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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한글날 기념, 음식과 한글 맞춤법 이야기 (재미없습니다^^)

| 조회수 : 2,404 | 추천수 : 29
작성일 : 2005-10-09 13:16:01
한글날이네요.

공휴일이 아닌지라 이번처럼 일요일이 겹치지 않는 한 한글날인지 아닌지도 잘 인식 못하고 넘어가게 된 지 오래인 것 같아요.
왠지 그냥 지나치기에는 섭섭해서.... 생각이 미친 김에 글 하나 써 봅니다. ^^

인터넷상의 틀린 맞춤법들을 다 적으려면 너무 많아 책이 한 권 충분히 나오고도 남겠으니 당장 글 한 편에 다 정리하는 것은 무리고
82쿡의 성격에 맞게 음식에 관련된 것들만 일단 생각나는 대로 정리해 보려고요.


1. '김치'에 관련된 것들 중에서

우리의 대표적인 음식인 김치에 대해서만 해도 금세 몇 가지가 떠오르네요

'담그다'와 '담다'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나 무를 절이고 젓갈과 소금 고춧가루 등이 들어간 양념에 버무려 김치를 만드는 것을 '담그다'라고 하지요.
(김치 뿐 아니라 게장이나 장아찌 젓갈 등도 같은 표현을 씁니다만)

'김치를 담갔어요, 김치 담그기가 너무 어려워요, 김치 담글 때에, 김치 담그는 법' 등으로 써야 맞는데
많은 분들이 '김치를 담았어요, 담을 때, 담는 법'등으로 '담그다'가 아닌 '담다'를 쓰고 계시죠.

'담다'는 그릇 등에 어떤 것을 넣는다는 정도의 뜻이지 김치를 만든다는 뜻의 '담그다'와는 구별이 되지요.  
모양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뜻, 이제부터는 구별해주세요.  

바로 쓴 예 한번 볼까요?  
'어머니, 어제 갓김치 담갔는데 어떤 통에 담아드릴까요?'  이렇게 쓰신다면 100점이겠죠? ^^  

아참, 이 '담그다'가 활용될 때에 어려움을 느끼시는 분도 참 많으시죠?
그래서 잘못 쓰게 되는 경우의 대표적인 예가 '담궜다', '담궈서' 등이더라고요.  
'담그다'는 '담갔다, 담가서, 담그면, 담글, 담근' 등으로 활용해 주어야 한답니다.  
(이건 '물에 담그다'라는 뜻일 때에도 마찬가지예요)


젓과 젖

김치에 들어가는 '젓'을 '젖'으로 틀리게 알고 계시는 분들이 상상외로 많은 것 같아요.
젓이란 해산물 등을 소금에 절여 발효시켜 만든 음식의 총칭이지요.
새우젓, 어리굴젓, 꼴뚜기젓, 갈치속젓, 명란젓 등 굉장히 많은 종류의 젓갈들이 있고요.

'젖'은 포유류의 유방을 말하며 '소젖, 양젖, 젖먹이, 젖몸살, 젖엄마' 등으로 쓰입니다.

별 생각 없이 틀리지만 만약 '새우젖'이라고 말한다면 정말 우스운 그림이 만들어져요.
새우에게 유방이 있다니.....?  ^^ ;;

발음에도 신경을 좀 써 주세요.
'젓'은 '젓을->저슬', '젓이->저시', '젓은->저슨'이라고 발음해 주고
'젖'은 '젖을->저즐', '젖이->저지', '젖은->저즌'이라고 해야 맞겠죠.  

다양한 받침을 시옷 하나로 발음한다는 것은 한글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  


2. 늘 먹는 여러 가지 '찌개'

어쩌면 국보다도 더 상에 자주 올리게 되는 친근하고 맛있는 여러 가지 찌개가 정말 많지요.  
대표적인 된장찌개와 김치찌개에서 시작해서 각종 생선이나 해물을 넣어서 끓인 찌개는 물론
외국 음식인 햄을 넣고 라면사리까지 넣어 먹다가 이제는 누구나 좋아하는 우리 음식이 되어버린 부대찌개에 이르기까지
아마 종일 찌개 이야기만 해도 24시간이 모자랄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찌개를 '찌게'로 역시 잘못 알고 쓰는 경우가 너무 흔하죠.
식당의 메뉴판이나 간판, 하루가 멀다고 집으로 날아드는 야식집 광고지를 보아도 죄다 '찌게'로 써 놓아서
이젠 오히려 제대로 쓴 경우를 찾아보기가 더 힘들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예요.  

앞으로는 찌개를 좋아하셔서 자주 드시는 만큼 글씨로 쓸 때에도 꼭 '찌개'로 바로 써 주세요. ^^


3. 음식은 아니지만....숟가락

우리 음식을 먹을 때의 필수적인 도구(?), 숟가락과 젓가락이 있지요.
그런데 웬일인지 이 숟가락을 숫가락으로 잘못 적으시는 경우도 때로 눈에 띕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새우젖'보다 이게 좀 더 민망스럽거든요.  
'가락'이 붙으면 뭔가 길쭉한 모양새잖아요. 손가락, 발가락, 엿가락 등.....
'숫'은 수컷이라는 뜻이고.....
그럼 '숫가락'하면 뭐가 연상되세요?
호호.... ^^;;; 너무 외설적이어서 패스.....


4. 지나치기 정말 쉬운 '갈은 고기, 얼은 생선'

'갈은 사과, 썰은 고기' 이런 표현들 흔히 듣고 보고 또 써 보셨지요.
사실 음식을 벗어나서도 아주 흔히 틀리는 경우들이죠.
'날으는 슈퍼맨, 날으는 양탄자'처럼요.  

시 등에서 '시적 허용'이라고 해서 운율을 맞추기 위해 쓰는 극히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모두 틀린 표현들이랍니다.  
'간 사과, 썬 고기, 언 생선, 나는 슈퍼맨, 나는 양탄자'등으로 써야 맞는답니다.
원형동사가 활용되면서 'ㄹ'받침이 탈락되는 경우들이에요.
동사원형을 보면 전부 '갈다, 날다, 얼다, 썰다'등으로 'ㄹ'받침이 들어간 동사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작은 차이지만...  한글의 특징에 해당되는 고유의 성질이니 국민 모두가 틀리지 않게 썼으면 해요.  



이밖에도 생각하면 많을 텐데....그냥 주르륵 떠오른 것들만 적어보았습니다.
더 보태실 것들 생각나신 분들은 리플 꼭~ 달아주세요~~

그럼, 즐거운 한글날 휴일 보내시길~~~



(하하, 요기서 어쩔 수 없이 잔소리 하나 더 붙입니다. (저 불치병입니다^^)

'즐거운 휴일 되세요', '즐거운 모임 되세요'와 같은 표현은 사실상 바른 국어표현이 아니랍니다.
사람이 휴일이 될 수도, 모임이 될 수도 없잖아요.

바르게 쓰려면....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즐거운 모임 만드세요', '행복한 하루 지내세요'등이 맞지요.

아마도, 'Have a nice day(trip, meeting,....)'등의 영어식 표현을 그대로 번역하다보니
우리에게 잘못 정착(?)된 표현 같아요.  
이미 너도나도 심지어는 방송에서마저도 너무나 많이 쓰고들 있지만....
정말 부자연스런 인사거든요.

드라마 대사로도 많이 나오는 뜬금없는 '좋은 아침~'도 생각해보면 우리의 말은 아니고요.
아마 'Good Morning!'을 그대로 가져다가 쓴 것이겠죠.

'난 검은머리야, 머리색이 새까맣지'라는 대신에
'나는 검은머리를 가졌어(I have dark hair)'라고 쓰는 것만큼 정말 한국어답지 않은 표현이랍니다.  
우린 '키가 크고, 몸이 뚱뚱하고, 눈동자가 검은'것이지 결코....
'큰 키를 가졌고, 뚱뚱한 몸을 가졌고, 검은 눈동자를 가진'것이 아니니까요.  
한글로 표현할 수 있다고 다 우리말은 아닌 것이죠.  


이제 제 잔소리 여기서 정말 끝입니다.
아름다운 휴일이네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J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l cuoco
    '05.10.9 1:19 PM

    재미있네요. 왜 재미없다고 하셨습니까. 유익한 정보 감사드립니다.

  • 2. 묵사랑
    '05.10.9 1:45 PM

    무심결에 지나치는 것들을 잘 정리해 주셨네요.
    감사드리며 한글의 고마움을 새삼 되새겨 봅니다.
    행복한 하루 지내세요....흠 ,써먹었다..*^^*
    감사합니다.

  • 3. 강두선
    '05.10.9 3:25 PM

    짝짝짝짝~~!!!

    정말 유익하고 훌륭한 글 입니다.(재미도 있습니다)
    저도 평소 '좋은시간 되십시요' 등의 말은 참 어색하게 생각 했었는데
    잘 지적해 주셨네요.
    앞으로도 종종 잔소리 해 주시길... ^^

    (저도 잔소리 하나...)
    가끔 게시판에서 심각한 내용의 글을 발견하곤 하는데
    그 댓글에서 글의 내용과는 상관 없는 맞춤법을 지적해 주시는 분이 계시더군요.

    모르고 잘 못 쓰셨거나 실수로 오타를 한 경우일텐데
    글을 쓴 분은 상당히 심각한 내용을 상담 혹은 하소연 하기위해 올린
    그 마음과는 상관없이 맞춤법을 지적해 주시는 모습을 보면
    참 생뚱맞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이럴때는 적당한 고사성어(?)가 떠오르는 군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자'
    ㅎㅎ

    답글의 형태가 아닌,
    지금 올려주신것 처럼 정기적으로 우리말에 대하여
    알려주신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4. 동경댁
    '05.10.9 3:31 PM

    저는 새우젖이라 쓴 걸 볼때 제일 민망하더라구요,,,,^^

  • 5. 권경희
    '05.10.9 3:54 PM

    정말 좋은 글입니다.

  • 6. 안나돌리
    '05.10.9 4:52 PM

    뜻깊은 날에 좋은 글을
    주셨네요..

    내게 해당되는 낱말이 많아서 뜨끔!!!
    고맙습니다...J님~~^^*

  • 7. 돼지용
    '05.10.9 5:08 PM

    재미없다는 제목 바꾸세요.
    너무 유익하게 읽었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글에도 틀린 곳이 없나
    조심스럽네요.
    우리 아이들도 봤으면 좋겠습니다.
    추천합니다.

  • 8. 감자
    '05.10.9 5:37 PM

    정말 유익했습니다
    1번 담그다-는 저도 잘 모르고있던 내용이었어요

    전 젤 많이 틀리는것중에 참기 힘든것이
    찌개를 찌게라고 쓰는것과
    설거지를 설겆이라고 쓰는것이에요
    고쳐주고싶지만 그냥 꾹! 참아요 ㅎㅎ

    추천누르고갈게요

  • 9. 작은애
    '05.10.9 8:14 PM

    진짜 왜 재미없다고 하셨을까요?
    재미도 있고 알찬 정보인데
    전 요즘도 맞춤법이 어려워요

  • 10. cocoroo
    '05.10.10 8:52 AM - 삭제된댓글

    얼떨결에 공부 잘했어요
    담그다...확실히 모르던 거였는데말이죠
    그리고 알아듣기 쉽게, 부드럽게 잘 쓰신것 같아요
    온갖 인터넷 신조어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82는 오히려 자정의 분위기가!

  • 11. 룰루랄라~
    '05.10.10 9:27 AM

    정말 요즘은 인터넷을 하다보면(이건 바른 표현인가 갑자기 멈칫--;) 맞춤법이 틀려있는 글들을 너무나 많이 보게 되더라구요. 통신언어라고 자꾸 줄이고 바꾸고 하다가 틀린 것이 맞는 것으로 잘못 인식되지는 않을지...걱정이 되더라구요. j님처럼 자꾸 지적해주시는 분들이 있으면 좋겠어요. ^^ 감사~
    ps. 댓글에 본문과 다른 맞춤법 지적하시는 분들..저는 이해가 가긴 하지만 원글님입장에서는 좀..그렇겠죠? ^^;; 그래서 저도 꾸욱꾹 참아요. ㅎㅎ

  • 12. 어여쁜
    '05.10.10 9:39 AM

    저도 새우젖에 한표! 과연 새우의 젖은 얼마나 작을까 싶어서..ㅋㅋ

  • 13. 멜라니
    '05.10.10 10:28 AM

    육게장도 틀린 말이라지요?
    육개장이 맞는 말이라고 하네요.

  • 14. 그린
    '05.10.10 12:21 PM

    피가되고 살이되는 J님 한글강좌....

    앞으로도 계속 쭉~~ 이어졌으면하는 작은 소망이 있네요.^^

  • 15. 골고루
    '05.10.10 3:53 PM

    꼭 필요한 내용이네요.
    불치병 고치지 마시고 꼭꼭 알려주세요.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 16. 꼼히메
    '05.10.10 4:13 PM

    정말 좋으신 지적입니다.
    근데..제 생각에 '좋은 아침' 정도는 봐줘야 할듯한데요^^ 그렇게 한국적인 표현만 주장하기엔
    세상이 너무 많이 변하고 있는것 같아요. 우리의 인사말 '안녕하세요'는 무탈히 안녕히 살고
    있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했던 약간은 불행했던 역사를 담고 있다고 하네요.
    '식사하셨어요'도 끼니를 챙기는 것이 가장 컸던 때문이라는 말도 하더군요.
    주제 넘는 참견이었는데요. 좋은 우리 인사말 좀 추천해주세요^^

  • 17. 부라보콘
    '05.10.10 8:50 PM

    좋은 글입니다
    아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18. bingo
    '05.10.11 9:28 AM

    역쉬~~~ J님이야!!!
    라고 쓰다가 야단맞을것 같아서
    역시 J님 최고! 라고 고쳐씁니다.

  • 19. 아임오케이
    '05.10.11 1:42 PM

    오!
    정말 대단한 글입니다.
    "새우젓" 부끄럽게도 저도 가끔씩 헛갈렸는데 확실히 알고 갑니다.
    J님의 한글 강좌는 주~욱 이어져야한다!!

  • 20. plumtea
    '05.10.11 4:05 PM

    전공이^^? 전 스텐 전공이신 줄 알았는데 아니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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