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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보고 오는 아이들에게 힘이 되는 말을 해주세요

| 조회수 : 2,197 | 추천수 : 17
작성일 : 2006-05-05 01:52:59
요즘 중간고사보는 기간이라
공부에 대한 글들이 참 많이 올라오네요.

대부분의 엄마들이 시험보고 들어오는 아이들에게
뭐라고 말하나요?
이런 말을 가장 많이 하시지는 않나요?

'시험 잘 봤냐?'
'시험문제는 쉬웠니?

음...저는 다른말을 해요

'시험 보느라고 고생했다. 많이 힘들었지?'
'배고프면 뭐좀 먹으렴. 머리를 많이 쓰면 금방 배가 고파지게 되지'
'힘들텐데 좀 쉬렴.식혜 줄까?'
'내일 시험 볼 책은 좀 쉬었다가 살펴보렴. 힘들었을텐데...'

시험을 잘 봤는지는 저도 참 많이 궁금해요.
어떤 엄마든 궁금한거야 마찬가지겠지요?

하지만 시험을 잘 보았느냐고 묻는건
결국은 시험 결과를 물어보는 셈이잖아요(결과가 중요하긴 하죠...)

한번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볼까요?
외근하며 판매하는 회사사람들을 예를 들어볼게요

고객들을 만나고 퇴근하려 사무실에 들어왔을때
얼굴을 마주친 상사의 입에서
오늘 몇건 올렸냐고 말이 나오면
건수가 많은 날에야 씩씩하고 자신있게 대답이 나오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많이 부담스럽겠지요?

이왕이면

'날씨가 더워서 많이 힘들었죠?'
'고생하셨는데 시원한 음료수라도 마셔요'
'오늘 외근한 곳이 많이 걸어다니는 지역(또는 지대가 높은 동네)이었을텐데
다리가 많이 아프지요?'

이렇게 말하는게 훨씬 부담없고 좋잖아요

회사상사나 학부모가 사실 가장 궁금해하는건 실적과 성적이지만
너무 그쪽으로만 이야기를 하다보면
사원이나 아이들은
결과에 집착한 그 모습에 실망하거나
힘이 빠질수도 있을거예요

어느 누구든 자기가 하는 일 자체를 존중받을때
더 힘이 생기고 다음에는 더 열심히 하려고 대들게 되잖아요

제가 이런 글을 올린다고해서 제 아이가
성적이 좋아서 속 편한 마음에 그럴거라고 생각하시는 분 계실지 모르겠네요

전 아이가 50점과 60점을 받아오던 시절이나(지나간 이야기지만)
상위권까지 오르게 되었을때나
시험보고 오면 항상 아이 기분을 살려주려고만 애썼답니다

사실 石봉이가 이번 시험을 별로 준비하지도 않고
대충 보아서 전보다 성적이 뚝------------ 떨어졌습니다...ㅜ.ㅜ
(특히 영어 한과목이 너무 떨어지거든요)

저 역시 아이가 대충 공부하는걸 보고 속이 터졌지만
꾹꾹 누르고 어떤 말이 진정 아이에게 힘이 될까 하는 생각으로
대화를 했답니다

어제 시험이 끝났고 결과는 좌절할 정도지만
전혀 주눅들거나 엄마 눈치보지않고
오히려 이번 시험을 통해 평소에 꾸준히 공부해야 되는걸 깨닫게 되어
시험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책을 들여다 본답니다


지금 당장의 결과보다는
앞으로 아이가 어떤 마음을 먹는지가 중요하기에
욱~~ 하고 올라오는 마음 누르고
예쁜말, 힘이 되는 말을 골라서 해야겠지요?~~



저... 자랑질 좀 하나 해도 될까요?
오늘 石봉이가 표창장을 받아왔어요
한반에 한 명씩 주는건데 石봉이가 받게 된거예요

아이에게는 농담으로 얼마나 잘 하는척을 했기에
네가 받았느냐고 말했지만
전에 시험 1등 했을때보다 더 뿌듯하고 기쁘답니다

5학년때 石봉이가 얼마나 이기적이었고 자기 실속만 차렸는지
石봉이를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잘난척도 많이 했구요

6학년이 되어서 잘난척하는건 많이 사라졌지만
불여우처럼 행동하는건 여전했답니다

하지만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바뀌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생겼습니다

학원이나 과외를 시킬 형편이 되지 않기에
스스로 공부해야 했고
모르는게 있으면 친구들이나 선생님을 찾아가서 질문해야 했거든요

--------------------------------------------------------------------------------
'石봉아, 선생님들도 사람이야. 모든 사람은 마음이 똑같아...
네가 이기적으로 살게 되면
그 마음이 선생님께도 그대로 전달이 된단다.
네가 모르는걸 질문할때
너의 이기적인 마음이 느껴진다면
아무래도 설명해주실때 힘이 덜 실리게 된단다.
선생님의 마음이 네게도 전달이 되어서
다음에 다시 질문하기가 좀 꺼려질수도 있겠고...

하지만 네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적극적으로 살다보면
널 예뻐해주시는 마음이 저절로 생겨서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어하시겠지...

어쩌면 우리집 향편이 어려운게
네 인생에는 큰 도움이 될수도 있어.

만일 과외나 학원에 매달리게 되면
너의 이기적인 마음을 고칠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게 되지...

엄마가 네 공부를 도와줄수도 있지만
일부러 도와주지 않는거야

엄마가 어려운걸 가르쳐 주면 지금이야 좋을수도 있겠지만
고등학교때는 다시 너 스스로 공부하는것에 길들여야 되거든.
고등학생이 되어서 네 이기심을 고치는것보다는
지금 고치는게 네 인생을 위해서도 득이 되고...

지금의 상황이 네게는
큰 마음을 키울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란다...

연꽃 좀 보렴. 얼마나 아름답니?
그러나 뿌리를 들여다보면
마음이 저절로 숙연해진단다

연못 아래 진흙속을 뚫고서 힘들게
연못위로 올라와 꽃을 피워내거든.

네 인생도 어찌보면
연뭇 아래의 진흙속에 묻혀있는 연뿌리일지도 몰라.

지금 네가 진흙속에 살고 있지만
언젠가는 연못위로 올라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연꽃이 될수가 있단다
---------------------------------------------------------------------------------


지금 컴퓨터옆에 표창장을 세워놓았는데
지나가다 보고 타자치다 보고 자꾸만 들여다 보게 되네요
이러다 표창장 구멍 나겠어요^^
누가 고슴도치 아니랄까봐...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돼지용
    '06.5.5 3:30 AM

    제 인생관입니다.
    지난 일은 모두 잘 했다.
    앞으로는 더 잘하자.

    저도 절대로 시험결과 안 물어봅니다.
    주워 담을 수 없잖아요.

  • 2.
    '06.5.5 5:08 AM

    제 어머니가 경상도 분이신데,
    학창 시절 제가 늦게까지 공부하고 있으면 항상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대가리 터질레이~. 고마 해라."

    "공부하는 학생은 아무리 적어도 7시간은 자야 된데이."하시면서,
    고 3때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있는 저를
    11시면 총무 통해서 불러내서
    집으로 데리고 오셨지요.

    시험 결과 물으신 적도, 공부 하라 말씀하신 적도 단 한번도 없었답니다.
    다만 어릴 적부터 여러가지 많이 보여주려 하셨고,
    책읽는 모습 많이 보여주셨고,
    하고싶은 게 무엇인지 꿈을 찾고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꿈을 이뤄가자니 공부 스스로 안할 수 없더라구요.
    고2까지 성적이 전교에서 200등 정도였는데 고3때 10등으로 졸업했답니다.
    제 동생은 더 심해서 500등에서 시작해서 4등으로 졸업했지요.

    결과가 좋아서 더 다행이었습니다만,
    결과에 관계없이 시험이나 공부 끝나고 오는 집에
    우리 엄마가 반갑게 "고생 마이 했다. 싫~컷 놀아래이" 맞아 주던 기억
    그 덕에 별 주눅 들지않고
    많이 짜증내지 않고
    나름대로 즐겁게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 3.
    '06.5.5 5:15 AM

    지금도 제 아이에게 글자나 시간 등을 가르쳐 주다가
    우리 개똥이는 6살이니까 요 정도만 알아도 되겠다 하지요.
    아이가 좀 더 알고 싶어서 "더 가르쳐 줘요." 하면,

    저도 이렇게 농을 한답니다.
    "우리 개똥이, 공부 너무 하다가 대가리 터질래이.
    엄마는 개똥이가 더 건강한게 더 중요해."합니다.

    아이는 감질나서 더 가르쳐 달라 합니다.
    공부는 재밌게 해야 더 맛이 나고 흥이 나는 법.
    언제까지 이럴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요.

  • 4. capixaba
    '06.5.5 9:02 AM

    딸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 처음으로 중간고사란 걸 봤습니다.
    공부하겠다고 앉아있는 아이가 딱하기도 하고 그래서 시험 전날 그랬습니다.
    "내일 시험 끝나면 친구들 몇명 데리고와서 신나게 놀래?
    엄마가 맛있는 거 해줄께."
    좋아서 친구들 잔뜩 데리고 와 신나게 놀았는데....
    시험은.... ^^!
    다음엔 잘하겠죠?

  • 5. 강두선
    '06.5.5 8:44 PM

    석봉이는 좋은 엄마둬서 참 행복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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