다면

얼마나 막막하고 참담할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합니다.

그런 속에서도 살다보면 살아지기는 합니다.

먹고 싶은 음식은 커녕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암담함 속에

삶의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허리를 졸라맨 채 어렵고 힘들게 사시는 분이 계시면

그런 분들과

제가 가지고 있는

하찮고 작은 것이라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혹시 인연이 닿아 연락을 주시면

초라할정도로 작고 별 것 아니어도

한줌이라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고마운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어딘가에 계실

비록 크지 않아도

우리의 소중한 인연을...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야부인
    '13.4.21 1:41 AM

    농부님의 따뜻한 마음씨가 느껴집니다.
    고난을 겪어본 사람이 고난을 겪는 사람 심정을 더 잘 알겠지요. 앞으론 걱정없이 남들 도와주실만큼 부~~~자되시길 바래요. ^^

  • 2. heesun
    '13.4.22 1:25 PM

    해남 ...내 마음의 고향 ~~ 그곳에 사시는 농부님 ~~~그냥 끄덕여지는 마음찡한 글입니다

  • 3. 와인과 재즈
    '13.4.23 7:23 AM

    저라면 이런일 한번만 겪어도 눈앞에 저승사자가 왔다갔다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살다 불현듯 닥치는 불가항력적 재앙으로 인해 죽음 직전까지 몰리는 사람들이 재기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회안전망이 안돼있는 나라에서 강바닥에다 수십조원을 처박았으니....따뜻하시면서도 강건하신 농부님 정말 존경의 마음이 우러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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